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YC 사례로 알아보는 최신 NFT 프로젝트 출시 트렌드

Jay : : FP
Decipher Media |디사이퍼 미디어
14 min readAug 2, 2021

[들어가며]

BAYC 홈페이지

늦은 밤, 깜깜하고 적막한 어둠이 낀 깊은 열대 우림 속, 형형색색 조명과 함께 흥겨운 음악이 밤새 끊이지 않을 것만 같은 공간이 저 멀리 보인다. ‘힙(hip)’한 분위기로 손님을 맞이하며 마치 축제에 입장하는 듯한 경험을 선사하는 이 곳은 바로, ‘Bored Ape Yacht Club (BAYC)’ 이다. BAYC는 이더리움 블록체인 상에 존재하는 고유한 디지털 수집품인, 10,000개의 ‘Bored Ape’ NFT들이 주체가 되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클럽이다. 그러다 보니, 이 Bored Ape NFT는 마치 멤버십 카드로 쓰여서, 이를 소유한 자는 BAYC의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은 자신들이 소유한 NFT에 대한 소유권(ownership) 뿐만 아니라 상업적 이용에 대한 권리까지 가지기 때문에, 자유롭게 NFT를 활용하여 컨텐츠를 만들고 상품화 할 수 있다(e.g., 3D 아바타 제작, The sandbox 가상 공간 내 활용). 각각의 NFT들은 배경, 옷, 귀 장신구, 눈, 털, 모자, 그리고 입 등 7가지 속성 내 170여 가지의 옵션들이 조합되어, 하나의 고유한 Bored Ape를 이루고 있다.

BAYC는 Bored Ape NFT들을 각각 0.08 ETH에 판매를 하였는데, 4월 30일에 NFT들의 실체가 공개되자마자 12시간 만에 모두 매진이 되었다. 그리고 현재 8월 2일 날짜를 기준으로, 속성값의 세부 옵션에 따른 희소성과 기타 요인 등에 의해 NFT 간에 편차가 존재하지만, 판매가 된 NFT들 중 일부는 Opensea 등 NFT 유통 시장에서 평균적으로 최초 판매가의 100배를 훨씬 웃도는 9.2 ETH의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블록체인 및 NFT 프로젝트 분석 서비스인 DappRadar 과 NFTexp.io에 의하면, BAYC로부터 만들어진 10,000 점의 NFT의 고유 보유자 수는 4516명이고, 주간 평균 거래되는 NFT는 100개 남짓으로, 그 규모는 약 6,200 ETH이다. 일 거래량의 경우, NFT 섹션에서 CryptoPunks, Axie Infinity, Art Blocks, 그리고 Meebits와 함께 5위 권 내외에서 횡보하고 있다. 그야말로 ‘핫’한 NFT 프로젝트 반열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

[BAYC의 출시 관리]

수많은 신규 NFT 프로젝트가 나날이 출시하는 상황에서, BAYC는 이렇게 폭발적인 성원을 어떻게 단기간 안에 얻을 수 있었던 것일까?

(1) 컨셉

Bored Apes NFT

첫 번째로, 컨셉이다. 더 이상 정복할 것이 남아 있지 않아, 지루한 늪을 헤매고 있는 유인원을 소재로 한 독특한 컨셉, 그리고 그러한 컨셉에 걸맞는 감각적인 디자인은, 사람들로 하여금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170 여 가지의 속성 옵션들이 어우러져 구성된 10,000 점의 Bored Ape들은, 제각기 개성이 넘치는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BAYC는 투자자들로 하여금 단순히 이렇게 멋지고 창의적인 디지털 이미지를 소유하는 것을 넘어, 지속적인 가치를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 버린다.

(2) 로드맵 및 멤버십 혜택

컨셉과 어우러지는 BAYC만의 명확한 로드맵 일정 및 멤버십 혜택이 바로 BAYC가 가진 두 번째 특징이다. BAYC는 투자자들만을 위한 상품 출시, 보물 찾기, ‘THE BATHROOM’ 이라고 하는 그래피티 게시판 공간 운영, 유동성 풀, 그리고 Mutant Ape Arcade Machine 이라고 하는 NFT Breeding 서비스(i.e., Bored Ape NFT를 기반으로 한 NFT의 재생산) 까지, 투자자들이 보유한 NFT를 바탕으로 BAYC 공간 내에서 지속적으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로드맵을 구성(혹은 계획) 하고 있다.

