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앙화 시퀀서 시리즈] #3. 공유 시퀀서 (Shared Sequencers)
Disclaimer: 서울대학교 블록체인 학회 디사이퍼(Decipher)에서 탈중앙화 시퀀서를 주제로 Weekly Session에서 발표한 내용을 바탕으로 합니다. 본 아티클은 탈중앙화 시퀀서의 필요성 및 구성요소, 탈중앙화 시퀀서 프로젝트, 공유 시퀀서 등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 포함된 어떠한 내용도 투자 조언이 아니며, 투자 조언으로 해석되어서도 안 됩니다.
시리즈
- [탈중앙화 시퀀서 시리즈] #1. 탈중앙화 시퀀서의 필요성 및 구성요소
- [탈중앙화 시퀀서 시리즈] #2. 탈중앙화 시퀀서 프로젝트
- [탈중앙화 시퀀서 시리즈] #3. 공유 시퀀서 (Shared Sequencers)
목차
- 공유 시퀀서의 장단점
- 공유 시퀀서와 앱체인
- 결론
1. 공유 시퀀서의 장단점
공유 시퀀서(Shared Sequencers)는 ‘상호운용성’ 컴포넌트를 포함한 탈중앙화 시퀀서를 지칭합니다. 상호운용성 컴포넌트는 생태계 공유(Intra-rollup) 및 글로벌 공유(Global)로 분류됩니다.
- 생태계 공유: 같은 프레임워크를 쓰는 레이어 2끼리 시퀀서 공유
- 글로벌 공유: 모든 레이어 2가 시퀀서 공유
공유 시퀀서 프로젝트로는 Astria와 Espresso가 있고, ‘상호운용성’ 컴포넌트가 없는 자체 탈중앙화 시퀀서 프로젝트는 Metis와 Taiko가 대표적입니다.
공유 시퀀서의 장점
공유 시퀀서는 레이어 2가 자체적으로 탈중앙화 시퀀서를 구축하는 것에 비해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습니다.
- 단순해지는 레이어 2 구조
자체 탈중앙화 시퀀서는 시퀀서 시스템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유지 보수해야 하는 반면, 공유 시퀀서를 사용하는 레이어 2는 시퀀서 부분을 네트워크에서 제거함으로써 좀 더 단순한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재단 입장에서도 시퀀서를 네트워크에 끌어들이기 위해 별도의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 레이어 2 간 상호운용성 증대
자체 탈중앙화 시퀀서를 사용하는 레이어 2는 자체 네트워크에서 발생한 트랜잭션끼리만 상호운용할 수 있는 반면, 공유 시퀀서를 사용하는 레이어 2의 트랜잭션은 공유 시퀀서를 사용하는 다른 레이어 2의 트랜잭션과 상호운용할 수 있습니다.
레이어 2 간 상호운용성은 좀 더 자본효율적인 이더리움 생태계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자체 탈중앙화 시퀀서 구조에서는 아비트라지 기회가 각 레이어 2마다 발생하지만, 공유 시퀀서 구조에서는 아비트라지 기회가 여러 레이어 2에 걸쳐서 발생합니다. 아비트럼의 리서처 Akaki Mamageishvili는 공유 시퀀서가 단 한 명의 아비트라지 포착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장점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공유 시퀀서의 단점
하지만, 공유 시퀀서는 단점도 있습니다.
- 레이어 2의 주권 상실
자체 탈중앙화 시퀀서를 사용하는 레이어 2는 블록의 순서 결정 및 빌딩을 해당 레이어 2 내에서 관리하는 반면, 공유 시퀀서를 사용하는 레이어 2는 블록의 순서 결정 및 생성에 대한 주권이 없습니다. 이 경우 공유 시퀀서의 정책이 바뀌면 레이어 2의 정책도 같이 변경해 주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 Astria는 데이터 가용성 레이어로 Celestia를 쓴다고 했으나, 만약 미래에 Eigen Layer로 데이터 가용성 레이어를 바꾸면 Astria를 쓰는 레이어 2도 Celestia가 아닌 Eigen Layer에서 트랜잭션 배치를 읽어오도록 정책을 변경해야 합니다.
또한, 글로벌 공유 시퀀서의 경우 네트워크 별로 트랜잭션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이를 하나의 통일된 형태로 감싸고(wrap), 이들을 묶어서 하나의 블록을 만듭니다. 각 네트워크는 이 감싸진 블록을 읽어들이는데, 만약 이 감싸진 트랜잭션의 형태가 변경되면 레이어 2에서 이 트랜잭션을 읽는 방식도 변경해야 합니다.
- 레이어 2 토큰의 효용 제한
현재 레이어 2 토큰은 대부분 거버넌스 기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렇기에 레이어 2의 토큰은 무의미하고 재단이 돈을 벌기 위한 수단, 혹은 생태계 활동을 촉진하기 위한 마케팅 수단에 불과하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하지만, 검증인/증명인 및 시퀀서가 탈중앙화된다면, 이 역할들에 참여하기 위해 레이어 2 토큰을 예치하는 모델을 도입해서 레이어 2 토큰의 유틸리티를 늘릴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가자면 레이어 2 토큰의 거버넌스 기능은 매우 중요합니다. 레이어 2는 독자적인 네트워크가 아닌 이더리움에 연결된 네트워크입니다. 레이어 1에 레이어 2의 브릿지 컨트랙트가 존재하며, 해당 브릿지를 통해 Lock & Mint 방식으로 레이어 2에 자산을 예치합니다. 만약 해당 브릿지 컨트랙트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권한이 중앙화되어 있다면 재단은 사용자의 자산을 언제든 탈취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브릿지 컨트랙트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권한을 탈중앙화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때 토큰을 통해 거버넌스 탈중앙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2. 공유 시퀀서와 앱 체인
앱 체인이 대세가 된다면 공유 시퀀서는 매우 많이 쓰이게 될 것입니다. 앱 체인이 대세가 될 수 있는 가능성, 그리고 앱 체인에서 왜 공유 시퀀서가 많이 쓰일지 알아보겠습니다.
