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과 회계] #1 신뢰 회복을 위하여
서울대학교 블록체인 학회 디사이퍼(Decipher)에서 가상자산과 회계에 대한 글을 시리즈로 연재한다. 본 글에서는 FTX 사태에서 시작하여 회계의 개념과 필요성, 규제 당국의 가상자산 회계 관련 움직임을 다룬다.
Author
하헌 of Seoul Nat’l Univ. Blockchain Academy Decipher(@decipher-media)
Reviewed by Yohan Lim
Series
#1 신뢰 회복을 위하여
#2 Holdings of Cryptocurrencies
#3 두나무와 위메이드 재무제표 분석
#4 당면 과제와 향후 발전 방향
#1 Table of Contents
1. 돌고 돌아 Trust의 문제로
2. 가상자산 산업과 회계의 필연적 만남
3. 회계가 제공해주는 정보들
4. 태동하는 가상자산 회계
1. 돌고 돌아 Trust의 문제로
2022년 12월, 세계 3위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무너졌다. 테라-루나로 얼룩진 2022년 가상자산 산업은 FTX 사태로 인해 업계 종사자와 대중의 신뢰를 더욱 훼손시키고 말았다.
FTX의 몰락 이후 바이낸스를 비롯한 많은 암호화폐 거래소가 이용자들의 신뢰 회복을 위해 준비금 증명(Proof of Reserve, PoR) 도입을 약속하고 있다. 준비금 증명이란 암호화폐 거래소가 고객들의 자산에 대한 지급준비금을 실제로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한 여부를 증명하는 것이다. 고객 예치금을 불투명한 방식으로 사용하여 파산의 길을 걷게 된 FTX와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준비금 증명에 대한 회계법인의 검토를 받아 자신들의 재무적 투명성을 확보하고자 한다.
물론 가상자산 업계에서 자체적으로 준비금 증명을 도입하여 자산 관리의 투명성을 제고하려는 움직임은 긍정적이다. 다만, 준비금 증명 자체만으로는 거래소가 올바르고 투명하게 관리된다고 말할 수 없다. 준비금 증명은 단순히 특정 자산이 거래소의 통제 아래에 놓여 있다는 사실만 증명해줄 뿐, 증권법에 따른 고객과 거래소 간의 자금분리 의무를 충족하지 못한다. 그리고 거래소의 자금 상환 우선순위나 부채 보유여부를 파악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심지어 그런 모든 재무적 절차가 회사 내에서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회계절차에 대한 내부통제가 존재하는지조차 알 수도 없다. 다시 말해 준비금 증명만으로는 거래소의 자산과 부채에 대한 완전한 설명이 될 수 없다. 이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SEC의 위원장인 게리 겐슬러도 지적한 바가 있다.
이러한 위험 때문에 글로벌 회계법인 중 하나인 마자르(Mazars)는 바이낸스의 준비금 증명 보고서에 대한 감사의견을 내지 않았다. 준비금 증명 자체가 바이낸스 재무상태의 건전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므로,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한 것이다. 이후 FTX 사태가 점차 악화되어 바이낸스 준비금 증명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마자르는 해당 보고서를 삭제하며 가상자산과 관련된 감사 활동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하였다.
마자르의 일방적인 결별 선언 이후 바이낸스는 다양한 회계법인과 접촉에 나섰다. 그러나 아직까지 관심을 보이는 글로벌 회계법인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자칫 바이낸스 재무상태에 문제가 생길 경우, 준비금 증명 보고서 검토를 수행한 회계법인의 감사 품질에 ‘신뢰성 훼손’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바이낸스는 비상장 기업이기 때문에 매출이나 이익, 보유 현금 등 모든 재무상태를 공개할 의무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회계법인이 바이낸스의 준비금 증명 보고서를 검토해주다 문제가 생길 경우, 감사 품질에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여지가 크다. 자신이 제공하는 감사 서비스의 신뢰를 훼손하면서까지 바이낸스에 손을 내밀어줄 회계법인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신뢰를 훼손시킨 2022년의 사건들. Trust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적 Trustless를 외치던 블록체인은 또다시 Trust 문제 앞에 도달하고 말았다.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할까? 이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2. 가상자산 산업과 회계의 필연적 만남
산업과 기업이 커질수록 이해관계자들은 점차 많아지고 다양해진다. 성장하는 산업에선 일자리가 늘고, 거래하는 기업의 수는 증가하며, 투자금의 규모도 커지게 되어 여러 경제 주체들이 얽혀있는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이에 따라 해당 산업이 국가 경제 전체에 미치는 파급력도 자연스레 커진다.
