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알에 숨겨진 UX 이야기

SH to the Moon
user spoon, The ResearchOps
6 min readSep 26, 2023

안녕하세요, 디비디랩에서 UX 관련 연구 및 자동화 업무를 맡고 있는 제품팀의 문승희입니다 😎
오늘은 가벼운 UX 이야기를 가져왔는데요, 우연히 알게 된 거북알 아이스크림에 대한 흥미로운 내용을 UX 관점에서 살펴보았습니다.

여러분! 혹시 거북알 아이스크림을 아시나요? 🙋‍♂️

거북알은 맛도 맛이지만 다른 쭈쭈바들과는 다른 독특한 형태로 디자인되어 있죠.
이 독특한 디자인의 거북알에는 한 가지 단점이 있습니다.

거북알을 한 번 먹어보셨다면 아실만한, 천연고무의 수축력 때문에 용기를 누르지 않아도 아이스크림이 계속 나와 한 번 먹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는 점이죠!

모든 디자인에는 장단점이 있는 법입니다.
한 번 먹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는 것이 거북알의 단점이라면, 장점은 무엇일까요?
이런 디자인을 선택한 롯데삼강의 의도가 무엇일까요?

바로 고객에게 부드러운 맛의 고급 아이스크림을 제공하기 위함이었다고 합니다 🤤
(참고 기사 : https://www.insight.co.kr/news/206305)

당시 일명 ‘쮸쮸바’로 불리던 펜슬류 제품에 고급 아이스크림을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일반 펜슬 용기에 아이스크림을 넣고 손으로 내용물을 밀면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이 딱딱해지기 때문에 고급 아이스크림의 맛을 헤치는 문제가 있었다고 해요.
(부드러운 눈을 뭉치면 딱딱해지는 것과 동일한 원리죠!)

롯데삼강 측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천연고무의 수축력을 활용해 아이스크림이 용기 내부에서 자동으로 나오도록 하여, 고급 아이스크림의 부드러움과 풍미를 유지했습니다.

거북알은 ‘편리하게 먹는 경험’과 ‘고급 아이스크림의 풍미’ 중에 후자를 택한 것이죠.
저도 그 맛을 잊지 못해 지금도 종종 거북알을 찾아 먹습니다. 😝

이렇게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줄 것인지 선택하고,
기획한 경험을 잘 전달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사용자경험(UX) 설계의 핵심입니다.
꼭 웹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이 아니더라도, 우리 삶의 곳곳에서 UX를 찾아볼 수 있어요.
Diby는 이러한 UX를 UX 포지션 분석 기법을 통해 더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측정하고 있습니다.

UX 포지션 분석 기법을 통해 살펴본 거북알

거북알을 먹는 과정은 먹기 불편해서 나쁜 경험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고,
풍미가 느껴진다고 해서 좋은 경험이라고 규정할 수도 없습니다.

UX는 주관적이기 때문에, 아이스크림에서 풍미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거북알을 먹는 과정이 좋은 경험일 것이고, 아이스크림을 편하게 먹고 싶은 사람에게는 거북알을 먹는 과정이 나쁜 경험일 거예요.

그래서 Diby는 단순히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위치’를 활용해 분석하며 이때 2개의 축으로 구성된 그래프에 기업이 의도한 UX와 고객이 인식하는 UX를 배치합니다.
그리고 기업이 의도한 경험의도한 고객에게 잘 전달되고 있는지를 측정하죠.

(X축: 즐거운 경험 ↔ 유용한 경험 // Y축 : 시스템 주도 ↔ 사용자 주도)

Diby의 UX 포지션 맵 및 각 축에 대한 설명

거북알의 사례로 UX 포지션 분석을 살펴볼까요?
제품과 사용자가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사용자가 스스로 느끼기에 주도권이 시스템/제품에 있다고 여기는지, 본인에게 있다고 여기는지에 따라 Y축 상의 위치가 달라집니다.

  • 사용자 주도적인 UX는 서비스의 주도권이 ‘사용자’에게 있으며,
    사용자에게 커스터마이징 옵션이 제공되거나 원하는 난이도로 설정을 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 시스템 주도적인 UX는 서비스의 주도권이 ‘시스템’에 있으며,
    사용자 입장에서는 선택을 할 수 없거나, 할 필요가 없다고 여깁니다.
    이때 사용자는 시스템의 안내에 따라 정해진 flow를 경험하거나, 시스템이 사용자의 상태를 먼저 인지하고 사용자에게 맞는 인터페이스나 경험을 제공합니다.

거북알의 디자인은 ‘사용자 주도’와 ‘시스템 주도’ 중 ‘시스템 주도’에 가깝습니다.
직접 아이스크림을 먹는 시점이나 양을 조절하기보다는 주어진 운명(?)에 따라 아이스크림을 받아먹어야 하니까요!

풍미를 지키기 위해 먹는 양을 조절하는 주도권을 사용자에게 양도하지는 않았지만,
주도권을 가져갔음에도 불구하고 나오는 속도나 양을 최적화하지 못한 점이 현재 거북알의 UX 포지션에서의 한계입니다. 아무리 풍미가 좋다고 하더라도, 손 쓸 새 없이 분출하는 거북알을 먹기는 쉽지 않으니까요. 물론 거북알의 시장 포지션 관점에서 현재보다 높은 품질을 제공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UX 포지션 관점에서 본 거북알의 UX전략

하지만 이런 현실적인 문제는 제쳐두고, UX 포지션 관점에서 거북알의 UX전략을 세워볼까요?
이렇게 각 포지션에서 고객의 만족도를 평가하고, 만족도를 더 높이기 위해 포지션을 옮겨간다면 체계적인 UX 전략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방법 1. 거북알의 경우, 시스템 주도에 치우쳐 있던 경험을 한 칸 정도만 더 사용자 주도로 옮길 수 있습니다.

  • 사용자가 먹기를 중단하고 싶을 때, 잠깐 멈출 수 있는 뚜껑(cap)을 달 수 있도록 용기 변경하기

방법 2. 현재 포지션에서 사용성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 주둥이 부분만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서 속도는 어쩔 수 없더라도 분출량이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용기 변경하기
  • 아예 프리미엄 전략으로 천연고무의 수축력으로 분출된 아이스크림이 컵에 담기는 모양새의 새로운 제품 포장 방법 고안하기

글을 마무리하며

이번 글에서는 거북알의 독특한 디자인의 이유와 아이스크림을 먹는 경험에 대한 상반된 피드백이 나오는 이유를 UX적인 관점에서 살펴봤습니다.

평소에 무심코 먹는 아이스크림이지만 사용자 경험과 사용성에 대한 많은 것들을 알려주네요!

오늘의 UX 이야기는 재밌으셨나요?
앞으로 UX / UX 리서치 등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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