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보더 이커머스는 암호화폐 Mass Adoption을 이끌 수 있을 것인가?

Ryan Park
Decipher Media |디사이퍼 미디어
11 min readDec 4, 2019

박종연(Ryan Park)
Seoul Nat’l Univ. Blockchain Academy Decipher(
@decipher-media)
Reviewed by박솔우(
박솔우), 박성완(Seongwan Park)

현재 블록체인 업계의 중요 이슈는 Mass Adoption이 일어날 영역을 찾는 것이다. 필자는 현재 Mass adoption이 발생할 가능성과 잠재력이 가장 높은 영역은 바로 암호화폐를 이용한 온라인 결제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암호화폐 결제가 도입될 수 있는 분야는 간편결제 서비스, 해외송금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크로스보더 이커머스를 대상으로 그 가능성을 분석했다.

크로스보더 이커머스(Cross-Border E-Commerce)가 생소한 독자도 있을 텐데, 크로스보더 이커머스는 쉽게 말해 우리가 일생생활에서 익히 들어본 직구와 역직구이다. 즉 국내 소비자가 해외 온라인 플랫폼에서 상품을 구매하거나, 국내 판매자가 해외 온라인 플랫폼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이다.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시장은 2014년부터 연평균 27.3%씩 성장하여 2020년에는 9,94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인데([그림1]), 해외 결제를 수반하는 것에 따르는 비용이 존재한다. 즉 소비자는 전체 상품 결제 금액의 1~2%, 판매자의 경우 전체 판매 매출의 1~5%를 해외 결제 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다(그림2). 따라서 암호화폐 사용 결제 시, 소비자와 판매자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면 암호화폐 결제는 확대될 것이 분명하다.

[그림1]

[그림2]

세부 분석을 위해 분석 케이스를 이해하기 쉬운 사례를 들어 한정하겠다. . 분석할 케이스는 한국 소비자가 미국 아마존에서 상품을 구매하거나, 한국 판매자가 미국 아마존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경우이다. 각 상황에서 소비자 와 판매자는 상품 결제에 사용되는 화폐에 따라 특별한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 암호화폐의 효과를 파악하려면 해당 서비스의 기능을 이해해야 한다. 조금 복잡하지만 아래의 그림([그림3])을 참고한다면 이해가 한결 수월할 것이다.

원화, 즉 Fiat 화폐를 사용하는 한국의 소비자는 아마존 결제를 위해 Payment Network인 국내 카드사 및 해외 브랜드 카드사의 해외 결제 서비스를 이용한다. 또한 판매자는 Payment Facilitator의 가상 계좌 서비스를 통해 해외에 계좌를 개설하지 않고 정산 받을 수 있다. 암호화폐 사용 시에는, 소비자와 판매자는 모두 Payment Processor라는 동일한 서비스를 이용한다. 소비자가 Payment Processor의 결제 탭을 통해 암호화폐를 결제하면, Payment Processor는 다시 해당 암호화폐를 Fiat 화폐로 환전, 판매자 계좌로 송금하는 구조다. 이번 분석에서는 Payment Network의 국내 카드사를 우리카드로, 해외 브랜드 카드사를 VISA로 가정할 것이다. 또한 Payment Facilitator는 Payoneer로, Payment Processor는 Bitpay로 가정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용되는 암호화폐는 비트코인으로 한정한다.

[그림3]

이 크로스보더 온라인 거래에서 발생하는 결제 비용 중, 먼저 소비자 측면을 살펴보자. 소비자가 암호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려면 암호화폐 결제 수수료가 타 결제수단에 비해 저렴하다는 명백한 경제적 인센티브가 실제로 존재해야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암호화폐 결제 시 소비자는 결제 수수료를 최대 50%까지 절감할 수 있다. 결제 수수료의 절감 효과를 결제 프로세스, 수수료 구조, 실 수수료의 순서로 살펴보자.