파급력이 커진다, 라는 말은 양날의 검이다. 특정 산업의 성장이 경제 전체의 성장을 이끌 수도 있지만 반대로 해당 산업의 위축이 경제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현대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과거보다 산업 구조가 고도화되고 복잡해짐에 따라 한 기업의 파산이 어떤 산업 생태계와 연결되어 있을지, 또 경제 전체에 어떤 결과를 가지고 올지 알 수 없다.
따라서 규제 당국에서는 다양한 법적 제도를 구축하여 경제 전체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력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한다. 한국의 경우 이러한 법적 제도의 대표적인 예시로 외부감사법이 있다. 외부감사법이란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시행령’의 약칭으로, 특정 요건을 갖춘 기업들은 반드시 회계감사를 받도록 하는 법률이다. 예를 들어,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된 법인이나 전년도 매출액이 500억 이상 되는 법인들은 외부감사법에 따라 독립된 외부 감사인이 수행하는 회계감사를 받아야 한다. 삼성전자, 네이버, SK 등 우리가 익히 아는 기업들은 모두 회계감사를 받게 된다.
물론 외부감사법에 따른 회계감사 절차가 기업내부자들의 모든 횡령이나 배임을 막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다만 기업의 재무상태가 투명히 공시되는지, 혹은 내부적으로 올바르게 관리되고 있는지에 대해 감사인이 면밀히 검토함으로써 현대 경제체제를 안전하게 유지하는데 최소한의 안전망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산업 생태계가 확장될수록, 그리고 기업이 성장을 거듭할수록 외부감사법의 테두리 안에 들어올 경제 주체들의 숫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 밖에 없다.
가상자산 산업 또한 마찬가지이다. 앞으로 가상자산 산업이 더욱 성장하게 된다면 반드시 맞닥뜨릴 규제 중 하나가 바로 이 외부감사법, 그리고 회계이다.
3. 회계가 제공해주는 정보들
회계란 기업의 경영활동에서 발생하는 재무적 정보를 식별, 측정, 기록 및 분류하여 이해관계자들이 경제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경영자나 투자자를 비롯한 기업의 내외부 이해관계자들은 회계정보를 기반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여러가지 정보를 수집한다. 수익성, 유동성, 재무구조의 건전성, 성장성 등 기업의 이해관계자들이 알고 싶어하는 다양한 정보들이 회계정보 속에 숨어 있다.
예를 들어보자. 기업 내부 관계자인 CEO는 제품 수익성을 개선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이 때, CEO는 원가회계로부터 추출한 제조원가와 재고수준에 대한 정보를 참고하여 신제품 가격과 생산 일정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투자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투자자의 경우는 어떤 회계정보를 활용할 수 있을까? 투자자들은 기본적으로 기업의 수익성을 분석하게 되는데, 이들은 기업 외부 관계자들인 탓에 세부적인 원가회계정보를 정확히 알기 힘들다. 다만 DART나 EDGAR에 공시된 재무제표를 통해 영업이익률, 재고자산 회전율 등을 계산하여 기업의 수익성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지표들이 기업의 모든 상황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회계정보는 기업 내외부 간 정보 비대칭을 일정 부분 해소하여 이해관계자들의 경제적 의사결정을 도울 수 있다.
우리는 기업의 회계정보를 정리한 문서들을 모아 ‘재무제표’라고 부른다. 재무제표는 기업의 재무상태를 투명하게 보여주기 위해 제작된 일종의 종합 보고서로서 정기적으로 대중들에게 공시된다. 재무제표의 종류에는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자본변동표, 현금흐름표, 주석 5가지가 있다. 5가지 보고서마다 작성되는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각 보고서가 제공하는 회계정보에는 차이가 있다.
먼저 재무상태표의 경우, 이름 그대로 특정 시점의 기업 재무상태를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표다. 우리는 재무상태표를 통해 기업이 자금을 어디서 조달하여 어떻게 사용하였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기업들은 회계기준에 따라 재무상태표의 오른쪽(대변)에 자금의 조달 방식을, 왼쪽(차변)에 자금의 사용 방식을 기록하기 때문이다.
