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토큰증권 시장– 예탁결제원을 중심으로

YONG
Decipher Media |디사이퍼 미디어
12 min readApr 7, 2024

Disclaimer: 해당 글은 토큰증권과 관련한 전반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자의 주관적인 의견을 포함하여 작성하였으며, 글에 인용된 정보는 모두 공개된 정보만을 활용하였음을 명시합니다. 또한 본 글에 포함된 어떠한 내용도 투자 조언이 아니며, 이에 따라 본 글의 어떠한 내용도 투자 조언으로 해석되어서는 안됩니다.

Author

권순용 of Decipher

Seoul Nat’l Univ. Blockchain Academy Decipher(@decipher-media)

Reviewed By 박순종, 하서빈

목차

  1. 들어가며
  2. 기존 증권의 발행 및 유통 과정
  3. 예탁결제원 개요 및 수행 업무
  4. 가상자산 발행 및 유통 관련 제도적 인프라의 필요성
  5. 토큰증권 시장과 예탁결제원
  6. 美 증권예탁결제원 DTCC 사례 분석
  7. 마치며

1. 들어가며

올해 디지털 자산 트렌드와 관련 주요 관전 포인트로 토큰증권(STO)이 대두되며 대중들의 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연일 조각화된 새로운 증권들을 토큰화한다는 뉴스가 나오고, 앞으로 기존 증권들도 본격적으로 토큰화될 것을 기대하는 의견이 대두되며 대중들의 토큰증권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2023년 2월 6일에 “토큰 증권 발행 · 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은 토큰 증권의 발행을 제도적으로 수용하고, 그 발행 및 유통체계를 정비하는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토큰증권의 안전한 유통을 도모하여 투자자를 보호하고, 관련 산업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토큰증권은 기존 증권과 같은 법적 권리를 가지기에, 그 관리 또한 유사한 방식으로 수행되어야 한다. 현재 증권시장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유기적인 업무 흐름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토큰증권 시장이 규제 하에 원활히 운영 및 관리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이해관계 기관들의 역할을 수행할 주체 또한 필요하다.

금융위원회 분산원장 요건(案)

  • 권리자 정보 및 거래 정보가 시간 순서대로 기록되고, 사후적인 조작, 변경이 방지될 것
  • 분산원장에 기록된 권리자 정보 및 거래정보와 실제거래내역 사이의 동일성이 계좌관리기관의 책임으로 입증가능할 것
  • 권리자 정보 및 거래 정보가 복수의 분산된 장부에 동일하게 기록될 것
  • 전자등록기관, 금융기관 또는 발행인과 특수관계인에 해당하지 않는 계좌관리기관이 다수 참여하여 분산원장을 확인할 수 있을 것
  • 권리자 및 거래정보 기록을 위해 별도의 가상자산을 필요로 하지 않을 것
  • 분산원장으로 기록하기 적합한 권리를 등록할 것 상장증권, 상장DR, 파생결합증권 제외
  • 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법 등 법령을 위반하지 않을 것

2. 기존 증권의 발행 및 유통 과정

흔히 증권이라 불리는 유가증권의 사전적 정의는 ‘재산적 가치를 가지는 사권을 표시하는 것으로서 재산권의 원활한 유통과 이용을 도모하는 증서’이다. 더욱 직관적으로 말하자면 증권이란 주식이나 채권 등 재산적인 가치가 있는 문서라고 할 수 있다. 국가, 기관, 기업 등은 주로 자금 조달을 위해 각종 증권을 발행하고 해당 증권이 거래되는 시장을 우리는 증권 시장이라 일컫는다.

지면 상 자세한 발행 및 유통의 과정은 생략한다. 해당 내용은 다음의 글에서 자세하게 다루고 있으니 독자들의 일독을 권한다.

[STO 시리즈: 국내 토큰 증권 시장의 서막. 2편: 발행, 유통 구조 및 관련 법률 변화를 중심으로]

3. 예탁결제원 개요 및 수행 업무

예탁결제원은 대한민국의 유일한 유가증권 중앙예탁기관인 특수법인으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설립근거를 두고 있다. 말 그대로 주식이나 채권 등 유가증권의 예탁업무를 포괄하고 있는데, 쉽게 말해 주식 실물(증서 등)은 예탁결제원에 맡겨버리고 주식회사들은 간단하게 장부상으로만 주식을 관리할 수 있게끔 해주는 것이다.

1974년 한국증권거래소 자회사 ‘한국증권대체결제 주식회사’로 설립되었다가, 1994년 ‘증권예탁원’이라는 특수법인으로 전환되었고, 2005년 명칭을 ‘증권예탁결제원’으로 개칭했다가, 구 증권거래법이 현행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통합법)으로 통합된 후 2009년 현 명칭이 되었다.

