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목표도 한국 점령?

JS Liu
Internet Service & Mobile
5 min readJul 1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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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를 벗어나지 못하는 골목대장 싸움(?)

2013년. 취재기자로 처음 유통업계에 출입했을 때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모 업계 1위를 하고 있는 기업 홍보팀을 처음으로 만나 식사를 하는데 대뜸 이런 이야기를 꺼내더군요.

“기자님, XXX 기업이 요즘 이쪽 생태계를 다 무너뜨리고 있어요. 수수료 후려치기에, 파트너 업체 빼돌리기도 하고요…이건 문제 아닌가요?”

그래서 XXX 기업에 전화를 걸어 물어봤습니다. “후발 주자로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 파트너사에 이윤을 더 준 것”이라는 답을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서로를 깎아내리며 치열하게 싸우는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모두 살아남을 수 없으며, 반드시 1위를 해야 생존한다는 다급함 때문이었겠죠.

2015년, 현재 상황은 어떠할까요. 부동산앱 서비스인 직방, 다방, 두꺼비세상의 소송전, 배달앱 서비스인 배달통의 배달의 민족 광고 패러디 등. 이러한 싸움은 스타트업까지 번져나갔습니다. 1위를 위해서라면 패러디는 물론, 불법 복제(카피캣)도 서슴지 않고 있죠.

배달통의 배달의민족 광고 패러디 사진. 배달통은 마동석을 모델로 두고, 배달의 민족 모델인 류승룡의 광고 형식을 패러디했다. 출처: 실시간부산

심지어 기존에 주도권을 쥐고 있는 기업이 스타트업의 모델을 따라한 뒤 시장을 잠식해가는 모습도 자주 보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카카오택시’인데요. 요즘 다들 편하게 사용하고 있죠? 카카오택시는 모델은 리모택시, 백기사, 이지택시 등 스타트업이 먼저 시작한 서비스입니다. 뒤이어 SK플래닛의 T맵 택시까지 경쟁에 합류합니다.

다음카카오 입장에서는 서비스 모델이 다르다고 설명할 수도 있겠습니다. 몇몇 스타트업이 서울, 경기 특정 지역에서만 서비스했던 것을 3800만 가입자를 내세운 카카오톡에 기반해 전국 단위로 확대한 거라는 등.

사족을 붙이자면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수익 모델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기에 카카오택시를 서비스한 다음카카오의 입장도 십분 이해는 됩니다.

하지만

동시에 의문도 들더군요. “뛰어난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갖고 있는데, 왜 국내에서만 머무르고 있을까”라고.

한국 인구 5000만 명, 이중 모바일 기기를 갖고 있는 비율 83%(약 4100만 명). 작은 시장이기에 돈을 버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하물며 앱 하나로 먹고 살아야 하는 환경에서는 말할 필요도 없죠. 더욱 치열하게 업계 1위에 자리잡아야 한다는 압박도 있을 겁니다.

국내에서 치고받고 싸우는 대신 글로벌 단위의 서비스를 만드는 데 집중해보는 건 어떨까요. 이를 위해 스타트업은 물론, 이들을 물심양면 지원하는 벤처캐피탈리스트(VC)와 엔젤투자가들에게도 좀 더 넓고 장기적인 시야의 투자가 따르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미국 교육 시장에 진출한 노리, 동남아시아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옐로디지털마케팅잡플래닛, 1억 4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남미 시장에서 활약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의 싸이메라,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말랑스튜디오의 알람몬, 웹툰 하나로 일본에 진출한 레진엔터테인먼트, 그리고 일본과 대만, 동남아, 남미로 영역을 확대하는 라인 등등…

해외의 서비스를 카피캣해서 국내 시장에 배포하는 것에 머무르지 말고,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둔 멋진 서비스 개발, 그리고 동종업계 스타트업과의 연대 사례가 많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마윈(马云) 알리바바그룹(阿里巴巴集团) 창업주(创始人)의 말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아마존과의 훗날 어떤 경쟁구도를 만들지 궁금하다는 질문에 대한 답입니다.

우리(알리바바)가 미국에 진출하는 것은 아마존(亚马逊), 이베이(ebay)와 다투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저는 아마존과 이베이가 아직 잘하지 못하는 부분이 정말 많다고 생각합니다. 아마존, 이베이가 중국에 진출했을 때에도 우리 알리바바가 잘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겠죠. 그래서, 모두들 빈틈을 찾고, 거기서 기회를 얻습니다. 우리 역시 한 가지 이치를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는 그들과 경쟁하지 않습니다. 이 세상에는 70억이 넘는 인구가 있죠. 그 중 겨우 5억 명 만이 인터넷에서 물건을 사고팝니다. 65억 명은 아직 (이커머스를) 시작도 못했죠. 전세계에 정말로 많은 기회가 있다는 겁니다. ‘시아버지는 시아버지가 옳다고 하고 시어머니는 시어머니대로 옳다고 한다’는 말이 있지요. 제각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저는 알리바바의 ‘서비스(모델)’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아마존 역시 그렇게 말하겠죠. 상관 없습니다. 20년 뒤에 봅시다. 그곳(65억명)이 있는 곳에 누가 있는지를요. 그게 매우 중요한 겁니다.
我们到美国去,不是去找亚马逊斗,不是去找ebay斗,我发现了太多亚马逊、ebay还没有干好的事情,亚马逊、ebay到中国,也有很多我们阿里巴巴没有干好的事情。所以,大家找空隙,才会有机会。所以我们要想明白也一个道理,我们不是找他们去竞争,这世界上总共有70多亿人口,才5亿人上网购物,65亿人都还没开始,全世界太多机会了。我们现在是公说公有理,婆说婆有理,我说我的模式好,亚马逊说自己的不错,没关系,二十年以后看,谁还在那儿呢,这个很重要。

*이 글은 페이스북 친구인 이창민 씨의 포스팅을 읽은 뒤 정리한 감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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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 Li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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科技圈深度观察, interested in AI, Ecommerce, Fintech, Chinese te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