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파이 프로토콜 간 포지티브 섬 게임, 커브 전쟁(The Curve Wars)

와이언(Yearn), 컨벡스(Convex), 스테이크다오(StakeDAO) 그리고 커브(Curve)

Jason Ye
디스프레드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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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 프로토콜이 발전하고 다양해짐에 따라 점차 구조가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개방적이고 자유롭게 융합될 수 있는 디파이의 ‘머니레고(Money Lego)’ 특성상 프로토콜 간 매우 긴밀하게 얽혀있습니다.

디파이 프로토콜들은 높은 APY(연간 복리 이자율)를 선보이고 거버넌스 토큰을 지급함으로써 사용자들을 유도하고 서로 경쟁하고 있습니다.

최근 스테이블코인 거래를 위한 AMM(자동 시장 조성자, Auto Market Maker)유동성 풀 커브(Curve)를 중심으로 여러 디파이 프로토콜 간의 경쟁이 있었습니다. 디파이 프로토콜들이 커브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커브의 거버넌스 토큰인 CRV를 대량 구매하고 락업하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이를 두고 ‘커브 전쟁(The Curve War)’라고 부릅니다.

각 디파이 프로토콜들이 서로 CRV를 많이 락업하기 위해 경쟁했지만, 흥미롭게도 이 경쟁에서 피해를 본 프로토콜은 없었으며 경쟁의 중심에 있던 커브가 큰 긍정적인 효과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즉, 경쟁을 통해 누군가 손해를 보고 이익을 얻는 ‘제로섬’ 게임이 아닌 모두가 이익을 본 ‘포지티브 섬’ 게임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디파이 프로토콜들은 왜 커브를 두고 경쟁했던 것일까요? 바로, 커브의 작동 원리 때문입니다.

커브는 다른 AMM 프로토콜과 달리 스테이블코인 거래를 위한 프로토콜입니다. 일반적으로 AMM 프로토콜에서 유동성 공급자는 유동성을 공급하고 비영구적 손실(Impermanet Loss, IL)을 겪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커브는 스테이블코인간 거래를 주로 처리하기 때문에 유동성 공급자 입장에서는 비영구적 손실을 크게 줄임과 동시에 안정적인 거래 수수료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유동성 공급자들은 컴파운드(Compound나 Aave)의 대출 이자를 받을 수 있을뿐더러 거버넌스 토큰인 CRV를 얻게 됩니다.

따라서 커브를 통해 유동성 공급자들은 손실의 위험성이 낮고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디파이 프로토콜이 커브를 사용했던 것입니다.

커브는 현재 디파이라마(Defilama) 기준 TVL(Total Value Locked) 98억 달러로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커브 사용자들은 CRV를 락업함으로써 투표 에스크로된(Vote-Escrowed) CRV인 ‘veCRV’를 얻게 됩니다. 락업 기간은 1주일에서 4년 사이에서 설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번 CRV를 락업하는 순간 락업 기간이 만료되기 전까지는 다시 회수할 수가 없으며 veCRV를 거래할 수도 없습니다.

커브는 긴 기간의 락업을 유도하기 위해 락업한 CRV의 기간에 비례해 veCRV를 지급합니다. 4년 락업 시 1CRV 당 1veCRV를 지급하고, 2년 락업 시 0.5veCRV를, 1년 락업 시 0.25veCRV를 지급하는 구조입니다.

veCRV 홀더는 다음과 같은 권한을 얻게 됩니다.

  • 거버넌스 투표
  • 프로토콜 거래 수수료의 50%
  • 부스트된 CRV 보상 획득

이 때 부스트를 통해 유동성 공급자는 CRV 보상을 최대 2.5배까지 증폭시킬 수 있습니다. veCRV를 더 많이 보유할수록 부스트 효과가 커집니다.

현재 커브에는 전체 CRV 발행량 중 약 69%가 락업되어 있으며 평균 락업 기간은 3.67년입니다.

CRV 락업 비율 및 평균 락업 기간 (Source: Curve.fi)
CRV 발행량과 veCRV 발행량 비교 (Source: https://duneanalytics.com/banteg/misc)

특히 커브 출시 1년 후인 2021년 8월 중순부터 CRV의 인플레이션 속도가 급감합니다. 이에 따라 새롭게 발행되는 CRV의 양은 점차 감소할 것이며 각 디파이 프로토콜들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CRV를 계속해서 락업할 것입니다.

(Source: https://curve.readthedocs.io/dao-gauges.html)

디파이 프로토콜들이 커브의 부스트 기능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경쟁했습니다. 이 경쟁에는 와이언 파이낸스, 컨벡스 파이낸스, 스테이크다오 등이 참여했습니다. 각 프로토콜은 모두 veCRV를 최대한 얻기 위해 CRV를 많이 락업시키고 있습니다.

와이언 파이낸스의 TVL은 약 39억 달러 이상이며 다양한 이자 농사 전략이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디파이 사용자들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와이언의 대부분 전략들이 CRV를 락업함으로써 커브의 부스트 보상을 통해 수익을 얻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때 와이언은 최대한 많은 CRV를 락업 시키기 위해 CRV를 락업한 사용자들에게 락업된 CRV의 지분을 의미하는 ‘yveCRV’를 지급합니다.

yveCRV는 veCRV와 동일하게 커브 거래 수수료의 50%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veCRV는 거래될 수 없었지만 이와 달리 yveCRV는 스시스왑(SushiSwap)에서 거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유동성 공급자 입장에서는 CRV를 락업함과 동시에 락업한 CRV의 유동성을 얻게 되는 효과를 지니게 됩니다.

