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ython 스터디] 입문 — 3주

EB Jang
Django Girls Seoul | 장고걸스서울
5 min readFeb 22, 2017

저는 컴퓨터와 친한 사람이 아닙니다.

고등학생 시절 이른바 ‘수포자’ 였던 제가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하고, 취업해서 꼬박꼬박 지하철 2호선에 몸을 맡기고 몇천 일을 출퇴근하는 동안 컴퓨터는 그저 워드 프로그램이나 웹 브라우저를 쓰기 위해 켰다, 또 끄는, 그러다 업데이트를 한답시고 몇십분씩 저를 안절부절못하게 만드는 기계에 불과했어요.

그런 제가 무슨 바람이 들어 코딩을 배우고 싶어졌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영드 <The IT Crowd>나 미드 <Silicon Valley>를 너무 재밌게 봤나? “그냥 이케이케, 저케저케 해주시면 되는 거 아니에요?”라며 해맑게 웃을 때마다 한숨짓던 그 개발자분께 너무 죄송했나?

업계 동료분의 소개로 장고걸스서울을 알게 되고, 세 번째 Python 스터디에 참석하러 디캠프로 향하면서 골똘히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냥 사람들한테 “저 코딩 배워요!” 이런 말이 하고 싶었을까?

그런데 전날 밤 다섯 시간을 내리 교재를 더듬더듬 읽으면서 허리는 꼬부라질 것 같았을지언정, 한순간도 지루하지 않았다는 게 생각났습니다. 서른을 찍고 나서, 마지막으로 새로운 무언가를 정말 재미지게 배워본 적이 언제였더라…? 아 재밌다! 넘 새롭다! 뭔가 이집트 상형문자나 외계어를 배우는 느낌이지만 재밌으니 됐다! 요걸 깨닫고는 괜히 시간 낭비 하는 거 아니냐는 얄궂은 코멘트에도 기분이 상하지 않게 됐어요.

스터디 계획(일정)

1주차 : OT
2주차 : 뇌를 자극하는 파이썬(1/3)(챕터 5까지)
3주차 : 뇌를 자극하는 파이썬(2/3)(챕터 9까지)
4주차 : 뇌를 자극하는 파이썬(3/3)(책의 실습예제 따라해보기)
5주차 : Git/Github 실습해보기
6주차 : 크롤러를 제작을 위한 웹 요소
7주차 : 크롤러 제작(1/2)
8주차 : 크롤러 제작(2/2)

요건 지난주 2주차 스터디 이후 홍근님이 올려주셨던 스터디 계획이에요. 챕터 8까지 저희는 정말 즐겁게, 역시 Python은 개발 언어 중에서도 정말 배우기 쉬운 언어가 맞는가 보다! 귀도 형님은 상냥한 사람이구나! 페이지를 훅훅 넘기며 스터디를 했죠. bool 자료형, if문, while문, for문, 함수까지 전문 강사님 포스를 뿜어내시는 윤철님의 멋진 설명을 들으며 큰 무리 없이 지나가다가…

챕터 9에서 도사리고 있던 끝판왕 ‘클래스’와 맞닥뜨리게 됩니다.

Python 입문 스터디 참석자 중 유일하게 기반 지식이 전무한 저로서는 뇌가 천 갈래로 찢어지는 듯한ㅋㅋㅋㅋㅋ 한국말로 쓰인 교재를 보고 또 봐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개념이었어요.

그러다 아래 설명을 읽으니 아주 조금이나마 가닥이 잡힌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 절에서 설명할 클래스라는 것이 마치 뽑기의 틀(별 모양, 하트 모양)과 비슷하다. 별 모양의 틀(클래스)로 찍으면 별 모양의 뽑기(객체)가 생성되고 하트 모양의 틀(클래스)로 찍으면 하트 모양의 뽑기(객체)가 나오는 것이다.

클래스란 똑같은 무엇인가를 계속해서 만들어낼 수 있는 설계 도면 같은 것이고(뽑기 틀), 객체란 클래스에 의해서 만들어진 피조물(별 또는 하트가 찍힌 뽑기)을 뜻한다.”

— 박응용님의 <점프 투 파이썬> 中

클래스가 뭔지는 대강 알겠는데 대체 왜 필요한지, 굳이 안 써도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큰 무리가 없지 않을까 저희 모두 참 궁금해했었는데요.

적재적소에 쓰면 좋은 점이 많다고 합니다 여러분…

그렇다고… 합니다…^^

이번 주 일요일까지는 어디가! 왜! 좋다는 것인지 제대로 이해하고 스터디에 참여하기 위해 보고 있는 자료들입니다. 이미 다 보셨을 것 같지만ㅠㅠ 혹시 몰라 공유 드려 봅니다.

  1. 박응용, <점프 투 파이썬>, 05–1 클래스

2. 최용, < 왕초보를 위한 Python 2.7>, 7.1. 부류(Class)와 실체(Instance)

3. 생활코딩, Python & Ruby - 객체 제작 3. 클래스 정의

4. Python OOP Tutorials — Working with Classes

2주차 미희님의 머리에 쏙쏙 박히는 설명에 이어, 이번 3주차 윤철님의 열강까지 정말 일요일이 기다려지게 하는 장고걸스서울의 Python 입문 스터디 3주차 후기를 이렇게 제 일기로 시작해서 Class에 대한 집착으로 급 마무리해 봅니다.

다음 주에는 또 어느 부분에서 무릎을 탁! 치고, 또 어느 부분에서 뇌가 갈리게(…) 될까요? :) 그래도 다정한 장고걸스서울 study mate들이 있어 든든합니다. 이번 주 일요일, 디캠프에서 만나요!

윤철님 쪽집게 강사 포스 뿜뿜하시는 중
으악 눈부셔! >ㅁ< 이것이 명강의다!
항상 좋은 질문 해주시는 러블리 혜연님.
열심열심.
끼약 이번주도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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