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인 없는 단기대출시장의 등장: 컴파운드 프로토콜

Lucia Kim
DECON
Published in
17 min readApr 15, 2019

암호화폐 시장은 침체임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 담보대출에 대한 수요는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국 증권 경제 미디어 블룸버그통신은 “암호화폐 시장이 약세로 전환되면서 암호화폐 담보대출이 인기”라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블록보드(Bloqboard) 리서치에 의하면, 2018년에는 약 2.51억 달러 어치의 ETH, DAI, REP 등이 대출되었다고 합니다.

암호화폐 담보대출은, 차입자가 암호화폐를 담보로 제공하고 법정화폐(예: USD) 혹은 다른 암호화폐를 차입하는 대출방식을 의미합니다. 암호화폐 담보대출에는 수탁형(custody)대출과 비수탁형(non-custody) 대출 모두 존재합니다. 수탁형은 기존 금융기관과 같이 중앙화된 수탁자(custodian) 혹은 제3자(counterparty)로부터 대출이 진행되는 반면, 비수탁형은 분산화된 대출 프로토콜로부터 대출이 진행됩니다. 그 중 비수탁형 대출은 P2P대출중개를 넘어, 중개인을 완전히 배제시킴으로써 중개수수료를 낮추고 중개인 리스크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기존 수탁형 P2P대출의 한계와 비수탁형 대출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또한 비수탁형 대출이 갖는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롭게 단기금융시장(money market) 시스템을 도입한 컴파운드 프로토콜(Compound Protocol)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컴파운드 프로토콜은 세계적인 투자회사인 베인 캐피털 벤처스(Bain Capital Ventures)와 앤드리슨 호로비츠(Andreessen Horowitz) 등이 투자하여 화제가되었으며, 작년 9월 첫 출시 이후 약 2,300만 달러 어치의 이더가 예치되어 있는 만큼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는 프로젝트입니다.

출처: unsplash

<목차>

1. 기존 수탁형 P2P 대출이 갖는 문제

2. 비수탁형 1:1매칭 암호자산담보대출과 유동성 문제

3. 유동성문제에 대한 솔루션; Compound Protocol

4. 마무리 지으며

1. 기존 수탁형 P2P 대출이 갖는 문제

P2P대출의 일반적인 의미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대출자(lender)와 차입자(borrower)를 연결해줌으로써 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개인 혹은 기업이 중금리 (약 8–12%)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반면 국내에서 시행되고 있는 대다수 P2P대출서비스는 엄밀히 따지면 ‘대출형 크라우드 펀딩’에 속합니다. 즉 다수의 개인으로부터 모아진 대출자금을 개인이나 기업, 프로젝트 등에 대출로 제공하고, 상환된 원금과 이자는 다시 투자자에게 배분해주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P2P대출회사는 1) 투자자 대신 직접 차입자에 대한 신용평가 및 대출계약을 실행하며, 2) 그 과정에서 고객의 자산(대출금, 담보자산 등)을 수탁관리합니다.

그러나 최근부터 P2P대출 회사의 부실⠂연체 문제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P2P대출 회사에서는 담보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담보가 있다는 등 허위 내용을 게시하여 많은 투자자가 피해를 본 경우가 있었습니다(참조: “20% 수익 보장” 투자 사기혐의, P2P대표 구속 기소).

위의 사례처럼 현재 P2P 대출의 구조는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을까요?

1)대출심사 및 신용/담보평가에 대한 불투명성(Opacity/Lack of Transparency)

  • P2P대출회사가 차입자와 짜고 허위 대출을 하거나, 신용 및 담보평가 부실화로 인해 투자자가 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 발생 가능

2) 자산 수탁자/업체에 대한 위험(Counterparty Risk)

  • P2P대출회사가 수탁관리하던 투자금 및 담보 등이 중간에 횡령될 수 있으며, P2P대출회사가 자진 폐업시 투자자가 잔금을 상환받기 어려움

물론 위의 상황처럼 모든 P2P 대출업체가 믿을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차입자의 선정과 자산 수탁에 관해서 투자자들은 절대적으로 중개인(P2P대출업체)을 신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중개인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대안으로 ‘비수탁형(non-custodial) 암호자산 담보대출’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2. 비수탁형 1:1매칭 암호자산담보대출과 유동성 문제