와이언을 통해 사용자들은 자본의 효율성과 수익률, 유동성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됩니다. 와이언 사용자는 CRV를 락업하지 않아도 부스트된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컨벡스 파이낸스는 5월 17일에 출시되어 출시 2주 만에 TVL 10억 달러를 달성했으며 7월 12일 현재 컨벡스 파이낸스의 TVL은 약 42억 달러입니다.

컨벡스 파이낸스는 와이언 파이낸스와 비슷하게 CRV를 락업하면 그 지분에 맞는 ‘cvxCRV’를 지급합니다. 사용자들은 cvxCRV를 스테이킹함으로써 커브 거래 수수료, 부스트된 CRV 보상, LP 볼트 실적 수수료를 얻을 수 있습니다. cvxCRV는 yveCRV와 동일하게 스시스왑에서 거래할 수 있습니다.

컨벡스 파이낸스가 와이언 파이낸스와 다른 큰 차이점도 있습니다. 컨벡스 파이낸스는 현재 프로토콜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CRV 스테이커들과 유동성 공급자들에게 컨벡스 파이낸스의 거버넌스 토큰인 CVX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얻은 CVX를 사용자들은 컨벡스 파이낸스에 스테이킹함으로써 프로토콜 수수료의 일부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컨벡스 파이낸스는 수익의 16%를 수수료로 가져가는 반면 와이언은 수익의 20%와 관리 수수료 2%를 추가로 가져갑니다. 컨벡스 파이낸스는 와이언 파이낸스와 달리 자동 파밍이 지원되지 않아 수동으로 재투자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Source: https://docs.convexfinance.com/convexfinance/general-information/tokenomics

CVX 발행량은 컨벡스를 통해 획득한 CRV 보상량에 비례하게 증가합니다. CRV에 대한 CVX의 비율은 100,000 CVX마다 감소하며 CVX의 총 공급량은 1억 개로 제한됩니다.

스테이크다오(StakeDAO)

스테이크다오는 CRV를 락업하면 이에 맞는 ‘sdveCRV’를 지급합니다. 사용자는 sdveCRV를 다시 유동성 풀에 예치함으로써 스테이크다오의 거버넌스 토큰인 SDT를 받을 수 있습니다.

(Source: https://twitter.com/StakeDAOHQ/status/1388068005934813202?s=20)

컨벡스 파이낸스는 스테이크다오가 약 2개월 동안 얻은 veCRV를 출시 이후 단 2일 만에 달성했으며 와이언 파이낸스의 veCRV를 2주일 만에 달성했습니다.

각 프로토콜별 발행되는 veCRV (Source: https://duneanalytics.com/banteg/misc)

이에 따라 스테이크다오는 자신의 프로토콜에 veCRV를 예치하는 것이 아닌 컨벡스 파이낸스로 커브풀로 마이그레이션했습니다.

경쟁을 통한 포지티브 섬

흔히들 전통 금융 시장을 누군가는 잃고 누군가는 이익을 얻는다고 ‘제로섬’이라고 칭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개방형 탈중앙화 금융 시장에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커브 전쟁’을 보았을 때 어떤 디파이 프로토콜도 경쟁에서 패배하지 않았으며 결과적으로는 모두 긍정적인 이익을 얻은 ‘포지티브 섬 게임’이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커브에서 CRV의 평균 락업 기간은 3.67년입니다. 이 기간 동안 컨벡스와 와이언과 같이 다양한 디파이 프로토콜이 커브를 통해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으며 새로운 프로토콜도 등장할 것입니다. 커브를 통한 디파이 프로토콜이 성장함에 따라 모두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된 것입니다.

와이언 파이낸스의 대부분 전략이 컨벡스 파이낸스를 통해 CRV를 락업하고 있으며, 와이언의 수익률과 TVL이 높아진다면 궁극적으로 컨벡스 파이낸스의 수익 증가와 TVL 증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디파이 프로토콜이 서로 상호작용하며 경쟁하고 있습니다. 이 경쟁에서 하나의 주체가 다른 주체들에 비해 큰 이익을 보고 있는데, 바로 CRV 보유자들입니다.

CRV 발행량과 락업량 비교 (Source: Delphi Digital)

현재 전체 CRV의 69%가 락업되어 있는데, 앞으로 CRV가 계속해서 락업됨에 따라 시장에서 유통되는 CRV 토큰이 점차 줄어들 것입니다. 동시에 잠재적인 공급량 감소도 예정되어 있어 새롭게 발행되는 CRV 양에 비해 락업되는 양이 증가하는 ‘골든크로스’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디파이 프로토콜 간의 포지티브 섬 게임이 일어날 수 있는 궁극적인 이유는 개방적이고 융합가능성을 지닌 디파이의 ‘머니 레고’ 특성 때문입니다.

이번 커브 전쟁은 이에 대한 첫 번째 사례일 뿐입니다. 앞으로 디파이 프로토콜 간의 포지티브 섬 게임이 더 많이 일어날 것이며 긍정적인 생태계가 조성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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