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연속' 소셜커머스 3사를 향한 두 가지 시선

소셜커머스 3사가 올해도 마이너스 성적표를 들고 나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쿠팡, 티몬, 위메프의 2014년 영업손실은 1215억 원, 246억 원, 290억 원이다.

JS Liu
Internet Service & Mobile
6 min readMay 8, 2015

--

더욱 큰 문제점으로 지적받고 있는 것은 ‘자본잠식’이다.

자산-부채=자본

쿠팡의 자산은 3428억 원, 부채는 3191억 원으로 237억 원의 자산을 갖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2014년에 1500억 원을 투자받지 못했다면 -1163억 원을 기록했을 것이다. 티몬은 자산 1418억 원에 부채 2235억 원으로 자본은 -817억 원이다. 위메프도 이를 피해가지 못한다. 자산 1013억 원, 부채 1886억 원, 자본 -873억 원이다.

자본이라는 잣대로는 3사 모두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왜 이들은 이토록 많은 부채를 지고 있는 것일까. 재무제표를 찾아보니 대부분 ‘매입채무’와 ‘미지급금’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비즈니스워치가 3사의 재무제표를 잘 정리했기에 아래와 같이 인용했다.

회사별로 보면 쿠팡의 매입채무와 미지급금이 2614억원으로 한해 매출액의 75% 수준에 이른다. 위메프와 티몬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1259억원의 매출을 올린 위메프의 매입채무와 미지급금은 2128억원에 달한다. 티몬 역시 매입채무와 미지급금이 1594억원으로 한해 올린 매출(1575억원)보다 많다. — 쿠팡·위메프·티몬의 ‘독한’ 생존법

  • 매입채무, 미지급금 : 소셜커머스는 고객사나 파트너사의 제품을 대신 판매한 뒤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을 1~2달 뒤 돌려주는 구조다. 재무제표에서는 이 금액을 부채에 포함시키고 있다.

소셜커머스가 이 금액을 1~2달 뒤에 돌려주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한 관계자의 말을 들어봤다.

통신중개업자인 오픈마켓과 달리 판매 제품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러므로 ‘(소셜에서 판매를 뜻하는 용어)’이 끝나기까지 환불, 클레임, 불량 상품에 대해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판매자 대금의 일부를 잡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단계적으로 대금을 지급하는데, 모든 금액이 지급되기까지 약 1~2달이란 시간이 발생하는 것이죠.

오픈마켓도 ‘고객예수금’이 부채로 잡혀있다. 이베이코리아의 전년 부채(5364억 원)의 대부분(3947억 원)을 차지한다.

  • 고객예수금 : 오픈마켓의 경우 구매자가 판매자에게 직접 돈을 입금하지 않고 제3자인 오픈마켓의 계좌로 송금한다. 이후 구매자가 이상 없이 물건을 받았다는 승인을 하면 판매자에게 대금을 결제하는데 이때 오픈마켓에 머무는 돈을 뜻한다.

다만, 오픈마켓은 고객예수금을 1주일 내로 파트너사에 지급하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사실 1주일과 1~2달이라는 기간이 문제는 아니다. 소셜커머스의 경우 적자가 계속돼 회사가 파산 상태에 이르게 되는 극단적인 상상을 했을 때 물건을 납품하는 협력사들이 외상 값을 받지 못해 가장 큰 피해를 당하는 구조라는 점을 봐야 한다. 그래서 소셜 3사의 연속된 적자를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적자의 주 원인이 되는 요소를 보면 티몬과 위메프는 인건비, 광고, 마케팅 비용이 꼽히며, 쿠팡은 여기에 더해 로켓배송과 직접 매입으로 인한 비용까지 더해진다.

쿠팡은 상품 매출 원가의 비용이 전년(51억 원) 대비 3.5배 이상 증가한 189억 원을 기록했다. 급여는 11억 원에서 80억 원으로 대폭 올랐다. 로켓배송으로 인해 물류비 역시 11억 원에서 179억 원으로 무려 16배 이상 증가했다.

위메프의 경우 서비스 매출 원가가 전년(261억 원)보다 크게 상승한 701억 원을 기록했는데, 인건비의 일부가 이에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 그 외의 비용은 전년 대비 비슷하거나 약간 줄었다.

