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2 기업이 Web3에 진입하려면
Disclaimer: 개인의 다소 편향된 의견을 담은 글일 수 있습니다.
제조업과 IT
제조업의 필승전략: 규모의 경제
제조업체들이 IT “플랫폼" 을 만들면 왜 그렇게 구릴까? (물론 안 구린 것도 있다) 이유는 본질이 상당히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제조업을 잘 모르지만, 제조업체들을 봤을 때 돈과 시간을 많이 붓고 오래 버티면 이기는 것 같다. 말로는 간단해 보이지만 오래 버티는게 매우 어려운 일이고 규모의 경제만 이루면 쉽지만 규모의 경제까지가 정말 어렵기에 나는 제조업 사업가들을 존경한다.
Zero 2 One, Web2
그러나 IT(Web2) 는 그게 아니다. 간단한 아이디어로 크게 혁신이 되는, 1->100보다 0->1의 사례가 더 많은 그런 필드였다. 돈을 아무리 붓고 아무리 좋다는 컨설팅 펌을 갈아넣어도, 4명짜리 스타트업을 못 이기는 것이다. 제조업의 세계에서는 4명짜리 제조업체는 그냥 우리가 돈 좀 쓰면 이기는 조무래기일 것이라, 인수할 필요도 없고 기술만 좀 빼먹고 그대로 만들면 끝이었다.
전략은 변한다.
하지만 Web2, 특히 플랫폼 비즈니스는 다르다. 그대로 만들기도 힘들거니와, 그대로 만든다고 해서 고객이 붙지 않는다. 얼마나 운영을 잘 해서 사람들을 모으는지, 사용자 경험을 어떻게 개선하는지에 대한 노하우 싸움이기 때문에, 인력과 돈을 부어도 똑같은걸 만들기가 어려운 것이다.
결국 제조업에서는 정말 맞는 필승전략이지만, Web2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은 전략을 계속 쥐고 있던 업체들은 플랫폼 업체에게 시대의 주도권을 빼앗겼다.
Web2와 Web3
Web2에서 3까지
제조업 중심의 사회에서 인터넷과 디지털 중심의 사회로 간 것은 인류에게 큰 변화였다. Web3이 무엇인지 제대로 정의하는 사람은 아직 없지만, 나는 어쨌든 이 Web3이라고 불리는 웨이브가 제조업 -> Web2로 가는 수준의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고 생각한다.
Web3에서 중요한 것: 철학과 이야기
Web3 프로덕트들은 보면 정말 구리게 생긴 것들이 많고, 유저 경험도 별로다. 그러나 커뮤니티는 그것에 열광한다. 유동성 탓에 그것이 돈을 버는 것이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본질적으로 Web3 씬에 있는 소수의 사람들은 철학과 이야기에 열광하며 무언가를 열심히 만든다. 그것이 새로운 철학과 이야기가 되고, 다시 코드로 표현되고, 쌓이고 쌓여 하나의 거대한 인터넷 컴퓨터 인프라를 만들어냈다.
Web2 회사들이 Web3에 접근하는 방법: 철학이 아닌 전략
Web2 회사들은 자신의 노하우를 활용해 Web3에 접근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아직 Web2에 살고 있기 때문에 이것이 어쩌면 당연해 보이지만, 제조업이 Web2에 주도권을 내어줄 때도 그랬을 것이다.
Web2 회사들은 좋은 인력, 많은 돈, 그리고 서비스 운영 노하우와 완벽한 성장 전략이 있다. 하지만 Web3 커뮤니티는 그것에 열광하지 않는다. 현재 상태의 Web3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전략이 아닌 철학과 그것을 이끌어 나가는 사람들, 그것에 동의하며 인수하거나 돈을 주거나 하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일하는 커뮤니티들이 중요하다.
반성할 점
“철학" 이라는 Web3의 사람들을 이끄는 본질에 집중하지 못하고 “전략” 만 들이댄다면, 사기꾼만 만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전략적으로 지분관계와 파트너십을 맺고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 목표인 회사는 Web3과 본질적으로 안 맞아서 그렇다.
철학과 이야기가 중요하다. 그리고 진정으로 Web3이라는 아직 정의되지 않은 무언가를 좋아해야 한다. 대부분의 Web2 기업에 그런 사람들이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는지를 묻는다면 아마 아닐 것이다.
Web2의 성장전략을 다 치우고, 0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그리고 진정으로 빠져들지 않으면 필연적으로 Web3 진출에 실패할 것이다.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