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의 유저스푼 리브랜딩 스토리

Ahram kim
user spoon, The ResearchOps
7 min readMay 30, 2024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디비디랩에서 1인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김아람입니다. 😉

오늘은 ‘좋은 UX 리서치 문화를 위한 첫 술, 유저스푼’의 리브랜딩 과정을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우리의 여정은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떤 변화를 겪었으며, 그 결과는 어떤지 궁금하시죠?

왜 리브랜딩을 결심했을까?

디비디랩은 2022년 유저 리서치 솔루션 Diby를 런칭했어요.

Diby는 고객에게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리서치 업무를 원스톱 솔루션으로 해결해 주는 도구예요.

하지만 ‘원스톱 리서치 솔루션’은 저희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 전체를 아우를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전문 리서처가 아닌 이상 리서치 방법을 몰라 하거나, 리서치가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경우가 많았죠.

브랜드는 팀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려주는 지표와 같아요. 그래서 우리는 시장의 문제를 다시 한번 처음부터 짚어보기로 했어요.

그중 핵심 질문은 왜 고객은 UX 리서치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우선순위를 낮게 설정하고 있나? 였어요.

고객 인터뷰 결과, 그 이유는 대부분의 고객이 리서치에 대한 오해 중 하나인, 리서치 설계, 수행, 분석에 너무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며, 전문지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었어요.

그렇다면 단순히 쉬운 원스톱 도구를 제공해 주는 것은 적절한 솔루션이 아니었어요. 고객이 시간을 들여 Diby 서비스를 경험해 보기 전에는 알 수 없으니까요 😲

우리가 해야 할 일은, UX 리서치는 어렵지 않고, 전문 리서처가 아닌 필요한 사람 즉, 디자이너, 기획자, 마케터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으며, 무조건적으로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이 아닌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해서 리소스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었어요.

🥷🏻 CEO : 우리는 단순히 리서치를 파는 회사가 아니라, 기업에서 유저 리서치가 당연한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끌어주는 역할을 해야 해요.

결국, 우리가 팔아야 하는 것은 원스톱 리서치 솔루션이 아니라 ‘좋은 UX 리서치 문화’였던 거죠. 우선 우리의 가치를 재 정립하고, 고객에게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리브랜딩을 시작했어요.

마누라와 자식빼고 다 바꿔보쟈긔!

먼저 리네이밍부터 시작했어요.

Diby의 가장 큰 문제는

  • 디비? 다이비?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
  • Diby(Do it better yourself)의 의미가 UX 리서치와의 연관성을 추론하기 어렵다.
  • (실제 고객사) DB 손해보험과 발음이 같아서 내부적으로 ‘Diby가 DB가?’라는 혼란을 겪었다. 🤷🏻‍♀️

그래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조건으로 브랜드명 아이데이션을 했어요.

  • Usability, UX, User Research 등과 관련된 서비스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 서비스 명이 길지 않아야 한다. (2~4 음절이 적당)
  • 캐주얼하면서 트렌드한 이미지를 드러내야 한다.

🧔🏻‍♂️ PO : 쉽게 떠먹여주는 느낌 유저스쿱어때요? 아니면 유저스푼? 유저 피드백을 떠먹여준다는 의미로다가

🧔🏻‍♀️ PD : 스쿱은 발음하기 조금 어려움이 있는 것 같아요. 스푼 좋은데요? 음절 수도 적당하고, 의미도 좋아요. 영감이 막 떠오르고 있어요🙄

수십 개의 후보들이 있었지만, 모두 제치고 이렇게 운명적인 유저스푼이 탄생하게 되었어요!

선수 입장 (머쓱)

브랜드명과 우리의 비전이 논의되고 나서 바로 BI를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스케치 전 단계에서 가장 먼저 한 일은 Diby의 로고를 유심히 살펴보기였어요.

Diby를 작업할 당시 표현해야 하는 메시지를 모두 담아내려고 굉장히 오랜 시간 고민했었어요. 그 결과 심볼의 구조가 복잡하고, 추상적인 형태가 되었죠. 고객은 물론 내부적으로도 아이덴티티에 대한 이해가 낮을 수밖에 없었어요. 조금만 더 린하게 사고했더라면..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어요. (결국 리브랜딩을 하게 되었다는 웃픈 이야기..)

