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 팔로어 네이버

JS Liu
Internet Service & Mobile
5 min readFeb 17,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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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을 앞지르는 2등…반복되는 역사

국내에서 위로 5년, 아래로 5년이 경쟁자이다. 즉, 30~40만명이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데 원하는 직장의 수요는 약 10만 명. 경쟁률이 3~4대 1이다. 아예 다른 나라에 가서 부딪쳐보는 것도 또 하나의 방법이다. 아프리카 센 놈이랑 어깨동무하면 국내에서도 무시 못한다.

5년 전 취업을 준비하고 있던 저에게 어떤 선배가 해준 조언입니다.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고이 접어 보관해놓은 글을 다시 꺼내보게 됐으니…네이버라는 회사 때문이었습니다.

라인이 국내 절대 강자 카카오톡을 대항하는 것 대신, 일본에 진출해 동남아시아와 남미지역을 휘어잡은 것을 아실 겁니다. 국내 최대 인터넷서비스기업이라는 측면에서는 크게 대단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요.

이렇듯 네이버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국내 1위 포털’입니다. 2라는 숫자를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하 지 만, 네이버의 전략은 줄곧 ‘패스트 팔로어’에 있었습니다.

퍼스트무버(first mover, 선도자), 트렌드세터(trend setter, 시대의 유행 등을 선동하는 자)인 기업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놓으면, 이를 벤치마크해 1위 기업보다 더욱 개선된 제품을 싼 가격에 내놓는 식으로 이뤄진다. 1970년대 일본 기업과 90년대 이후 한국 기업들이 이 전략을 주로 채택한 바 있다. — [네이버 지식백과] 패스트팔로어

2000년대 초로 시간을 돌려봅니다.

커뮤니티는 ‘카페’를 앞세운 다음, 뉴스는 야후코리아. 네이버는 만년 3위 혹은 4위였습니다.

포털 사이트 도달률(한번이라도 그 사이트를 방문해 본 사람의 비율) 순위는 다음이 1위(81.7%), 야후코리아가 2위(77.0%), 라이코스코리아가 3위(67.8%), 네이버가 4위(63.4%), 네띠앙이 5위(61.1%)를 차지한 것으로나타났다. — [인터넷]네티즌 성향…포털(동아일보)

그러던 2002년. 네이버에서 지식IN이라는 서비스가 나옵니다. 이후 2003년부터는 다음과 1~2위를 다투며 판세를 뒤집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2005년 완전히 자리를 잡습니다.

네이버는 지난 2005년 국내 인터넷 시장 전체 1위 자리를 차지한 후 10년동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네이버의 시가총액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2002년 한국거래소 코스닥 상장 당시 3272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은 26조원(6일 종가 기준)으로 늘었다. — [한국 인터넷 대중화 20년](7) 포털 공화국을 연 새 리더십 이해진 네이버 의장 ②(테크조선)

개인적인 생각으로 네이버의 힘은 ‘모방’에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2003년 파이낸셜뉴스에 그 기록이 남아 있네요.

네이버가 12월 15일부터 커뮤니티 서비스 강화 차원에서 ‘카페iN(cafe.naver.com’을 오픈하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에 지난 1999년부터 커뮤니티를 가리키는 용어로 정착된 브랜드인 ‘다음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다음은 자사의 고유 브랜드를 도용했다며 법적대응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 네이버-다음 ‘카페’신경전(파이낸셜뉴스)

카페 뿐만이 아닙니다. 네이버는 ‘검색’이 기반이었던 PC 시절, 야후의 뉴스 큐레이션 방식을 모방해 대입했죠.

따라하는 것만으로 1위를 차지한다는 건 불가능하겠죠. ‘더 많은 사람이 검색’하도록 만들기 위한 장치가 필요했습니다. 2003년 등장한 지식IN이 그 역할을 했죠.

2005년 이후 팍스 네이버라(Pax Navera)가 시작됐습니다. 인터넷이 있는 한 우리나라에서는 영원할 줄 알았습니다. 스마트폰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그랬죠.

2010년. 아이폰을 통해 우리나라에 스마트폰 시대가 열립니다. 트위터, 페이스북이 스마트폰의 파도를 같이 타고 국내로 물밀듯 들어왔죠. 이때 혜성같이 카카오톡이란 메신저가 등장합니다. 이후 2012년 카카오 게임의 성공으로 국내 1위 자리를 굳힙니다.

포털 절대 강자 네이버도 모바일에서만큼은 2위의 자리로 물러나야 했죠. 하지만 ‘라인’으로 화려하게 부활합니다.

물론, 국내 시장에서는 가입자 3600만 명, 월간 활성이용자(MAU) 3600만 명의 카카오톡에 무릎꿇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카카오톡이 넘보지 못할 수준으로 커졌죠.

라인은 글로벌 5억 6천만 가입자 돌파, 글로벌 월간 활동 이용자(Monthly Active Users) 약 1억 7천만 명 등 이용 현황과 실적을 공개했다. — 라인(LINE) 사용자 5억 6천만 명 돌파…2분기 매출 1272억 원 가량

라인이 이렇게 될 수 있던 배경으로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습니다. 통신망이 두절된 일본 사람들이 이용한 것은 메신저였습니다. 네이버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4월부터 ‘라인’을 개발하기 시작합니다. 6월 첫 서비스가 나오고 6개월만에 1000만 명 가입자를 모읍니다.(+Jeong, Jinho님이 제안한 내용을 바탕으로 수정했습니다.)

이모티콘 마케팅 뿐만 아니라 재빠르게 일본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사업자와 제휴해 서비스를 확대한 점이 성공 요인이었습니다. PC 시절 ‘연결’로 이용자를 모았던 네이버의 DNA가 모바일에 완전히 이식되는 순간이었죠.

동남아 지역은 ‘한류’를 타고 들어갔습니다. 최근에는 태국에 라인 TV를 확장하는 작업도 진행되고 있죠.

이 모든 것이 ‘타이밍’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운도 실력입니다.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꾸준히 해외 진출을 준비해왔다는 것이 네이버의 저력이라고 생각합니다.

1위만 해본 사람은 2위에게 자리를 빼앗겼을 때 다시 재역전하는 게 쉽지 않다고들 합니다. 보이지 않는 시장을 개척하던 입장에서 벤치마크를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쫓아가는 입장에서는 1위의 장점을 받아들이고 이를 창조적으로 재생산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카카오톡의 세상에서 다음이 ‘마이피플’을 멈춘 반면, 네이버가 라인을 일본에서 다시 살릴 수 있던 저력이 여기에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네이버를 설립한 지 15년 동안 언제가 가장 힘들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저는 늘 올해가 가장 힘들다고 얘기합니다. 15년 동안 회사를 하면서 매년 망할 것 같았고 15번 창업한 느낌입니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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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인터넷 서비스의 현재와 미래를 이야기합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다음, 구글, 옥션, 지마켓, 11번가, 쿠팡, 티몬, 위메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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