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 봉사활동을 시작하려는 사람을 위한 작은 팁

Jay Lee
devserum
Published in
10 min readJun 6, 2024

들어가기에 앞서…

봉사활동이나 후원을 알아보고 계시는데 온갖 광고성 글에 지치셨나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시겠나요?

저도 구글에 봉사활동이나 후원 검색하면 다들 자기 단체 후원해달라는 글들, 사실상 광고성 기사가 넘쳐나기도 하고, 막상 해당 단체 들어가서 후원금 사용 보고서 보면 저와는 맞지 않는 단체들이 너무 많더라고요.

저는 어찌어찌 수소문해서 했는데 그 수고스러움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어요.

그러다 근래 들어서 봉사활동과 후원 관심 있는 분들이 생각보다 꽤 있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 그분들도 저와 같은 과정을 겪고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중립적인 글을 하나 좀 써놓으면 사람들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고 펜을 들었습니다.

Part — 1 봉사활동

우선 봉사활동을 알아볼만한 사이트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두 사이트는 서로 연계가 되기 때문에 뭐 아무거나 사용하셔도 되고요

1365사이트를 가보면 다양하게 종류별로 나옵니다.

전체 6964건이라고 나오는데요

“와! 이렇게나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니 설렌다!!”

라는 생각과 달리 “아니 이런 걸 올린다고?…” 싶은 노동착취형 봉사활동도 좀(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또 막상 보면 직장인이 평한 시간인 서울, 주말 기준으로 검색해 보면 할 수 있는게 생각보다 별로 없어요.

막상 신청하면 오라고 승인도 잘 안 해요.

저도 처음엔 이해가 안 됐는데 나중에 알게 된 거는, 이를테면 무상급식하는 곳에 가면 나름 해야 될 일이 있는데 온다고 하고 안 오면 사람이 부족해져요.

실제로 단체 소속으로 갈 때도 분명 토요일 10명 가기로 했는데 하루 전날 돼서 5명씩 빠지고 그래요.

그런데 단체가 수십 명이면 다른 사람이 대타로 메꾸면서 어떻게든 인원 채워서 가고 통솔이 되거든요.

봉사할 마음은 하나도 없는데 봉사 실적 채우려는 사람들 몇 명이 와서 드러누우면 일도 진행이 안되고요…

그래서 주말은 단체만 받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그래서 어떤 단체 소속으로 하시는 게 편해요.

여기서 단체란 뭐 대단한 게 아니고 그냥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오픈 카톡 같은 곳에 보면 삼삼오오 30~100명씩 모인 그룹들이 있거든요.

특히 보육원(고아원)은 개인이 하는 건 보육원에서도 원치 않는 눈치더라고요.

보육원은 사전교육도 필요하고 프로그램이 쭉 진행되어야 하는 건데 개인이 한 명 빠져버리면 대타가 어려운데 단체 소속이면 단체에서 어떻게든 대타 구해서 가니까 물 흐르듯이 가고요.

저는 뭐 가서 밥하고 설거지하고 전등 나간 거 고치고 그런 거 했어요.

인증 없으면 또 섭섭하죠?

자 요약해보겠습니다.

  • 1365 봉사 포털에 봉사할곳 많다.
  • 단 주말은 단체 소속 아니면 할게 별로 없다 (제기준)

Part — 2 후원

정말 고생해서 번 돈이기 때문에 온전히 잘 사용되기를 바라는 마음 너무 잘 압니다.

저도 그렇고요.

길거리에 후원해달라고 하는 분들 중 많은 분들이 일정 금액 이상의 정기후원 신청서를 받을 때 성공보수를 받기도 하고 그렇게 지급되는 돈이 사업비 명목으로 쓰이는 게 마음이 좀 그렇더라고요.

경제학적 관점에서 이해는 됩니다만 만약 후원자들이 후원처를 직접 찾아서 후원한다면 이런 일이 없겠죠.

우선 시도해 볼법한 건 공인 법인의 점수를 매기는 사이트 가이드 스타를 참조하는 방법입니다.

여기서 별 3개를 고르면 약 50개 정도 나오는데요 이 중에서 하나하나 뜯어보는 수밖에 없어요.

