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매터랩스 코리아는 어떻게 일할까?

다크매터랩스
Dark Matter Stories
18 min readApr 27, 2021

Dark matter는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암흑 물질을 뜻합니다. 어떤 입자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없지만, 우주에 널리 퍼져서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우주를 우주일 수 있도록 만들죠. 이런 개념을 현대 사회에 적용한 연구소가 있습니다. 바로 Dark Matter Labs(이하 다크매터랩스)가 그곳입니다. 우리 사회의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암흑 물질(미지의 변수)이 존재한다는 가설 아래 이 물질을 발견하고, 이를 적용한 21세기적 시스템과 도시를 제안하고 만들어갑니다. 다크매터랩스가 암흑 물질을 발견하기 위해 어떻게 일하고, 또 무엇에 주목하고 있는지를 다크매터랩스 코리아의 멤버들을 만나 물어봤습니다.

darkmatterlabs.org
  1. 다크매터랩스는 어떤 조직인가요?

다크매터랩스는 변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는 시대에 맞춰 사회를 전환하기 위해 전략을 발견하고 설계하는 연구소입니다. 특히 기술 혁명과 기후 붕괴가 만들어내는 변화와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특히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도시 시스템이 전환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스템 변화를 위한 새로운 작업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전 세계의 파트너 및 공동 작업자와 협력하는 다분야 설계팀(multi-disciplinary team)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다크매터랩스의 목표는 보다 민주적이고 분산화되어 있으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지원하는 제도적 암흑 물질(Dark Matter)을 발견하고 이를 시스템적으로 설계/개발하는 것입니다.

2. 이름에서 조직이 하고자 하는 일의 방향이 드러나네요. 그래서 조직을 설명하는데에는 ‘다크매터랩스’ 라는 이름의 뜻도 같이 얘기되어야 할 것 같아요. ‘다크매터랩스’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나요?

다크매터(Dark matter)는 우주의 암흑 물질을 뜻하는 말입니다. 어떤 입자로 만들어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무게를 지니고 있고, 우주에 널리 퍼져서 우주를 구성해요. 이걸 우리 사회에 대입해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사회 현상은 주요한 하나의 원인이나 주체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 아니잖아요. 이건 미처 보이지 않는 수많은 현상과 그 사이의 연결 고리로 인해 일어나기 때문에 현상을 제대로 보려면 모두가 미지의 변수를 함께 찾아야 하죠. 이런 관점에서 다크매터랩스는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보이지 않는 암흑 물질을 찾고, 설계하는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www.project00.cc

3. 다크매터랩스는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다크매터랩스는 영국 런던에 있는 프로젝트 제로제로(Project00)라는 건축 설계 사무소에서 출발했어요. 뒤이어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도시 전문가들이 모여서 스튜디오 제로제로(Studio00)를 열었어요. 하드웨어를 만드는 건축 설계를 넘어 건물이 숨쉬기 위한 보이지 않는 시스템을 설계하는 역할을 나누어 하게 되었죠.

2017년에 런던에 있는 영국 최초의 YMCA 건물의 내부 설계 프로젝트를 예로 들어 서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체육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이 건물의 설계 의뢰를 받고, 프로젝트 제로제로가 내부 하드 인프라를 담당했어요. 스튜디오 제로제로는 새로운 웰빙과 체육관 멤버십을 디자인하고, YMCA가 웰빙 미션을 런칭할 수 있도록 소프트 인프라를 함께 설계했습니다. 체육관 트레이너분들과 미래의 체육관 멤버십을 디자인하는 워크숍을 하기도 하면서요.

이렇게 프로젝트 제로제로를 시작으로 해서 스튜디오 제로제로처럼 필요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벤처들이 하나씩 생겼어요. 이 전체를 제로제로 패밀리라고 부르고, 최근까지 총 6개의 벤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섯 가지는 다음과 같아요.

아키텍쳐 제로제로 (Architecture 00) : 건축 및 전략 스튜디오

오픈데스크 (Open Desk) : 전 세계의 제조업체와 독립된 가구 디자인을 연결하는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

위키하우스 (WikiHouse) : 디지털 패브리케이션으로 제조된 빌딩 시스템

스튜디오위브 (Studio Weave) : 건축 탐험 스튜디오

임팩트허브 (Impact Hubs) : 지역 기반 사회 혁신 플랫폼

다크매터랩스 (Dark Matter Labs) : 21세기 제도적 인프라 설계

4. 다크매터랩스를 포함해서 제로제로 패밀리 안에 어떤 조직이 있고 각각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정리되니까 다크매터랩스가 하는 일이 더 선명해지는 것 같아요. 그럼 이런 벤처들은 제로제로 패밀리 안에서 어떻게 시작되나요?