소비자 결제 프로세스를 Fiat 화폐 및 암호화폐 사용 두 가지 경우로 나눠보는 경우 [그림4]와 같다.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암호화폐를 사용하여 결제할 경우, 해외 브랜드 카드사에서 국내 카드사를 거치는 프로세스 Payment Processor 하나로 단순화된다.

이에 따른 수수료 구조를 [그림5]로 표현할 수 있다. 여기서 Fiat 화폐 해외 결제는 체크카드와 신용카드 결제로 나눌 수 있는데, 정도는 상이하나 모두 국제거래처리수수료(해외 브랜드 카드사 이용 비용) 및 해외이용수수료(국내 카드사 이용 비용)가 발생한다. 반면 암호화폐 해외 결제의 경우, 마이너 수수료(거래 처리 비용) 및 네트워크 비용(개별 UTXO 통합 비용)이 발생한다. 마이너 수수료는 거래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소비자가 마이너에게 지출하는 비용이며, 네트워크 비용은 Payment Processor가 소비자에게 받은 개별 UTXO를 하나의 UTXO로 통합하는데 발생하는 비용이다.

[그림4]

[그림5]

먼저 Fiat 화폐 결제 시 결제액 248 달러를 기준으로 그 이하는 신용카드, 이상은 체크카드 사용이 유리하다([그림6]). 해외 결제 수수료는 결제 시점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반면 블록처리수수료는 본질적으로 마이너 수수료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결제액의 영향을 받지 않지만 결제 시점의 영향을 받게 된다(그림7). 마이너 수수료의 변동폭은 매우 크기 때문에 블록처리수수료의 변동폭도 매우 큰데, 여기서 최대값, 최소값, 그리고 최근값을 확인하여 해당 수준을 파악할 수 있다.

[그림6]

[그림7]

결국 절감되는 소비자 결제 수수료는 블록 처리 수수료에서 해외 결제 수수료를 제외한 값이다. 최대값, 최소값, 최근값으로 표현한 블록 처리 수수료와 해외 결제 수수료를 다시 결제 금액에 따라 동시에 나타내면 [그림8]과 같다. 그리고 두 수수료의 차이에 해당하는 절감 결제 수수료는 [그림 9]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해볼 점은 블록 처리 수수료의 변동성으로 인해 수수료가 절감되기 시작하는 결제 금액대가 시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점이다. 수수료 절감 결제 금액대는 블록 처리 수수료가 최소값인 경우와 최대값이 경우가 7,000달러 이상 차이가 나게 된다. 수수료 절감을 위해 7000 달러가 넘는 상품을 비트코인으로 구매할 고객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수수료가 절감되는 결제 금액대는 분명히 존재하며, 특히 최근 해당 결제 금액대가 200달러 이하 선에서 움직이고 있어 대부분의 일반적인 상품 결제에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림8]

[그림9]

결제 수수료 측면에서 소비자는 암호화폐를 사용할 유인이 분명히 존재한다. 다만 이러한 유인이 현실에서의 암호화폐 결제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상품 결제를 위해 암호화폐를 준비하고 결제하는 과정이 단순해야 한다. . 이 과정은 암호화폐 자체를 구매하는 프로세스와 이때 발생하는 구매 프리미엄으로 나눠서 살펴볼 수 있다.

먼저 구매 프로세스의 경우, Payment Processor인 Bitpay에서 BTC를 구매하고 상품을 결제하는 것은 간편하다([그림10]). 다만 이를 위해 반드시 Bitpay를 거래소와 계정과 연동을 해야 하며, 다시 이를 위해 거래소 계정을 생성하고 계좌를 연동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따라서 거래소 계정이 없거나 월렛과 연동하지 않은 소비자의 이탈 가능성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림10]

다음으로 살펴보아야 하는 것은 구매 프리미엄이다. [그림11]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한국과 같은 국가에서는 암호화폐 가격 프리미엄이 존재하며, 이는 암호화폐 사용에 따른 수수료 절감 금액대를 높일 수 있다.

