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yer 2, a Hub of Layer 3s

장재석
Decipher Media |디사이퍼 미디어
26 min readMar 20, 2024

Disclaimer: 서울대학교 블록체인 학회 디사이퍼(Decipher)에서 레이어 3를 주제로 디퍼런스에서 발표한 내용을 바탕으로 합니다. 본 아티클은 레이어 3의 의미와 활용 가능성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 포함된 어떠한 내용도 투자 조언이 아니며, 투자 조언으로 해석되어서도 안 됩니다.

Author

박보현, 이현우, 장재석, 조용찬 of Decipher
Seoul Nat’l Univ. Blockchain Academy Decipher(@decipher-media)
Reviewed By 하서빈, 진수민

목차

0. 들어가며

1. Why Layer 2?

2. Why Layer 3?

3–1. 레이어 2의 확장성 개선

3–2. 레이어 2를 통한 레이어 3 간 상호운용성 확보

4. Why Shared Sequencer?

5. Layer 2 As a Shared Sequencer

0. 들어가며

2022년에 테라(Terra) 및 FTX 사태로 인해 레이어 1(Layer 1) 전쟁이 막을 내리며, 레이어 2(Layer 2)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에 2023년부터는 여러 레이어 2에서 레이어 3(Layer 3)를 이야기하며 심화된 레이어 2 전쟁에서 자신들의 입지를 공고히 하려고 합니다.

<Layer 3 연표>

레이어 3의 등장은 2021년 스타크웨어(Starkware)의 ‘Fractal Scaling: From L2 to L3’라는 아티클입니다. 해당 아티클에서 최초로 레이어 3가 어떤 가능성이 있을지 논의되었습니다. 이후 2022년 비탈릭 부테린은 스타크웨어의 글에서 영감을 받고, 레이어 3의 가능성을 더 깊게 탐구했습니다.

2023년에는 다양한 레이어 2에서 레이어 3 관련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zkSync는 zkSync를 중심으로 여러 레이어 2와 레이어 3를 연결하는 하이퍼체인(Hyperchains)이라는 개념을 주창했고, 타이코(Taiko)도 이와 비슷한 개념인 인셉션 레이어(Inception Layers)를 등장시키면서 테스트넷에서 레이어 3를 실험했습니다.

2023년 말에 아비트럼(Arbitrum)은 레이어 3 스택인 오르빗(Orbit)을 메인넷 출시했고, 이에 누구나 쉽게 레이어 3를 아비트럼 위에 배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중 XAI라는 오르빗체인 레이어 3가 노드를 판매하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2024년에는 연초임에도 트레저다오(Treasure DAO), 스타크넷(StarkNet), Ape Chain, 신디케이트(Syndicate) 등에서 레이어 3 로드맵을 발표하며 레이어 3는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프로젝트가 레이어 3를 얘기하고 있지만, 레이어 3가 어떤 장점이 있는지, 어떤 구조로 되어있는지는 공개된 바가 없습니다. 아비트럼의 레이어 3 스택인 오르빗도 메인넷 출시를 했음에도 코드나 내용이 아무것도 공개되지 않았고, 이더리서치 및 레이어 2 포럼들에서도 레이어 3 관련 내용을 찾기 어렵습니다.

저희는 레이어 3가 무엇인지 아직 구체적으로 정의되지 않았고, 구조에 대해서도 논의가 진행되지 않았는데 수많은 프로젝트에서 레이어 3를 하겠다고 나서는 상황이 의아했습니다. 이에 레이어 3가 어떤 장점이 있고, 어떤 구조로 되어야 하는지를 연구해보기로 했습니다.

1. Why Layer 2?

레이어 3가 왜 필요한지 고민할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미 레이어 2가 있는데 왜 레이어 3가 필요할까?’였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 레이어 2의 배경에 대해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레이어 2는 레이어 1의 보안에 의존하면서 확장성을 높이는 솔루션입니다. 이더리움 홈페이지에도 ‘레이어 2는 이더리움을 확장하는 별도의 블록체인이며, 이더리움의 보증된 보안을 물려받습니다.’라고 나와있습니다.