처음 프로젝트 제로제로가 시작되었을 때, 앞에 얘기한 다양한 벤처들이 실은 작업 프로젝트였어요. 위키하우스 같은 경우는 광주 비엔날레에 초대받아서 진행했던 소규모 건축 프로젝트에서 시작해서 벤처가 되었죠. 이처럼 각 팀에 있는 개인의 꿈과 가능성에 투자해주려는 구조가 있어요. 건축가들이 받는 평균 임금의 몇 퍼센트를 줄여서 그 나머지 금액을 개인들의 프로젝트나 그들의 희망/꿈에 투자한다는 암묵적인 동의가 있어요. 그 전통이 현재 독립된 6개의 기관으로 확장된거죠.

나아가 다크매터랩스 안에서도 5개의 로컬 오피스(런던, 암스테르담, 말뫼, 서울, 몬트리올)가 존재해요. 각기 다른 성격과 로컬의 컨텍스트에 맞춰 일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이것 역시도 벤처가 만들어지는 방식과 비슷해요. 로컬 오피스를 여는데 특정 프로세스가 따로 있지 않아요. 누구나 희망이 있다면 오피스를 열 수 있는 구조입니다. 서울 오피스도 그렇게 만들어 진 것이고요.

Dark Matter NOTE #1: 7 learnings from our regulatory innovation work on the ground Dark Matter

5. 각자의 가능성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일하는 다크매터랩스가 함께 만들어낸 결과물이 궁금합니다. 그동안 해온 일 중에 다크매터랩스의 성격이나 일하는 방식을 가장 잘 드러내는 일은 무엇이 있나요? 파트너와 어떻게 일했는지도 궁금해요.

저희는 되도록 ‘클라이언트’ 그리고 ‘컨설턴트’라는 말을 쓰지 않으려고 해요. 의뢰 받은 테스트를 끝내는 것이 저희가 일하는 방식과 맞지 않는 것 같아요. 파트너 기관(도시 관계자, 국제 기구 등)과 함께 비전과 미션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건 장기적인 관계를 만들어 나가면서 더 발전되기도 하고요. 비전과 미션이라는 것이 단기에 만들 수 없는 것이고, 동시에 주어진 과제 그 이상으로 생각을 더하면서 만들어 나가야 하는 과정이기도 하니까요.

소개해 드릴 프로젝트 모두 아주 작은 규모의 프로젝트에서 시작하여 파트너가 더 큰 자원(정치적, 사회적, 재정적)을 받을 수 있도록 과정과 방향을 함께 설계하며 만들어 낸 결과들입니다. 일반적으로 정부와 함께 일한다고 하면 정부가 가지고 있는 예산에 맞춰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전달한 뒤 끝내는 방식으로 일이 진행되잖아요. 다크매터랩스는 이를 넘어서 예산을 더 확보하고, 사회적 미션을 달성하는데 어떻게 한 발작 더 나아갈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합니다. 따라서 미션이 오래 살아있고, 그 미션을 통해 함께 변화를 만들어 가는 관계/동맹은 더 커져나가는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위기가 왔을 때 함께 극복할 수 있는 믿음도 생기는 것 같고요.

아래는 저희가 진행했던 대표적인 프로젝트입니다. 짧은 설명이 있긴 하지만, 홈페이지에 직접 들어가서 어떤 일들이 진행되었는지 보시면 미래나 혁신 관련한 인사이트를 얻으실 수 있을 거예요.

UNDP Accelerator labs : UNDP 엑셀러레이터 랩은 2019년 시작한 UNDP 주체의 지속 가능한 개발 과제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크고 빠른 러닝 네트워크입니다. 현재 60개의 랩팁으로 시작해서 114국에서 90개의 랩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엑셀러레이터 랩에서는 실행가능한 지식들을 모으고 만들어, 국가 파트너와 함께 솔루션을 테스트하고 발전 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Civic capital : 시민 자산에 내제되어 있는 가치를 이해하는 방식, 자산을 현실화하고 포착하고, 분배하는 방식을 전환하기 위한 프로젝트입니다. 시빅 캐피탈은 현재와 미래 커먼즈(commons)와 공동의 부를 위한 차세대 시스템 금융 도구와 모델을 탐구하고 실험하여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현재 캐나다의 커뮤니티 재단(Community Foundations of Canada), Evergreen Brickworks, Maison de l’Innovation Sociale, MaRs, McConnell Foundation과 함께 시빅 캐피털 움직임을 만들어 가며, 혁신을 위한 실험을 만들고 학습과 개발 도구를 공유하는 하는 글로벌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Regulation network : 다크매터랩스에 의해 시작된 규제 실험 네트워크는 대전환을 위한 차세대 규제 및 거버넌스 실험을 지원하고 육성하는 동시에 실천과 학습을 공유하기 위해서 조직되었습니다. 2018년 암스테르담에서 Nesta, European Commission, UNDP 와 같은 글로벌 의사결정권자들과 함께 첫번째 미팅이 이루어졌고, 2019년에는 토론토에서 두번째 워크숍이 MaRS, the McConnell Foundation and the Community of Federal Regulators 와 파트너로 진행되었습니다. 앞으로의 추가적인 이벤트는 진행 중에 있습니다.

