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스톱 (non-stop)

우리 그로스 팀의 협업 문화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Stephan Seunghwan Seo
DelightRoom
8 min readNov 1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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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 조직을 이끌어가는 PO는 제품 내 문제를 발굴하고 정의하는 역할과 별개로, 팀의 리더로서 목표 지표를 동료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성장시켜 나가기 위한 팀 내 협업 문화를 구축하는 역할도 요구된다. 제품의 속성, 멤버들의 성향, 리더 개인의 강점에 따라 적합한 협업 문화는 달라질 수 있기에 꼭 정답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건, 협업 문화를 찾아서 안착시키는 것이 PO의 중요한 역할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단기적인 마일스톤을 달성하고 해산하는 팀의 PO가 아닌 이상, 지속적으로 목표 지표를 성장시켜 나가야 하는 그로스 PO 라면 본인의 팀에 꼭 맞는 협업 문화를 찾기 위해 반드시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지금 현재 딜라이트룸의 알라미 구독 그로스를 담당하는 섭스크립션 팀 (이하 ‘섭스’)의 협업 문화도 마찬가지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현재의 우리에게 걸맞은 협업 문화를 구축해 왔다. 특정 정답을 찍어놓고 달려온 것은 결코 아니며, 모든 문화가 그러하듯 나 혼자 만든 것도 결코 아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모두가 함께 최적화해온 것의 현재 시점의 결과물인 것이다.

돌아온 길을 되돌아보며, 현재의 우리의 팀 문화를 살펴보니 문득 한 단어로 표현할 수가 있었다. 가장 그 문화가 진하게 드러났던 스프린트를 회고를 하는 와중에 떠오른 단어였다. 그것은 바로 ‘논스톱’이다.

3분기 첫 스프린트 회고 중에 문득 떠오른 단어 ‘논스톱’

논스톱은 2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1. 멈추지 않고 계속 달리는
  2. 시트콤처럼 재밌는

현재 우리 그로스 팀은 논스톱의 문화를 갖고 있다.

멈추지 않고 계속 달리면서 동시에 시트콤처럼 재미있게 일하고 있다. 그 구체적인 면면들을 기록해 본다.

논스톱 #1. 멈추지 않고 계속 달리는

팀의 문화와 관련된 지난 글 “일이 되게 만드는 동료들과 일하는 행복”에서 이미 밝힌 바 있지만, 기본적으로 일이 되게 만드는 허슬링 문화가 갖춰져 있다. 지난 글에서는 뜻밖의 문제에 봉착하였을 때 우리 동료들의 남다른 대처 방식(일이 되게 만드는 방향으로의 대처)들에서 허슬링 면면들을 보였다면, 이번 글에서는 단도직입적으로 그냥 빡세게 달리는 모습들에서 허슬링 그 잡채를 볼 수 있을 것이다.

A. 도중에 막히는 길이 없다.

기획 과정에서든, 실제 개발 이후 QA 과정에서든 디자인 퀄리티를 높이기 위한, 더 확실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추가적인 요구 사항을 항상 쌍수 벌려 환영한다. 막히는 길이 있다면 뚫어서라도 갈 기세의 허슬링이다.

B. 동료가 다른 업무를 달리느라 바쁘면 내가 대신 달린다.

스프린트 2 때 쑤의 작업을 마이크가 대신 진행하였고, 그 은혜를 스프린트 3에 갚게 되어 기뻤던 쑤

문제를 해결하여 유저에게 가치만 잘 전달될 수 있다면, 그 작업을 누가 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모두가 빡세게 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믿고 있기 때문에, 동료를 대신하여 달리는 것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모두가 잘 알고 있다.

C. 스프린트 초반부터 전력으로 달린다.

스프린트가 시작되면, 앱 빌드가 쏟아진다.
그리고 쏟아지는 빌드는 당일에 모두 QA 완료된다.

플래닝 당일부터 달리기 시작한다. 초반에 천천히 웜업(warm up)을 할 법도 한데, 오히려 초반 러시가 대단하다. QA 채널이 쉴 틈 없이 크고 작은 작업들의 빌드가 우후죽순 쏟아지고 처리된다. 이때의 실시간 티키타카는 정말 짜릿하다.

D. 스프린트 작업을 다 마무리해도 멈추지 않는다.

시작부터 빡세게 달렸기 때문에 작업이 일찍 마무리되면 다음 스프린트를 위해 잠시 달리기를 멈추고 체력을 비축할 법도 한데, 오히려 다음 스프린트에 더 잘 달리기 위한 리팩토링 작업, 소소한 버그 개선 작업들을 남는 시간에 진행한다. 실제 달리기(running)의 경우에도 도중에 아예 멈춰버리면 다시 달리기가 버거워진다. 오히려 달리기 자체를 멈추지 않고 속도를 잠시 늦춰 숨을 고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지속적인 달리기에 도움이 된다. 우리 팀의 개발 작업 달리기도 어쩌면 비슷한 메커니즘일지도 모르겠다.

