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의 금융화, 그리고 자산 유동화

NFT 시장의 질적 성장을 견인할 NFT 금융화에 대한 글입니다.

Ethan Lee
Decipher Media |디사이퍼 미디어
10 min readJan 19,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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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고지: 본 글은 단순 정보 제공을 위해 작성 되었고 투자, 법률, 자문 등 어떤 부분에서도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특정 자산에 대한 투자를 추천하는 것이 아님을 밝히며, 본문의 내용만을 바탕으로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리지 마십시오.

* 본 글은 메사리의 ‘The Financialization of NFTs’, a41 Ventures의 ‘NFT를 분할해 유동화 해봅시다’를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본 시리즈는 ‘웹3 생태계의 고도화'에 대해 다루는 시리즈입니다. 시리즈는 1) 토큰 분배 방식의 고도화, 2) NFT의 금융화, 3) 검열저항성을 지닌 탈중앙 저장소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본 글은 2) NFT의 금융화에 대해 다룹니다.

1. 개요

2021년, 블록체인 시장을 견인했던 것은 누가 뭐라고 해도 NFT였습니다. NFT란 Non-Fungible Token의 약자로,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같은 대체 가능한 토큰(Fungible Token)과 다르게 대체 불가능한 고유의 토큰을 의미합니다. 이 대체 불가능성으로 인해 NFT는 디지털 자산에 대한 소유권 증명의 기능을 함과 동시에 각 NFT들이 경우에 따라 매우 높은 가치를 지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 대체 불가능성은 하나의 문제점을 낳습니다. 대체 가능한 토큰과는 달리 NFT는 개개인이 소유한 토큰이 모두 고유하기 때문에 한개의 NFT에 대한 거래가 발생하기 위해서는 소유자와 구매자가 한 쌍으로 묶여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 문제점입니다. 즉, 자산의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매우 떨어진다는 의미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람들은 NFT라는 자산에 유동성을 부여하기 위한 방법들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2. NFT 시장 구조

(NFT 기술 스택 | 출처: 메사리, ‘The NFT Stack: Exploring the NFT ecosystem’)

NFT 시장의 구조를 살펴보면 크게 8개의 스택으로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1) L-1 인프라, (2) L-2 & 사이드체인, (3) 저장소, (4) 애플리케이션, (5) 2차 애플리케이션, (6) NFT 금융화 애플리케이션, (7) 어그게이터, (8) 프론트엔드 및 인터페이스가 그것이죠. 이 중, NFT 유동화는 바로 6번 스택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습니다.

(NFT 금융화 애플리케이션 스택 | 출처: 메사리, ‘The NFT Stack: Exploring the NFT ecosystem’)

현재 NFT 금융화, 그리고 유동화를 시도하는 프로토콜들은 크게 두 가지 접근법을 택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방식에 대해서는 다음 두 섹션에서 더 자세히 살펴볼 예정입니다) 첫 번째는 바로 유동성 풀을 생성하고, NFT 보유자들이 자신들이 NFT를 볼트(valut)에 넣고 그에 대응되는 유동성을 얻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의 이점은 NFT 보유자들이 즉각적으로 유동성을 획득할 수 있고 각 NFT 종류에 따른 마켓플레이스가 생성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두 번째 방식은 NFT 분할을 하는 방식입니다. 한개의 NFT에 대응되는 일정량의 대체 가능한 토큰을 발행하여 이를 통해 거래를 활성화 하는 방식이죠. 예를 들어 1개의 크립토펑크를 납입하고 그에 대응되는 1만개의 대체 가능한 토큰을 발행하면 1개의 크립토펑크의 가격이 1억원이라고 했을 때 각 대체 가능한 토큰의 가격은 만원이 되는 식입니다. 일종의 NFT에 대한 주식을 발행하는 셈입니다. 이 방식을 따르면, NFT의 가격이 너무 비싸졌을 때 거래가 발생하지 않고 유동화를 하기 어려웠던 문제를 쉽게 해소할 수 있습니다. 거래 접근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이제부터는 각각의 방식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고 구체적인 사례들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3. NFT 유동성 풀