예탁결제원은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다음 각 호의 업무를 행한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296조)

  • 증권등의 집중예탁업무
  • 증권등의 계좌 간 대체업무
  • 증권시장 또는 증권시장 밖에서의 증권의 매매거래에 따른 증권의 인도와 대금 지급에 관한 업무
  • 예탁결제원과 유사한 업무를 영위하는 외국 법인(이하 ‘외국예탁결제기관’)과의 계좌설정을 통한 증권등의 예탁, 계좌 간 대체 및 매매거래에 따른 증권등의 인도와 대금의 지급에 관한 업무

예탁결제원은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제1항 각 호의 업무에 부수하는 업무로서 다음 각 호의 업무를 행한다.

  • 증권 등의 보호예수업무
  • 예탁증권 등의 담보관리에 관한 업무
  • 제80조에 따라 집합투자업자·투자일임업자와 집합투자재산을 보관 및 관리하는 신탁업자 등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집합투자재산의 취득, 처분 등에 관한 지시 등을 처리하는 업무

예탁결제원은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제1항 및 제2항 각 호의 업무 외에 다음 각 호의 업무를 영위할 수 있다.

  • 증권의 명의개서대행업무
  • 증권대차의 중개 또는 주선 업무
  • 그 밖의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업무

4. 가상자산 발행 및 유통 관련 제도적 인프라의 필요성

현행 자본시장법 및 증자증권법에는 토큰증권이 발행 · 유통될 수 있는 명시적 법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블록체인의 특성을 반영한 토큰증권의 발행과 유통에 관한 절차규정 및 세부규율이 없는 것이다. 현재 국내 토큰증권은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우선적으로 가이드라인을 통해 자본시장법과 전자증권법 규율 내에서 토큰증권의 발행, 유통 규율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토큰증권이 그 의의와 같이 자산 유동화시장 전반에 혁신을 불러오는 혁신자산이 되려면 해결해야할 숙제들이 산적해있다. 토큰증권은 법, 제도가 명확히 확정되지 않아 아직 사업추진 여부나 시장 육성 추진에 불투명한 측면이 많기 때문이다. 토큰증권에 대한 개념 정립과 범위 설정, 제도 설계와 서비스 및 시장 인프라 구축, 관련 법률들의 체계적 입법화 등이 뒷받침되어야 사업자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고, 이에 따라 시장의 선순환이 일어날 것이기에 제도적 인프라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토큰증권 발행 및 유통체계 (출처: 금융위원회)

5. 토큰증권 시장과 예탁결제원

23.02 ‘토큰 증권 발행 · 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에 따르면 향후 예탁결제원은 토큰증권의 발행 심사와 총량 관리를 맡게 된다. 현재 예탁결제원은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해당 질문에 대한 답을 다음의 링크)를 통해 추론해보자.

해당 문서는 예탁결제원이 24.01.15에 의뢰한 용역으로 주제는 ‘토큰증권 시스템 기능분석 컨설팅’이다. 예탁결제원이 용역을 통해 해소하고자 한 과업은 크게 4가지로 세부내용은 다음과 같다.

필자는 예탁결제원의 첫 번째 과업 중 [해외 주요 FMI의 분산원장 구축사례 조사]를 미국 증권예탁결제원 DTCC의 분산원장 구축사례 분석을 통해 수행해보고자 한다.

6. 美 증권예탁결제원 DTCC 사례 분석

미국의 증권예탁결제원인 DTCC는 15년 리눅스 재단 주도로 이루어진 상용 수준의 오픈소스 분산원장 프레임워크 공동개발을 시작으로, 이후로도 꾸준히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분산원장에 대한 비젼을 실행하고, 역량을 축적해온 기관이다. DTCC가 분산원장과 관련하여 수행한 주요 실증 테스트는 다음과 같다.

  1. Project Whitney (2020년)

DTCC는 사모 시장과 대체 자산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주요 투자자들이 성장 단계 기업에 제한된 접근성을 갖는 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기 시작했다. 이에 개방적이고 전세계적으로 접근 가능한 인프라, 효율적인 디지털 처리를 촉진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한 분산원장에 대해 주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장상황은 예측하기가 어렵고, 또한 새로운 디지털 자산에 대한 안정적인 수요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소요될 수 있다. 또한 기존의 고성능 자본시장을 변경할 때 발생하는 경제적, 사회적 비용 문제와 수반되는 복잡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제반상황에 대한 검증의 일환으로 DTCC는 [퍼블릭 이더리움 기반 토큰증권 생태계]를 구축하는 Project Whitney의 프로토타입을 개발했다. Whitney는 발행, 유통, 2차 양도 등 수명 주기 전반에 걸쳐 비상장 시장 자산을 지원하도록 설계된 프로토타입으로 퍼블릭 블록체인을 통한 금융 거래의 법적 집행 가능성에 대한 지속적인 의문과 거버넌스의 모호함을 해소하는 것을 목적으로 시작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Phase1: 프로토타입 빌드 및 내부테스트 -> Phase2: 고객 대상 테스트 -> Phase3: 다른 분산원장과의 통합을 통한 확장]을 로드맵으로 시작했으며,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Phase 1 이후로 프로젝트는 잠정적으로 중단되었다.