1. RaaS (Rollup-as-a-Service)
Alliance 및 Volt Capital의 모하메드 고다(Mohamed Fouda)는 앱 특화 롤업과 관련해서 흥미로운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현재 많은 RaaS(Rollup-as-a-service)가 등장하면서 누구나 쉽게 롤업을 배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습니다. 현재 사용자가 롤업을 배포하는 데에 5분도 걸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모하메드는 동일한 앱을 실행하는 여러 앱 롤업을 배포함으로써 수평적 확장성을 제고할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그는 여러 롤업을 같은 스마트 컨트랙트에 배포하고, 앱 프론트엔드 단에서는 사용자가 롤업 중 하나를 쓸 수 있도록 원활하게 안내하는 디자인을 제안합니다. 이런 디자인은 NFT 마켓 플레이스나 다른 사람과 소통할 필요가 없는 싱글 플레이 게임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NFT 마켓 플레이스가 NFT 컬렉션마다 롤업을 배포합니다. 해당 디자인에서는 특정 NFT 컬렉션의 민팅 혹은 거래가 급증하면서 가스비가 갑자기 비싸지더라도, 다른 NFT 컬렉션을 매매하는 사용자들은 가스비 폭증에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또 다른 예시는, 싱글 플레이 게임이 지역별로 롤업을 배포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RaaS인 Alt Layer는 Ottie 2048이라는 온체인 게임을 지역마다 다른 롤업을 배포해서 해당 디자인을 선보였습니다. 이런 디자인에서는 특정 지역에서 가스비가 비싸져도 다른 지역의 사용자들은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물론 사용자가 네트워크를 자주 변경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서 해당 디자인을 당장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월렛의 UX가 개선되면 충분히 도입 가능한 디자인입니다.
2. 레이어 3 (Layer 3)
비탈릭 부테린은 2022년 9월 레이어 3에 대한 생각을 자신의 블로그에 적었습니다. 비탈릭은 스타크웨어의 글을 참고해서 레이어 3의 여러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 레이어 2는 확장성을 위해, 레이어 3는 맞춤화된 기능을 위해 존재하는 경우 e.g., 범용적인 레이어 2 위의 프라이버시를 위한 레이어 3
- 레이어 2는 범용적인 확장성을 위해, 레이어 3는 맞춤화된 확장성을 위해 존재하는 경우 e.g.1, EVM을 쓰는 레이어 2 위에 다른 VM을 쓰는 레이어 3 e.g.2, 여러 데이터 형식을 압축하는 레이어 2 위에 특정 데이터 형식 압축에 특화된 레이어 3
- 레이어 2는 무신뢰성 확장성을 위해, 레이어 3는 신뢰가 약간 필요한 확장성을 위해 존재하는 경우 e.g., 이더리움의 보안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롤업 레이어 2 위에 기업에서 쓰기 적합한 발리디움 형식의 레이어 3
비탈릭이 제시한 레이어 3의 세 사용처 모두 앱 체인과 연관이 깊습니다. 그와 스타크웨어가 그리는 미래가 맞는다면, 앱 체인은 매우 많아질 것입니다.
3. 공유 시퀀서와 앱 체인
RaaS와 레이어 3는 이더리움에 많은 앱 체인이 올라가는 미래를 열 수 있습니다. 앱 체인이 이더리움에서 대세가 된다면, 공유 시퀀서가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앱 체인마다 탈중앙화 시퀀서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은 리소스의 한계로 어려울 것입니다. 또한, 하나의 게임 혹은 NFT 마켓 플레이스를 여러 레이어 2에서 운영한다면, 상호운용성이 매우 중요해집니다. 공유 시퀀서로 레이어 2 간 상호운용성이 높아진다면, 트랜잭션 실행 요청도 매우 구체화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 레이어 2의 트랜잭션이 B 레이어 2의 트랜잭션과 같은 블록에 담겨야만 실행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레이어 2 간 상호운용성은 최근 많이 언급되는 intent와 맞물려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3. 결론
1부에서는 탈중앙화 시퀀서의 필요성 및 구성요소를 다루었고, 2부에서는 탈중앙화 시퀀서 프로젝트를 소개했습니다. 3부에서는 탈중앙화 시퀀서 중 공유 시퀀서에 초점을 맞춰서 공유 시퀀서의 장단점과 미래에 대해서 글을 작성했습니다. 2024년에는 탈중앙화 시퀀서 도입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 같습니다. 내년에 해당 논의가 어떻게 진행될지 기대됩니다.
같이 탈중앙화 시퀀서를 조사한 11기 이현우님, Matter Labs의 논문을 소개해 주신 3기 최준우님, 그리고 레이어 2의 탈중앙화를 위해 노력하는 여러 팀에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