출처: Ethereum Docs

레이어 2는 트랜잭션 저장 위치와 상태 증명 방식에 따라 크게 네 가지로 나뉩니다. 레이어 2 네트워크는 트랜잭션을 묶어서 별도의 네트워크에 저장하는데, 트랜잭션이 저장되는 네트워크를 DA 레이어(Data Availibility Layer)라고 합니다. 이중 이더리움을 DA 레이어로 사용하는 레이어 2를 롤업(Rollup)이라고 합니다.

<레이어 2 솔루션 비교>

롤업은 이더리움의 보안을 계승합니다. 롤업의 트랜잭션은 다음과 같이 처리됩니다.

  1. 사용자가 시퀀서(Sequencer)에게 트랜잭션을 제출함
  2. 시퀀서는 트랜잭션들을 모아서 압축한 뒤 이더리움에 제출함
  3. 롤업의 검증인(Validator)은 이더리움에 있는 트랜잭션을 보고 상태를 계산해서 이더리움에 다시 제출함
<레이어 2 구조>

2번 과정에서 제출된 트랜잭션은 이더리움 누구나 볼 수 있으므로, 누구나 트랜잭션을 연산해서 상태가 맞는지 검증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롤업은 이더리움의 보안을 계승하고 있다고 표현합니다. 옵티미움과 발리디움은 이더리움이 아닌 별도의 DA 레이어에 트랜잭션을 제출하므로, 이더리움의 참여자들이 해당 트랜잭션을 볼 수 없고, 때문에 이더리움의 보안을 100% 계승하지 못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레이어 2를 이더리움의 보안을 100% 계승하는 롤업으로 한정해서 논의를 이어나가겠습니다.

이더리움이 스마트 컨트랙트 플랫폼의 가능성을 제시한 후, 수많은 레이어 1이 생겨났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이더리움의 낮은 확장성을 문제로 지적하며 나왔고, 이더리움보다 가격 및 속도 측면에서 뛰어났습니다. 하지만, 해당 네트워크들은 확장성 개선에 성공하는 대신 탈중앙성과 보안성이 이더리움에 비해 매우 떨어졌습니다. 비탈릭 부테린은 이를 ‘블록체인 트릴레마’라고 부르며 “확장성, 탈중앙성, 보안성”을 모두 높인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나오기 어렵다고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롤업은 이더리움의 보안을 계승하면서 트랜잭션 연산만 분리함으로써 확장성을 제고했습니다. 즉, 롤업은 다른 레이어 1 대비 보안성이 높다는 확실한 장점이 있습니다. 바로 보안과 확장성을 모두 잡았다는 장점 때문에, 2022년 테라 및 FTX 사태 이후 소위 레이어 1 전쟁이 사그라들고, 그 후에는 이더리움의 헤게모니가 강화되며 레이어 2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2022년 테라 사태 직전에는 이더리움 레이어 2가 네트워크 TVL 상위 10위에 존재하지 않았지만, 2024년 1월에는 TVL 상위 10개 중 다섯 개가 이더리움 및 레이어 2입니다.

TVL 비교 (출처: Defillama)

2. Why Layer 3?

지금까지 레이어 2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파악해보았습니다. 레이어 2는 이더리움의 보안성을 계승하면서 확장성을 제고했기 때문에 롤업이 아닌 레이어 2, 그리고 이더리움의 보안을 계승하지 않는 다른 레이어 1에 비해 장점이 있습니다. 이제 원래 주제로 돌아가서, 레이어 3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파악해보겠습니다.

2–1. 레이어 2의 확장성 개선

레이어 3의 첫 번째 가능성은 레이어 2의 확장성 개선 솔루션입니다. 레이어 2는 이더리움의 보안에 의존하면서 확장성을 높이는 것이므로, 레이어 3가 이더리움의 보안에 의존하면서 확장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면, 레이어 3의 존재 의미는 충분합니다. 해당 가능성은 레이어 3가 처음으로 논의된 스타크웨어의 Fractal Scaling 아티클에서부터 제기되었던 가능성입니다.

