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 서비스의 성장 지표 확인하기 #1

(1) 구독자 지표

Leo Yang
DelightRoom
10 min readNov 20,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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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딜라이트룸 Data Analyst로 일하는 Leo입니다. 딜라이트룸에 입사하고 꽤 낯설었던 점은, 구독 서비스의 데이터 구조가 그동안 제가 경험한 보통의 커머스와는 전혀 다르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지표 분석 프레임워크를 설계하는 부분에서도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었던 것 같아요. 가령 매출 분석을 한다고 할 때, 일반적인 커머스에서는 일자별 거래액을 구매자나 상품에 대한 여러 dimension으로 쪼개서 보는 것만으로도 꽤 의미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데요. 구독 서비스의 경우 구독자의 리텐션, 구독상품의 변화, Trial의 존재 여부 등 여러 가지 새로운 변수들을 추가로 고려해야 합니다. 구독(Subscription) 모델을 가지고 있는 서비스의 지표 분석은 어떤 프레임워크로 할 수 있을까요?

구독 서비스의 성장 지표는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 구독자(Subscriber) 중심으로
  • 매출(Sales) 중심으로

두 가지가 무슨 차이인가 궁금해하시는 분이 계실 것 같습니다. 어차피 구독자가 늘면 매출이 늘거고, 매출이 줄어든다면 그건 구독자가 감소하는 거랑 다를 바 없는데… 뭐가 다른거지? 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구독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이벤트 중 일부는 구독자와 매출 중 하나의 지표에만 영향을 미칩니다. 특정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이 두가지 지표가 항상 같이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2. 구독 서비스에서의 매출 지표는 구독자 지표 대비 미묘하게 후행하는 특성을 가집니다.
  3. 구독자와 매출의 변화가 서로 연결되지 않는 케이스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1) 특정 이벤트가 구독자와 매출 중 하나의 지표에만 영향을 미칠 수 있음

매달 1000원이 결제되는 구독 상품을 판매하는 서비스가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 신규 구독 이벤트 발생 → 구독자 1 증가. 매출도 1000원 증가.

위 경우에는 구독자와 매출이 함께 움직입니다. 하지만 다음 케이스는 어떨까요?

  • 체험 사용(Trial) 이벤트 발생 → 구독자 1 증가. 매출은 변화 없음.
  • 체험 사용(Trial) 기간 종료로 결제 이벤트 발생 → 구독자 수 변화 없음. 매출은 1000원 증가.
  • 구독 연장(Renew) 이벤트 발생 → 구독자 수 변화 없음. 매출은 1000원 증가.
  • 구독 연장 거부(Turn_off_auto_renew) 이벤트 발생 → 구독자 수 1 감소. 매출은 변화 없음. (이미 발생한 매출에 영향은 없고, 단지 향후에 결제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음)

이처럼 구독자 변화와 매출 변화가 서로 다른 시점에 트리거링 된다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구독 서비스의 건전성을 매출 중심으로만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MRR 같은 형태로 매출을 쪼개서 보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실험이나 서비스 개선의 임팩트를 측정할 때 결제건수나 매출의 변화에만 초점을 맞추면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2) 구독자 지표와 매출 지표의 시간차

구독 서비스에서의 매출 지표는 구독자 지표 대비 미묘하게 후행하는 특성을 갖습니다. 체험 사용(Trial) 유저가 생기면 일정 기간 이후에 실 구독으로 전환되면서 매출이 발생하고, 구독 연장거부 이벤트가 발생하면 일정 기간 이후에 ‘결제를 하지 않음으로써’ 매출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마이너스 매출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므로,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하는 것 자체가 좀 애매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결과적으로는 양쪽 모두 영향을 받더라도, 구독자와 매출은 트리거링 되는 시점이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3) 구독자수와 매출이 연결되지 않는 케이스

