풋내기 창업자의 스타트업 창업하기 12화_채용하기

Gary Kim
당근 테크 블로그
3 min readJan 10, 2021

모든 스타트업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채용을 잘 하기입니다. 지금까지 5년동안 300번이 넘는 면접을 보면서 여전히 어떻게 하면 채용을 더 잘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고 있지만 가장 기본적인 질문 중 하나는 “ 이 사람과 일하고 싶은가?”입니다.

이 질문에는 사실 많은 질문들이 함축되어 있습니다. 똑똑한 사람인지, 문화적으로 잘 맞는 사람인지, 인성은 괜찮은 지, 필요한 역량과 기술을 갖추고 있는 사람인지 등 다양한 질문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또한 현재 회사 상황에 따라 같은 사람이지만 다른 답변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규모가 작을 때는 여러가지 일을 혼자서 처리할 수 있는 제네럴리스트가 더 필요할 수 있고, 회사 규모가 커지면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필요해질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재를 채용을 할 때 변하지 않는 기준도 있습니다. 당근마켓에서는 지원자가 일에 몰입하는 사람인 지를 제일 중요하게 봅니다.

면접을 보다보면 생각보다 많은 지원자들이 본인 업무에 몰입하지 못합니다. 아직까지 본인 적성에 맞는 ‘천직'을 찾지 못했을 수도 있고, 일 하는것 자체를 즐기지 못하는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일에 ‘몰입'하는 사람은 자기 일을 정말 좋아하고 다른 사람보다 더 깊게 파고드는 것에 대해 ‘일'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재미'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이 부분은 사실 대면 면접으로는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과제를 주로 냅니다. 과제는 대부분 저희가 실제로 일하면서 해결하기 어려웠던 문제들이거나 이정도면 거의 최고 수준으로 해결했다라고 생각하는 문제들을 냅니다.

직군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기술 면접은 사실 과제 결과를 받는 순간 70% 이상 결정이 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어떤 지원자는 과제를 정말 하기 싫은 귀찮은 숙제처럼 해오신 분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면접에서 소위 말빨로 때울려고 합니다. 이런분들은 백이면 백 탈락입니다.

또 어떤 분들은 성실하게 준비는 해왔지만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합니다. 실제 업무를 할 때는 성실함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결국 문제를 해결해주고, 그것도 매우 뛰어나게 해결해주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몰입'과 ‘재미'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어려운 문제를 맞이한 지원자들 중 소수는 이 문제 자체에 흥미를 가집니다. 그리고 파고들기 시작합니다. 파고드는 정도가 실제 관련 업무를 몇 개월, 또는 일년 이상 해오고 있는 사람을 놀라게 만드는 지원자가 있습니다. ‘아니 어떻게 이런 것까지 알았지?’ 또는 ‘이건 나도 미처 생각하지도 못했는데..’라고 면접관들을 놀라게 합니다.

만약 몰입과 재미를 모르는 분들을 볼 때에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그럴듯한 전문용어를 사용하면서 답변을 어렵고 장황하게 한다는 점입니다. 또는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 식으로 본인 만의 결론을 못 내리고 약점을 피해가는 방어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몰입을 해본 분들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본인만의 생각이 담긴 답을 간략하게 줍니다. ‘엣지가 있다'라는 표현이 맞는 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분들의 답변은 엣지가 살아 있습니다.

면접 과제에 대해 지원자들의 반응도 가지각색입니다. 어떤 분들은 과제를 통해 많이 배웠다. 잼있었다라고 하는 분도 있고 어떤 분들은 무슨 면접을 이렇게 빡세게 보냐, 과제에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라고 불평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당연히 저희가 원하는 분들은 과제를 지원과정에서 겪어야 하는 귀찮은 일, 하기 싫은 숙제가 아닌 과제 자체를 즐기시는 분들입니다.

왜냐하면 입사하게 되면 매일매일 새로운 과제를 맞닥뜨리면서 같이 일을 하게 될 동료가 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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