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에 의한 오픈소스 메타버스 게임이 등장할 수 있을까?

루트(Loot), 텍스트 기반 NFT의 가능성

Jason Ye
디스프레드 블로그
12 min readSep 6,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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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Loot) 생태계

출시 일주일만에 커뮤니티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는 NFT(Non 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바로 ‘전리품’을 의미하는 ‘루트(Loot)’입니다.

루트는 지난 8월 25일 숏 폼 형식의 비디오 플랫폼 바인(Vine)의 공동 설립자 돔 호프만(Dom Hofmann)이 올린 한 트위터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루트는 무기, 가슴, 머리, 허리, 발, 손, 목, 반지 총 8개의 장비 세트가 적힌 텍스트 형식의 NFT입니다. 총 발행량은 8,000개로 한정되어 있으며 텍스트 외에 장비의 이미지나 특성이 따로 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출시 초기 루트 NFT 발행을 위한 프론트엔드 페이지가 따로 구축되어 있지 않아 사용자들은 직접 스마트 컨트랙트를 디플로이했어야하는 수고가 있었습니다. 루트 NFT는 각각 랜덤으로 발행되었으며 각 장비의 희귀도(Rarity)에 따라 루트의 가치가 결정됩니다.

커뮤니티에서는 이러한 루트를 기반으로 해 아이템 이미지를 그리거나 던전을 만드는 등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커뮤니티의 창의성을 통해 무궁무진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커뮤니티는 자신들만의 ‘루트버스(Loot-verse)’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출처: https://twitter.com/jonjyan/status/1433205141029761026)

합성 루트(Synthetic Loot)

(출처: https://loot-talk.com/t/synthetic-loot/35)

돔 호프만은 루트 출시 후 지난 9월 2일 ‘합성 루트(Synthetic Loot)’를 공개했습니다. 이더리움 지갑 주소를 입력하면 해당 지갑에 보유한 루트의 합성 루트가 발행됩니다 .합성 루트는 기존 루트와 동일하지만 거래나 판매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기존 루트와 합성 루트를 구별하면서도 더 많은 사용자들이 루트를 활용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mLoot(More Loot)

이후 9월 5일 돔 호프만은 위 트윗과 함께 mLoot(more Loot)를 출시했습니다. mLoot는 Loot와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기존에 8,000개로 한정되어있던 Loot와 달리 무제한으로 발행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돔 호프만은 Loot 커뮤니티를 확장하고 더 많은 사용자를 유입시키기 위해 mLoot를 만들었습니다.

$AGLD(Adventure Gold)

AGLD(어드벤처 골드)는 탈중앙화 투자 플랫폼 신디케이트(Syndicate)의 윌 페퍼(Will Papper)가 처음으로 제안했으며 루트를 보유한 사람들에게 10,000개의 AGLD를 지급되었습니다. AGLD 토큰은 게임 스토리 및 기타 거버넌스를 위해 사용되는 토큰입니다. 아직 루트를 활용한 게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AGLD 토큰은 커뮤니티로부터 큰 지지를 받고 있으며 AGLD 토큰을 활용한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AGLD의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일어나지 않는 선에서 루트 생태계에 기여하는 루트 보유자 및 개발자들에게 AGLD를 분배하자는 제안이 있었습니다.

(출처: https://loot-talk.com/t/agld-design-proposal/481)

거버넌스 기능과 게임 내 유틸리티 기능을 분리하자는 제안도 있었습니다. AGLD는 게임 내 화폐로 사용하고 거버넌스 제안 및 투표에 활용할 ASLV 토큰을 새로 만드는 방식입니다. 생태계 내 경제 모델 및 AGLD의 운영 방식을 결정하는데 ASLV를 투표로 활용합니다. 이를 통해 AGLD의 인플레이션을 제한함으로써 가치 하락을 방지하고 거버넌스 토큰의 활용을 유도할 수 있게 됩니다.

(출처: https://loot-talk.com/t/agld-proposal-to-most-benefit-the-loot-ecosystem/584)

또한 2차 시장에서 거래되는 금액의 일정 부분을 로열티로 걷어 루트 보유자들과 생태계 기여자들의 지원금으로 활용하자는 제안도 올라왔습니다.

(출처: https://loot-talk.com/t/proposal-to-fund-development-and-confer-benefits-by-charging-royalty-fee/778)

이외에도 다양한 제안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으며 세부 사항은 루트 토론 포럼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0xInventory

0xInventory는 희귀도별로 루트의 각 장비를 색상으로 구분해 희귀도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도구입니다. 각 특성별로 Common, Uncommon, Rare, Epic, Legendary, Mythic 등의 희귀도를 보여줍니다. 이는 단순한 NFT의 특성을 사용자들에게 직관적으로 보여줌으로써 향후 게임 확장성을 위해 필수적인 툴이 될 것 입니다.

능력 특성(Ability Score)

루트와 비슷한 방식으로 힘, 민첩, 체질, 지능, 지혜, 카리스마 등 캐릭터의 능력에 부여될 특성이 기록된 NFT가 등장했습니다. 이는 RPG 게임에 주로 활용되는 캐릭터의 기본 능력입니다.

루트 캐릭터

8,000개의 루트를 시각화해서 이미지로 보여줍니다.

왕국

루트 왕국은 루트 보유자만 발행할 수 있으며 총 8,000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각 영역마다 도시, 지형 등이 표시되어 있으며 자원이 많은 광산과 불가사의 사원 등 희귀한 지형도 있습니다.

신성한 로브 길드

신성한 로브 길드가 적힌 루트를 보유한 사람만 가입할 수 있는 길드입니다. 길드원간의 정보 공유와 다른 개발자들을 돕는 제안을 구상합니다.