구독자수가 전혀 변하지 않더라도 매출이 변화하는 케이스를 얼마든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상품의 가격을 변화시키는 것을 들 수 있겠네요. 상품의 가격이 달라지면 구독자 수가 똑같더라도 당연히 매출이 달라집니다. 구독자들이 선택하는 상품의 옵션이 달라지는 경우도 마찬가지인데요. 구독 상품을 업그레이드하거나 다운그레이드하는 이벤트가 발생하면, 구독자 수에는 변화가 없지만 매출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진: UnsplashAustin Distel

결과적으로 구독 서비스 지표는 구독자(Subscriber)와 매출(Sales)을 각각 독립적으로 살펴보고, 각각에 영향을 미치는 선행 지표를 살펴보는 것과 함께 둘 간의 연결고리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이 중에서 구독자(Subscriber) 지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구독자 관련 지표 중 가장 핵심이 되는 지표는 무엇일까요? 많은 분들이 구독자 수 라고 생각하실 것 같은데요. 결과적으로 구독자 수가 중요한 건 맞지만, 구독자 수 자체는 저량(Stock)에 해당하는 지표이므로 단독으로 활용하기에는 해상도가 너무 낮습니다. 특정 기간 동안의 구독자 변화나 성장 기울기를 보다 직관적으로 보기 위해서는 유량(Flow)에 해당하는 구독자 수 증감(Diff) 지표를 보는 것이 더 좋습니다.

이때 유의해야 하는 점은 ‘유료’ 구독자에 대한 지표를 봐야한다는 점입니다. (Trial을 포함한 전체 구독자 수와는 다름) Trial은 아직 완전히 value-add 되기 전 사용자이므로, 유료 구독자 수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 중 하나이긴 하지만 그 자체를 유료 구독자 수와 통합해서 사용해서는 안됩니다. Trial 구독자의 증감은 유료 구독자의 증감과는 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예를 들면 Trial 구독자의 증가는 긍정적인 신호이지만, Trial 구독자의 감소는 그 자체로는 긍정/부정을 논하기 어려운 중립적인 지표입니다. (유료 구독으로 전환되면서 Trial 구독자가 감소했다면 긍정적인 지표로 볼 수 있지만, Trial 기간이 만료되면서 구독자가 감소한 거라면 부정적인 지표로 해석해야 함) 따라서 서비스가 잘 성장하고 있는지를 보는 목적이라면, Trial을 제외한 유료 구독자 수의 증감을 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냥 ‘구독자’라고만 하면 혼동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앞으로는 유료 구독자 혹은 Paid Subscriber 라는 용어를 사용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유료 구독자 수 증감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무엇일까요? 생각해보면 유료 구독자 수 증감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딱 두 가지 밖에 없습니다. (너무 당연…)

  • 신규 유료 구독자의 증가
  • 기존 유료 구독자의 이탈

신규 유료 구독자가 한 명도 없다고 하더라도, 기존 유료 구독자의 이탈이 없다면 유료 구독자 수는 변하지 않습니다. 10명의 신규 유료 구독자가 생겼고 5명의 기존 유료 구독자가 이탈했다면 최종적으로 유료 구독자 수는 5명 증가하게 됩니다. 이처럼 유료 구독자 수의 변화는 신규 유료 구독자의 증가, 기존 유료 구독자의 이탈이라는 단 두 가지 변수의 움직임으로 결정됩니다. 예를 들면 Install, SignUp, DAU, Retention, ARPU 등의 지표들은 (다른 요인들과 조합해서) 유료 구독자 수에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는 있겠지만, 그 자체가 유료 구독자 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아닙니다.

→ 결과적으로 신규 유료 구독자의 증가, 기존 유료 구독자의 이탈 이라는 두 가지 변수만 잘 쪼개서 살펴보면 유료 구독자 수의 증감을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습니다.

