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크로스체인이 아닌 멀티체인에 있다

Luke Park
Decipher Media |디사이퍼 미디어
6 min readJan 1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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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탈릭 부테린이 말하는 브릿지의 본질적 한계

본 글은 비탈릭 부테린이 작성한 위 글을 번역 및 재구성한 것이다.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이 크로스체인에 비관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그는 최근 레딧 코멘트를 통해 “나는 브릿지의 본질적인 보안 한계로 인해 크로스체인 응용에 비관적이다”라는 입장을 밝혔으며, 동시에 “반면 멀티체인 블록체인 생태계에는 낙관적이다”라고 언급했다.

51% 공격과 보장

왜 브릿지가 그러한 한계를 가지는가? 브릿지가 왜 이런 한계를 가지고 있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과 브릿징의 다양한 조합이 51% 공격에서 어떤 양상을 보이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많은 사람들은 블록체인이 51% 공격을 받으면 (블록체인) 세상이 끝나는 것 마냥 생각한다. 그래서 51% 공격이 단 한 번이라도 일어나서는 안 되며, 무조건 방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물론 51% 공격이 치명적인 것은 사실이나, 블록체인은 51% 공격이 있고난 이후에도 많은 것들을 보장하는데, 그러한 보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Photo by Pierre Borthiry on Unsplash

단일 네트워크에서의 상황

예를 들어보자. 당신은 100 ETH를 이더리움에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더리움이 51% 공격을 받아 일부 트랙잭션이 검열되고/되거나 번복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여전히 100 ETH를 가지고 있다.

51% 공격 상황에서도 공격자는 당신의 ETH를 갈취할 수는 없다. 권한이 없는 ETH를 갈취하는 트랜잭션 및 블록은 프로토콜 규칙을 해치는 것이며, 이러한 블록은 네트워크에서 거절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공격자들이 99%의 해시파워나 지분을 가지고 ETH를 갈취하고자 해도, 다른 모두는 남은 1% 노드를 따를 것이다.

브릿징에서의 상황

이제 당신이 100 ETH를 브릿지를 통해 솔라나로 옮겼다고 상상해보자. 이제 당신의 100 ETH는 100 Solana-WETH의 형태로 존재한다. 자, 이제 이더리움이 51% 공격을 받았다. 공격자들은 그들의 많은 양의 ETH를 Solana-WETH에 예치하고, 이후 이더리움 측에서 이를 번복해버린다. 이제 Solana-WETH는 온전히 지지받지(backed) 못한다. 비율로 따지자면 당신의 100 Solana-WETH는 겨우 60 ETH의 가치만을 가질지도 모른다.

당신은 100 ETH를 가지지 못한다.

제아무리 완벽한 ZK-SNARK 기반의 브릿지가 존재한다 하더라도 이러한 종류의 51% 공격에는 취약하다.

문제는 엮이는 체인이 두 개 이상이 되면서 더 심각해진다. 만일 100개의 체인이 있고, 체인들 사이에 여러 상호의존성이 큰 dApp들이 존재한다고 생각해보자. 단 하나의 체인에 51% 공격이 가해지는 것으로 전체 생태계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L2 솔루션의 안전성

이러한 이유로 인해 이더리움-네이티브 자산은 이더리움에, 솔라나-네이티브 자산은 솔라나에 들고 있는 것이 항상 안전하다. 이더리움-네이티브 자산을 솔라나에 들고 있거나, 솔라나-네이티브 자산을 이더리움에 들고 있는 것은 위험하다.

이러한 문맥에서 “이더리움”은 단지 그 자신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이더리움 위의 L2 체인들까지를 지칭한다. 만일 이더리움이 51% 공격을 받고 번복된다면, 아비트럼(Arbitrum)이나 옵티미즘(Optimism)과 같은 L2 솔루션 역시 번복된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 위의 “크로스-롤업” 응용들은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이더리움이 51% 공격을 받지 않는다면, 아비트럼이나 옵티미즘을 단독으로 51% 공격하는 방법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아비트럼에서 발행된 자산을 옵티미즘에서 wrapped할 경우, 완벽히 안전하다.

롤업과 여러 L1 체인

Photo by Shubham Dhage on Unsplash

이러한 문제는 롤업(rollup)이 단순히 “다른 데이터 레이어를 사용”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어느 롤업이 데이터를 A체인에 저장하지만, 자산은 B체인에서 처리한다고 하자. 데이터가 A체인에 있으니 B체인이 51% 공격을 받아도 안전할까? 그렇지 않다. B체인은 어찌되었건 브릿지를 통해 정보 교환이 될 뿐이지, A체인 자체를 읽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전히 브릿지로 인한 51% 공격에 똑같이 취약하다.

그러므로 이더리움-네이티브 자산을 이용하는 응용프로그램에 보안성을 제공하고 싶다면, 이더리움 데이터 레이어를 이용해야 한다.

비탈릭 부테린은 이러한 문제가 당장은 드러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51% 공격은 어찌되었건 수행하기에 꽤나 어렵고 비싼 공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많은 크로스-체인 브릿지의 사용과 응용프로그램들이 생김에 따라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공격자들은 단지 100 Solana-WETH를 훔치기 위해 이더리움에 51% 공격을 가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1,000만 ETH가 브릿지에 엮여 있다면 공격자들이 공격을 가할 요인이 충분해진다. 심지어 여러 공격자들의 단합도 잘 일어날 수가 있다.

따라서 크로스-체인 활동은 반-네트워크-효과(anti-network-effect)를 가진다. 그다지 규모가 크지 않을때는 꽤 안전하지만, 활발해 질수록 위험은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저자

박상현 (Luke Park)

🏠 서울대학교 가상머신 및 최적화 연구실
🖥 https://github.com/lukepark327
✉️ lukepark327@gmail.com

- CURG(Crypto United Research Group)는 2018년 5월 대학(원), 기업, 스타트업 등 다양한 분야의 열정적인 블록체인-er들이 모인 연합 연구 그룹입니다. CURG는 2018년 5월 출범된 이후, ‘Trendy, Thoughtful, and Transdisciplinary’ 한 자세로 한 주도 빠짐없이 블록체인 연구를 지속해오고 있습니다.

- 디사이퍼(DECIPHER)는 “건강한 블록체인 생태계 조성에 기여한다” 라는 미션 아래 블록체인에 대해 연구하고 이를 실용적으로 응용하는 서울대 블록체인 연구 학회입니다. 2018년 3월에 처음 조직 되어 현재까지 블록체인 기술을 다방면에서 연구하고 산업계에 응용하고 있는 100명 이상의 회원들을 배출해왔습니다. 다양한 팀별 연구활동과 프로젝트, 컨퍼런스 개최, 서울대학교 블록체인 강의 개설, 유수 기업들과의 산학협력과 파트너십 체결을 해오며 국내 최고의 블록체인 학회로 자리 잡았습니다.

커그와 디사이퍼는 향후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블록체인 필드에서의 강력한 시너지를 구축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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