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 요소로 경험 설계하기

유저스푼이 UPA를 만든 이유 : 사용자경험에 이름을 붙였어요.

JIsoo the Double One(11)
user spoon, The ResearchOps
7 min readDec 1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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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유저스푼에서 사업전략을 담당하는 강지수입니다.

UX 리서치 서비스를 운영하다 보니,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에 UX 멘토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멘토링을 하다 보면 UI/UX 기획 및 디자인과 관련된 고민을 많이 듣는데요, 보통 멘티님의 질문은 비슷합니다.

00화면은 어떻게 기획/디자인해야 좋을까요?

사실 정답이 없는 질문일뿐더러, 저는 무언가 답변을 하기보다는 오히려 다시 질문을 드리는 편입니다.

이 화면에서 고객이 어떤 행동을 하거나, 어떤 느낌(혹은 인상)을 받기를 원하시나요?

오늘의 주제는 ‘경험 설계’ 입니다! 🙋‍♀️

비즈니스의 목적은 언제나 돈을 버는 것입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고객이 서비스를 사용하는 목적은 기업이 돈을 벌게 해주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비스의 각 화면에서 고객이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를 비즈니스에서 매우 분명하게 정해주어야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의도한 대로 돈을 벌 수 있을 테니까요. 고객으로 하여금 비즈니스가 의도한대로 행동하고, 의도한 감정을 느끼도록 설계해야 하므로, 요즘 저는 화면 기획/디자인이라는 표현 대신에 경험 설계라는 표현을 더 많이 사용합니다. 오늘은 경험 설계 측면에서, 고객에게 특정한 경험을 주고 싶을 때 참고할 수 있는 UX 요소라는 개념을 소개해 드릴게요.

고객이 비즈니스의 의도한 대로 행동하게 하는 것은 고객의 기억과 경험을 고려하는 치밀한 설계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제가 이전 커리어에서 폐쇄형 커머스의 UX를 담당할 때, 더 난감했던 것은 ‘~~한 느낌’ 이었습니다. 동료와 소통할 때도 제가 표현하고 싶은 느낌을 명확하게 정의하지 못하고 “알지? 알지? 그런거 있잖아~” 와 같이 에둘러서 설명했던 부끄러운 기억이 있어요😅

디비디랩을 처음 시작할 때, 저희 투자자이기도 한 컴패노이드랩스 장진규 의장님의 논문(Application of experiential locus of control to understand users' judgments toward useful experience, 2016)에서 UX요소라는 개념을 처음 접했습니다. UX 요소는 사용자가 제품을 사용하면서 겪는 다양한 경험을 분류한 체계입니다. 추상적이기만하던 사용자경험을 UX요소로 정의한다면 ‘느낌알지?😏’ 와 같은 불상사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논문에서는 가장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여덟가지의 UX요소를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무에서는 범용성보다는 특정한 상황을 잘 설명할 수 있는 특화된 요소를 취사 선택하여 사용하는 것이 더 적합하기에 다양한 논문과 사례에 근거하여 8개의 UX 요소를 추가했고, 계속 업데이트를 하는 중입니다. 유저스푼에서 사용하는 UX 요소를 소개합니다!

이어지는 글에서 각 UX 요소를 사례와 함께 하나씩 소개하겠습니다.

UX 요소를 활용하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1. 우리 프로덕트에서 어떤 경험을 주고 싶은지 정할 때, UX 요소를 기준으로 팀과 소통하고 목표를 정할 수 있습니다.
  2. 우리 프로덕트의 사용자 경험을 평가할 때, 단순히 좋다/나쁘다가 아닌 어떠한 요소가 얼만큼 강하게 자극되고 있는지, 의도한 UX 요소가 잘 전달되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방법인 경험 설계 측면에서, UX 요소는 나침반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협업에서 보다 분명한 방향을 제시할 수 있고, 특정한 기능, 효과, 표현 도입에 있어서 의사결정의 기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온보딩에서 ‘성취감을 자극하는 경험’ 을 강조하기로 결정한 경우, 해당 UX 요소를 약화시키거나 위배되는 기능은 과감히 생략할 수 있습니다.