레이어 2는 이더리움의 확장성을 대폭 제고했지만 솔라나, 위믹스 등의 레이어 1이나 아비트럼 노바, 이뮤터블 X 등의 옵티미움 및 발리디움에 비해서는 여전히 20~30배 비쌉니다. 현재 WAX 체인에 올라가 있는 Alien Worlds라는 게임은 2024.03.03 기준 트랜잭션이 한 달에 1억 222만 건 발생합니다(출처: DappRadar). 2024.03.03 아비트럼의 평균 트랜잭션 비용은 $1.188이므로(출처: Dune), 만약 아비트럼에서 한 달에 1억 222만 건의 트랜잭션이 발생하는 게임이 생긴다면 해당 게임에서 발생하는 가스비는 약 $121.43m, 한화로 약 1,616억 3,312만원입니다(환율 1,331원 적용). 게다가, 이는 네트워크에 트랜잭션이 엄청 몰리지 않은 현재 가스비 기준이고, 만약 이렇게 많은 트랜잭션이 아비트럼에 몰린다면 가스비는 훨씬 비싸질 것입니다.

물론 3월 14일에 이더리움에서 EIP-4844 업그레이드가 진행될 예정이므로, 레이어 2 롤업의 가스비는 10~20배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그래도 Alien Worlds만큼의 트랜잭션을 발생시키는 게임이 아비트럼에 올라온다면 한 달에 가스비가 80억원 이상 소요됩니다. 즉, 더 다양한 FOCG(Fully On-chain Games)가 나오기 위해서는 더 저렴한 체인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과연 레이어 3가 1.이더리움의 보안을 계승하면서 2.레이어 2보다도 높은 확장성을 이룩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이더리움의 보안을 계승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만약 레이어 3가 이더리움의 보안을 계승하지 못 한다면, 타 레이어 1 대비 장점이 없으므로 이더리움 보안을 계승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어떤 식으로든 레이어 3의 트랜잭션이 레이어 2를 거쳐 이더리움까지 간다면, 이더리움에서 레이어 3의 트랜잭션을 확인할 수 있으므로, 레이어 3는 레이어 1의 보안에 의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레이어 3 구조는 다음과 같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현재 공개된 레이어 3 구조가 없기 때문에, 아비트럼 오르빗 등 실제로 구현된 레이어 3 구조는 이와 다를 수 있음을 감안해주시기 바랍니다.

  1. 레이어 3 사용자가 레이어 3의 시퀀서한테 트랜잭션을 제출함
  2. 레이어 3 시퀀서는 레이어 3 트랜잭션들을 배치로 모아서 압축한 뒤 레이어 2로 제출함
  3. 레이어 2 시퀀서는 레이어 3 배치와 다른 레이어 2 트랜잭션을 모아서 압축한 뒤 이더리움으로 제출함
  4. 레이어 3의 검증인은 이더리움에 있는 트랜잭션을 보고 상태를 계산해서 레이어 2에 제출함
  5. 레이어 2 시퀀서는 레이어 3 상태와 다른 레이어 2 트랜잭션을 모아서 압축한 뒤 이더리움으로 제출함

다음으로, 레이어 3가 레이어 2의 확장성을 개선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이 글에서는 확장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인 속도 및 트랜잭션 처리 비용 중 트랜잭션 처리 비용에 초점을 맞춰서 알아보겠습니다. 레이어 2의 트랜잭션 처리 비용은 트랜잭션 연산 비용과 트랜잭션 저장 비용입니다.

트랜잭션 연산 비용

출처: Dune @oplabspbc

레이어 3는 레이어 2의 연산 비용을 확실히 개선합니다. 레이어 2는 이더리움과 마찬가지로 트랜잭션이 많이 몰리면 연산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이에 자신의 트랜잭션이 처리되게 하려면 더 많은 가스비를 지불해야 합니다. 위 그림은 옵티미즘의 최근 6개월 간 전체 가스비 대비 연산 비용을 나타냅니다(출처: Dune). 연산 비용이 적은 날에는 전체 가스비의 1%도 되지 않지만, 많을 때는 전체 가스비의 80%까지도 치솟습니다. 트랜잭션 저장 비용에 비해서 트랜잭션 연산 비용은 매우 적은 수준이지만, 옵티미즘이 더 많이 사용될 수록 연산 비용은 증가할 것입니다.

