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y Kim
Kay Kim
Nov 27, 2018 · 23 min read

Writer: 김건영(Kay Kim)

1차 Reviewer: 송범근(Eddy Song), 이규택(Lee Kyutaek)
2차 Reviewer: 송범근(Eddy Song), 이동헌(DongHeon Lee)

서울대학교 블록체인 학회 ‘디사이퍼(Decipher)’의 Protocol vs Dapp 논의에 대한 글입니다.

본 글은 Joel Monegro의 Fat ProtocolsTeemu PaivinenThin Protocols를 참조하였습니다.


Table of Contents

Intro

Fat Protocols
- ‘Fat Protocols’ by Joel Monegro

Thin Protocols
- Flaws of ‘Fat Protocols’
- ‘Thin Protocols’ by Teemu Paivinen

Protocol vs Dapp
- Flaws of ‘Thin Protocols’
- Other Opinions
- Learn from Experience: P2P as a Protocol

Outro

References


Intro

1960년대 후반, 군사적 목적의 통신 기술을 연구하던 DARPA(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가 알파넷을 최초로 개발한 이후, 많은 시간이 지나 우리는 인터넷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인터넷은 다양한 Layer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쓰는 IP, TCP, HTTP는 인터넷을 이루는 주요 기술이자, 프로토콜입니다.

프로토콜은 컴퓨터나 네트워크 장비가 서로 통신하기 위해 미리 정해 놓은 약속을 의미하는데요, 앞서 말한 프로토콜들은 ‘네트워크 프로토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네트워크 프로토콜은 대표적으로 HTTP, TCP/IP, FTP, SMTP, SSH 등이 있으며 각 프로토콜은 우리가 쓰는 네트워크에서 필수적 요소입니다. 마치 인터넷에서처럼, 블록체인에서도 프로토콜은 필수 요소입니다. 특히 블록체인에서는 프로토콜을 통해 서로를 믿지 않아도 안전하게 장부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그 필요성은 더욱 강화됩니다.

블록체인 프로토콜과 인터넷프로토콜을 비교해보면 하나의 차이점이 있습니다. 블록체인에서는 프로토콜을 지향하는 BTC, ETH, BCH, EOS와 같은 프로젝트들이 어플리케이션을 지향하는 프로젝트들보다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 인터넷 기업 중에서 가장 높은 시가총액을 유지하고 있는 Facebook, Amazon, Netflix, Google(FANG)은 프로토콜이 아닙니다. 그들은 굳이 프로토콜을 만들지 않고, 같은 프로토콜 위에 고객에게 Core Value를 직접 전달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처럼 프로토콜을 통해 통신을 주고받으며 사용자에게 직접 가치를 전달하는 응용 소프트웨어를 어플리케이션이라고 부릅니다. FANG과 같은 회사는 어플리케이션(App)을 지향합니다.

요컨대, 인터넷에서는 App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들이 높은 가치평가를 받는 반면, 현재 블록체인에서는 프로토콜을 지향하는 프로젝트들이 높은 가치평가를 받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어떠한 부분에서, 왜 발생할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아래 Joel Monegro의 Fat protocols라는 재미있는 글을 소개합니다. 참고로, Joel은 2016년 이 글을 쓰고 단숨에 블록체인 업계의 오피니언 리더로 부상합니다. 과연 어떤 글이길래 글의 필자가 유명해질 수 있었을까요? 이 글에서 ‘Fat protocols’를 톺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관련된 다양한 의견들을 살펴본 후, 나름의 의견을 후술하고자 합니다.

Fat Protocols

‘Fat Protocols’ by Joel Monegro

(전) Union Square Ventures의 Analyst이자 (현) Placeholder VC의 Partner인 Joel Monegro는 ‘Fat Protocols’이라는 이론을 제시하였습니다. 이 글을 통해 Joel Monegro는 ‘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생태계에서는 대부분의 가치가 어플리케이션이 아닌 프로토콜에 집중될 것인지’를 설명하고, 구체적으로 어떤 근거로 프로토콜에 가치가 집중되면서 프로토콜이 두텁게 변하게 될지(프로토콜의 Value-add 비율이 높아질지)를 설명합니다.