유명 인플루언서 및 VC

암호화폐 업계의 유명 인플루언서와 VC들이 루트 프로젝트를 지지하고 응원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루트가 커뮤니티에 의한 파격적인 NFT의 실험으로써 새로운 가치 창출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

대런 라우(Darren Lau)

아비첼 가그(Avichal Garg)

카일 사마니(Kyle Samani)

오픈소스 RPG 게임의 가능성

버틈 업(Bottom-Up) 방식의 가치 형성

기존 NFT 프로젝트 및 게임들은 ‘탑-다운(Top-down)’ 방식으로 가치가 형성되었습니다. 제작자들이 게임 아이템이나 작품들을 NFT로 발행하고 커뮤니티에게 공개하면서 가치가 형성됩니다. 제작자들은 NFT 보유자들을 대상으로 특별 혜택을 제공하면서 NFT의 수요를 늘리려고 합니다.

반면 루트는 ‘버틈-업(Bottom-up)’ 방식으로 가치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커뮤니티가 직접 NFT에 대한 가치를 부여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특정 서비스를 운영하는 개발자나 주체가 없으며 탈중앙화된 서비스들이 커뮤니티로부터 만들어집니다.

물론 아직은 매우 단순하고 실험적인 서비스에 불과하지만 이런 시도들이 계속된다면 새로운 방식의 커뮤니티 기반 게임 플랫폼들이 등장할 수 있습니다. 커뮤니티 스스로가 게임을 만들고 가치를 창출하는 모델은 게임의 ‘확장성’과 ‘개방성’의 측면에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RPG 게임의 시초, ‘머드 게임’과 ‘TRPG’

요즘 출시되는 게임은 고퀄리티 고사양의 그래픽과 다양한 인게임 요소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MMORPG(Massively Multiplayer Online Role Playing Game, 대규모 다중 접속자 온라인 게임)가 대세로 자리잡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20년 전 컴퓨터와 인터넷이 처음으로 보급되던 시절 탄생한 최초의 RPG 게임이 있습니다. 바로 그래픽 요소가 없고 텍스트로만 진행되는 0세대 RPG 게임인 ‘머드게임’입니다.

(머드게임 중 하나인 마법의 대륙 플레이 모습)

‘쥬라기 공원’과 ‘단군의 땅’과 같은 머드게임은 모뎀에 전화선을 꼽고 즐기던 당시 최고의 인기 게임이었습니다. 플레이어들은 그래픽없이 텍스트로만 ‘왼쪽’, ‘오른쪽’, ‘공격’과 같은 단어를 직접 타이핑하면서 게임을 즐겼습니다.

물론 지금에서야 보면 아주 단순하고 조합한 수준에 불과하지만 머드게임은 텍스트를 통해 플레이어들의 상상력을 자극시켰기 때문에 게임 몰입도와 중독성이 높은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역사가 오래된 최초의 RPG가 있습니다. 바로 1970년대에 출시된 ‘던전 앤 드래곤(D&D)’입니다.

던전 앤 드래곤은 ‘TRPG(Tabletop RPG)’의 일종으로 게임 플레이어들이 테블에 앉아 대화를 통해 진행하고 각자 맡은 역할을 연기하는 게임입니다. TRPG는 중세, 슈퍼히어로, 우주 등 다양한 세계관을 적용해 자유도가 높고 플레이어들의 상상력을 필요로 하는 게임입니다.

이처럼 지금 MMORPG의 초기 모델은 텍스트 기반의 머드게임과 테이블에서 다른 플레이어들과 소통하며 즐기는 TRPG 형식의 게임이었습니다.

루트도 게임 방식은 동일합니다. 텍스트 기반으로 시작해 커뮤니티에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며 자신만의 게임과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머드게임 및 TRPG와 달리 루트는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고 고유한 NFT라는 개념을 사용하고 있으며 게임 제작자가 아닌 커뮤니티 스스로 게임과 가치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분명 기존 게임 제작 방법과 다른 새로운 시도입니다.

머드게임과 TRPG가 발전하면서 오늘날의 MMORPG가 탄생한 것처럼, 루트가 점차 발전하면서 새로운 방식의 RPG, 커뮤니티형 게임이 탄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루트의 흥행 이후 커뮤니티가 주도하는 DAO(탈중앙화 자율 조직)형 게임에 대한 관심이 많아질 것입니다.

이는 마치 작년 이자농사 붐을 일으켰던 ‘와이언파이낸스(Yearn Finance)’의 첫 등장과 유사합니다. 와이언의 등장으로 다양한 디파이 프로토콜들이 복합적으로 결합되면서 디파이 ‘머니 레고(Money Lego)’가 구축되었습니다.

비슷한 현상이 루트에도 조금씩 일어나고 있습니다. 루트는 커뮤니티가 원하는 방향의 게임을 만들고 NFT가 서로 복합적으로 결합되는 ‘문화 레고(Culture Lego)’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1세대 NFT 프로젝트인 크립토펑크(Cryptopunk)가 수집품 NFT를 주도했고, 2세대 아트 블록스(Art Blocks)가 제너러티브 아트 NFT를 주도했다면, 3세대 루트는 커뮤니티 기반 게임 NFT 문화를 주도할 수 있습니다.

물론 루트 프로젝트가 실패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패하더라도 루트를 통해 커뮤니티가 직접 게임 콘텐츠 개발에 참여하고 서로 소통하는 개방형 형태의 새로운 시도가 이뤄지면서 NFT 시장에서 또 다른 패러다임이 형성되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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