트랜잭션 저장 비용

트랜잭션 연산 비용과 달리, 트랜잭션 저장 비용은 레이어 3에서 그리 낮아지지 않습니다. 결국 레이어 3의 트랜잭션이 이더리움에 제출되기 때문에, 레이어 2와 동일한 비용이 발생합니다. 레이어 3에서 레이어 2로 갈 때 한 번 압축이 더 되므로 트랜잭션 배치 용량이 감소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압축은 두 번 한다고 더 압축되지 않습니다.

ZK 롤업에 한해 ZK 롤업의 영지식 증명(ZK Proofs) 연산 및 제출 비용은 저렴해질 수 있습니다. 레이어 2의 영지식 증명은 이더리움에 제출되어 검증되므로, 이더리움에 제출 시 압축할 수 없고, 검증에 드는 비용도 비쌉니다. 하지만, 레이어 3는 영지식 증명을 레이어 2에 제출하므로, 검증에 드는 연산 비용이 이더리움에 비해 매우 저렴하고, 레이어 2에서 한 번 압축되어 이더리움으로 제출되므로 트랜잭션 저장 비용도 저렴해집니다.

현재 ZK 롤업인 스크롤(Scroll)의 경우 약 3분마다 트랜잭션 배치를 이더리움에 제출하고, 각 배치에 해당하는 증명도 배치 제출 약 30분~1시간 뒤에 제출합니다. 영지식 증명을 한 번 제출해서 검증할 때마다 약 17달러 정도의 비용이 발생하므로, 증명인(Prover)은 한 달에 $244,800, 한화로 3억원이 훨씬 넘는 비용을 가스비로 소비합니다(환율 1,331원 적용). 만약 레이어 3의 영지식 증명을 레이어 2에 제출한다면, 한 달에 드는 비용은 3억원에서 1,500만원으로 95% 이상 저렴해집니다.

예시로 스크롤에서 레이어 1으로 증명을 제출하는 한 트랜잭션을 보면서 해당 트랜잭션이 레이어 2에 제출되었을 때의 비용을 계산해보겠습니다(출처: 이더스캔). 해당 트랜잭션의 used gas(Usage by Txn)는 444,999입니다. 해당 트랜잭션은 데이터 저장 비용과 연산 비용으로 구성됩니다.

먼저 동일한 연산을 레이어 2에서 진행할 때 얼마나 비용이 절약되는지 계산해보겠습니다. 전체 used gas(444,999)에서 calldata 저장 비용(48,460)을 뺀 396,030이 이더리움에서 해당 트랜잭션을 연산(증명 검증)하는 데에 소모되는 가스입니다. (연산에 소모되는 가스) * (L1 base fee — L2 base fee)를 계산하면 비용이 얼마나 절약되는지 알 수 있는데, 당시 L1 base fee(=17.56 Gwei)와 L2 base fee(=0.005 Gwei)를 대입해서 계산하면 해당 값은 0.00695412243 ETH로, 0.007317787381042226 ETH 대비 99.967% 저렴합니다.

이번에는 데이터 저장 비용이 얼마나 절약되는지 계산해보겠습니다. 스크롤에서 동일한 calldata를 EOA에 전송하는 트랜잭션을 만들면 저장 비용을 추측할 수 있는데, 이때 48,460 가스가 소모됩니다. 현재 스크롤은 트랜잭션 배치를 레이어 1으로 제출할 때 압축하지 않습니다. 써킷 구현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예상하는데, 써킷 구현 및 압축은 시간 문제라고 생각해서 여기서는 압축이 구현된 OP mainnet을 기준으로 계산해보겠습니다. 해당 트랜잭션과 동일한 calldata를 transfer 함수로 제출하면 L1 gas limit은 29,204로 감소하고, 여기에 fee scalar 0.684를 곱하면 gas limit은 19,975가 나옵니다. 이는 기존 대비 약 59% 절약된 수치입니다. EIP-4844가 적용되면 해당 계산은 대폭 수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즉, 연산 비용은 99.967%, 데이터 저장 비용은 59%가 절약되므로, 가스비를 약 95.5% 아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레이어 3의 첫 번째 가능성, 이더리움의 보안을 계승하면서 레이어 2의 확장성을 증대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결론은, 레이어 3는 이더리움의 보안을 계승할 수 있지만, 레이어 2의 확장성은 제한적으로 개선합니다. 레이어 3에서 트랜잭션 연산 비용 및 영지식 증명 저장 비용은 절약할 수 있지만, 비용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트랜잭션 저장 비용은 개선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확장성에서 조금의 이득을 보는 것은 레이어 3를 쓰기 위한 이유로는 충분치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2–2. 레이어 2를 통한 레이어 3 간 상호운용성 확보

저희는 레이어 3의 두번째 가능성으로 레이어 3가 레이어 2 생태계의 구성원으로서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을 떠올렸습니다.