Fat Protocols by Joel Monegro

이 글의 핵심은 블록체인 기반 프로토콜이 가지는 두 가지 특성으로 인해, 블록체인 프로토콜은 기존에 존재하는 프로토콜을 뛰어넘는 개념이 될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현재 프로토콜을 지향하고 있는 많은 암호화폐가 현재 높은 시가총액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Joel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Joel의 주장을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반 프로토콜이 가지는 두 가지 특성, 1. 공유 데이터 층2. 그 자체로 가치를 지니고,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암호화된 토큰으로 인해, 어플리케이션 단에서의 성공이 프로토콜 토큰 보유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를 증가시킨다. 이에 따라 프로토콜의 시가총액이 어플리케이션의 시가총액을 언제나 앞서나가게 되고, 어플리케이션 생태계는 자유롭게 경쟁하며, 가치의 대부분이 투자자(=사용자)들에게 이전된다.”

Joel은 이 글을 통해 BTC와 ETH가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이유를 설명하고자 합니다.

Joel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들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1. 공유 데이터 층

공유 데이터 층은 새로운 시장 참여자를 위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더욱 자유로운 경쟁을 가능하게 합니다.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앱들은 데이터를 공개된 블록체인에 저장하므로 누구나 그 데이터를 가져다 쓸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같은 오픈 프로토콜 위에 서비스를 만들면 다른 서비스라도 상호 데이터 이용이 가능하며, 이러한 특성들은 각 앱의 비용 효율성과 제품 자체를 강화하며 급진적으로 새로운 제품을 시장에 선보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합니다.

2. 암호화된 토큰

Joel이 두 번째 근거로 든 2. 그 자체로 가치를 지니고,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암호화된 토큰도 ‘Fat Protocols’의 강력한 논리적 기반입니다. 토큰은 가치의 상승을 통해 시장 참여자들이 프로토콜을 수용하는 데 있어 경제적인 보상을 제공합니다. 토큰은 토큰 피드백 루프(Token Feedback Loop)를 발생시켜 가치를 분배합니다. 토큰 피드백 루프란 “1) 토큰 가치 상승 -> 2) 투자자/개발자/기업가의 관심 상승 -> 3) 프로토콜의 성공을 돕는 방향으로 기여 -> 4) 새로운 사용자들이 네트워크에 참여 -> 5) 토큰 가치 상승”의 반복입니다. 실제로 인터넷 프로토콜인 HTTP나 TCP/IP는 현재 그 자체로 경제적 가치를 갖지 못하고, 사용자들에게 경제적 가치를 분배하는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Joel의 주장은 일리가 있습니다.

Token Feedback Loop

Thin Protocols

앞에서 Joel Monegro의 글을 소개하고 요약했다면, 이후로는 1. ‘Fat Protocols’ 개념에 내재한 논리적 결함들을 지적해보고, 2. ‘Thin Protocols’라는 글을 통해 Fat Protocols의 논의를 더 구체화 해보겠습니다.

Flaws of ‘Fat Protocols’

상술한 Joel Monegro의 주장을 아주 간단하게 요약하면,

‘기존 Web Protocol은 Thin 했으나, 앞으로의 Blockchain Protocol은 Fat 할 것이다.’

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의 주장은 1. 기존의 Web Protocol Layer는 Thin 했다는 것, 2. 앞으로 다가올 Blockchain Protocol Layer는 Fat 할 것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두 명제는 가치를 평가하고 있기에 각각의 내용을 검증할 필요가 있습니다.

1. 기존의 Web Protocol Layer는 과연 Thin했는가?

현재 우리가 쓰는 프로토콜의 가치는 어떻게 지불될까요? HTTP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우선 HTTP는 Hypertext Transfer Protocol의 약자로 World Wide Web 상에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프로토콜입니다. 주로 HTML 문서를 주고받는 데에 쓰이며, Tim Berners-Lee에 의해 최초로 개발되었습니다. (Hypertext라는 용어는 1965년에 Theodor Nelson이라는 ‘사회학자이자 철학자’(!)가 처음으로 구상한 개념이지만, 이를 실제로 만들어 WWW를 구현한 것은 Tim Berners-Lee입니다.) Tim은 1989년 WWW 프로젝트를 제안한 후, 1994년 10월 HTTP와 HTML을 유지하고 보완하는 W3C(WWW Consortium)를 창립합니다.