[그림11]

따라서 암호화폐 미보유자, 특히 거래소 계좌를 연동시키지 않은 한국 소비자는 암호화폐 구매 비용의 발생으로 사용 유인이 낮아진다. 다만 암호화폐 결제 시 수수료가 절감되는 것은 분명하므로 암호화폐 기존 보유자를 중심으로 암호화폐 사용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에서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의 도입 가능성을 판매자 측면에서 살펴볼 차례다. 판매자가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암호화폐 결제 모듈인 Payment Processor를 사용하는 것이 판매자의 정산 수수료 및 정산 기간을 절감에 유리해야 한다.

판매자 정산 프로세스는 크게 소비자 결제액이 최초로 송금되는 지급과 소비자 결제액이 최종적으로 판매자 계좌에 송금되는 입금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소비자가 Fiat 화폐를 사용해 결제할 경우, 아마존 마켓 플레이스에 지급이 일어나며 Payoneer를 통해 입금이 일어나는 반면, 암호화폐의 경우 Bitpay가 지급 및 입금을 모두 진행하게 된다([그림12]).

[그림12]

Payoneer와 Bitpay가 부여하는 정산 수수료를 비교하면, 소비자의 결제 수단에 따라 정산 수수료는 전체 결제 금액의 신용카드 4.2%, 체크카드 1.2%, BTC 1% 수수료를 부과하는 구조이다. 따라서 판매자는 최소 17%, 최대 76%까지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그림13]).

정산 기간의 경우에도 암호화폐 결제 모듈을 도입하는 것이 기존 Fiat 화폐에 비해 크게 단축된다. 가장 큰 이유는 Fiat 화폐의 경우 마켓 플레이스로 지급이 발생하고 해당 금액을 다시 Payoneer가 인출해주는 구조이지만, 암호화폐 사용의 경우 마켓 플레이스가 상품 거래를 전산상으로 승인만 해주면 바로 Bitpay가 결제 금액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림13]). 이때 지급 및 인출이 Bitpay에서 바로 일어나므로 정산 기간이 단축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판매자는 최소 8일, 최대 11일의 정산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그림13]

Payment Processor라는 결제 모듈을 도입하는 것 외, 판매자가 직접 암호화폐 결제를 도입하고 암호화폐를 결제액을 받을 수 있다면 암호화폐 결제는 매우 크게 확대될 것이 분명하다. 다만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법적 이슈이다. 현재 국가별로 암호화폐에 관한 명확한 법이 모두 확립된 것은 아니지만, 법 제정 추세에 따르면 기존 Crypto 플레이어가 아닌 판매자가 직접 암호화폐 결제를 받는 것에는 리스크가 존재한다. FATF(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의 최근 권고에 따르면 가상자산 취급자(암호화폐 거래소, 수탁사 등)는 감독 당국에 등록해야 하며, 가상자산 취급자는 가상자산을 보내고 받는 이의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는 암호화폐와 관련이 없는 신규 기업의 암호화폐 직접 결제 및 수취를 제한할 것이다([그림14]).

(출처 ‘제30기 제3차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 (FATF) 총회_19.9.16~21’)

[그림14]

따라서 정산 수수료 및 정산 기간 측면에서 암호화폐 결제 모듈을 도입하는 것은 판매자에게 매우 유리하나, 암호화폐 보유에 대한 법적 이슈로 암호화폐 직접 결제를 도입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Payment Processor의 사용을 통한 암호화폐 결제가 보편화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암호화폐 결제가 타 결제 수단에 비해 가지고 있는 이점을 설명하였다. 이것의 효과를 보여주듯이 현재 대표적인 Payment Processor인 Bitpay를 통한 암호화폐 거래량은 빠르고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17년 거래량은 10억 달러로 전년에 비해 363% 증가하였으며, 암호화폐 가격이 폭락하고 거래량이 감소한 2018년에도 거래량 10억 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암호화폐 결제가 타 결제 수단에 비해 완벽히 나은 것은 아니다, 다만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처럼 도입 효과가 분명한 영역에서 분명한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이 글이 해당 결과를 확대하고 블록체인 Mass Adoption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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