위 그림을 A 기업의 연말 재무상태표라 하자. 먼저 A 기업의 재무상태표 오른편을 보면 부채 70억과 자본 30억이 기록되어 있다. 이것은 A 기업이 은행으로부터 70억을 빌리고 투자자로부터 30억을 납입받아 총 100억의 자금을 조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재무상태표 왼편에는 현금 40억과 건물 60억을 합하여 자산 100억이 기록되어 있다. 이것은 A 기업이 은행과 투자자로부터 조달한 100억으로 60억원짜리 건물을 사고 나머지 40억은 현금으로 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재무상태표는 기업의 자금 조달 방식과 자금 사용처에 대한 회계정보를 제공한다.
다음으로 손익계산서이다. 손익계산서란 일정 기간 동안 벌어들인 회사의 수익과 비용을 나타낸 보고서이다. 손익계산서를 작성할 때는 기업의 수익과 비용이 어디서 발생하였는지 명확하게 구분하여 작성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손익계산서 분석을 통해 기업의 경영 성과를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위 그림의 B 기업과 C 기업은 동일한 산업에 종사한다고 가정하자. B 기업과 C 기업은 동일한 시기에 당기순이익을 똑같이 10억 기록하였다. 다만 두 기업의 이익 발생처는 다르다. B 기업의 경우 영업만을 통해 창출한 이익이 10억이지만, C 기업의 경우 영업을 통해 창출한 이익은 1억 밖에 되지 않고 오히려 영업외활동으로 창출한 이익이 9억이다. 손익계산서를 분석하여 두 기업을 비교하자면 C 기업 보다는 B 기업이 더 지속적으로 이익을 창출할 역량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즉, 손익계산서는 일정 기간 동안 기업의 수익과 비용을 상세히 분석할 수 있는 회계정보를 제공한다.
자본변동표와 현금흐름표는 본 시리즈에서 언급하지 않는다. 따라서 두 보고서는 개념과 역할에 대해서만 간단히 언급하고 넘어가겠다.
자본변동표는 특정 기간 동안 자본 항목의 변동 내역을 상세히 보여주는 표이다. 재무상태표 내 자본의 변동이 당기순이익으로부터 발생하였는지, 유상증자로 인한 것인지, 혹은 배당으로부터 비롯된 것인지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보고서이다.
현금흐름표는 기업이 보유한 현금 계정의 증감을 보여주는 표이다. 현금은 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자산의 종류 중 하나다. 특정 기업이 아무리 많은 매출을 발생시키더라도 모든 매출을 외상으로 판매하게 된다면 종업원에게 월급을 주거나 은행 차입금을 갚을 때 필요한 현금이 부족해진다. 따라서 기업의 이해관계자들은 현금 계정의 증감을 상세히 분석해야 하는데, 이 때 필요한 회계정보를 제공하는 보고서가 바로 현금흐름표이다. 참고로 현금흐름표는 현금의 증감을 영업활동, 투자활동, 재무활동으로 나눠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주석이다. 주석은 재무제표 요소 중 하나로, 앞서 설명한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자본변동표, 현금흐름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부가 설명 보고서이다. 주석을 제외한 4개 보고서는 대부분 숫자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비계량적인 정보를 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재무제표 이용자들에게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하거나 중요하게 표시해야 할 정보는 주석을 따로 작성하여 공시한다.
위 그림은 두나무의 실제 재무상태표(왼쪽)와 주석(오른쪽)이다. 우리는 해당 재무상태표를 통해 두나무가 무형자산을 약 4,457억원 만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지만, 세부적인 무형자산 내역은 파악할 수 없다. 주석은 이러한 한계점을 보완하여 두나무가 보유한 무형자산 중 가상자산의 비중은 얼만큼이고, 또 어떤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는지 설명해준다. 즉, 주석은 재무제표의 금액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제공함으로써 재무제표의 이해를 돕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재무제표의 종류와 역할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4. 태동하는 가상자산 회계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들은 재무제표를 작성한 뒤 반드시 독립된 외부 감사인의 감사를 받아야 한다. 이 때 기업들이 각자만의 방식으로 재무제표를 작성하게 된다면 회계정보 전달의 효과성이나 효율성이 저해될 수 있기 때문에, 각 국가에서는 기업들이 재무제표를 작성하고 감사를 받을 기준을 지정해준다. 일반적으로는 국제회계기준원 IASB가 제정한 국제회계기준 IFRS(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ystem)을 사용하거나 국가별로 제정한 회계기준 GAAP(Generally Accepted Accounting Principles)을 적용한다. 한국의 경우 상장기업은 국제적 정합성을 위해 K-IFRS를, 비상장기업은 과거 한국에서 통용되던 일반기업회계기준 K-GAAP에 따라 재무제표를 작성한다.