“1989년 이후, 웹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하여 CERN이 전체 망과 관련된 표준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됨에 따라, 웹의 발명자인 Tim Berners-Lee는 DARPA와 European Commission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1994년 10월 미국 MIT에서 ‘Leading the Web to its Full Potential’이라는 모토 하에 모든 웹의 가능성 개발 및 향후 진화를 위한 기술적인 가이드 제시를 목적 으로 W3C(World Wide Web Consortium)를 설립하였다.” 출처

그렇다면 W3C는 어떻게 돈을 벌고 사람을 고용하여 HTTP와 HTML을 유지하고 보수할까요? W3C의 자금 확보를 위해서 1. W3C 컨소시엄 참여 멤버들이 돈을 내고, 2. 사적/공적 기금으로부터 연구비를 받고, 3. 후원과 기부를 받습니다. W3C와 HTTP, HTML은 인터넷 생태계가 유지되기 위한 필요조건이지만 소비자에게 동적인 영향력을 미치기 어렵고, Value-add에 간접적으로 기여하기 때문에 FANG과 같은 App 사업자들과 같은 높은 가치 평가를 받지 못합니다. 마치 매우 소중하지만, 가격이 매우 싼 공기나 물과 같은 존재에 비유할 수 있죠. W3C의 사례를 보면 기존의 Web Protocol은 확실히 Thin 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2. 앞으로 다가올 Blockchain Protocol Layer는 과연 Fat 할 것인가?

Joel의 주장에 대하여 우리는 ‘과연 그러한가?’라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습니다. ‘암호화폐 프로토콜들의 가격이 높은 이유는 그들이 Value-add 하기 때문이다’라는 주장은 매우 쉽게 반박할 수 있는데, 실제로 Bitcoin과 Ethereum에 대한 가치 평가에 (과열된 투기로 인한) 거품이 끼어있다는 것은 수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또, Joel이 제시한 ‘Fat Protocols’의 두 근거는 아직 현실에서 입증되지 않은 이론에 불과합니다. 과연 공유 데이터 층은 새로운 시장 참여자를 위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자유로운 경쟁을 가능하게 할까요? 과연 Bitcoin과 Ethereum과 같은 암호화된 토큰이 Feedback Loop를 통해 ‘프로토콜의 참여자들에게 공정한 보상’을 해줄 수 있을까요?

블록체인 프로토콜의 상용화는 아직 도래하지 않았고, 프로토콜이 포착하는 Value와 Dapp이 포착하는 Value 중 무엇이 더 높을지는 누구도 정량적으로 예측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블록체인이 프로토콜 위주로 발전할지, 아니면 Dapp 위주로 발전할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있겠지만 Equilibrium Labs의 회장인 Teemu Paivinen은 그의 글 ‘Thin Protocols’에서 Joel의 주장을 기반으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아래에서는 그의 주장을 살펴보겠습니다.

‘Thin Protocols’

Teemu는 ‘Thin Protocols’에서 ‘Joel Monegro의 생각에는 동의하지만, 개별 블록체인 프로토콜들의 두께는 Fat 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주장을 펼칩니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는 아래와 같습니다.

1.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은 포크하기 쉬움
2. 잠재적 시장이 크다는 확신이 생기면 경쟁이 치열해짐
3. 각 프로토콜의 ‘상호 운용 가능성(Interoperateability)’과 ‘호환성(Interchange-ability)’이 강화되고 있음

‘Thin Protocols’ by Teemu Paivinen

Teemu는 근거 1과 근거 2를 제시하여 블록체인 프로토콜이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는 Value가 Fat 해질수록, 더 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경쟁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블록체인 프로토콜이 더 Fat 한 Value를 가져갈수록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는 블록체인 프로토콜’들’이 생기리라는 것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시장성이 크다고 생각되는 산업분야에는 많은 주체가 뛰어들어 기회를 모색하기 때문이지요. 또, 현재의 Web Protocol도 메일, 웹, 보안 등의 다양한 분야로 나누어져있다는 사실은 이 주장을 뒷받침해주는 좋은 근거가 되기도 합니다.

게다가, 각 프로토콜의 상호 운용 가능성과 호환성은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습니다. Cosmos, Polkadot, Blockstack과 같은 프로젝트들은 프로토콜 상호 운용 가능성과 호환성에 초점을 맞추는 프로젝트들입니다. 상호운용성과 호환성이 높다는 것은 Dapp들이 쉽게 기반 프로토콜을 바꿀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러한 환경이 조성되면, 특정 프로토콜의 Lock-in 효과가 낮아집니다. 이러한 상호 운용 가능성과 호환성의 강화는 장기적으로 블록체인 프로토콜들의 경쟁을 심화시킵니다. 이 과정에서 프로토콜들의 시장 지배력은 약화되고, 각 프로토콜은 핵심 역량을 집중하여 특화된 분야로 차별화할 것입니다. 실제로 이러한 분화는 이미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미 블록체인 프로토콜들은 CDN 프로토콜, Processing 프로토콜, 파일 저장 프로토콜, 거버넌스 프로토콜 등으로 나누어지고 있죠.