THE BATHROOM : Bored Ape 소유자들은 15분마다 1픽셀을
원하는 색으로 자유롭게 낙서를 할 수 있다.

출처 : https://twitter.com/BoredApeYC/status/1388954507653038085/photo/1

지난 6월에는 투자자들이 가지고 있는 Bored Ape NFT 개수와 1:1로 대응되는 수량만큼 Bored Ape Kennel Club이라고 하는 Club dog을 무료로, 투자자들에게 에어드랍을 해주는 이벤트도 하였다. Bored Ape와 비견할 정도로 멋진 개성을 자랑하는 이 NFT 또한, 현재 Opensea 등 여러 NFT 마켓플레이스 상에서 거래규모 순으로 상위 10위 안쪽으로 거래되고 있다. BAYC 팀은 이와 같은 투자자를 위한 서비스 혜택이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고 하였다.

Bored Ape Kennel Club
출처 : BAYC 홈페이지

투자자들로 하여금 단순히 일회성 NFT 수집을 목표로 하지 않게 하고, 해당 NFT가 지속적인 가치를 추구할 수 있도록 구성한 로드맵 및 멤버십 혜택은 (잠재적인 투자자를 포함한) 투자자들에게 두터운 신뢰를 형성하였고, 미래 가치에 대한 확신까지 보증한다.

(3) 파트너십 체결 및 소유권 이동

또한, BAYC는 타 NFT 프로젝트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해당 NFT의 유틸리티를 확장한다. 지난 6월 17일, 가상 부동산 프로젝트인 Decentraland와의 파트너십 일환으로, Bored Ape NFT 투자자들의 개인 암호화폐 지갑에 웨어러블 (Wearable) 후드 티를 에어드랍을 하는가 하면, The sandbox의 공간인 LAND를 대량으로 구매하여 Bored Ape 투자자들을 위한 공간을 구성하겠다고 밝히기도 하였다. 또한 서론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아예 개별 NFT들의 소유권을 구매자에게 양도하여, 직접 가공 등의 재생산 및 상업화를 장려하여 Bored Ape의 영역을 다양하게 확장하고 아이덴티티를 알리는 데에 있어 적극적이다. BAYC 각기의 요소들이 단지 BAYC 세계관 내에서 지속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것을 넘어, 여러 디지털 자산들이 공존하는 타 ‘메타버스 (Metaverse)’ 에도 영역을 확장하여, 재귀적으로 Bored Ape의 고유한 가치를 널리 알리고 확장하겠다는 비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4) 커뮤니티

마지막으로, 트위터, 디스코드, 그리고 공식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이러한 정보들을 공유하고, 이에 대해서 투자자 및 방문자들과 끊임없이 대내외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커뮤니케이션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 강력한 커뮤니티를 육성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로드맵에 대한 피드백을 반영하고, 향후 계획에 대한 양방향적인 커뮤니케이션은 투자자들로 하여금 강력한 유대관계를 형성하여,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더욱 견고하게 만들 수 있다.

BAYC 생태계

[비슷한 시기에 출시한 타 프로젝트들]

(1) vs. 다른 프레임의 출시 관리 프로젝트(Meebits from LarvaLabs)

한편 지난 5월, CryptoPunks와 Autoglyphs의 제작자인 LarvaLabs는 Meebits라는 새로운 NFT 프로젝트를 출시하였다. Meebits 프로젝트는 타 NFT 프로젝트 처럼, 다양한 특성을 조합하여 알고리즘으로 생성된, 흡사 Minecraft 아바타와 시각적으로 유사한 20,000 여 점의 NFT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출시 관리 프레임은 앞서 소개한 BAYC의 프레임과는 사뭇 다른 점이 존재한다.

— 브랜드 파워 및 진입 비용

Meebits의 경우 20,000 점 중 9,000 점은 경매가가 2.5 ETH부터 시작하는 네덜란드 경매 형식을 통해 판매가 되었고, 다른 11,000 점은 이미 CryptoPunks와 Autoglyphs를 소유한 수집가들을 위해 예약이 되어 있었다. 즉, 자사 NFT 프로젝트에 깊이 관여가 되어 있는 수집가들에게 우선권을 부여하였고, 새로이 진입을 하기 위해서는 이미 강력해진 브랜드 파워를 감당하고 높은 초기 가격을 지불해야 하였다.