아비트럼, 옵티미즘, 폴리곤, zkSync 등의 여러 레이어 2는 이더리움 생태계 내 헤게모니를 구축하기 위해 자신들을 중심으로 한 ‘범 네트워크 생태계’를 구축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더리움의 대표 NFT 컬렉션인 BAYC, 아비트럼의 대표 게임 플랫폼 트레저다오(TreasureDAO)가 각각 자체 체인을 만든다고 발표하자, 네 개의 레이어 2는 이들을 자신의 생태계로 편입시키고자 갖은 노력을 보이며 이른바 L2 Drama를 찍었습니다. 이들은 구축하려는 생태계 모델이 조금씩 다릅니다.

  • 아비트럼은 ‘하나의 레이어 2 위에 여러 개의 레이어 3가 연결된 생태계’를 구축하려고 합니다.
  • 옵티미즘, 폴리곤은 ‘여러 개의 병렬적인 레이어 2가 연결된 생태계’를 구축하려고 합니다. zkSync는 장기적으로는 ‘여러 레이어 2와 레이어 3가 연결된 생태계’를 구축하려고 하지만, 현재는 ‘여러 개의 병렬적인 레이어 2가 연결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두 모델 중 전자의 모델이 후자의 모델에 비해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레이어 2 모델 비교>

생태계를 구축하는 레이어 2 입장에서는 확실히 전자의 모델이 이득이 됩니다. 레이어 2 시퀀서의 수익이 증대하기 때문입니다. 레이어 3의 트랜잭션들이 레이어 2를 거쳐서 레이어 1으로 전달되는데, 레이어 2의 시퀀서는 레이어 1 제출 비용의 20~25% 정도의 마진을 얻게 됩니다. 반면, 후자의 모델에서는, 다른 레이어 2가 잘 된다고 생태계의 대표 레이어 2에서 트랜잭션이 딱히 더 많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옵티미즘 슈퍼체인의 현 구조에서 베이스가 잘 된다고 옵티미즘의 트랜잭션이 증가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생태계에 새롭게 합류하는 프로젝트 입장에서는 확장성의 일부 개선하는 것으로는 전자의 모델이 후자의 모델에 비해 그리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확장성을 일부 개선하는 것으로는 특장점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레이어 2가 레이어 3의 공유 시퀀서(Shared Sequencer) 역할을 함으로써, 레이어 3 간 상호운용성을 확보하는 Layer 2 As a Shared Sequencer 모델을 새롭게 제안합니다.

3. Why Shared Sequencer?

공유 시퀀서의 정의

저희가 고안한 구조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기 전에, 우선 공유 시퀀서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현재, 모든 레이어 2는 중앙화된 시퀀서가 네트워크의 모든 트랜잭션 순서를 결정합니다. 중앙화된 시퀀서는 단일 장애 지점(Single point of Failure) 공격에 취약하며, 의도적으로 특정 트랜잭션 실행을 지연시킬 수 있어서 검열 저항성(Censorship-resistance)도 낮습니다. 이런 이유로, 시퀀서를 탈중앙화 하자는 논의가 롤업 등장 초기부터 이루어져 왔습니다. 탈중앙화 시퀀서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게 공유 시퀀서입니다. 여러 다른 네트워크의 시퀀싱을 하나의 레이어에서 담당하고, 이를 통해서 상호운용성을 확보하고자하는 접근입니다. 이종 체인 간 상호운용성 확보함으로써 자본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습니다. 네트워크 간 상호운용성이 부족하다면, 아비트라지 기회가 각 네트워크 내에서만 발생합니다. 네트워크 간 상호운용성이 확보된다면, 아비트라지 기회가 여러 네트워크를 통틀어서 발생하므로 좀 더 자본효율적인 생태계가 조성됩니다.

