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2 vs. web3

한주만
Decipher Media |디사이퍼 미디어
15 min readJul 17, 2022
web3를 설명하는 우리

Author
Jooman Han
Seoul Nat’l Univ. Blockchain Academy Decipher(@decipher-media)
Devops Engineer, a41(@ a41-ventures)
Reviewed By 정재환

목차
- web3의 정의
- web3가 줄 수 있는 가치
- web2 vs. web3, 정말 대체 될까?
- 결론

Intro.

솔직한 마음으로 web3란 단어는 참 신기하다. 먼저 다른 용어들과 다르게 무엇인지 물어보면 사람마다 다른 답변을 한다. 그뿐만 아니라 정의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계속 변화하니 들을 때마다 새롭고, 어떨 때는 열린 결말로 정의를 내려 버려서 항상 궁금증은 미결로 남는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모든 매체에서 web3를 언급하고, 많은 사람이 web3에 대해서 논한다. 공통된 정의 없이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주제가 또 있을까?

또 가끔은 web3란 단어가 피곤하기도 하다. 마치 사람들은 내가 엄청난 혁신을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는 양 이 기술이 바꿔놓을 금빛 찬란한 미래를 호도한다. 심지어 일부 web3를 추구하는 사람들은(올바른 표현인지 모르겠다) 기존 기업들을 레거시 취급하며 무시하는 태도를 보인다.

장님 코끼리 우화가 생각나는 web3가 무엇인지 이 글에서 명확히 짚고 넘어가 보자. 또 기존의 web2랑은 무엇이 다른지 알아보고, 모두가 관심 갖는 이 코끼리를 어떻게 수용하면 좋을지 의견을 더해 얘기해보려 한다.

1. web3의 정의

wikipedia(2008)

먼저 web3의 정의가 왜 이렇게 서로 다른지 알아보자.

위키피디아에 의하면 web3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웹 3.0(Web 3.0)이란 컴퓨터가 시맨틱 웹 기술을 이용하여 웹페이지에 담긴 내용을 이해하고 개인 맞춤형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지능형 웹 기술을 말한다. 지능화, 개인화된 맞춤형 웹이다. 웹 3.0은 월드 와이드 웹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를 서술할 때 주로 사용되는 용어이다. (중략), 산업을 이끄는 사람들이 웹 3.0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앞으로의 인터넷 혁명의 파동에 대한 가설을 세운다.

위 페이지는 2008년에 처음 작성된 페이지다. 지금까지 들은 web3 정의와 많이 달라 보인다. 또 ‘산업을 이끄는 사람들’이 세운 ‘앞으로의 인터넷 혁명의 파동에 대한 가설’이란 문장이 눈에 띈다. 위 정의를 통해 보면 지금의 우리가 얘기하는 web3는 블록체인 산업에 있는 사람들이 세운 앞으로의 인터넷 모습이며 그들의 인터넷 혁명의 지향점이다.

위 정의는 web3 정의를 시작하는데 두 가지 시사점을 준다. 1) web3를 주장하는 주체가 블록체인 산업에 있는 사람이란 점, 2)가설이란 점이다. 가설은 전제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고 전제 조건에 해당하는 블록체인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가설인 web3 정의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시간을 축으로 블록체인 업계 사람들이 어떻게 web3를 정의하고 있는지 알아보면 web3의 정의를 좀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Messari(2021년 2월) — Web3 ELI5: What is Web3?

21년 2월, 메사리 리서치 글에서 web3의 정의를 찾아 볼 수 있다.

Web3 is about rearchitecting the existing services and products of the Internet so that they benefit people rather than entities.

Web3 is an internet that is open for all users, built on open protocols and transparent blockchain networks.

위 정의를 의역해보면 1) 기존 인터넷의 서비스/제품을 재설계하여 기업이 아닌 개인에 이롭게 하는 것, 2) 오픈 프로토콜, 투명한 블록체인 위에 만들어 진 것으로 번역할 수 있다.