2–1. 수탁형 대출(Custodial Loan) VS 비수탁형 대출(Non-custodial Loan)

위에서 언급한 P2P대출은 수탁형 대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즉 중개인이 개인으로부터 모은 투자금을 수탁하여 이를 누구에게 대출할지, 대출이자는 얼마로 할지, 무엇을 담보로 받을지 등을 결정하고 자금을 운용하는 구조입니다. 이처럼 양당자사간 대출계약에 중개인을 쓰는 이유는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편하게 자금을 운용하기 위함도 있겠지만, 상대방에 대한 신뢰비용이 크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신뢰비용이란 서로 신뢰할 수 없는 대출자(lender)와 차입자(borrower)간 거래 시, 대출자가 차입자에게 대출금을 미리 송금했음에도 차입자가 담보 혹은 원금을 제공하지 않다거나, 반대의 경우가 발생할것을 우려하여 발생하는 비용(예: 스트레스)을 의미합니다.

반면, 블록체인에서는 비수탁형 대출의 구현이 가능합니다. 스마트계약(코드)에 의해 대출금, 담보자산의 관리 및 전달이 자동화될 수 있으며, 거래 내역이 조작불가능한 공동장부에 기록되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개인은 신뢰할 수 없는 상대방일지라도 중개인(수탁자)을 거치지 않고도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계약을 통해 대출이 이뤄지는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예를 들어, 두 주체 간에 스마트계약을 통해 30일 만기 담보 대출 계약을 맺는 상황을 가정해 봅시다. 대출자는 미리 스마트계약에 대출금을 예치해 두고, 차입자가 계약조건에 부합하는 담보자산을 스마트계약에 예치했을 시 대출금은 차입자에게 자동으로 이전됩니다. 또한 차입자가 30일(만기) 이내에 대출금을 갚기위해 스마트계약에 원금 및 이자를 예치한다면 이전에 스마트계약에 예치해놨던 담보를 되돌려 받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블록체인상에서는 대출금 및 담보자산을 수탁관리하던 중개인이 더이상 필요치 않게 되지요.

2–2. 비수탁형 대출의 장단점

비수탁형 대출의 장점은 중개인을 제거함으로써 중개인에 대한 리스크를 없애고 중개 수수료를 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몇가지 단점들도 있습니다. 대출자는 오더북(주문장부)에 올라온 대출요청건 중에 자신의 조건에 맞는 것을 직접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으며, 현재 나와있는 대다수 암호자산 대출은 ERC20표준암호자산만 지원하고 있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 중 ‘유동성 문제’ 또한 비수탁형 대출의 큰 고민거리입니다. 전통적 금융기관이 채택하고 있는 수탁형 대출시스템은 다수 개인(투자자 혹은 예금자)으로부터 끌어들인 투자금으로 구성된 유동성 풀(liquidity pool)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금융기관은 유동성 풀에 모인 자금을 통해 다양한 조건의 대출계약을 무리없이 처리합니다. 반면 1:1로 차입자와 투자자를 매칭하는 비수탁형 대출 시스템에서는 서로 대출요건이 맞는 상대방을 찾기전까지는 대출계약이 성사되기 어렵습니다.

대출 시장에서 돈을 빌리고자 하는 시점에 돈을 빌려주려는 상대방이 없으면 일시적인 자금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우며, 자금이 시급한 차입자의 경우 대출자에게 평소보다 높은 이자를 지불해야 하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자본시장에 유통되는 통화량이 부족한 것을 유동성 문제라고 합니다. 따라서 유동성이 낮으면 스마트계약의 특성으로 가능한 즉시 대출이나 낮은 대출 수수료 등의 장점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다음에 설명할 컴파운드 프로토콜입니다.

3. 유동성문제에 대한 솔루션; Compound Protocol

컴파운드 프로토콜은 ‘1:1 매칭’ 시스템이 아닌 ‘머니마켓’ 시스템을 사용해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고자 합니다. 컴파운드 프로토콜은 기존 금융수탁기관 처럼 유동성 풀을 갖고 있지만 개인은 유동성풀에 있는 자기 자산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습니다. 컴파운드 프로토콜 이용자는 앱에서 제공하는 인터페이스를 믿지 않아도 이더스캔(Etherscan)을 통해 자신의 실제 잔고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용자는 개인 키 및 퍼블릭 주소를 통해 프로토콜에 있는 자산에 대한 관리권한이 통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1. 머니마켓(Money market)이란?