<시퀀서 모델 비교>

공유 시퀀서 구축의 어려움

공유 시퀀서를 구축하는 것에는 크게 두 가지 어려움이 있습니다. 첫째로, 각 네트워크는 자신의 주권이 훼손될 우려가 있어 타 네트워크와의 상호운용성을 굳이 원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둘째로, 각 네트워크마다 스펙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서로 다른 스펙의 트랜잭션을 한 곳에 모아서 처리하는 것에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이런 어려움으로 인해 공유 시퀀서 프로젝트의 많은 부분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습니다. 공유 시퀀서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은 미디엄 시리즈 에서 참고 부탁드립니다.

공유 시퀀서로서의 레이어 2

하지만, 레이어 2가 직접 공유 시퀀서가 되면 이런 어려움은 대폭 완화됩니다. 공유 시퀀서의 첫 번째 어려움이었던 주권 이슈는 레이어 2가 직접 공유 시퀀서가 되면서 해결되고, 두 번째 어려움이었던 스펙의 차이 이슈는 레이어 3들이 동일한 스펙을 사용하므로 해결됩니다.

레이어 2가 레이어 3들의 공유 시퀀서가 되는 구조를 예시를 통해 설명드리겠습니다.

이더리움이 지구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지구는 누구에게나 공평합니다. 이더리움 재단은 특정 사용자에게 ETH를 에어드랍해주거나, 특정 디앱을 마케팅해주지 않습니다. 레이어 2는 지구 위의 국가들입니다. 이더리움 위의 레이어 2는 자신의 국가를 부강하게 하기 위해 특정 사용자에게 토큰을 에어드랍해주거나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도와줍니다. 레이어 2 위의 레이어 3들은 국가 내에 지방자치단체입니다. 지방자치단체는 국가에 속해 있고, 다른 지방자체단체와 교류하는 것이 매우 쉽습니다.

일반적으로 한 시민은 국가 내 한 지역에서 활동하며, 국가 내 다른 지역과 쉽게 교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로 물건을 배송할 때는 통관 부호를 입력해야 하고 배송 기간도 오래걸리는 등 불편함이 많습니다. 이와 유사하게, 한 유저는 주로 한 레이어 3 내에서 활동하며, 같은 생태계 내 다른 레이어 3와 쉽게 교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생태계의 레이어 2와는 상호운용성이 떨어집니다.

저희 팀이 생각한 구조에서, 레이어 2는

  1. 레이어 1의 보안을 계승하며,
  2. 레이어 2의 트랜잭션을 실행하며,
  3. 레이어 3들을 위한 공유 시퀀싱을 합니다.

옵티미즘 슈퍼체인, 폴리곤 CDK 등의 ‘여러 개의 병렬적인 레이어 2가 연결된 생태계’ 모델은 3번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해당 모델은 특정 레이어 2가 공유 시퀀싱을 담당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닙니다. 이에 옵티미즘 슈퍼체인과 폴리곤 CDK는 별도의 브릿지를 만들어서 상호 운용성을 확보하려고 하지만, 공유 시퀀서가 없으면 인출 기간 때문에 상호운용성 확보가 매우 어렵습니다. 참고로, 일반적으로 인출 기간은 옵티미스틱 롤업의 경우 일주일, ZK 롤업의 경우 약 30분~1시간이 걸립니다.

아비트럼 오르빗 체인의 ‘하나의 레이어 2 위에 여러 개의 레이어 3가 연결된 생태계’ 모델은 1, 3번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해당 모델의 구조에서 레이어 2가 공유 시퀀싱을 담당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열려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아비트럼이 레이어 3 공유 시퀀싱을 담당하는 로드맵을 공개한 바는 없습니다. 게다가, 아비트럼 오르빗 체인은 AnyTrust, 셀레스티아(Celestia), 니어(Near), 아이겐 레이어(Eigen Layer) 등 이더리움이 아닌 별도의 DA 레이어를 장려하므로 레이어 1의 보안성에 의존한다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물론, 아비트럼을 DA 레이어로 쓰는 옵션도 있긴 하지만, 현재 오르빗 스택을 사용해서 빌딩하는 대부분의 팀은 확장성 때문에 별도의 DA 레이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4. Layer 2 As a Shared Sequencer

레이어 2가 공유 시퀀서로 쓰일 때의 장점을 알아봤습니다. 이어서 저희가 고안한 공유 시퀀싱 레이어 2 구조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기본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레이어 3로 자산을 입금할 때 사용하는 레이어 2 위의 브릿지는 모든 레이어 3가 공유합니다. 또한, 각 레이어 3의 트랜잭션은 모두 레이어 2의 멤풀로 제출됩니다.