Meebits
출처 : Meebits 홈페이지

반면, BAYC는 LarvaLabs 처럼 처음부터 강력한 브랜드파워가 존재하는 것도 아니었기에, 많은 유저들로부터의 접근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낮은 진입 비용을 채택하였다. 총 10,000 점의 Ape 중 9,970 점은 (30 점은 본 팀의 멤버십 혹은 향후 커뮤니티를 위해 남겨둠) 0.08 ETH에 판매를 하였고, 그에 따라 누구나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각각의 NFT를 구매를 할 수 있었다.

— 가치확장 구조

또 Meebits와 BAYC가 다른 점은, Meebits는 3D 복셀 캐릭터로 구성되어, 표준 3D 모델링 소프트웨어에 애니메이션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3D를 지원하는, 이미 나와있는 많은 블록체인 및 VR 프로젝트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BAYC는 2D 아바타의 형태로, 별다른 기능없이 제작이 되었다. 하지만 강력한 커뮤니티, 파트너십 등 내부적인 가치 창출과 함께 수집가들의 능동적 브랜딩 및 재가공 과정까지 함께 어루어지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add-on 서비스들이 투자자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많이 시도되었다. 예컨대, 최근 유튜브, 트위터, 그리고 틱톡 등 다양한 채널에서 3D 모델링 아티스트들이 자신이 보유한 Bored Ape NFT에 3D model을 입힌 버전을 시연해보이기도 하였다.

— 어떤 프로젝트가 성공적인가?

훨씬 낮은 가격에 출범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불과 약 한 달만에 BAYC의 평균 거래가가 Meebits의 평균 거래가를 뒤집었는데, DappRader, rarity.tools, 그리고 NFTexp.io 등의 리서치 기관을 통해 확인한 결과 현재 8월 2일 기준으로, 0.08 ETH의 가격으로 출범한 BAYC는 평균 약 9.2 ETH 내외로 거래가 되고 있고, 최저 가격의 NFT는 약 8.2 ETH 이다. 2.5 ETH의 가격으로 출범한 Meebits는 현재 평균 약 5.6 ETH 내외로 거래가 되고 있으며, 최저 가격의 NFT는 약 1.9 ETH 이다. 투자 수익 측면에서 살펴본다면, BAYC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안정적이고 수익이 높았다.

하지만, 아직 많은 투자자들이 유입되지 않고, 기능적으로 구현이 많이 부족한 현 NFT 프로젝트 시장에서, 가격과 거래 규모로 어떤 프로젝트가 정확히 더 성공적이다 라고 섣불리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다만, 확실한 것은 일별로 변동은 다소 있지만 일거래량이 Top 5 프로젝트안에 꾸준히 들 만큼, 두 프로젝트 모두 투자자들 사이에서 열렬한 호응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Meebits와 BAYC는 출발선도, 프로젝트를 관리하며 가치를 창출해 나가는 과정도 모두 달랐다. 그런 점에서, 이러한 출시 관리 프레임적 요소들은 향후 NFT 프로젝트들이 특정 투자자들에게 가치를 제공해 나가는 과정에서, 어떤 영향을 얼마나 끼치는 지, 참고할 만한 요소라고 할 수 있겠다.

(2) vs. 비슷한 프레임의 출시 관리 프로젝트

사실, 현재 새로 출범되고 있는 대부분의 NFT 프로젝트들은 LarvaLabs처럼 기존의 브랜드파워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렇기에, 많은 NFT 프로젝트들은 BAYC의 폭발적인 성공을 관찰한 이후, 낮은 사전 판매가격을 통해 투자자들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저마다의 로드맵 일정과 멤버십 혜택, 그리고 추후 파트너십을 내세우는 BAYC의 출시 관리 프레임을 따르고 있다. 다만, 컨셉과 스토리 라인, 그리고 세계관을 독특하게 구성을 하는데 그 과정에서 DAO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 등의 구조를 빌려 투자자들의 견해를 거버넌스 구조로 반영하는 점에서 차별점을 두고 있다.

