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구독도 빌드업 해야 할 때
유저도 행복하고 매출도 행복한 구독 엔트리 전략
이전 글들에서 앱을 처음 설치한 직후에 노출시키는 온보딩 구매화면 (인트로 구매화면)의 강력한 힘의 비밀에 대해서 공유한 바 있듯, 이른 시점에 유저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것은 매출 그로스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동시에 이는 유저 사용성 측면에서는 좋지 않은 (불쾌한) 접근일 수 있고, 실제로 유저 리텐션 하락으로 이어지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꼼꼼한 A/B Test를 통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 생각보다 어려운 전략이다.
이와 달리 특정 프리미엄 기능을 사용하려 시도하는 때에 구매화면을 띄우는 것은 상대적으로 덜 불쾌한 접근이다. 유저 입장에서 어느 정도 맥락이 이해되기 때문이다. ‘아 이 기능을 사용하려면 구독을 해야 하구나.’ 이러한 접근은 유저 리텐션에 악영향을 끼치진 않지만, 반대로 구독 매출 측면에서 쏠쏠한 역할을 해내진 못한다. 해당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유저가 제법 여러 단계를 거쳐 그 맥락을 찾아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구매화면 노출 대비 전환율은 뛰어나지만, 구매화면 노출량 자체가 적은 것이 문제인 것이다.
두 종류의 엔트리포인트, 각각의 강점을 다 살릴 수 없을까?
유저의 사용 경험도 살리고, 전환율도 높이는 지점을 찾고 싶었다.
유저 사용 경험이 좋은 ‘맥락 위 깊게’에서 ‘깊게’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적절한 ‘맥락 위’에 놓이는 것이 핵심이다. 그저 유저가 특정 기능을 찾아 상대적으로 깊게 들어가기 때문에 ‘깊게’가 된 것이었다. 그래서 괜찮은 맥락을 한번 ‘얕게’ 빌드업 해보기로 했다.
맥락을 빌드업하다
이를 위해 모든 프리미엄 기능의 위치를 무작정 얕은 뎁스로 옮길 수는 없다. ‘얕은 맥락’에서도 중요한 건 ‘얕음’이 아니라 여전히 ‘맥락’이기 때문이다. 하여 먼저 적절한 맥락을 기획하기 위해, 유저들이 깊게 위치한 프리미엄 기능 화면에 들르게 된 이유, 그리고 사용하려 했던 이유가 무엇일지 조명해 보았다.
‘단순 호기심에’, ‘더 강력한 알람이 필요해서’, ‘신기해 보여서’ 등의 여러 가설 중에, ‘더 강력한 알람이 필요해서’가 가장 설득력 있어 보였다. 더 강력한 알람이 필요한 유저들이 여러 기능들을 둘러보다가 깊게 위치한 프리미엄 기능까지 도달한 것일 것이다. 그럼 더 강력한 알람이 필요한 유저를 찾아 얕은 곳으로 나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유저군을 타겟할지 어떻게 소구 할지는 미정이었지만, 하나 확실했던 것은 이것이 짧은 ‘넛지성’ 메시지가 아니라 ‘일련의 플로우’로 제공되어, 유저로 하여금 정말 ‘맥락’ 위에 놓여 있다고 느끼게끔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이에 기존에 구독 유저들에게 제공되고 있는 ‘프리미엄 온보딩’ 플로우를 재활용해보기로 했다. 당시 프리미엄 온보딩의 골자도 ‘기존 알람을 프리미엄 기능을 통해 더 강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었기에, 진행 플로우의 목적이 이번 목적과 비슷했다. 그리하여 이번 기획은 구독 직후의 ‘알람 강화 프로세스’를 구독하기 전에 맛보기로 제공하여, 알람을 강화시키는 맥락 위에 놓이게 해 보는 실험이 되었다.
방법은 간단했다. 특정 유저군에게 ‘현재 알람 파워가 부족한데, 알람을 강화시켜 보세요’라는 다이얼로그를 띄우고, 이에 응한 유저들에 한하여 위 강화 프로세스를 진행시킨다. 그리고 마지막 CTA 인 ‘이대로 알람 강화하기’를 누르면 구매화면이 뜨는 것이다.
빌드업의 효과는?
1.4배 구독 전환율 증대, 리텐션 하락 없음!
빌드업 그 효과는 대단했다. 어찌 보면 전에 없던 새로운 구독 퍼널이 추가되는 셈이라 구독 증분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기대였다. 다만 얼마나 크게 증가하느냐, 그리고 리텐션이 떨어지지 않느냐, 이 2가지가 중요했고, 그것을 결정짓는 변수가 바로 ‘얼마나 적절한 맥락인가’였던 것이다. 리텐션 하락 없이 전환율 증분이 크게 늘어난 것을 보니, 직접 알람 파워를 강화시켜 보는 일련의 과정이 유저가 놓일만한 탄탄한 맥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전체 구독 전환 엔트리 포인트 중에서 2위에 해당되는 비중을 차지할 정도…!
빌드업의 고도화
본 실험은 특정 조건을 충족시킨 신규 유저에게 제공되는 실험이었다. 여기서 ‘더 강력한 알람이 필요하지 않니?’라는 질문은 어쩌면 신규 유저보다는 알람을 최소 1회 이상 사용한 기존 유저에게 더 적합한 맥락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래저래 임팩트를 산정해 보니 타겟 모수가 넉넉해 신규 유저 못지않은 쏠쏠한 임팩트까지 예상되었다. 바로 이어서 기존 유저를 대상으로 동일한 빌드업을 재활용해보려 한다. 신규 유저와 달리 기존 유저들은 어느 정도 고착된 사용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기능을 활용한 알람 강화 맥락에 더 반응할 것이라 예상되며 (전환율 증대), 리텐션 하락의 염려도 훨씬 덜할 것이라 예상된다.
또한 빌드업 과정에서의 퍼널별 이탈률을 살펴보니 특정 구간에서 유난히 이탈이 많은 구간이 있었다. 만약 퍼널을 개선하여 빌드업의 최종 종착지인 구매화면까지 더 많은 유저가 도달하게 된다면, 이 빌드업의 임팩트는 더 커지지 않을까? 마찬가지로 임팩트를 계산해 보니 더 큰 증분의 전환율을 일궈낼 수 있으리라 기대가 되었다. 이 또한 별도의 후속 실험으로 진행해보려 한다.
두 종류의 엔트리포인트, 각각의 강점을 다 살릴 수 없을까?
유저의 사용 경험도 살리고, 전환율도 높이는 지점을 찾고 싶었다.
새로운 시도를 통해 위 질문에 대한 어렴풋한 답을 찾은 것 같다.
여기서 핵심은 유저의 문제(니즈)를 해결해 주는 맥락을 빌드업하여 적시에 먼저 다가가는 것이었다.
이때 그 맥락이 얼마나 억지스럽지 않게 매력적으로 구성되느냐가 중요하고, 노출되는 타겟 및 시점에 따라 충분히 더 매력적인 맥락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해당 변수에 대한 지속적인 최적화를 신경 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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