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키캐스트, 너 떨고 있니?

JS Liu
Internet Service & Mobile
5 min readJun 2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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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처럼 등장한 ‘카카오톡 채널’…강적이 나타났다

최근 떠오르다 못해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서비스가 하나 있습니다. ‘우주의 얕은 재미’가 이들의 별명이기도 하죠. 아마, 젊은 친구들 중에서 피키캐스트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맨 처음에는 짤방 올리는 곳인줄 알았던 분들이 많을 텐데요. 이제는 웬만한 언론사는 넘보지 못할 정도로 영향력이 커졌습니다.

모바일 앱은 누적 다운로드가 지난 5월 기준 900만 건을 돌파했습니다. 각 콘텐츠별 조회수도 10만~수십만을 오가는 수준이죠.

피키캐스트 하면 자주 언급되는 이슈는 ‘콘텐츠 도용’으로 인한 저작권 이슈입니다. 때문에 기성 언론에 비판의 화살을 맞는 경우가 잦습니다.

다만, 피키캐스트의 주요 콘텐츠는 기성 언론의 것을 도용했다기보다는 오늘의 유머, 루리웹, 디시인사이드, 이종격투기 등등.. 커뮤니티의 내용을 재활용했다는 측면이 있어 ‘핀트’가 맞지 않는 부분도 있긴 합니다. 그래도 피키캐스트가 저작권 측면에서 비판의 화살을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피키캐스트의 영향력은 이제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습니다. 최근에는 웹툰도 연재하고 있죠. ‘네임드’ 작가들도 곳곳에 보입니다.

웹툰도 하는 피키캐스트. 김양수 작가님의 ‘한잔의 맛'이 매주 월요일 발행되고 있네요.

피키캐스트의 천하가 올 것만 같은 시점. 혜성처럼 다음카카오가 등장합니다.

6월 23일 다음카카오는 오는 30일부터 관심사에 기반한 콘텐츠(뉴스) 서비스 ‘채널’과 검색서비스인 ‘샵(#)’ 기능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채널은 연예, 스포츠, 패션뷰티, 동영상, 웹툰 등 관심사 기반 콘텐츠 서비스다. 오는 8월 31일 폐쇄되는 뉴스 큐레이션 앱 ‘카카오토픽’과 유사한 부분이 있다. 독립된 앱이 아니라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 내에서 이용하는 서비스라는 게 차이점이다. — “카카오톡에서 뉴스를 볼 수 있다, 드디어”

다음카카오가 준비한 ‘채널’을 살펴보면 곳곳에서 피키캐스트를 따라한 흔적이 보입니다.

구성을 볼까요? 카카오톡 채널에는 뉴스 콘텐츠도 있긴 하지만, 이들이 내세우는 것은 피키캐스트와 같은 연성 콘텐츠입니다.

‘심쿵해’ 사랑에 빠진 여자의 마음, 빌보드가 극찬한 그 뮤비 ‘엑소 럭비부 변신’, 돌아온 남성돌 ‘여전한 섹시 퍼포먼스’ 등.

예전 미디어다음이나 네이버 뉴스의 콘텐츠와는 사뭇 다른 게 많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여기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곳은 미디어만이 아니라는 겁니다.

카카오 채널은 카카오톡에 탑재한 일종의 콘텐츠 플랫폼이다. 카카오톡 상단의 3번째 탭을 통해 전통적인 기사 뿐 아니라 ‘자동차테크’ ‘오늘의 스포츠’ ‘패션 뷰티’ ‘채널20’s’, ‘오늘의 웹툰’, ‘연예인의 모든 것’ ‘피식잼과 꿀잼’ ‘지식창고’ ‘일상건강 수칙’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연성 콘텐츠를 탑재하고 있다. — 카카오 채널 써보니, 카톡판 피키?(미디어 오늘)

다음카카오는 플랫폼 전략으로 카카오톡 채널을 구상할 전망입니다. 이는 피키캐스트처럼 조직 전체가 ‘저작권’이라는 논쟁에 휩쓸리지 않는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피키캐스트 에디터들처럼 카카오톡 채널 팀의 누군가가 콘텐츠를 올리는 게 아닐 것이기 때문이죠.

한 가지 더. 카카오톡의 영향력이 채널을 뒷받침합니다. 카카오톡의 가입자와 월간활동이용자(MAU) 숫자는 약 3800만 명입니다. 즉, 국민의 75%가 매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메신저라는 의미입니다.

다음카카오는 과거 카카오토픽과 같은 독립 앱 전략의 실패를 빠르게 수습하고 카카오톡과 연결성을 극대화한 콘텐츠 유통 플랫폼을 만들기에 이릅니다. 남은 과제는 카카오톡이라는 개개인의 대화 가운데에 채널의 콘텐츠를 어떻게 유통시킬까 정도라는 생각이 듭니다.

피키캐스트의 입장에서는 ‘다르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이들은 10대~20대 초반의 구미를 당길만한 콘텐츠를 70여명의 에디터가 발굴, 편집하고 있기에 차별성을 갖췄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들의 콘텐츠 대부분이 앞서 언급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자료들입니다. 다음카카오 역시 ‘카페’라는 막강한 커뮤니티를 갖고 있죠. 여기서 올라오는 자료는 인스티즈, 클리앙, 디시인사이드 등 커뮤니티에서 돌고 있는 것들과 유사합니다.

결국, 채널이라는 플랫폼 위에 편집, 재생산만 하면 피키캐스트만큼의 퀄리티를 갖출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카카오가 그간 만들어낸 콘텐츠 플랫폼 중 ‘채널’은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 같습니다. 그 뒤를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카카오 TV’ ‘샵(#) 검색’ 등이 든든히 지지할 것이기 때문이겠죠. 이번에도 피키캐스트는 답을 찾을 수 있을까요.

우린 아주 답을 줄 것이다 아주 가끔 그랬듯이?

그간 저는 7월 14일 열리는 ‘데이터 인사이트 2015’라는 콘퍼런스를 미디엄에 지속적으로 홍보해왔습니다. 디지털 마케팅의 정수가 담겨 있으며, 신청 링크가 onoffmix.com/event/48788라는 등, 어찌 보면 피로감을 줄 수 있는 내용을 넣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 만큼은 광고를 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 다음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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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 Li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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科技圈深度观察, interested in AI, Ecommerce, Fintech, Chinese te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