저희 기본 구조는 타이코(Taiko)의 Based Rollup 구조를 참고했습니다. 단, 저희의 구조는 Based Rollup을 L1 — L2가 아닌 L2 — L3 구조로 두었으며, 레이어 2가 공유 시퀀서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각 레이어 3들이 브릿지를 공유합니다. 이를 통해 레이어 3들 간의 상호운용성을 유지하면서 수평적으로 확장 가능한 구조를 고안했습니다.

트랜잭션 플로우를 한번 따라가보겠습니다.

1. 각 레이어 3의 유저는 트랜잭션을 레이어 2 멤풀로 제출하고, 레이어 2의 시퀀서는 해당 트랜잭션들을 모아서 블록을 생성합니다. 이더리움 리서쳐 저스틴 드레이크(Justin Drake)가 언급했듯, 레이어 2의 시퀀서는 블록을 생성하기 이전에 각 레이어 3에게 먼저 약한 확정(soft confirmation)을 줄 수 있습니다.

2. 레이어 2 시퀀서는 블록을 각 레이어 3에 전파합니다. 레이어 3에서 보낸 트랜잭션들은 레이어 2의 브릿지 컨트랙트에 저장됩니다.

3. 블록은 각 레이어 3에서 실행됩니다.

4. 각 레이어 3는 블록 실행의 결과인 새로운 상태를 레이어 2의 멤풀에 제출하고, 새로운 상태는 블록에 포함되어 브릿지 컨트랙트에 게시됩니다.

5. 각 레이어 3는 새로운 상태를 UnsafeInL2에서 SafeInL2로 변경합니다. 이 때부터 해당 상태는 레이어 2에 제출된 트랜잭션을 통해 계산될 수 있습니다.

6. 각 레이어 3는 새로운 상태에 대한 증명을 레이어 2의 멤풀로 제출하고, 상태는 SafeInL2에서 FinalizedInL2로 변경됩니다. 이 때 해당 상태는 레이어 2에서 확정됩니다.

4–1. L3 간 브릿지

해당 구조에서는 레이어 3 간에 쉽게 자산을 옮길 수 있습니다. 레이어 2에 있는 브릿지 컨트랙트는 모든 레이어 3가 공용으로 사용하므로, 레이어 3 간 자산이 이동할 때 레이어 2 브릿지에 묶여있는 자산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레이어 2에서 언락되는 물량이 없어서 빠른 자산 이동이 가능합니다.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L3_A에서 L3_B로 자산을 옮기려는 유저가 레이어 2의 멤풀에 브릿지 트랜잭션을 제출합니다.
  2. 레이어 2 시퀀서는 해당 브릿지 트랜잭션을 포함한 블록을 만들고, 각 레이어 3에 전파합니다.
  3. L3_A는 받은 블록에서 자신과 관련된 트랜잭션만 실행하고, 유저의 자산이 소각됩니다.
  1. L3_A의 오퍼레이터는 유저의 자산이 소각되었다는 증명을 레이어 2의 멤풀에 제출합니다.
  2. 제출된 증명은 블록에 담기고, 레이어 2 시퀀서에 의해 실행됩니다. 이 과정에서 레이어 2 브릿지가 해당 증명을 검증합니다.
  1. L3_B의 오퍼레이터는 레이어 2의 브릿지에서 증명이 검증되었다는 메시지를 받습니다.
  2. L3_B의 오퍼레이터는 민트 트랜잭션을 레이어 2의 멤풀에 제출합니다.
  3. 레이어 2 시퀀서는 해당 민트 트랜잭션이 포함된 블록을 생성합니다.
  1. 레이어 2 시퀀서는 해당 브릿지 트랜잭션을 포함한 블록을 만들고, 각 레이어 3에 전파합니다.
  2. L3_B의 오퍼레이터는 해당 트랜잭션을 실행하고, L3_B의 브릿지에서 자산이 민트되어 유저에게 전달됩니다.