신규 유료 구독자의 증가는 어떻게 이루어질까요? 신규 유저(정의하기 나름이지만, 당일 앱을 인스톨한 유저라고 해 보겠습니다)가 유료 구독으로 전환되거나, 기존 유저가 유료 구독으로 전환되는 케이스로 구분해서 볼 수 있겠네요. 서비스에 따라 다르지만 신규 유저에게는 일정 기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Trial 기간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Trial을 거쳐서 유료 구독으로 전환되는 케이스와 Trial을 거치지 않고 바로 전환되는 케이스를 더 나눠볼 수도 있습니다.

기존 유료 구독자의 이탈은 어떻게 이루어질까요? 현재 유료 구독 상태인 유저들 중에서 구독을 취소하는 숫자만큼 이탈하게 됩니다. 단순히 구독 취소자 숫자를 집계할 수도 있지만, 기간에 따른 변화를 보려면 ‘구독’에 대한 Retention을 보는 것이 더 좋습니다.

이상 설명한 내용을 다이어그램으로 나타내면 위 그림과 같습니다. 이러한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구독자 지표의 건전성을 체크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지표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Flow 지표: 특정 기간 동안의 변화량을 보는 지표

[User]

  • A → 유료 구독자 증감 (유료 구독자 수의 변화. B-C 로 구할 수 있음)
  • B → 신규 유료 구독자
  • C → 유료 구독자 중 구독 취소자
  • D → 신규 Trial 구독자
  • E → 신규 유저 (가입 혹은 인스톨 등으로 기준 정의)

[Conversion]

  • 1 → Install to Paid Subscription Conversion (인스톨 대비 유료 구독 전환율. 딜라이트룸에서는 I2P 라는 용어 사용)
  • 2 → Install to Trial Conversion (인스톨 대비 Trial 전환율. 딜라이트룸에서는 I2T 라는 용어 사용)
  • 3 → Trial to Paid Subscription Conversion (Trial 대비 유료 구독 전환율. 딜라이트룸에서는 T2P 라는 용어 사용)
  • 4 → 기존 유저의 Paid Subscription Conversion (일반적으로 전환율로 집계하지만, 전환율이 매우 낮아서 변화량을 관리하기 어렵다면 절대 숫자로 집계하는 것도 괜찮음)
  • 5 → 유료 구독자의 구독 취소 (전체 유료 구독자 기준의 구독취소율을 볼 수도 있지만, 월 단위의 구독 유지율로 쪼개서 보는 것이 더 좋음)

Stock 지표: 특정 시점의 스냅샷을 보는 지표

  • F → (신규 유저가 아닌) 기존 유저 중 미구독 상태인 유저
  • G → 구독 상태인 유저

실제로 딜라이트룸에서 활용하고 있는 Alarmy 구독 대시보드는 위에서 언급한 Flow와 Stock에 해당하는 지표들을 국가별, OS별로 효과적으로 쪼개서 살펴보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유료 구독자의 일별 증감 지표를 가장 우선적으로 확인한 후, 신규 구독자 증가와 기존 구독자 감소에 대한 선행지표들을 촘촘하게 살펴볼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Alarmy 구독 대시보드 예시

이상으로 구독자에 대한 지표 분석 프레임워크를 살펴봤습니다. 개념적으로는 명확해 보이지만 실제로 이 프레임워크에 맞게 앱스토어에서 쌓이는 원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필요한 데이터 마트를 만들고, 대시보드와 지표를 정리하는 작업은 그것대로 또 쉽지 않은데요. 이 이야기는 추후에 기회가 되면 따로 정리해 볼 예정입니다. (Google Play와 iTunes Connect에서 확인 가능한 구독 관련 데이터들은 플랫폼마다 데이터 포맷, 라벨링, 상태값이 모두 다르고, 집계 기준이나 형태로 제각각이라… 이 데이터 전처리하는 과정이 꽤 험난했어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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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독 서비스의 성장 지표 확인하기 #2. 구독 매출 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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