<MMF를 통한 머니마켓 유동성 공급>

머니마켓의 기존 의미는 상환만기를 1년 이내로 자금을 빌려주고 빌리는 단기금융시장을 뜻합니다. 주로 은행, 증권사와 같은 금융기관이나 우량 기업이 일시적으로 자금이 부족시 단기 채권을 발행하여 신속하게 유동성을 공급 받기 위한 곳이 바로 머니마켓이지요.

머니마켓은 MMF(money market fund)로부터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펀드란 투자를 위해 모인 자금으로, MMF는 머니마켓에서 유통되고 있는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기 위해 자금이 모인 펀드입니다. 따라서 MMF에 많은 자금이 모일수록 머니마켓에 유통되고 있는 단기채권의 현금화는 빠르게 이뤄질 수 있습니다.

3–2. 컴파운드 프로토콜의 머니마켓이란?

<유동성 Pool을 통한 컴파운드 머니마켓 유동성 공급>

컴파운드 프로토콜도 기존 머니마켓과 같이 암호자산을 누구나 원하는 때에 바로 단기 대출받을 수 있는 머니마켓을 구축하고자 합니다. 이때 컴파운드 프로토콜은 머니마켓에 대해 MMF와 같은 펀드를 형성함으로써 단기 대출 시장(머니마켓)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고자 합니다.

단, 컴파운드 프로토콜은 한 나라의 화폐에 국한된 머니마켓과 달리 다양한 종류의 암호화폐를 취급하기 때문에 암호화폐 별로 머니마켓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컴파운드 프로토콜은 특정 암호자산에 대한 머니마켓별로 유동성 풀을 구축하고, 이를 충분히 유지하여야 개별 머니마켓이 잘 작동할 수 있습니다.

3–3. 컴파운드 프로토콜 머니마켓 작동 방식 및 이점

<컴파운드를 통한 대출 방식>

컴파운드 프로토콜 머니마켓이 작동하는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개인(및 기관)이 컴파운드 머니마켓에 암호자산을 맡기면 프로토콜은 해당 암호자산을 가지고 돈을 빌리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담보대출을 해줍니다. 차입자는 대출자산 총 가치의 1.5배 이상이 되는 암호자산을 컴파운드 머니마켓에 제공하기만 하면 원하는 암호자산 대출이 가능합니다. 이때 담보로 제공되는 암호자산은 여러 종류여도 무방합니다. 컴파운드 프로토콜에서는 대출을 통해 발생한 이자를 머니마켓에 암호자산을 맡긴 사람에게 분배해주는데요, 차입자가 머니마켓에 담보로 제공한 암호자산에 대해서도 이자가 쌓이는 특이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ETH와 BAT의 교환비율이 150이라 할 때, 1ETH를 빌리고자 하는 개인은 컴파운드의 BAT머니마켓에 150BAT를 제공하고 ETH머니마켓으로부터 1ETH를 대출받을 수 있습니다. 개인은 ETH머니마켓으로부터 채무이자가 쌓이는 반면, BAT를 제공한 BAT머니마켓에서는 예금이자가 쌓입니다.

이처럼 머니마켓 시스템을 차용한 컴파운드 프로토콜은 이용자가 1:1 매칭 대출에서 경험할 수 없는 여러 이점을 제공합니다.

  • 상시 이자 제공: 컴파운드 프로토콜 머니마켓에 자산을 제공한 개인은 매 이더리움 블록 간격(15초)으로 머니마켓에서 제공하는 연 이자율의 1/2102400만큼 이자가 쌓입니다.
  • 대출계약 시 마찰 제거: 컴파운드 프로토콜 머니마켓에서 대출이자율은 알고리즘에 의해 자동 결정됩니다. 또한 이용자가 컴파운드 프로토콜에 담보로 제공한 전체 암호자산의 가치가 차입금의 1.5배이상 이라면 어떤 암호자산이든 대출이 가능하므로 투자자와 협상을 거칠 필요가 없습니다.
  • 최소 지급 금액 없음: 차입자가 원하는 금액에 맞춰서 빌려줘야 하는 1:1매칭 대출과 달리, 컴파운드 이용자는 원하는 만큼만 암호자산을 컴파운드 머니마켓에 제공하면 된다.
  • 수시 입출금 가능: 1:1매칭 대출에서 투자자는 차입자가 대출금을 상환하기 전까지는 다시 투자금을 회수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컴파운드 이용자는 언제든 컴파운드 머니마켓 유동성 풀에서 자신이 예치한 자산을 출금할 수 있습니다.

