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프라이즈 솔루션 — 기관이 크립토에 진입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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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lman Re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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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min readOct 4, 2022

What’s this story about

크립토의 기관화는 최근 들어 굉장히 많이 주목받고 있는 주제인 것 같다. Token2049를 방문해서도 주로 기관 솔루션이 엄청나게 많았다. Mass Adaption을 리테일이 아닌 기관의 관점에서도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큰 이유다. 기관이 진입하기에는 아직도 인프라가 부족하고, 그런 인프라 서비스들이 새로운 사업기회 혹은 투자기회를 가져올지도 모른다.

Why Institutions matter in Crypto

어떤 서비스들이 있어야 기관이 크립토에 진입할 수 있는지를 논하기 전에, 크립토에 기관이 진입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생각해 볼 수가 있다.

시장의 효율성 제고 및 변동성 안정화

기관은 몸집이 커 대부분의 개인들처럼 빠르게 하잎에 따라 움직일 수 없다. 그렇기에 가상화폐 시장에서든 주식시장에서든 시장을 안정화하고 효율적으로 만들어주는 주체로 여겨진다. 기관이 크립토에 진입했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시점들부터 변동성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것이 관찰된다.

실제로 변동성이 매우 낮아지고 있다.

크립토의 규제화 및 제도권화

기업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보다 규제에 많이 신경쓴다. 실제로 개인이 어떤 서비스를 사용해 처벌받는 사례는 잘 없지만, 기업이 서비스를 잘못했다가 처벌받는 사례는 허다하기 때문이다.

기관이 크립토에 진입하는 것은 시장이 보다 체계화되고, 규제화되고, 제도권 안으로 들어온다는 의미로 생각할 수 있다.

Crypto Solutions for Institutional Clients

오늘의 메인 컨텐츠는 시장에 기관 고객들을 위해 어떤 서비스가 존재하는지를 간단하게 보도록 하겠다. 개별 서비스에 대해 심도있게 다루기보다는 Overview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Self) Custody

첫 번째로 이용하는 기관용 서비스는 커스터디 (수탁) 서비스다. 기관은 다양한 이유 때문에 크립토 보관을 위탁하는 경우가 많다.

먼저 가장 간단한 이유로, 미국에서 운용되는 펀드들은 적법한 자산 수탁자와 컴플라이언스를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이 경우 모두 이용한다. 또한 키 관리를 여러명이서 한다는 게 쉽지 않고 사고도 워낙 많이 나는 일이라 기관 입장에서는 커스터디 서비스를 사용하는 게 합리적인 일이다.

커스터디 서비스는 방법에 따라 3가지로 나눠진다. 거래소에서 제공하는 거래소 커스터디 서비스, 수탁 전문기관이 제공하는 서비스, 크립토-네이티브한 방법 (제 3자에게 위탁하지 않고 Multi Sig, Hardware Wallet 등으로 관리)으로 커스터디 서비스를 제공하는 Self-Custody 서비스가 있다.

대표적인 커스터디 서비스는 Binance, Coinbase (Exchange Custody), Fireblocks, BitGo (3rd Party Custody), TREZOR, Ledger (Self Custody) 등이 있다. 이들은 수탁 서비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OTC (아래에 소개) 등 많은 기관용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관투자자는 기본적으로 커스터디 서비스를 통해 아래에 기술할 다양한 서비스들을 이용한다고 보면 된다.

OTC (Over-The-Counter) Trading

리테일 투자자들은 크립토를 거래할 때 호가창 혹은 AMM에서 거래하는 것이 익숙하겠지만, 자금이 매우 많은 기관투자자는 생각없이 시장가로 질렀다가는 말도 안되는 슬리피지에 당할 수 있기에 기관용 장외거래 (OTC, Over-The-Counter) 서비스를 이용한다.

Traditional OTC Trading

기본적으로 OTC 거래는 네트워크가 좋은 브로커가 큰 거래를 하는 거래자들에게 Bid/Ask (매수호가/매도호가) 를 제공하고 매칭시켜주는 형태다. 하지만 크립토에서는 알고리즘 트레이딩 솔루션을 이용해 호가창에서 물량을 싸게 사오고 (이 경우 거래소 마켓메이킹도 동시에 한다), 마진을 붙여 팔거나 사주는 형태로 많이 돌아가는 것 같다. 혹은 이런 걸 아예 SaaS로 제공하는 회사들도 존재한다.

아마 대부분은 OTC 업체가 이렇게 많은 줄 몰랐을 것이다.

기관들은 트레이딩 펌이 아닌 이상 바로 시장에다 대고 거래를 하는 경우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래서 OTC 시장은 무지 크고 기관들이 크립토에 진입할수록 계속 커질 시장 중에 하나다. 지금도 업체가 너무 포화상태라 문제일 뿐… OTC/마켓메이킹 업체들이 대부분 거래소 유동성을 다 대고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Crypto Lending/Borrowing

기관투자자의 경우 레버리지를 통한 헤지 및 수익 극대화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대차거래 및 크립토 신용거래 서비스도 기관투자자들이 매우 많이 사용한다. 의외로 이 경우는 기관과 리테일이 사용하는 서비스가 비슷하거나 (물론 리테일의 거래상대방으로써 주로 존재하긴 한다) 엮여 있는 경우가 많다.