Phase1.

Project Whitney의 프로토타입은 퍼블릭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토큰을 채굴하고 자산 전송을 기록하지만, 보안 소유권에 대한 독립적인 디지털 기록을 유지하며, 오프체인에서 실시간 규정 준수 및 적합성 검사를 수행한다. 해당 프로토타입의 핵심기능은 다음과 같다.

DTCC는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퍼블릭 이더리움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기술적 허들이 다수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하며 이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 온체인 트랜잭션에 대한 최적의 가스 리밋을 결정하는데 도움이 되는 툴을 사용했음에도, 특정 프로세스에서 큰 시간 편차가 관찰되었는데, 이는 때때로 네트워크 활동이 많을 때는 15분 이상 소요되었다.
  • 마찬가지로 네트워크 활동이 많은 시기에는 거래 비용의 변동성이 매우 커서, 특히 변동성이 큰 시기에 운영 비용을 예측하고 예산을 측정해야하는 금융 기관에 잠재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 이더리움 네트워크 사용자는 오픈소스 도구의 광범위한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많은 솔루션이 기관 환경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2020년에 Phase1을 수행하였지만, 이후 Phase 2 ,3에 대한 소식 업데이트는 없는 상황이다.

2. Project ION(2021년)

DTCC의 제1의 사업목표는 운영 및 자본의 비효율성을 제거하여 위험을 완화하고 비용을 절감하며, 이를 통해 산업 리스크를 완화하고 청산 및 결제 비용을 절감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Project ION은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하여 DTCC가 거래와 결제 사이의 시간을 단축하고, 이를 통해 청산 및 결제 비용의 절감을 달성하고자 시도한 [프라이빗 분산원장 기반 청산결제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이다. DTCC는 Project ION을 통해 1. 분산원장의 미국 주식 시장 결제 가속화의 영향 및 이점을 분석하고, 2. “분산원장을 통한 자산의 디지털화는 자본시장 인프라의 현대화와 결제 가속화를 촉진하는 여정을 시작하고, 산업의 비용과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까”라는 가설을 검증하고자 하였다.

주요 가정은 다음과 같다.

  • 제안된 비즈니스 개념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확장가능성보다 UI/UX에 우선순위를 두었음
  • 스마트컨트랙트의 atomic nature을 평가하기 위해 결제 스마트컨트랙트를 DAML로 프로그래밍
  • 클라우드 기반 상계 엔진은 중앙화된 실행을 위해 오프체인으로 개발
  • 손쉬운 구현을 위해 PoC에서 시뮬레이션
  • 시뮬레이션된 데이터는 프로토타입의 적격 증권 및 현금의 재표현(re-representation)에 사용되었음

Project ION은 프로토타입을 서비스한 결과, ION 플랫폼에서 양자간 주문(bilateral deliver order)을 병렬처리함으로써 기존의 청산결제 시스템 대비 비용효율화를 달성하였다. 동시에 일평균 10~16만건의 트랜잭션 처리를 성공적으로 소화하며 상용화에 대한 가능성을 엿보았다.

하지만 이후에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업데이트 사항은 없었으며, Case Study 문서 말미의 Next Step에 “DTCC는 시장의 안전과 건전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기술이 성숙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는데 장애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적어놓은 것으로 미루어보아 실제로 분산원장이 청산결제 시스템에 도입되기 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Lessons Learned by Project Whitney / ION

  • 퍼블릭 블록체인 환경은 변동성이 높은 환경변수에의 노출이 많아 금융업 적용은 한계가 있다.
  • 프라이빗 블록체인 구축이 금융업에 보다 적합하지만, 상호운용성을 비롯한 몇 가지 중요한 당면 과제가 존재한다.

7. 마치며

필자는 美 DTCC의 분산원장 구축 사례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어떠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는지 정리해보았다. 해당 내용을 통해 예탁결제원 토큰증권 관리시스템이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선택해야만 하는 것에 대한 당위성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상호운용성 이슈 등 추가적인 당면과제들이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예탁결제원은 토큰증권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하여 각각의 분야에 대해 과업을 의뢰하여 향후 다가올 토큰증권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해 나가고 있다. 향후 토큰증권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며 공공기관의 발행 및 유통에 대한 역할 완수가 요구될 때, 준비한 내용을 바탕으로 차질없이 서비스를 제공하여 기업 및 투자자들에게 토큰증권을 통한 자산 효율화와 비용 절감 등의 효용을 제공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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