프로토콜도 프로토콜 나름!

Teemu의 주장은, ‘블록체인 프로토콜은 포크하기 쉽고 Dapp의 프로토콜 간 이동이 더 쉬워지고 있기 때문에 프로토콜에게 포착되는 전체 기회가 클수록 서로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라는 명제로 요약 가능합니다. 프로토콜 간의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 좋은 Dapp들은 프로토콜의 사용성을 높일 것이고, Dapp들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즉, 프로토콜 간 경쟁이 심화될수록 사용성이 높은 Dapp들은 프로토콜에 대한 높은 협상력을 갖게 될 것입니다.

다만 ‘Thin Protocols’에서는, 여전히 전체 프로토콜‘들’이 포착하는 Value가 Dapp이 포착하는 Value보다 더 클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각각의 프로토콜이 포착하는 Value는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적어질 수 있겠지만, 전체 프로토콜‘들’이 포착하는 Value의 총합은 Dapp이 포착하는 Value보다 높을 것이라는 ‘Fat Protocols’의 주장과 큰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Protocol vs Dapp

Flaws of ‘Thin Protocols’

‘Fat Protocols’에서 조금 더 구체화 되었다고는 하나, ‘Thin Protocols’의 논리적 근거와 현실 사이에도 괴리가 존재합니다. 1. 현실에서의 포크는 생각보다 쉽지 않고,
2. 블록체인 프로토콜들은 선점 효과의 존재로 인해 더 이상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지 않습니다.

현실의 블록체인 프로토콜을 포크하여 새로운 프로토콜을 만들기는 전혀 쉽지 않습니다. 이를 풀어서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단순히 코드를 복사하는 포크’는 분명 쉽지만, 반면에 ‘기존 커뮤니티와 네트워크 효과를 이양하는 의미있는 포크’는 전혀 쉽지 않습니다. 아무리 포크를 했다고 하더라도 기존의 커뮤니티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한다면 그 프로토콜은 프로토콜로서의 의미를 잃게 됩니다. 블록체인은 많은 주체가 믿고 사용해야 가치가 있습니다. 이는 한국어를 포크해서 새로운 언어를 만든다고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새로 만들어진 언어로 소통하지 않으면 그 언어는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과 같습니다.

기존 프로토콜의 개선이나 발전과 같이, 분명한 목적과 명분이 없이 진행되는 포크는 단순한 장부의 조작에 불과할 뿐입니다. 반대로 의미 있는 포크를 진행하기 위해 채굴기를 많이 보유해야 한다거나 좋은 개발팀을 새로 꾸려야 한다면 그건 더 이상 쉬운 포크라고 칭할 수 없습니다.

가장 최근의 큰 하드포크 이슈였던 BCH ABC 진영과 BCH SV 진영의 Hash War를 보면 블록체인 프로토콜의 ‘의미 있는’ 포크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습니다. BCH의 플랫폼화를 추구하는 ABC 진영과 이러한 움직임에 반대하던 SV 진영은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11월 15일 하드포크를 진행하였습니다. 각 진영은 엄청난 Hashpower를 보유하고 있었고, 채굴자들의 지지가 SV 쪽으로 몰려 수세에 몰린 ABC 진영은 기존에 보유하던 90,000대의 BTC 채굴기를 BCH 채굴로 전환하기까지 했습니다. SV가 일으킨 혼란은 충분한 Hashpower와 커뮤니티의 지지를 받아야 의미 있는 포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SV가 충분한 해시파워를 확보하지 못했거나 채굴자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면 그들의 하드포크 시도는 BCH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을 겁니다. 현실에서, 블록체인 프로토콜의 의미 있는 포크는 전혀 쉽지 않습니다.