신용거래 서비스

TrueFi와 같은 DeFi 서비스에서는 크립토 관련 기관들이 신용으로 돈을 빌릴 수 있다. TrueFi 프로토콜의 다양한 안전장치와 신용평가 시스템을 이용해, 아직까지 부도율 0%를 달리고 있다.

그 유명한 알라메다 리서치도 TrueFi에서 돈을 빌린다!

영 좋지 않은 사건 때문에 많이들 알고 있겠지만, CeFi 업체는 기관간 론을 매우 활발하게 해준다. 물론 이 거래는 신용거래 뿐만 아니라 대차거래도 포함한다. 대부분의 문제는 신용거래에서 터지지만, 문제만 안 터지면 신용거래는 모두에게 달콤하기에…

3AC — Celsius 파산 게이트…

대차거래 서비스

대차거래는 기관들 또한 AAVE 등 매우 큰 DeFi 대차거래 서비스를 많이 이용한다. (대차거래는 대충 주식/크립토를 담보로 대출하거나 주식/크립토를 대출하는 거다.) 대놓고 마케팅하고 다니지는 않지만 기관간 대차거래를 해주는 회사들도 꽤나 보인다. (대부분 수기로 한다….OTL…) 스텔스 모드로 있는 스타트업들 중에 기관간 대차거래 플랫폼을 만드는 팀들도 몇몇 아는데 기대가 되는 분야 중 하나다.

찾다 보니 코인베이스 투자 받은 이런 업체도 있었다.
기관 대차거래도 대부분 익히 알려진 DeFi/CeFi 업체 통해서 된다.

예치 및 운용 서비스

기관들을 위한 예치 및 운용 서비스 또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크립토 회사의 유보금 / 크립토 분야에 투자로 진출하고 싶은 기업 등등 정말 많은 회사들이 있다.

한국에 대표적인 회사로 하이퍼리즘, 프레스토랩스 등이 있겠다. 해외에도 매우 다양한 형태로 많이 이런 기업들이 생기는 중이다. 크립토에서 번 돈은 크립토 밖으로 잘 나가지 않으므로, 적절한 운용 서비스에 대한 니즈는 매우 많다.

크립토펀드 AUM 성장세

이런 회사들은 의외로 Crypto-Native 한 사람들보다 기존 금융권에 있는 사람들이 나와 차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심지어 Web3은 스캠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런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크립토 헤지펀드들과 Web3 사이에는 매우 큰 간극이 존재하는 것을 느껴왔는데, 어쩌면 그 간극이 어떻게든 메워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것에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Fiat on-ramp

너무 금융 이야기를 많이 했기 때문에 마지막 두개는 서비스 빌더들이 사용하는 어플리케이션으로 넘어가도록 하겠다. 아직 대부분의 개인은 크립토 지갑 혹은 거래소 계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흥미로운 크립토 서비스를 아무리 UX 좋게 만들더라도, 결국 거래소 계정 하나 만들기가 어려워 중간에 이탈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MoonPay와 같은 Fiat on-ramp 솔루션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물론 대한민국은 실망스럽게도 카드사들이 다 막아 이런 솔루션들 못 쓴다.)

이런 서비스들이 있다.

거래소 가입하고 KYC하고 뭐하고 하는거에 비해 UX가 비약적으로 개선되어, 유저와 서비스 프로바이더 모두 윈윈하게 만들어주는 서비스다. 그놈의 규제가 웬수일 뿐!

KYC/AML Provider

기관들은 컴플라이언스 이슈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특정 서비스는 고객확인 의무가 있을 수 있다. 이런 고객확인을 대행해주는 서비스가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특히 런치패드(ICO/IDO/Airdrop…) 서비스 등에서 많이 이용한다.

한창 시끄러웠던 트래블룰 준수를 위한 VerifyVASP 등의 서비스도 기관용 KYC/AML 서비스라고 생각할 수 있다.

KYC/AML/트래블룰 간단 설명 by NotaBENE

Conclusion

크립토에 온보딩하는 기관들이 많아지고 있으며, 이 분야가 커지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기관용 크립토 서비스는, 딱 두가지 이유 때문에 생긴다고 봐도 무방하다. 자금이 커서 생기는 문제 (운용, 대차거래, OTC 등), 규제/컴플라이언스 이슈 때문에 생기는 문제 (KYC/AML 서비스, Fiat on-ramp, 커스터디 등).

이 두가지 큰 문제가 Crypto의 기관 Mass Adaption을 막고 있으며, 저 두가지 난제를 해결해주는 다양한 서비스들이 앞으로 성장하며 기관들의 Crypto Adaption이 빠르게 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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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lman Research

Consistent Quant Trader / CIO of Silentist / Leader of Quant.start() Commun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