— 예시 프로젝트들 (출처 : rarity.tools, 2021년 8월 2일 기준)

그런데, BAYC와 비슷한 출시 관리 프레임을 가지고 출범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NFT 시장에서는 많이 거래된 프로젝트도 존재하고, 많이 거래되지 못한 프로젝트도 존재한다. 게다가, 아직까지 BAYC 만큼 폭발적인 반응을 보인 프로젝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이를 뒤집어 말하면, 단순히 본 글에서 다루었던 BAYC의 출시 관리 프레임 자체가 NFT 투자자들이 느끼는 ‘핵심 가치’ 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방증한다. 결국 NFT 수요자들을 세밀하게 분류하고, 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핵심 가치’는 프레임 안속 깊숙히 어딘가에 존재하며, 더욱 연구되어야 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마치며]

인기있는 NFT 프로젝트들은 Opensea와 같은 2차 유통시장에서 시장 가치가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러한 경향성에 힘입어 NFT 프로젝트들이 그간 아주 많이 생겨왔다. 하지만 꾸준히 지속하고 있는 NFT 프로젝트는 사실 그리 많지 않다. 물론 아직 준비단계인 프로젝트이거나, 유행을 아직 타지 못한 프로젝트 등에 대해서는 ‘지속적이지 않다’ 라고 정의하기가 모호하지만, 확실한 것은 대다수의 NFT 프로젝트들은 번개처럼 빠르게 등장했다가 번개처럼 빠르게 사라진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BAYC 팀은 낮은 가격의 초기 판매를 통해 기존의 NFT 시장으로의 높은 진입장벽을 낮추고,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한 투자자들에게 지속적인 가치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타 프로젝트와의 통합 및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그들만의 메타버스를 넓히고, 투자자의 순환을 유도하며, 장기적으로 투자자들에게 가치 있는 것을 제공코자 소통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출시 관리 프레임은 투자자들로 하여금 신뢰를 확보하며, NFT 시장의 성숙을 한단계 앞당겼다고 평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BAYC 의 출시 관리 프레임을 빌려 많은 NFT 프로젝트들이 탄생하고 있다. 하지만 지표가 말해주듯, 프레임은 핵심 가치를 전달하는 도구일 뿐이었다. BAYC는 다른 프로젝트들이 가지고 있지 않는 핵심 가치가 숨어있다. 단순히 ‘그럴 듯한’ 출시 관리 프레임에 프로젝트를 씌워 출시하기 보다는, 우선적으로 투자자들이 느낄만한 핵심 가치를 조금 더 디테일하게 고민하고 연구하여, 출시 관리 프레임으로 잘 전달해내야 함이 훨씬 중요하다.

앞으로 지금까지보다 더 빠른 속도로 많은 새로운 프로젝트들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시장이 더욱 건강하게 성숙해지기 위해서는 프로젝트를 제작하는 주체들 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제 NFT를 구매하고자 하는 기준이, 단순 미적 요소와 희소성이라는 가치를 넘어, 투자하고자 하는 NFT 재화의 목적과 기능, 커뮤니티와 프로젝트에 대한 신뢰성, 그리고 추후 메타버스 혹은 그 이상의 활용 가능성 등으로, 더욱 구체화 되는 동시에 다양해지고 있다. 프로젝트 제작자들은 단순히 유행을 쫓아가거나 단발성 이득을 취하기 보다, 고객들이 원하는 핵심 가치를 늘 고민하고, 그것을 전달하기 위한 의미 있는 실험을 행하여야 하며, 반대로 투자자들도 메타버스 혹은 그 이상의 세계를 바탕으로 NFT 프로젝트들이 창조해 나갈 가치를 면밀하게 분석을 하며 시장에 냉철하게 반응을 해주어야 한다. 사람들은 NFT 프로젝트와 메타버스를 통해 어릴 적부터 머리 속으로만 상상해보았던, 혹은 상상해보지도 못하였던 세상이 다가올 것이라 말한다. 하지만, 그러한 무궁한 가능성이 실현되느냐, 혹은 한 순간의 짧은 유행으로 끝날 것이냐 여부의 판단은 이런 과정이 수없이 반복되고 NFT의 가치가 모두의 합의점에 이르게 되어, 마침내 혁신적인 NFT 생태계가 완성된 이후로 미루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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