이는 먼저 기업이 아닌 개인을 위한 것이란 점과 오픈 프로토콜로서 만들어질 것이란 점이 기존의 서비스 제공자들의 문법과 굉장히 다르다. 추가로 이 글에서는 또한 기존 산업이 아래 그림처럼 변할 것이라고 한 주장은 당시 이 글을 접한 필자에게는 큰 인상을 줬다.

web2 vs. web3, Messari, what is web3

이 설명에 공감하는 사람도 있고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기존 인터넷으로 대변되는 web2와 web3를 이분법적으로 정의했다는 점을 짚고 넘어가고 싶다.

a16z(2022년 5월) — state of crypto

22년 5월, a16z에서 state of crypto란 글을 작성했는데, 여기서도 web3에 대한 설명을 찾을 수 있다. 문장 몇 개를 발췌했다.

Web1: read
Web2: read + write
Web3: read + write + own

Web3 gives people property rights: the ability to own a piece of the internet. Re-information, publish the content. Web2 is read write / 4 ~ 5 companies own the internet. (Monopoly) It’s not over. We gonna change it. Democratize the ownership and content, publishing. Web3 is read write and own

필자는 정의가 단순할수록 담론이 성숙했다고 생각하는데, 1년 전보다 단순하고 명확한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 같다. 위 문장을 의역해보면 web3는 개인에게 인터넷상 재산권을 부여하며, 기업이 아닌 개인을 위한 인터넷상의 소유권의 민주화라 얘기하고 있다.

이전 메사리의 ‘인터넷을 재설계하여 기업이 아닌 개인을 이롭게 한다’는 설명과 ‘기업에 독점된 인터넷을 민주화한다’는 설명이 비슷해 보이지만 보다 명확해진 점은 이를 인터넷 재산권을 가능하게 하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이룩한다는 점이다.

Ethereum Foundation(2022)

web3에 대한 정의는 이더리움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Web 3.0: Read-Write-Own

Web3 is decentralized:instead of large swathes of the internet controlled and owned by centralized entities, ownership gets distributed amongst its builders and users.
Web3 is permissionless: everyone has equal access to participate in Web3, and no one gets excluded.
Web3 has native payments: it uses cryptocurrency for spending and sending money online instead of relying on the outdated infrastructure of banks and payment processors.
Web3 is trustless: it operates using incentives and economic mechanisms instead of relying on trusted third-parties

글은 2022년 상반기에 작성된 글인데, a16z와 동일하게 web3를 정의하고 있으며 탈중앙성, 비허가성, 무신뢰성 등을 주요 아이디어로 제시했다. 이더리움 재단에서 바라보는 web3의 주요 아이디어가 퍼블릭 블록체인과 일치하는 점이 눈에 띈다.

정리: web3란?

web3의 정의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시간순으로확인해봤다. 최근에는 이더리움 재단과 a16z의 정의가 비슷한 점을 보았을 때 어느 정도 블록체인 업계에서 바라보는 web3에 대한 정의가 수렴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 web3 = web2 + own

위의 정의를 글로 옮겨 보면, web3는 인터넷상에서 개인이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web이다. 그리고 이는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구현 가능하다고 바라보고 있다. 그렇다면 소유권이 있는 새로운 웹에서는 어떤 가치가 있을 수 있을까?

2. web3가 줄 수 있는 가치

web3가 주고자 하는 가치 메사리 web3-s-role-in-the-metaverse 글을 참고하였다. 글에서 정의한 Web3 Primitives에는 다음과 같은 9가지 요소를 정의하였다.

web3 primitives, https://messari.io/article/web3-s-role-in-the-metaverse

위 속성을 담당하는 기술을 나누자면 각 속성들은 다음과 같은 기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로 분류 할 수 있다.

  • 퍼블릭 블록체인: Open Data, Attestation, Interoperability
  • 개인 소유권: Digital Ownership, Identity, Provenance
  • 프로토콜: Composability, Programability

각 속성들을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web3가 줄 수 있는 가치는 퍼블릭 블록체인이 부여하는 가치란 점을 살펴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데이터에 접근하는데 허가 필요한 블록체인은 즉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블록체인이라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3. web2 vs. web3, 정말 대체 될까?