지난 작업에서 아쉬웠던 점을 참고하여, 이번 리뉴얼 과정에서 중점적으로 고려할 점들을 정리했어요.

  1. 추상적 → 직관적!
    브랜드의 비전을 담아낸 추상적인 형태보다는, 브랜드명을 들었을 때 자연스럽게 같이 떠오를 수 있는 형태로 제작하기로 결정했어요. 고객들은 생각보다 처음 보는 브랜드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지 않아요. 특히 우리의 제품은 B2B 서비스이기에 더 그런 경우가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로고를 접했을 때 생각하게 하지 않고 바로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어요.
  2. 트렌디 + 개성
    다른 리서치 서비스들과 비교했을 때, 차별화된 포인트가 필요했어요. 사무적이고, 정적인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기획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죠. 오래 보더라도 지루하지 않고, 쉽게 잊히지 않도록!

마지막으로 로고 컨셉을 정했어요.

#스푼 #뜨는 #떠먹는 정도의 키워드로 가장 먼저 떠올린 이미지는 배스킨라빈스의 분홍 스푼이었고, 스푼으로 아이스크림을 떠먹는 모습을 생각하며 스케치를 시작했어요.

자 이제 게임을 시작하지.

본격적인 스케치를 시작해서 1차 시안 이미지를 완성한 후, 리뷰를 진행했어요.

스푼과, 유저를 각각 강조한 시안으로 나눠서 작업했고, 다양하진 않지만 몇 가지 적당한 시안을 만들었어요. 이것저것 시도를 했다간 자칫 다시 추상적인 형태로 변질될까 봐 최대한 자제하고, 키워드에 집중하자고 다그쳤죠. 어차피 2차 시안 때, 더 보완하면 되니까.

팀 내 리뷰를 마친 뒤, 나왔던 피드백을 반영한 2차 작업을 시작했고 점차 생각했던 시안이 나왔어요.

유저를 뜬 스푼의 여러 심볼들

유저를 스푼으로 뜬 형태를 여러 종류로 나눠보고, 불필요한 요소들을 하나씩 제거하는 작업을 거치면서 완성도를 높였고, 그렇게 유저스푼 BI를 확정했어요.

좋은 UX 리서치 문화를 위한 첫 술, 유저스푼을 소개해요.

심플하면서 역동적인!

사용자를 상징하는 아이스크림은 다양성과 동적인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고,제품의 쉬운 사용성을 강조하기 위해, 심플한 라인 스타일의 스푼을 선택했어요. 또한 로고에 적용된 타이포그래피와 동일한 컬러를 사용함으로써 일관된 시각적 효과를 창출했고, 이로 인해 로고를 봤을 때 스푼의 형태가 자연스럽게 드러나도록 표현했어요.

로고를 확정하고,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배포했어요. 로고를 만드는 것이 끝이 아닌 어떤 방식으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지가 이제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에요.

가이드라인에는 꼭 지켜야 할 규칙을 포함했어요.

  • Writing
  • Color Style
  • Misuse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브랜딩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전체 팀원과 같은 방향을 바라보기 위함이에요. 일관된 브랜드 경험은 제품의 가치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고, 고객과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기에 더욱 그 중요성을 전달하려고 했어요. (부디 팀원들께 잘 전달되었길 바라며..)

앞으로 저는 디자이너로써 브랜드 경험을 점진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준비 중이에요.
먼저 유저스푼의 공식 캐릭터를 만들고 있어요. BI 스케치를 하다가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현재 진행 중이랍니다! 조만간 기회가 된다면 캐릭터를 주제로 한 포스팅으로 다시 인사를 드리도록 할게요.

끝으로 제품의 브랜딩을 위해 고민 중이신 여러 디자이너 님들,
우리는 빠르게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잖아요. 브랜딩의 기본적인 요건이 충족되었다면, 우선 실행해 보고, 결과에 따라 빠르게 대처해 보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어요! 🤩

당신들의 뛰어난 아이디어와 디자인으로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 나가는 모습을 늘 지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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