앞서 살펴본대로, NFT 유동성 풀을 생성하는 방식은 NFT 소유자가 볼트에 NFT를 납입하고 대체 가능한 토큰을 민팅하여 유동성을 확보합니다.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애플리케이션인 ‘NFTX’의 사례를 중심으로 더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NFTX 프로토콜 작동 방식 | 출처: 메사리, ‘The Financialization of NFTs’)

NFTX에서 NFT 보유자는 자신이 보유한 NFT를 볼트에 납입한 뒤 대체 가능한 토큰인 vToken을 민팅할 수 있습니다. 받게되는 vToken의 가치는 납입한 NFT의 가치에 비례합니다. 이 vToken은 볼트 내에 있는 다른 NFT 자산을 구매하는데 사용할 수도 있고, 추가 비용을 지불한 뒤 자신이 납입한 NFT를 회수해갈 수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vToken을 볼트에 대응되는 유동성 풀(위 예시의 경우 스시스왑의 PUNK vToken <> ETH 풀)에 스테이킹 해두면 해당 볼트에서 발생하는 모든 트랜잭션 비용 중 일부를 보상으로 획득할 수 있습니다.

이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NFT 보유자가 유동성을 즉시 획득할 수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가령 BAYC(Bored Ape Yacht Club) NFT 소유자가 급하게 현금이 필요하여 본인이 소유한 NFT를 처분해야한다고 가정 해봅시다. 만약 이 소유자가 NFTX 같은 NFT 유동성 풀 프로토콜을 사용하지 않고 오픈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처분하려 할 경우 본인이 원하는 가격에 팔 수 있다는 점은 좋으나, 이게 언제 팔릴지에 대한 예측을 전혀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NFTX를 사용할 경우, 소유자는 민팅한 vToken을 DEX등을 통해 다른 토큰으로 스왑하여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죠. 물론, 유동성이 충분하게 확보되지 않은 풀이라면 어느 정도의 가격 손실을 감수해야 합니다만 돈의 시간 가치(time value of money)를 고려해보면 충분히 감수할만한 손실일 수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NFTX는 프로토콜 내 NFT 보유량이 아래와 같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NFTX가 보유한 NFT 개수 추세 | 출처: 메사리, ‘NFTX: Enhancing NFT Liquidity’)

그러나 이 방식이 물론 장점만 있지는 않습니다. 이 방식은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습니다.

  • 먼저 직전에 언급한대로 각 풀 별로 유동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는다면 토큰 스왑 시의 가격 손실이 크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 크립토펑크, BAYC와 같은 제너레이티브 아트와 같이 컬렉션이 상대적으로 방대한 NFT의 경우 풀을 형성하기 용이할 수 있지만 컬렉션 자체가 많지 않은 NFT의 경우에는 이 풀을 형성하는 것 자체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제너레이티브 아트 외의 종류의 NFT에 확대해서 적용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 또한 제너레이티브 아트 NFT라고 하더라도, 가격 측정과 풀의 파편화 문제가 있습니다. 현재 NFTX 등은 floor price(컬렉션 내 최저 가격)을 기준으로 가치 측정을 합니다. 이 경우 같은 제너레이티브 아트라고 하더라도 희귀도가 높은 NFT를 보유한 사람은 이 최저 가격이 낮게 잡혀있는 풀에 자신의 NFT를 넣을 경우 손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NFTX 측에서는 풀에 넣을 수 있는 NFT의 조건(파라미터)를 설정할 수 있게끔 해주었지만 이는 유동성 풀이 파편화되는 또 다른 문제점을 낳을 수 있습니다. 유동성 풀이 파편화되면 앞서 언급한 토큰 스왑 시의 가격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요약하면, 유동성 풀 방식은 보유자 커뮤니티가 탄탄하고 브랜딩이 잘 된 NFT의 경우 유동화를 즉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다양한 컬렉션과 종류의 NFT를 모두 커버할 수 있는 방식은 아닙니다.