어떻게 뜯어보냐?
공익법인안내 포털 들어가서 국세청에 제출한 자료 뜯어보는게 그나마 객관성 있게 하는 방법인거 같더라고요.

그런데 좀 큰 단체는 실제로 사용 내역을 제대로 뜯어볼 수가 없어요. 뭐랄까… 그냥 열심히 광고 내보내서 돈 모은 다음에 그 돈을 다시 다른 단체들에 나눠주는 게이트웨이 역할같이 되어있어서 국세청 자료 뜯어봐도 어느 단체에 줬다 이런 식으로 만 되어있지 그 돈이 정말 뭘 했는지는 자세히 안 나옵니다.

최초 제가 후원한 단체가 A라고 하면 A는 그걸 B, C, D 단체에 얼마 줬다 딱 이 정도만 나오고요 해외 지부 송금했다 이거는 내역을 정말 알 방법 없거든요.

그리고 후원금을 다시 다른 단체에 보낼 정도 단체는 그런 단체들, 이를테면 길거리나 티비 광고 나오는 규모의 단체는 사실 이미 충분히 돈이 많기도 하고 국내가 아니라 해외로 보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제 후보군에서는 제외됐어요.

저는 배곯는 사람이, 정말 몇만 원이 없어서 작은 병을 치료 못해서 큰 병으로 키우는 사람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거든요.

그래서 직접 발품을 팔기로 했는데 저의 기준은

  1. 운영 주체가 (제 기준)투명하고
  2. 운영 하는 리더가 (제 기준)청렴해야한다.
  3. 가급적 국내 타켓
  4. 배고프고 아픈 사람들 (사회 안전망으로써의 역활)

이었습니다.

그러다가 평소에 눈여겨봤던 곳들을 후보로 추려봤고요

제가 행여라도 한 군데만 후원했으면 뒷돈 받고 글 쓴걸로 의심될 수도 있겠지만 다행히도 오늘 언급할 곳은 아무런 관계가 없는 각기 다른 4군데를 정확하게 같은 금액으로 나눠서 했습니다.

그중에 두 군데는 무상급식 단체인데요

시대가 어느 때인데 무상급식을 하냐?

일 안 하는 자 먹지도 말아야 하는 거 아니냐?

하실 수도 있겠지만…

2022년 기준 대한민국 기초수급자는 245만명에 달합니다. — 출처 통계청

그런데 사회 안전망이라는 게 항상 완벽할 수가 없어서 사각지대가 있거든요.

그런 사각지대를 메꾸는 단체들을 찾아보고 후원했어요.

현금으로 후원하기

1.안나의 집 — 무상급식

안나의 집은 너무 유명하죠. 1990년도에 한국으로 오신 김하종(빈첸조 보르도)신부님께서 시작한 무상급식 단체인데 2015년에는 대한민국 정부에서 특별 귀화를, 2019년에는 국민훈장을 수여할만큼 인정받는곳 입니다.

인간극장에도 나왔어서 유튜브 링크도 걸어봅니다~

특정 단체를 홍보하는 목적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기부금 영수증을 첨부합니다.

2.밥퍼 (다일복지재단) — 무상급식

밥퍼는 최일도 목사님께서 1988년 식학대학원생때부터 시작하신 무상급식 단체입니다.

근래에는 청량리 일대가 재개발 되면서 유해시설로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고 하네요.

이해는 됩니다만 잘 해결됐으면 좋겠네요.

다만 최근에 기부금 일부를 종교시설(목사 훈련원)에도 사용해서 조금 논란이 있기는 합니다.

다만 세가지 이유로 후원을 결정했는데요

  1. 2010년 목사를 그만두기 전까지 교회 헌금을 무상급식등으로 어려운 사람을 돕는데 사용했던점으로 미루어 볼때 종교시설에서 교육을 받은 목사나 신자들이 다시 헌금으로 환원하는 선순환을 고려할때 득이 더 많다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2. 현재 암 투병중임에도 불구하고 밥퍼를 그만두지 않고 계시기도 하구요
  3. 서울시에 밥퍼(다일복지재단)에 기부금 사용처 민원을 제기한 시점이 청량리 일대 재개발 이후 민원이 들고오기 시작하고 나서인점을 볼때 정황상 좀 그렇죠.