4–2. L3 간 스왑

해당 구조에서는 서로 다른 레이어 3 체인 간에 자산을 스왑하는 것도 쉽게 가능합니다. 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1. 두 유저는 서로 다른 레이어 3에서 스왑 트랜잭션을 L2 멤풀로 제출합니다.
  2. 레이어 2의 시퀀서는 두 트랜잭션을 번들로 묶어서 하나의 블록에 넣습니다.
  3. 각 레이어 3 오퍼레이터는 해당 블록을 받아서 실행하고, 이 과정에서 각 유저의 자산이 소각됩니다.
  1. 각 레이어 3의 오퍼레이터는 각 유저의 자산이 소각되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트랜잭션을 레이어 2의 멤풀에 제출합니다.
  2. 레이어 2의 시퀀서는 두 증명 트랜잭션을 번들로 묶어서 하나의 블록에 넣고, 실행합니다.
  3. 이 과정에서 레이어 2 브릿지가 증명을 검증합니다.
  1. 각 레이어 3 오퍼레이터는 레이어 2 브릿지가 증명을 검증했다는 메시지를 받습니다.
  2. 각 레이어 3 오퍼레이터는 메시지에 따라 각 레이어 3 브릿지가 자산을 민팅하는 트랜잭션을 레이어 2의 멤풀에 제출합니다.
  3. 레이어 2 시퀀서는 해당 민트 트랜잭션이 포함된 블록을 생성합니다.
  1. 레이어 2의 시퀀서는 생성한 블록을 각 레이어 3의 오퍼레이터에게 전달합니다.
  2. 각 레이어 3 오퍼레이터는 해당 블록을 받아서 실행하고, 이 과정에서 각 레이어 3 브릿지에서 자산이 민트되어 유저에게 전달됩니다.

4–3. 유동성 파편화 해결

스왑 트랜잭션을 통해 유동성 파편화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User A가 User B와 자산을 스왑하고 싶은 상황을 가정해보겠습니다. User_A가 L3_A에 갖고 있는 자산으로는 User_B의 L3_D의 자산과 스왑하기에 부족합니다. 이때 User_A는 L3_B, L3_C의 자산까지 스왑 트랜잭션으로 제출할 수 있습니다. 레이어 2의 시퀀서에 의해 해당 트랜잭션들이 번들로 묶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L3_A는 서로 다른 네트워크의 트랜잭션을 동일한 레이어 2의 멤풀로 제출하므로, 지갑에서 네트워크를 변경할 필요도 없습니다. 트랜잭션 번들링에 대해서 더 자세한 정보는 에스프레소 시퀀서의 논문을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5. 결론

지금까지 레이어 3의 의의와 레이어 2의 공유 시퀀서로서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레이어 3는 처음에 이더리움의 보안에 의존하면서도 레이어 2의 확장성을 제고하고자 논의되었습니다. 하지만, 레이어 3가 레이어 2의 확장성을 제고하는 것은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레이어 2가 레이어 3를 위한 공유 시퀀서가 되어서 레이어 3 간 상호운용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를 고안했습니다. 해당 구조에서는 다른 레이어 3 간 빠른 브릿징 및 스왑이 가능하며, 유동성 파편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저스틴 드레이크가 최근 레이어 1을 공유 시퀀서로 사용하는 레이어 2 Based Rollup 구조도 언급했으나, 해당 구조에서는 결국 레이어 2의 가스비가 레이어 1의 가스비에 좌지우지되기 때문에 확장성이 떨어집니다.

저희가 고안한 레이어 3 및 공유 시퀀싱 레이어 2 구조가 블록체인 생태계에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공유 시퀀서 프로젝트 라디우스와 에스프레소 시퀀서, 레이어 3의 가능성을 열어준 스타크웨어와 아비트럼, Based Rollup의 개념을 고안한 타이코 및 저스틴 드레이크, 그리고 전체 이더리움 생태계에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출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