ABC vs SV Hashwar

게다가 현실의 프로토콜들은 오랜 기간 만들어 온 각자의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있으며, Developer, Miner, User, Investor로 구성된 커뮤니티 기여자들은 새로운 프로토콜로 쉽게 이동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포크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 프로토콜의 선점 효과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ETH를 신뢰하는 Consensys와 같이 특정 프로토콜을 신뢰하는 Developer 커뮤니티의 존재나, BTC와 BCH가 보유하고 있는 거대한 Hashpower의 존재는 시장에서의 프로토콜 선점 효과를 더욱 강화하는 기제입니다. 이러한 선점 효과는 블록체인 프로토콜들이 현실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기 어렵게 만들고, 기존에 성공적으로 정착된 프로토콜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Other Opinions

이렇듯 ‘Fat Protocols’의 주장은 나름의 논리적 타당성을 갖지만 당장 실현되거나 정량적으로 예측하기 어렵고, ‘Thin Protocols’의 주장 역시 현실과는 괴리되어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게다가 ‘Fat Protocols’와 ‘Thin Protocols’에서 주장하는 바와 달리, 블록체인 프로토콜이 포착하는 Value의 Fatness를 부정하는 의견들도 존재합니다.

Newton Partners의 James Kilroe는 자신의 에서 블록체인 프로토콜에 대한 투자보다 수직계열화된 “블록체인 프로토콜+Dapp”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것이 기대가치가 더 크다고 주장합니다. 소비자들의 Use Case가 없는 프로토콜은 Value-add로부터 멀어지게 된다는 것이 James가 쓴 글의 요지입니다. 또, 그는 ‘인터넷이 만들어지고 있을 때는 실제 인터넷이 없었다’고 주장하며 완전한 탈중앙화로 가는 과정에 중앙화된 주체가 시장에 진입하여 Dapp들을 위한 기반을 만들 수밖에 없고, 그렇기 때문에 Applicaiton으로 시작한 프로젝트들이 더 높은 평가를 받게 된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Joel의 주장을 완전히 부정하는 주장도 있습니다. Consensys의 Evan Van Ness는 ‘Fat Protocol 같은 건 없다’라는 을 통해 ‘이더리움은 TCP/IP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서버를 대체하며, DB와 서버는 결국 상품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현재 블록체인 프로토콜을 추구하는 많은 프로젝트는 이름만 프로토콜일 뿐, 실제적으로는 서버와 DB의 역할을 할 뿐입니다.

Learn from Experience: P2P as a Protocol

지금까지의 논의에서 ‘Fat Protocols’와 관련된 논쟁이 이론에만 갇혀있었다면, 앞으로의 전개를 가늠해볼 수 있는 과거의 실제 사례가 하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당나귀와 프루나, 그리고 incoming 폴더로 유명한 P2P 시장이 바로 그것입니다. P2P 시장의 프로토콜 논의는 블록체인 프로토콜 논쟁과 완벽하게 일치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참고할만한 지점들을 제공하기에 이 글을 통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P2P의 대명사, 프루나를 기억하시나요?

P2P는 블록체인과 유사한 지점이 많은 분야입니다. P2P 역시 Value-add 측면에서 프로토콜이 두터운 분야였고, 네트워크 효과가 다하기 전까지는 프로토콜이 Value에 직접 기여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활발하게 Fork가 일어났고, P2P App들은 Protocol들에 비해 적은 Value-add를 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결국 P2P 분야에서 핵심적으로 중요했던 것은 ‘Market / Consumer Fit’이었습니다. John Backus의 에서는 P2P 분야의 사례를 소개하며 Protocol Market Fit과 Application Consumer Fit을 구분합니다. Protocol Market Fit은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어플리케이션들이 유저들에게 좋은 UX를 제공할 만큼 Powerful 한가?’를 의미합니다. 이 때의 Powerfulness는 파일 공유 속도, 보안 등을 의미합니다. 한편 Application Consumer Fit은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최종 유저를 위해 프로토콜을 얼마나 최적화했는가?’를 의미합니다. 속도, 검색 DB 최적화 및 UI가 Application Consumer Fit의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누가 먼저 프로토콜을 개발/포크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가장 먼저 P2P 프로토콜을 개발한 Limewire나 Limewire를 포크한 Frostwire는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했고, 1년이나 늦은 후발주자였던 BitTorrent는 시장을 장악했습니다. 프로토콜/어플리케이션 간 법적인 분쟁, 광고 도입, 가짜 파일과 무임승차자 문제 등 많은 일들을 거치고 난 후, 결국 승자는 최종 소비자를 잡은 프로토콜이었습니다.