여기까지 웹3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 정리하였다. 글에서 꽤 도전적인 문장들이 많이 있었다. 웹3는 기업이 아닌 개인을 위한 것이며, 오픈되어 있고, 기존 인터넷을 재설계한다는 말도 있었다.

이런 설명은 명백히 현재 IT 공룡 기업 중심의 인터넷과 다른 문법을 제시하고 있으며 web2와 web3를 이분법적으로 나누고 있는 위 정의 아래에서 web2 기업은 web3를 받아드리기 힘든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자연스레 아래 질문들로 생각이 이어졌다. web2, web3 각각의 입장에서,

  • 웹2 기업(기존 기업)들이 웹3를 위한 기술을 적용할 수 있을까?
  • 웹3 프로토콜이 정말로 웹2 기업을 대체하게 될까?

위 질문의 해결을 위해 같은 영역의 web2와 web3를 비교하며 시작해보자.

web3 protocols aming to replace or compete with web2, Messari, what is web3

메사리 레포트에서는 위와 같은 장표를 제시했었다. web3 protocols aiming to replace or compete with web2 companies라는 부제로 만들어진 표이다. (각종 세션에서 많이 봤고, 꽤 많은 회사에서 참조한 표이다)

이 글이 쓰인 2021년 2월에서 벌써 1년 반 이상이 흐른 지금, 과연 이 프로토콜들이 기존의 기술들을 얼마나 따라잡았는지 확인하고자 한다.

1. Storage service (S3 vs. Arweave)

데이터 저장 서비스의 대표주자인 아마존의 S3는 Object storage로 읽고 쓰는 성능이 느린 대신 비용이 저렴한 서비스이다. Arweave는 데이터를 영원히 저장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진 서비스이며 토크노믹스가 적용된 서비스이다. 과연 이 두 개의 서비스가 위의 표처럼 변화할 수 있을까?

먼저 비용을 살펴보자.

S3 저장비용, aws pricing
Arweave 저장 비용, Arweave Pricing data

S3에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해서는 GB 당 0.025 USD 비용이 부과되며, Arweave의 경우 현재 AR 코인 가격 기준으로 약 3.323 USD 비용이 부과된다고 할 수 있다. 단순히 계산하더라도 약 132.92 배 정도 비싼 가격으로, 영원히 데이터가 저장된다는 점을 가정하더라도, 11년이 지난 이후부터 비용면에서 이점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도 Arweave와 S3를 동일선상에 두고 비교하기 어려운 요소들이 있다. Arweave는 아래와 같은 제약사항이 있다.

  • 3 MB 이상의 파일은 올릴 수 없다.
  • text/* mime 타입의 데이터만 올릴 수 있다.
  • 한 번에 한 파일만 올릴 수 있다.

따라서 위의 표처럼 S3를 대체하거나 경쟁상대로 Arweave를 언급하기에는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할 수 있다.

2. 데이터 마켓 (Snowflake vs. Ocean Protocol)

Snowflake architecture, Snowflake explained

Snowflake는 빅데이터 분석과 데이터 마켓을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빅데이터는 데이터의 사이즈 뿐만 아니라 데이터가 쌓이는 속도도 매우 빨라서 관리가 어려운 특징이 있는데, Data Warehouse, Data Lake를 이용하여 데이터 소스로부터 받은 데이터를 관리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하여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특징이 있다.

위 표에서 Snowflake에 대응되는 서비스로 같은 선상에 있는 Ocean protocol은 오픈 데이터 마켓을 지향하는 프로토콜이다. 이 또한 Snowflake를 대체하거나 경쟁상대에 있다고 얘기하기 어려운 까닭은, snowflake는 빅데이터에서 인사이트를 빠르게 도출해 유저에게 전달할 수 있는 서비스인 반면 ocean protocol은 단순히 데이터 마켓을 탈중앙화하고자 할 뿐이기 때문이다.