티몬은 경쟁사와는 달리 707억 원에서 246억 원으로 줄었다는 점이 고무적이나 적자를 아직 벗어나지는 못했다.

결국 3사 모두 계속해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지 못하게 됐다. 투자가 멈추면 곧바로 고꾸라질 수밖에 없는 모양인 셈이다.

부정적으로만 봐야 할까?

소셜커머스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단순 재무제표에 적힌 숫자로 판단하는 건 섣부르다는 입장이 있다. 3사는 기존 시장에서 모바일에 기반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왔으며, 이로 인해 계속해서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쿠팡은 블랙록과 세쿼이아캐피탈에 약 45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고, 티몬의 경우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주도해 최대주주인 그루폰에 두 배 차익을 주며 티몬 지분의 51%를 인수했다. 기업 가치 역시 8750억 원이라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위메프는 허민이라는 든든한 후원자를 갖고 있다.

투자금을 먹고 무럭무럭 자란 소셜 3사는 오픈마켓 천하로 통하던 전자상거래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결국 오픈마켓의 매출 규모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쿠팡의 대약진 외 이번 실적이 IT업계에 주는 또 다른 의미는 전자상거래 시장판도가 바뀌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실 2~3년 전만 하더라도 소셜커머스 3사와 대형 오픈마켓은 엄청난 격차가 있었습니다만 지금은 확 줄은 것은 물론 압도하기까지 합니다. — 소셜커머스 3사, 지난해 실적 어떻게 봐야하나

이렇듯 소셜커머스 3사를 둘러싼 우려와 지지는 첨예하게 대립한다. 한쪽은 곧 망할 것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으며, 다른쪽은 장기적인 관점으로 혁신 기업을 지지해야 한다고 한다.

결론은 단순했다.

11street과 G배달 메인 화면

소셜커머스가 계속해서 지지를 받으려면 혁신을 지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모바일 환경에서 오픈마켓이 소셜커머스를 맹렬히 따라잡고 있는 상황이다. 더 이상 모바일이 소셜만의 전유물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픈마켓도 혁신한다. 11번가는 터키, 인도네시아에 이어 최근 말레이시아 전자상거래 시장에 11street이라는 타이틀로 진출했으며, G마켓은 배달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지금 소셜커머스는 어떠한 혁신을 하고 있을까.

쿠팡은 직접 매입을 통한 로켓 배송을 내세우지만 작년 기준 전체 매출액 중 직접 매입으로 추정되는 상품매출액은 12% 정도를 차지할 뿐이다(수수료 10% 가정). 판매량과 달리 전체 매입을 할 경우 재고 관리부터 물류센터 관리까지 천문학적인 비용을 답보해야 하기에 육아에서 생활용품 정도로 소극적인 확대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티몬과 위메프는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로 충성 고객을 자체 앱으로 몰아넣고 있으며, 의류 분야를 시작으로 오픈마켓 모델을 도입해 비용 절감도 시도하고 있다.

오픈마켓 시스템을 도입하게 되면 어떻게 프로세스가 바뀔까요?

1.점주, 업체가 상품등록 페이지에 제품 등록
2.MD가 점검 후 판매 페이지에 게재

소셜커머스로서는 두 가지 이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더 이상 MD가 점주와 본사를 오락가락하면서 조율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리고 업체가 페이지를 만들어올 것이기 때문에, 사진팀과 디자인팀의 리소스가 줄어듭니다.— 티몬-위메프, 오픈마켓 시스템 도입

지난 4~5년을 돌아보면 소셜 3사는 기존 시장의 주도권을 갖고 있던 오픈마켓의 영역을 야금야금 먹어치웠다.

그렇다면 지금은 차지한 시장을 지킬 때일까. 아니면, 적자폭이 더욱 커지더라도 혁신을 위한 투자를 지속해야 할 것인가. 지금이 바로 심각히 고민해야 하는 시점은 아닐까.

--

--

JS Liu
Internet Service & Mobile

科技圈深度观察, interested in AI, Ecommerce, Fintech, Chinese te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