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K-게임으로 들여다보는 유저 리서치의 필요성 (1) — 희망 편

Elden Monk
user spoon, The ResearchOps
7 min readDec 21, 2023

안녕하세요, 디비디랩에서 Diby를 맡고 있는 노승학입니다.

저는 비디오 게임을 20년 넘게 깊게 즐겨온 골수팬이라 자부합니다. 그런 만큼 평소에도 비디오 게임 커뮤니티를 드나들며 게임 업계 이슈에 항상 귀를 기울이고 있는데요. 올해, 2023년은 국내 게임 업계의 역사에 남을 정도로 큰 이슈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중 가장 빼놓을 수 없는 이슈가 바로 국내 주요 게임 업체들의 콘솔 플랫폼 진출입니다.

콘솔 플랫폼에 진출한 몇 가지 주요 국산 게임들의 출시 과정과 커뮤니티 반응, 흥행 성적을 살펴보면서 유저 리서치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조망해 보았습니다.

데이브 더 다이버

국뽕을 치사량으로 채울 정도로 믿을 수 없는 성적을 낸 데이브 더 다이버

넥슨 산하의 민트 로켓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데이브 더 다이버는 올해 최고의 K-게임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 게임은 낮에는 다이빙하며 물고기를 잡고, 밤에는 잡은 물고기를 초밥으로 만들어 파는 어드벤쳐와 타이쿤을 결합한 멀티 장르 게임입니다.

처음 시도되는 퓨전 장르이기 때문에 우려 섞인 반응도 많았지만, 출시 이후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게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 작품은 메타크리틱 평론가 점수 90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고, GOTY(Game of the Year) 수상 후보로 지명되며 성공적으로 글로벌 무대에 데뷔하였습니다.

이러한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적극적인 유저와의 소통과 피드백 수용이었습니다.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유저 피드백의 중요성 (출처: 게임 어바웃)

개발진은 유저 피드백만큼 개발 과정에서 중요한 것이 없다며 유저 피드백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였습니다.

“게임을 재미없어서 관둘지언정 불편해서 관두게 하지는 않겠다” 라는 마인드가 정말 멋졌다.

특히 처음 시도되는 장르의 특성상 참고할 만한 레퍼런스가 없는 상황에서 수많은 테스트와 유저들의 피드백이 현재의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였다고 합니다.

데이브 더 다이버의 유저 소통을 위한 디스코드 커뮤니티

개발진은 정식 출시 전부터 스팀(Steam)이라는 게임 구매 플랫폼의 얼리 액세스(사전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유저의 평가와 피드백을 개발 단계부터 받아들여 게임을 끊임없이 개선했습니다. 또한 디스코드 등의 오픈 커뮤니티를 이용하여 출시 초기부터 유저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청취하는 모습을 통해 유저와의 소통에 진심인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대규모 편의성 업데이트 안내 영상

또한 출시 후에도 유저 피드백을 바탕으로 버튼 연타 간소화, 물고기 2마리 남기고 모두 판매하는 기능, 인벤토리 정렬 기능 강화, UI 가독성 개선 등의 다양한 편의성 업데이트를 제공함으로써 유저 경험을 큰 폭으로 향상시켰습니다.

성공적인 출시 후에도 유저 피드백의 꾸준한 반영을 통해 게임을 개선한 결과 2023년 9월 글로벌 누계 판매 200만장을 돌파하였으며 국내 게임 최초로 메타 크리틱 평론가 점수 90점을 넘겨 MUST PLAY 배지를 획득하였습니다.

2023년 10월 출시한 닌텐도 스위치 버전은 일본 닌텐도 스토어에서 전체 게임 3위, 다운로드 게임 2위에 올랐습니다. 이어 영국 5위, 독일 4위 등 영미권은 물론 유럽 대부분의 지역에서 TOP 10에 랭크되면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P의 거짓

국산 액션 게임에서 소울라이크라니! 거기에 저런 콘솔 라인업을 보게 될 줄은..

네오위즈에서 직접 개발하고 배급까지 맡은 P의 거짓은 대한민국 최초로 멀티 플랫폼으로 출시한 소울 라이크 액션 게임입니다.

출시 전부터 트레일러만으로 국제적인 권위를 가진 게임쇼 게임스컴의 3관왕을 달성하는 좋은 작품성을 인정받음과 동시에 높은 기대치를 기록합니다. 하지만 소울 라이크라는 마니악한 장르의 특성상 높은 판매량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네오위즈는 게임 출시 전부터 국산 게임으로서는 대규모 FGT(Focus Group Test)를 2번이나 진행하는 등 유저 리서치에 공을 들입니다. 개발 완료 전에도 플레이 가능한 데모 버전을 스토어에 공개하며 플레이 데이터를 수집하는 등 글로벌 기준으로 보아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로 유저 피드백에 진심임을 보여주었는데요.

필자도 너무 참가하고싶었지만 탈락했습니다 🤣

그 결과 난이도, 액션 및 조작감 등 다양한 측면에서 유저 피드백을 적절하게 해석하고 수용하여 다듬어진 제품판은 수작의 반열에 올랐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의 완성도를 가지고 출시될 수 있었습니다.

데이브 더 다이버와 유사하게 P의 거짓 또한 성공적인 출시 후에도 지속해서 유저 소통과 피드백 반영을 해나갑니다.

일부 유저들은 악질적이고 불합리한 경험(함정이 두세 번 연속으로 배치되어 있는 필드 구성, 지나치게 빠르고 타수가 많은 적의 공격 동작 등)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습니다. 소울 라이크라는 장르의 특성상, 유저들이 제기한 불만은 장르의 특성으로 여겨져 간과할 수 있는 피드백들이었습니다.

하지만 P의 거짓 개발진은 이러한 유저 피드백을 가볍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정식 발매 3일 후 개발자 편지로 제기된 불편한 점들을 개선 중이라는 소식을 전했고 얼마 후 불합리하다고 지적받은 점 상당수를 개선하는 패치를 배포했습니다. 이러한 개선 패치 이후 긍정 평가율 85%이었던 스팀 평가는 90%를 넘기는 등 실구매자들의 긍정적인 평가들이 이어지며 흥행을 이어 나갑니다.

이후 P의 거짓은 출시 한 달 만에 누계 100만 장 판매를 달성하는 등의 성공적인 글로벌 판매고를 기록하며 2023년 대한민국 게임 대상을 수상합니다.

극찬받는 데이브 더 다이버와 P의 거짓, 두 갓겜의 공통점은?

마치며

유저 리서치는 정말 다양한 방법론이 존재하기 때문에 언뜻 보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형식과 관계없이 유저 피드백을 수집하고, 분석하여, 고객 경험 개선에 대한 인사이트를 정리할 수 있다면 모두 유저 리서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적절한 유저 리서치와 소통을 통해 게임의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글로벌 흥행까지 성공한 사례를 보며 유저 리서치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다시금 조망해 보았습니다.

게임 분야의 사례를 통해 유저들이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서비스의 핵심적인 가설이 동작하는지, 어떤 부분이 불편한지 등 서비스의 성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불안 요소를 점검하고 실패할 수 있는 리스크를 줄이는데 유저 리서치가 큰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필요할 때 유저 리서치 적절하게 수행하지 않는다면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 2편 — 절망 편으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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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den Mo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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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팀 경험과 유저 경험을 향한 수행 중에 있는 노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