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적으로 책 읽기

Jeongsoo Park
6 min readAug 19, 2021

--

딥네츄럴에서는 스터디도 애자일스럽게 합니다. ‘애자일(agile)’에서 말하는, 가치 있는 것부터 점진적으로, 함께 개발해나가는 방식과 흡사 닮아있습니다.

다들 스터디 모임 한번쯤 해보셨죠? 딥네츄럴에서도 책 읽는 스터디 모임을 합니다. 그런데, 조금 색다르게 합니다.

책을 미리 읽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좋았어요.

저는 한 쳅터밖에 안읽었는데, 6–7개 쳅터를 읽은 느낌이예요.

생각보다 빡쎄지 않아서, 부담없이 참여하기 좋았어요.

딥네츄럴에서는 책 스터디를 어떻게 하는걸까요?

필요를 느끼다

정기 회고를 하면서 보니, 스터디를 하고 싶어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 엔지니어 인원은 저 때의 2배 정도 되네요)

팀 회고

그러던 어느날 애자일 코치인 김창준님 페이스북에 “원타임 북클럽“이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회사에서도 이렇게 한번 해볼까요?

스터디의 시작

백엔드, 프론트엔드, 모바일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주제는 무엇일까 고민하던 차에, 마틴 파울러의 리팩토링 2판이 Javascript로 쓰여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스터디의 시작

진행은 아래와 같이 합니다.

  1. 체크인한다.
  2. 책 읽을 곳을 선정한다. (5분)
  3. 각자 선정한 이유를 간단히 이야기한다.
  4. 각자 선정한 곳을 읽는다. (20분)
  5. 읽은 부분에 대해, 인상깊었던 점이나 적용하고 싶은 점을 각자 공유한다. (20~30분)
  6. 회고한다. (5분)

참여하신 분들과, 기존에 각자가 경험했던 스터디들에 대한 기억은 어떤지 이야기 나눠보았습니다:

  • 순차적으로 진도를 나간다.
  • 그렇기 때문에 한번 빠지면 맥락을 따라잡기 어렵다.
  • 한 쳅터도 빠짐없이 읽는다. 내가 관심 없는 부분이 있어도.
  • 책을 미리 읽어와야 한다. 미리 읽어오도록 하는 장치들이 있다. 벌금이라던지. 발제라던지.
  • 빠지지 않게 참석하게 하는 여러 강제사항들이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협력적으로 책읽기를 경험한 분들의 소감은 어떨까요?

  • 책을 미리 읽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좋았다. 미리 준비하지 않아도, 스터디 시작하는 시간부터 1시간만 내면 되니까 부담도 없고, 20분만에 매우 집중해서 읽으니 되게 많이 읽은 것 같아서 좋았다. 생각보다 빡쎄지 않아서 부담없이 참여하기 좋을것 같다.
  • 책을 읽기 위해 스터디도 참가해보고 혼자 읽은 적도 있었는데, 책이 좀 두꺼우면 읽다가 지쳐서 중간에 안읽거나 스터디가 깨지곤 하더라. 스터디 진도 나가면, ‘이 파트는 내게 중요하지 않을 것 같은데’, ‘이 부분은 지금은 관심이 없는데’ 같은 생각이 들 때 흥미를 잃게 되더라. 잠깐 보고 흥미로운 부분을 선택해서 읽을 수 있으니, 그런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생각해보면 되게 간단한 방법인건데, 좋은 방법인 것 같다.
  • 다른 분들 이야기 들으면서, ‘어, 저 부분 읽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읽었던 내용보다, 다른 분들이 인상깊었던 내용을 듣는게 더 재미있었다. 내가 안읽은 부분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시간이 단축되는 느낌이다. 나는 한 쳅터밖에 안읽었는데, 6–7개 쳅터를 읽은 느낌이다.
  • 혼자 읽고 끝나는게 아니라 공유를 해야 하니, 어느 부분이 좋았고 어느 부분을 정리해서 이야기해야 하나 생각하면서 읽게 되어 더 집중을 하게 되었다.
Courtesy or https://pixabay.com/images/id-2863724/

이러한 방식으로, 책 한권을 딱 4주에 걸쳐서 읽습니다.

이렇게 읽으면 어떤 효과가 있는걸까요? 어떤 점이 다른걸까요?

우선, 순서대로 책을 읽는 대신, 비선형적으로 읽게 됩니다. 책이 쓰여진 순서대로가 아니라, 나에게 중요하거나 관심가는 순서대로 읽게 됩니다. 내가 관심 없는 부분들은 읽지 않을 자유도 있습니다. 어느 부분이 나에게 중요한지 궁리하게 됩니다. 적극적으로 책 읽기에 임하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애자일(agile)’에서 말하는, 가치 있는 것부터 점진적으로 개발해나가는 방식과 흡사 닮아있습니다.

그리고, 혼자 읽지 않고 협력적으로 읽으니, 다른 사람들의 성찰을 통해 내용을 더 풍부하게 흡수할 수 있습니다.

‘책 한권을 4주만에 다 읽을 수 있나? 그걸로 충분한가?’라는 질문도 있었는데, 그 4주 동안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내용을 들으면서, 내가 직접 읽은 곳은 비교적 해상도가 높게 이해할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들은 곳은 약간 해상도가 낮게 기억됩니다. 하지만 전반적인 책의 내용에 대한 지형이 내 머릿속에 그려지게 됩니다. 그래서, 이 책이 과연 내가 다시 면밀하게 읽을만한 책인지 4시간만 들여서도 알 수 있고, 내가 다시 책을 읽기 시작할 때도, 책의 전체적인 지형이 머릿속에 들어있기 때문에 훨씬 수월하게 읽어나갈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지금까지 아래와 같은 책들을 4주씩 스터디해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꾸준히 4~6명의 크루들이 참석해오고 있습니다.

  • 리팩토링 (2ed)
  • 지속적인 통합
  • 클린 코드
스터디 공유판

얼마 전에는, 기술보다 개발 철학, 원칙 등을 탐구하는 스터디를 하나 더 만들었습니다. 지금 첫 책 진행중이고요, 이 스터디도 앞서 스터디와 멤버를 달리하여 7~8명의 크루들이 참석하고 있습니다.

  • 프로그래머의 길, 멘토에게 묻다 (Apprenticeship Patterns: Guidance for the Aspiring Software Craftsman)

딥네츄럴에서는 이렇게 개발자들에게 숨겨져 있는 전문성을 계발하며 실력을 갈고닦기 위한 많은 활동들을 하고 있습니다. 아래와 같은 내용들을 더 읽어보세요:

딥네츄럴은 더 나은 개발 문화를 고민하며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저희와 함께 하실 미래의 크루들을 찾고 있습니다.

웹프론트엔드 개발자에 지원해보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