성취감을 자극하는 경험 : 현대카드 앱 리뉴얼 언박싱 이벤트 (출처 : 개인블로그)

또한 같은 온보딩이더라도 자연스러운 상호작용 경험을 강조할 수도 있고, 타인과 소통하는 경험으로 풀어낼 수도 있습니다.

실제 딜러와 대화하는 것 같이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하는 헤이딜러 (출처 : 개인 블로그)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어떤 기능이 들어가야할지, 어떻게 화면을 구성해야할지가 아니라, 어떤 UX 요소를 제공해야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고민해야합니다. 그리고 선택한 UX 요소를 중심으로 경험을 설계해가는거죠. 💪

이런 UX 요소는 어떻게 만들었을까요?

UX요소는 주로 특정한 제품이나 경험이 인간의 감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논문을 참고하거나, 유저스푼서비스 운영 중 지속적으로 발견되는 피드백을 기반으로 발굴합니다. 논문에서 시작했다면, 해당 논문에서 검증한 UX 요소를 잘 설명할 수 있는 질문을 사용하고, 유저스푼 서비스 운영 과정에서 만들어냈다면, 팀에서 직접 질문을 만들기도 해요.

예를 들어, ‘타인과 소통하는 경험'의 경우에서 아래와 같은 논문을 참고했어요.

‘서비스 내에서의 사회경험은 사용자의 감정에 긍정적이고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게임을 할 때, 그들은 좋은 플레이에 대해 서로 고마워하고, 코멘트와 엄지손가락과 같은 이모티콘을 보내며 고마움을 표현한다. 이러한 메시지들은 player들로부터 행복과 흥분을 이끌어내고, 플레이어들은 게임에 더욱 더 빠져들게 된다.’
The effect of user experience in online games on word of mouth: A pleasure-arousal-dominance (PAD) model perspective(Minxue Huang a , Rizwan Ali a , Junyun Liao,2017)

이러한 결과는 소비자 개개인의 매장 직원과의 개인적 상호작용이 그들의 실용주의적 인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그들의 쾌락적 인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전 연구와 일치한다.(Olsen & Skallerud, 2011). 그의 결과는 소비자들이 다른 사람들과 구매 계획을 논의함으로써 즐거움을 얻고, 이는 결국 충동구매를 하게 된다는 것을 시사했다.
International Journal of Information Management(Xiabing Zhenga , Jinqi Mena , Feng Yanga , Xiuyuan Gong,2019)

이러한 논문에서 사용한 질문 중, 특정 분야(쇼핑, 게임)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질문을 제외하고 범용적인 질문을 추려서 Kaiser-Meyer-Olkin(KMO)를 통해 각 질문이 측정하고자 하는 개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지를 평가합니다. 그 결과, 아래 두 가지 기준에 적합하다면 새로운 UX 요소로 채택합니다.

  • 기존에 발굴한 UX 요소와 상호배타적인가
  • 해당 UX 요소에 대한 문항의 KMO 값이 0.7 이상으로 나오는가

이렇게 만든 UX 요소를 실무에서 잘 활용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유저스푼 팀은 UPA(UX Pattern Archive)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UPA에서는 UX 요소를 기준으로 다양한 레퍼런스를 빠르고 쉽게 검색할 수 있는데요, 어떤 UX 요소를 자극할지는 정했지만,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를 때 언제든지 UPA를 참고하실 수 있어요!

UX 요소를 활용하여 막연하게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고 싶다” 혹은 “00 화면을 잘 기획해야겠다" 가 아닌,
“~ UX 요소를 강조하고 싶다.”, “~한 경험을 강조하여 설계해야겠다” 와 같이 구체적으로 액션을 정해보세요. 사용자에게 기능보다 경험으로 제품을 각인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각 UX 요소를 사례와 함께 살펴보고, UX 요소를 평가하는 방법을 소개할게요!

UX 리서치옵스, 유저스푼 https://userspoon.com
UX 패턴 아카이빙 서비스, UPA
https://userspoon.com/u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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