결국 소비자들의 선택에 의해 Protocol의 Fatness가 결정되리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단 하나의 Fat Protocol이 살아남을지, Thin Protocol들이 살아남을지, 혹은 Dapp이 더욱 많은 Value를 Capture할지는 아직 예측이 힘든 영역이지만, 우리가 확신할 수 있는 것 하나는, 어떠한 형태로든 ‘최종 소비자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는 쪽이 더 잘, 오래 살아남을 것’이라는 명제입니다.

Outro

블록체인 프로토콜과 Dapp의 상대적 가치를 두고 많은 논쟁이 존재하지만, 결국 ‘누가 사용자들에게 혁신을 제공하는가?’는 가장 핵심이 되는 포인트입니다. 아마도 킬러 앱과 킬러 앱을 동작시킬 수 있는 프로토콜의 등장 여부가 많은 것을 바꾸게 될 것입니다. 최종 소비자에게 더 직접적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곳이 어디냐에 따라서 프로토콜과 Dapp의 Value-add Fatness는 달라집니다. 미래에 어떤 킬러앱이 등장할 것인가는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각각의 주장들이 현실에서 입증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Fat Protocols에 대해 이야기하는 글들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Fat Protocols를 주장하는 사람들과 Thin Protocols를 주장하는 사람들 모두 Blockchain이 현재의 Web을 대체할 하나의 Infrastructure가 될 것이라는 명제를 믿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처음으로 되돌아가서, Blockchain은 정말 Web을 대체할 하나의 Infrastructure가 될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한 답 또한 아직 ‘Yes’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Blockchain Enthusiast들의 첨예한 논란을 종결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주장들을 정량적으로 또 실증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연구가 가장 필요할 것입니다.

앞으로 일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지속적인 혁신에 대해 많은 의견이 있지만, 그러한 혁신을 준비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할 일은 무엇일까요? UX와 Market/Consumer Fit을 연구하고 Killer-app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연구와 제작을 통해 얻은 지식과 통찰들을 공유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한 부분일 것입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답보다 훨씬 많은 질문들이 혁신을 위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글 머리에 소개했던 Joel Monegro의 글 끝에서도 역시 이 부분은 강조되고 있습니다. 그의 글 말미를 소개하며 글을 마무리 합니다.

“우리는 큰 변화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승자독식 시장을 방지하는 인센티브 시스템과 오픈 데이터베이스의 결합은 어플리케이션 층에서의 게임을 변화시키고, 프로토콜 층에서 근본적으로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새로운 형태의 회사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사업을 키우고 혁신에 투자하는 것에 대한 (이미 확립된) 기준의 대부분이,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모델에서는 더 이상 적용되지 않으므로 오늘날 우리에게는 대답보다 더 많은 질문이 남겨져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블록체인 투자사들을 통해 시장의 구석구석을 배우고 있으며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배운 지식을 공유할 것입니다.”
— Joel Monegro


References

Joel Monegro, ‘Fat Protocols’

http://www.usv.com/blog/fat-protocols

Christy Hyungwon Choi, ‘What’s great about blockchain: #1 프로토콜 혁신’

https://medium.com/@christyhyungwonchoi/whats-great-about-blockchain-1-fat-protocol-프로토콜의-혁신-f4fae0dbb5a7

Teemu Paivinen, ‘Thin Protocols’

https://blog.zeppelin.solutions/thin-protocols-cc872258379f

John Backus, ‘Fat Protocols aren’t new’

https://medium.com/@jbackus/fat-protocols-arent-new-42d2c538db41

Evan Van Ness, ‘There’s no such thing as “fat protocols”’

https://www.evanvanness.com/post/166666272011/theres-no-such-thing-as-fat-protocols/amp

James Kilroe, ‘Application Protocols are the better investment. Here’s why.‘

https://medium.com/newtown-partners/application-protocols-are-the-better-investment-heres-why-7a2efdde594e

Taylor Pearson, ‘Will Cryptocurrency Protocols Be Fat or Thin?’

https://taylorpearson.me/fat-thin/

Alex Mashinsky, ‘Fat Protocols Vs. DApps’

https://hackernoon.com/fat-protocols-vs-dapps-creating-long-term-value-on-the-public-blockchain-565637747557

Decipher Media

Blockchain Research Group at Seoul National University

Kay Kim

Written by

Kay Kim

Researcher @Decipher

Decipher Media

Blockchain Research Group at Seoul National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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