3. Cloud Service( AWS vs. Akash )

Akash 서비스는 탈중앙화된 클라우드 서비스로 유휴 자산에 Kubernetes 기반으로 클러스터링하여 블록체인 기반의 탈중앙화 마켓에 등록하고, 유저는 사용료를 제공하여 다른 유저가 제공한 Kubernetes 클러스터에 컨테이너 환경으로 배포한다.

AWS처럼 대형 기업과 Akash 프로토콜을 비교하는 것이 규모나 기술의 성숙도 측면에서 전혀 공정하지 않을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 컨테이너 환경의 클라우드 기술은 AWS 처럼 VM 기반의 서비스보다 적은 문제에 적용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 또한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영역이 훨씬 더 적기 때문에 대체를 논할 수 있는 서비스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21년 2월, 메사리의 글에 나온 표처럼 정말로 web3 프로토콜이 web2의 기술을 대체하거나 경쟁 상대가 될 수 있을지 1년 반이 지난 시점에서 비교해봤다.

세 가지 분야를 살펴봤을 때, 블록체인의 문제해결의 범위는 기존의 서비스 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Akash와 Ocean protocol은 블록체인을 사용해서 오픈된 마켓을 만들었단 점은 블록체인을 사용하여 줄 수 있는 가치였지만, 이를 제외하고서는 아직 web2 서비스보다 적은 문제영역을 해결할 수 있다. 또한 Storage service는 아예 비교가 불가능하기도 했다.

위의 비교를 통해 정리한 내 생각은 아래와 같다.

  1. 온체인을 통해 줄 수 있는 가치와 오프체인이 줄 수 있는 가치는 다르다. 이는 상호 배타적이지 않으며, 대체 될 수 있는 가치가 아니다.
  2. web3의 기술 성숙도는 아직 대체를 논하기에 부족하며,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영역이 다르기 때문에 대체 여부를 논하기에는 적절치 않아 보인다.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 web2 기업(기존 기업)들이 web3를 위한 기술을 적용할 수 있을까?
  • web3 프로토콜이 정말로 web2 기업을 대체하게 될까?

첫 번째 질문에 나는 못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기존 기업들이 블록체인을 통해 유효한 가치를 창출하지 못한 것은 기술의 정의가 끊임없이 변화했기 때문이고,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시장의 컨센서스가 수렴한 지금에는 각 기업의 기술적 강점 아래에 블록체인이 줄 수 있는 가치를 이해하고 포용했을 때 다가오는 web3 시대에 대응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두 번째 질문에는 나는 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web3는 웹의 수직적인 진화가 아니라 수평적인 발전이다. 지금까지 인터넷에서 없었던 소유라는 가치를 전달하고 상호운용성이라는 새로운 메타를 전달하였지만, 기존 모든 영역을 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4. 결론

기술적으로 블록체인은 단순히 분산 데이터베이스이다. 그리고 트랜잭션의 정의는 상태를 변경시키는 요청이므로, 데이터베이스의 Update 요청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비탈릭은 Endgame 글에서 L2 솔루션의 가능성 있는 장기적 미래를 언급할 때 “10,000 TPS를 갖는다면” 이라고 언급했다. 개인적으로는 이 문장 블록체인이 가지고 있는 기술의 Upper bound라 받아드렸다. (L2 솔루션에 국한될 수 있다.)

블록체인이 만약 단순히 10,000 Update / second의 요청을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로 바라본다면 이 기술은 우리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블록체인이 의미가 있는 점은 분산된 데이터베이스가 줄 수 있는 데이터의 영속성, 검열 저항성, 오픈 데이터, 상호운용성, 또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 등 블록체인만의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블록체인이 가진 분산 데이터베이스로서의 기술적 한계를 인식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노력하되 기존의 기술의 모든 면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라는 점 또한 인식해야 한다. 또한 기술의 발전을 위해 이분법적인 사고와 배타적인 태도를 버리고 포용적인 태도로 web3라는 기술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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