3–4. Compound Protocol 유동성 조절 메커니즘

컴파운드 머니마켓이 1:1매칭 비수탁형대출보다 신속하게 단기 대출에 대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 할지라도 여전히 유동성 부족 문제는 일어날 수 있습니다.

머니마켓 방식의 잠재적 유동성 부족 문제는 언제 발생할까요?

  • 머니마켓내 대출가능한 자금 대비 대출 수요가 월등히 높을 때
  • 이용자가 차입금을 갚지 않거나 담보가 부실화 되어 담보를 통해 원금 회수가 어려운 경우가 빈번히 발생할 때

컴파운드 프로토콜은 머니마켓에서의 유동성 부족을 방지하기 위해 1) 알고리즘에 의한 이자율 조절 및 2) 담보자산 청산 두 가지 메커니즘을 사용합니다.

1)알고리즘 기반 이자율 조절 모델을 통한 머니마켓별 유동성 조절

<a암호화폐에 대한 머니마켓 이자율 조절>

컴파운드 프로토콜은 머니마켓의 암호자산 수요 공급 비율에 맞춰 이자율을 조정하기 위해 Utilization ratio를 사용합니다. Utilization ratio는 ‘현재까지 집행한 대출 액’을 ‘전체 이용가능한 대출액(신용)’으로 나눈 것(Total Debt Balance / Total Available Credit)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Utilization ratio값은 머니마켓이 대출을 제공할 수 있는 여력을 나타냅니다. 예를 들어, Utilization ratio값이 높다는 것은 머니마켓에서 제공가능한 대출액에 비해 이미 집행된 대출이 많아 앞으로 가능한 대출이 얼마 안남았음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Utilization ratio가 상승하면 대출이자율 및 예금이자율도 함께 상승합니다. 이로 인해 차입자입장에서는 이자부담이 증가하여 대출금 상환을 앞당기거나 추가 대출수요가 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자산 제공자입장에는 수익 증대의 기회이기 때문에 보다 많은 암호자산 제공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컴파운드 프로토콜은 머니마켓 이자율을 조절함으로써 유동성 부족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예금이자율 공식에 나온 ‘S(spread)’는 컴파운드 프로토콜이 가져가는 일종의 수수료율입니다. S값은 대게 10~15%정도 됩니다. 해당 수수료는 계속 축적되었다가 향후에 차입자가 제대로 대출금을 갚지 못하여 유동성위기가 올때 활용될 계획입니다.

2) 담보청산을 통한 담보 부실화 방지

컴파운드 프로토콜은 최소 담보대출비율(Collateral Ratio)을 맞추지 못하는 이용자 계정의 담보를 청산함으로써 담보 부실화로 인한 원금 손실을 방지하고자 합니다.

담보대출비율은 담보물의 가격과 대출금액의 비율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컴파운드에서 요구하는 최소 담보대출비율은 150%입니다. 따라서 컴파운드 머니마켓에서 100ETH를 차입하고자 하는 이용자는 최소 150ETH 상당의 다른 암호자산을 담보로 제공하여야 합니다. 이처럼 컴파운드 프로토콜에서 담보자산을 차입하는 자산의 가치보다 더 많이 요구하는 이유는 차입자가 원금을 갚지 못하더라도 담보를 청산(매각)함으로써 원금을 회수할 수 있게 하기 위함입니다.

그렇다면 담보대출비율은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 걸까요? 컴파운드 프로토콜에서는 담보자산과 대출하고자 하는 자산의 현재 가격 및 교환비율을 관리하기위해 가격 오라클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위원회로 구성된 가격 오라클은 상위 10개 거래소로부터 가격 정보를 가져와 자산의 가치를 결정합니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BAT토큰을 담보로 2 ETH를 빌리기고자 합니다. 가격 오라클을 통해 현재 1 BAT가 0.2$이고, 1 ETH가 150$로 정해짐에 따라 이용자는 차입금(300$)의 1.5배(450$)인 2,250 BAT를 담보로 제공해야 합니다.