그래서 나름 생각해보고

“제가 낸 돈은 오롯이 무상급식에만 사용해 주십시오” 하고 아예 목적을 분명히 하고 후원을 했어요.

마찬가지로 특정 단체를 홍보하는 목적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기부금 영수증을 첨부합니다.

3.성가복지병원 (사회복지법인 성가소비녀회) — 무료병원

성가복지병원은 천주교 수녀님들 그리고 후원자분들, 봉사자분들의 힘으로만 운영되는 무료병원이에요.

수녀 평균 연봉이 1300만 원 남짓으로 아는데… 그 돈을 아껴서 저 복지 병원에다가 들이붓고, 부족한 건 또 몸으로 메꾸는 거죠. 후원자 없으면 병원이 돌아가질 않아요.

병원 옷도 전국에서 쓰다 남은 병원 옷으로 쓸 정도로 정말 최대한 아껴가면서 진짜 치료가 절박한 사람들 치료하는 그런 병원이요.

한국은 건강보험 제도가 있는데 왜 이런 게 필요하냐? 하실 수도 있겠지만…

2019년에 경찰이 예비군법 위반한 남성 체포하러 가니까 다리 철심을 제때 못 뽑아서 곪아있어서 치료해 준 게 뉴스에 나온 적이 있죠.

이런 분들이 찾을 수 있는 곳이 성가복지병원입니다.

사회의 마지막 보루라고 할까요…

최근에 티비에도 나왔더라고요~

마찬가지로 특정 단체를 홍보하는 목적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기부금 영수증을 첨부합니다.

4.아름다운가게

아름다운가게는 기부된 물품을 판매하고 수익금을 소외계층 지원, 긴급구호등에 지원하는 단체인데요, 위에 언급했었던 가이드스타 6년 연속 만점 받을정도로 나름 투명하게 운영되는것 같더라고요.

특정 단체를 홍보하는 목적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기부금 영수증을 첨부합니다.

현물로 후원하기

위에 언급한곳들은 현금으로 후원한 것이지만 현물로 하는것만큼 확실한게 또 없죠!

아니면 이 글을 보시는 분이 빵집을 하고 계실수도 있고 쿠키를 만드실수도 있고요.

그래서 소개 해드리자면 지인들과 함께 명절때마다 보육원에 후원을 하고 있는데요

특히 금전적인 지원보다는 저희가 보내는게 오롯이 그대로 사용되길 바라는 마음에 음식으로 보내고 있어요.

아래 사진은 지인들하고 보냈을때 보육원장님이 보내주신 인증샷입니다~

  1. 음식같은거 현물로 보낼때는 냉장고가 작거나 꽉 차있을수도 있기 때문에 미리 문의하셔야해요!
  2. 주소는 ‘보육원’ 적지말고 그냥 주소 적으시고 받는분 번화번호 미리 확보하세요!
  3. 명절같은때 보내실거면 최소 2주전 결제완료 추천해요.
    인터넷 판매자 분들은 보통 중간유통이라 주문양이 많으면 발주 넣어서 받으시는데 시간이 걸릴때도 종종 있더라구요.

마무리

후원 하는게 아깝지 않냐 너나 맛있는거 사먹지 그러냐 하는 분들도 있는데

내일 만약 출근길 혹은 퇴근길에 교통사고로 어처구니 없게 죽으면 그돈 가져가지도 못하는데… 생각도 들고요.
출근길에 맥북 떨궜는데 하필 애플케어도 가입 안했다고 생각하면 편합니다.
(하지만 전 정말로 맥북을 떨어트리지 않았다구요!!!)

혹시 압니까? 제 삶에 힘든 순간이 올때 제가 후원한 곳으로부터 도움을 받게될지.

여튼 마무리 하자면 제가 언급한 단체들 아니더라도 여러분들의 기준에서 여러분들 주머니 사정에 맞게 후원하시면 돼요!

여러분들의 체력이 허용하는 한에서 봉사활동 하시면 되고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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