회계기준은 불변이 아니다. 회계기준 또한 여타 법적 규제들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질 때마다 회계기준원의 심사를 거쳐 개정되거나 제정될 수 있다. 다만 새롭게 태동한 산업에 대한 회계기준을 수립할 때는 신중하게 판단하여 개정 및 제정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해당 산업의 규모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면 회계기준원에 질의회신하거나 기존에 확립된 회계정책을 활용하여 충분히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회계 관리 당국에서는 사회적으로 회계기준 변화에 대한 보편적 인식이 충분히 확산되기를 기다린 후, 새로운 정책을 수립하게 된다.
그런데 최근 가상자산 산업을 중심으로 회계기준 제정에 관한 요구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이 성장한 규모에 비하여 회계기준은 제대로 정립되지 않아 회계처리 및 감사 과정에서 혼란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특히 기업의 입장에선 가상자산 회계기준에 따라 매출액이나 법인세 산출에 변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하는데, 불확실한 회계 지침으로 인해 기업 활동의 실질을 반영하거나 사업의 수익성을 판단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투자자 보호와 관련해서도 현재의 회계기준 및 공시 제도로는 투자자들을 보호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점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가상자산과 관련하여 회계기준을 재정립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금융회계기준위원회 FASB(Financial Accounting Standards Board, FASB)가 디지털 자산 관련 회계처리 기준을 제정하고 발표하는 과정에 있다. 국제회계기준위원회 IASB 의 경우 가상자산 회계기준에 대한 새로운 지침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IFRS IC(Interpretations Committee, 해석위원회)에서 2019년 6월 가상자산 보유와 관련된 지침서를 발표하였다. 유럽재무보고자문그룹 EFRAG (European Financial Reporting Advisory Group) 또한 국제회계기준위원회에 가상자산 회계 처리에 대한 접근법을 조언하기도 하며 기존 회계기준서를 명확히 할 것을 촉구하였다.
한국에서도 가상자산 회계처리 지원방안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규제 당국, 업계 관계자, 회계법인, 학계 등은 정기적으로 정책세미나를 개최하거나 테스크포스를 구성하여 가상자산 기업과 감사인의 어려움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최근에는 금융감독원, 회계기준원, 한국공인회계사회를 중심으로 가상자산 회계·감사·감독 이슈 관련 간담회를 진행하였다. 금융감독원은 해당 간담회의 결과물로 주석 공시 모범 사례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으며 향후 회계기준원과 한국공인회계사회와 협력하여 주석 공시에 대한 근거를 신설하고 가상자산 감사 가이드라인을 배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움직임을 보면, 국내외 규제 당국에서는 가상자산 관련 회계 기준이나 규제 방향성에 대한 가닥을 서서히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상자산 탄생 이후 오랜시간 논의를 이어나간 결과물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세계 각국에서 가상자산 회계와 관련하여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는 구체적인 지침들을 발표할 것이라 예상된다. 그리고 향후 제정될 지침들은 현재까지 구축된 규제의 방향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제정될 것이므로, 지금까지 마련된 회계 기준들이 어떤 방식으로 논의되어 왔는지 살펴보는 일은 앞으로의 규제 방향성을 논하기 위해 의미있는 작업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국제회계기준위원회 IASB의 가상자산 회계 관련 논의의 발자취를 따라가보고자 한다. 가상자산에 대한 국제회계기준위원회의 관심은 꽤나 오래되었기 때문에 다루는 내용이 방대할 수 있으나, 결국 핵심은 2019년 6월 발표된 IFRS IC의 <Holdings of Cryptocurrencies>이다. ‘[가상자산과 회계] #2 Holdings of Cryptocurrencies’에서 해당 보고서의 등장 배경과 구체적인 내용을 분석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