4. NFT 분할

NFT 분할은 NFT를 볼트에 락업하고 그에 대응되는 대체 가능한 토큰을 제공받는다는 점은 NFT 유동성 풀과 흡사합니다. 그러나 차이점은 각 NFT를 분할하여 대체 가능한 토큰을 발행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각각의 NFT에 대한 볼트가 생성되고 대체 가능한 토큰이 민팅되기 때문에 각각의 대체 가능한 토큰은 일종의 NFT에 대한 지분과 같은 기능을 하게 됩니다.

(크립토펑크를 분할 참고 이미지 | 출처: Fractional.art)

이 방식의 장점은 NFT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져서 구매 자체를 할 수 없었던 사람들에게 비록 일부이기는 하지만 NFT를 구매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반대로 원 NFT 소유자는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 있습니다. NFT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가치 평가가 이루어지고 운영된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NFT를 분할하여 커뮤니티 멤버들을 늘리고 기여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장기적으로 큰 이점을 제공해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여러 NFT의 그룹을 형성하여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 NFT를 쪼개서 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앞서서 살펴본 유동성 풀 방식과는 달리 확장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솔라나 체인의 NFT 분할 프로토콜, ‘브릿지 스플릿’의 예시 | 출처: a41 Ventures, ‘NFT를 분할해 유동화 해봅시다’)

상기한 장점으로 인해, NFT 분할 프로토콜인 Fractional과 Unicly는 TVL(Total Value Locked)이 꾸준히 상승해 왔습니다. NFT 유동성 풀 프로토콜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TVL을 자랑하고 있기도 합니다.

(NFT 금융화 프로토콜들의 TVL 현황 | 출처: 메사리, ‘The Financialization of NFTs’)

하지만 유동성 풀 방식과 마찬가지로, NFT 분할 역시 나름의 문제점들이 있습니다.

  • NFT 분할은 온전한 NFT를 회수하고자 하는 니즈가 발생할 시에 대한 고려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분할된 NFT만으로도 기능을 할 수 있는 NFT도 있지만 게임 아이템 NFT와 같이 하나의 완전체를 소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면 온전히 기능을 할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를 대비해 각 프로토콜에서는 온전한 NFT 전체를 필요에 따라 강제로 회수/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옵션을 만들어두어야 합니다.
  • 또한 NFT 분할의 경우 유동성 풀 방식과는 달리 즉시 유동성이 제공되지는 않는다는 점이 또 다른 문제점입니다. 온전한 전체 NFT를 판매하는 것 보다 가격이 낮은 지분을 판매한다고 하더라도 각 지분이 얼마만큼 빨리 팔릴 것인지 확신할 수 없습니다.

5. 맺으며

NFT 열풍은 현재 진행형이고,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각 게임사들은 NFT와 토큰 이코노미를 접목한 P2E 게임, 나아가 웹3 게임을 출시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으며 각종 디지털 콘텐츠 사업자, IP 홀더들은 NFT를 사용하여 자신들이 기존 사업을 어떻게 더 확장할지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 아티스트들은 NFT를 통해 자신의 작품을 판매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됐습니다. 때문에 NFT 시장의 양적 성장은 어찌보면 당연한 예측일지도 모릅니다.

여기서 우리가 더 깊게 고민해보아야 하는 것은 그러한 양적 성장과 더불어서 NFT를 온체인 상에서 더욱 다양하게 활용하고 할 수 있는 방식에 대한 연구, 즉 질적 성장에 대한 것입니다. NFT 금융화와 자산 유동화는 이러한 질적 성장을 견인할 주요 버티컬 중 하나로 앞으로 더욱 많은 주목을 받을 영역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살펴본 NFT 유동성 풀, NFT 분할 외에도 담보 대출이나 가치 측정과 같은 영역도 앞으로 더욱 활발하게 발전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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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han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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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lidator lead @A41 | Former Brand Manger @Riot Games | Hardcore gamer, Blockchain tech inves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