논스톱 #2. 시트콤처럼 재밌는

빡세게 달리는 팀의 흔한 동력은 개인적 역량 성장에 대한 갈망, 팀 퍼포먼스 증대에 대한 욕심 등 내적 동기와 성과 기반의 평가와 보상 등 외적 동기로 나뉜다. 이때 이 동력에 불을 붙여주는 효과적인 요소는 함께 일하는 ‘재미’이다. 다른 동기들은 중장기적으로 효력을 발휘하는 것에 비해, ‘재미’는 매우 단기적이고 즉시적이다. 그만큼 팀 내 생산성을 높이는 데에 자극적인 직접적인 기여를 해줄 수 있다. 그 면면들을 단편적으로나마 살펴보도록 하자.

A. 협업 과정에서 소소한 스몰톡을 섞는다.

스프린트가 시작되면 우리 팀은 얼굴을 거의 보진 않는 편이다. 스프린트 내 대부분의 협업을 슬랙으로 진행한다. 그렇다 보니 협업의 재미를 높이기 위해 오프라인 협업 시 스몰톡을 주고받는 행위와 동일하게 슬랙 상에서 소소하게나마 스몰톡을 이어가곤 하는데, 여기에 각자가 조금씩 재미 욕심을 섞기도 한다.

대화에 ‘ㅋㅋㅋ'이 빈번하다는 특징

B. 협업 완료건마다 즐겁게 자축을 한다.

기본적으로 지난 작업들의 성과 퍼포먼스에 대한 공유는 항시 진행한다. 성과가 좋지 않았던 경우는 얻게 된 레슨들 위주로 공유하고, 성과가 좋게 나온 경우에는 지표 그 자체를 대대적으로 공유하며 자축한다.

또한 아직 배포가 되지 않은 작업들의 대해서도 QA가 완료되어 작업이 다 끝난 시점마다 서로의 노고를 치하하며 소소하게 이모티콘으로 자축을 한다. 특히나 좀 더 고생을 했던 작업이 끝난 경우에는 더욱 격하게 자축을 하며 즐긴다. 이를 우리는 작업 완료 후 춤을 춘다는 의미에서 던던댄스 (Done Done Dance)라고 부른다.

C. 주기적으로 오프라인 팀 토크 시간을 갖는다.

이렇게 2주 간의 빡센 스프린트 달리기 끝나면 다 함께 모여 팀 토크 시간을 갖는다. 커피를 마실 때도 있고, 점심을 먹을 때도 있고, 저녁을 먹을 때도 있다. 스프린트 리뷰 및 회고와는 별개이며, 조금 더 캐주얼한 포맷으로 회포를 푸는 개념이다. 고정적으로 2주마다 오전 팀 토크 타임이 있고 해당 스프린트가 유독 빡셀 것으로 예상되는 때에는 저녁 타임 토크로 조정하여 일정을 잡아둔다. 보통 직전 스프린트에 대한 소회를 나누기도 하고 중장기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도 하지만, 더 가벼운 주제들 — 업계에서 벌어지는 재밌는 이야기들, OTT 콘텐츠 이야기, 개개인의 가정 및 연애 이야기 등의 비중도 적지 않다. 스프린트 플래닝, 리뷰, 회고 못지않게 우리 팀이 중요하게 챙기는 고정 시간 중 하나이다.

마치며,

논스톱 #1. 멈추지 않고 계속 달리는

A. 도중에 막히는 길이 없다.
B. 동료가 다른 업무를 달리느라 바쁘면 내가 대신 달린다.
C. 스프린트 초반부터 전력으로 달린다.
D. 스프린트 작업을 다 마무리해도 멈추지 않는다.

논스톱 #2. 시트콤처럼 재밌는

A. 협업 과정에서 소소한 스몰톡을 섞는다.
B. 협업 완료건마다 즐겁게 자축을 한다.
C. 주기적으로 오프라인 팀 토크 시간을 갖는다.

논스톱 문화의 2가지 속성 중 하나만 없어도 그로스 팀으로서의 부적합한 문화가 되고 만다.

멈추지 않고 계속 달리는데 재미가 하나도 없다면 금방 지쳐 나가떨어질 수 있다. 단기적인 성과는 낼 수 있을지언정 중장기적인 성과를 내기 힘들 수 있다. 정말 재밌기만 하고 하나도 달리질 않는다면 그건 동아리 모임이지 그로스 조직이라 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 2가지 속성이 적절히 밸런스 있게 버무려질 수 있도록 주기적인 회고가 필수적이다.

이번 스프린트는

지나치게 무리해서 달렸던 걸까?
아니면 재미 요소가 너무 부족하거나 과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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