담보자산의 가치 하락 혹은 차입한 자산의 가치 상승은 담보부실화를 가져와 담보를 청산하더라도 원금을 회수하기 어려워집니다. 따라서 컴파운드 프로토콜에서는 담보가치가 최소담보대출비율을 맞추지 못하는 계정을 빠르게 파악함으로써 해당 계정의 담보부실화를 방지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컴파운드 프로토콜은 ‘계정 유동성’을 매번 체크하는데요. 계정 유동성이란 이용자가 컴파운드 프로토콜에 제공한 전체 자산에서 차입금에 담보대출비율(1.5)를 곱한 값을 뺀 값을 의미합니다.

계정 유동성 = 전체 공급 자산 — 전체 차입액*담보대출비율

계정 유동성이 0이라는 것은 현재 이용자가 제공한 자산이 정확히 최소담보대출비율 맞추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계정 유동성이 적자(마이너스)인 계정은 최소담보대출비율을 맞추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추가로 담보를 제공해야 하거나 현재 제공되어져 있는 담보를 청산하여 차입액을 갚아야 합니다.

계정 유동성이 적자로 전환되면 컴파운드 프로토콜은 해당 계정의 담보 일부를 5% 할인된 가격으로 처분하여 차입금 일부를 상환함으로써 다시 최소담보대출비율 수준으로 회북시켜줍니다.

4. 마무리 지으며

이상으로 기존 수탁형 대출 및 1:1매칭 비수탁형 대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컴파운드 프로토콜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컴파운드 프로토콜은 검열저항성이라는 가치를 품고 있는 암호화폐에 머니마켓 시스템을 적용함으로써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였습니다. 하지만 컴파운드 프로토콜에도 여전히 다음과 같은 한계가 있습니다.

1)위원회에 대한 높은 의존성

: 대출에서는 담보자산과 차입자산간의 교환비율결정 및 담보 청산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두 행위 모두 모두 컴파운드 프로토콜 위원회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또한 컴파운드 위원회는 어떤 머니마켓을 중단시킬지도 결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추후 이러한 프로세스까지 모두 탈중앙화할 것이라는 것이 컴파운드의 목표입니다)

2) 모든 종류의 암호자산 대출을 제공하지 않음

: 현재 컴파운드 프로토콜에서는 몇 몇 암호자산에 대해서만 머니마켓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용자는 컴파운드 프로토콜에서 지원하는 암호자산에 대해서만 이자를 받고, 차입이 가능합니다. 담보로 제공할 수 있는 암호자산도 컴파운드에서 지원하는 암호자산에 국한됩니다.

3) 머니마켓의 예금이자율이 0일 수 있음

: 컴파운드 프로토콜의 장점 중 하나는 상시 이자 제공입니다. 반면 머니마켓에 공급 대비 대출수요가 지극히 없는 경우 해당 머니마켓의 예금이자는 0이 될 수 있습니다.

컴파운드 프로토콜이 과연 전통적 은행의 대출 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을까요? 아직까지 컴파운드 프로토콜을 이용하는 주요 사용자는 기존에 암호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 혹은 암호화폐 대출을 통해 숏/롱포지션을 취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에 불과합니다. 암호화폐 담보대출은 앞으로의 대출방식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은 확실하지만 기존 은행 및 카드사를 이용하던 대중이 암호화폐기반 금융시스템으로 넘어오기까지는 갈길이 멀었다고 생각합니다. 암호화폐에 대한 인식 및 이해, 법적 규제, 쓰임처(or 암호화폐를 받는 가맹점) 등이 현재수준보다 훨씬 개선되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컴파운드와 같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한 금융 어플리케이션이 기존 금융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에게 금융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 금융거래처리 절차를 효율화 시킬 수 있다는 점 등을 통해 앞으로 점진적으로 금융시스템에 블록체인을 접목시키고자 하는 시도와 관심은 지속될 것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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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ON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을 자문하고 있는 암호경제학 연구소로서, 실제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토큰 모델 설계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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