6. 이런 프로젝트를 서로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이잖아요. 서울에 있다고 서울의 프로젝트만 하는 건 아니니까요. 이 일이 어떤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나요?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다크매터랩스만의 방법이 있나요?

2019년 초에 저희 모두가 기관 실험을 진행했어요. 원래 제로제로 패밀리는 런던 해크니에 있는 사무실에서 함께 일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런던에서 일하던 강은지 시스템 디자이너가 한국으로 이동하게 되었고, 팀들 모두가 런던을 중심으로 활동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어요. 누군가는 비싼 도시의 월세 때문에 런던이 아닌 외각으로 이동하거나 먼 미래를 위해 다른 나라로 이주를 준비해야 할지도 모르는 때였죠. 그때부터 다른 조직이 그런 것처럼 슬랙, 노션, 구글, 줌 등 각기 다른 디지털 도구를 사용하면서 실험했어요. 아직도 시스템 안에는 틈새가 많지만 계속 논의하고 수정하면서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어요.

몇 가지 독특한 문화를 소개하자면, 먼저 ‘디스커버리 리스트’를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매일 아침이면 슬랙(전 멤버가 함께 쓰는 메신저)의 HQ채널에 오늘, 그리고 한 주의 ‘디스커버리 리스트’를 올려요. 그날 무엇을 할 것인지를 정리하는 to-do list랑은 좀 다른 개념인데요,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와 관련해서 탐색하고 발견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를 공유하는 것이죠. 연구나 실험을 진행하다보면 하려고 계획했던 것들이 틀어지거나 할 것들이 새로 생겨나기도 하더라고요. 이걸 계속 리스트에 반영하면서 할 일만 서로 공유하는 것보다는 각자의 일의 방향과 각자의 일 사이의 관계가 리스트에 더 드러나고, 협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예요.

흩어져서 본격적으로 일하기 시작한 지난 한해 큰 고민 중 하나는 ‘어떻게 연구와 디스커버리 작업을 진행할 때 서로 만나지 않는 상태에서 협업을 할 수 있을까’ 였어요. 오프라인에서 만나면 스케치를 같이 하고, 토론을 하고, 그 과정에서 감정과 아이디어를 좀 더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잖아요. 이걸 온라인에서 하는 것이 가능할까 하는 질문을 가지고 다양한 실험을 했죠. 미로, 노션, 다이어그램툴 같은 도구를 이용해서 온라인에서 작업을 해나가고 있어요. 이 도구를 플랫폼으로 활용해서 초기 생각을 쌓고, 만들어 보려는 노력이 있었어요. 시차를 맞추고, 서로의 생각 역시도 비대면으로 맞춰나가는 과정이 쉽지는 않지만, 우리가 같은 팀으로 만들어 나가는 결과물의 의미를 기억하면서 더 나은 방향을 찾으려고 해요. 앞으로는 이런 일의 형태가 더 많아질테고, 우리가 조금 더 먼저 실험하는 거라는 생각도 합니다.

7. 떨어져서 팀의 미션과 비전을 실현하며 일하는 조직의 개인을 어떤 방식으로 케어하나요? 어떻게 서로를 보살피고 팀워크를 만들어 나가는지 궁금해요.

다크매터랩스는 50명 안팍의 팀원들로 이루어져 있어요. 이들 중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이 아마도 50% 이상일 것 같고, 이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세어보면 20가지가 넘어요. 서로를 케어하는 첫 번째는 이렇게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음에 대해서 이해하려고 하는 것이에요. 특별한 제도가 따로 있지는 않지만, 멤버들 모두가 무게를 두고 암묵적으로 합의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현재의 휴일은 유럽 문화 중심인데 이와는 다른 문화권/종교적으로 지키는 휴일에 대해 서로 알고, 이를 당연하게 지키죠.

또한 우리 조직이 가지고 있는 ‘디스커버리 여정’이 서로에게 절대 쉬운 과정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고, 돌봄을 조직 문화의 중심에 두려고 해요. 해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전에 했던 일을 반복할 수도 없는 디스커버리 및 설계 여정은 스트레스가 많고, 두려운 여정이기도 하니까요. 중요하게 하는 세 축의 돌봄은 일하는 사람에 대한 케어링(caring for self), 조직의 정신 건강에 대한 케어링(caring for organisation), 그리고 프로젝트 케어링(project caring) 입니다. 디스커버리 과정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이 세 가지의 돌봄이 끈끈하게 이어져서 작동되어야 해요. 그리고 이걸 조직이 정한다기 보다는 개인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균형잡힌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서로 돕는 쪽을 택했어요. 동료가 기꺼이 ‘내가 보기에 너는 쉬어야 할 것 같다’고 말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려고 합니다.

DM 온보딩 패키지 (DM On-boarding package)

8. 떨어져서 일하는 문화 이외에도 다크매터랩스만의 일 문화는 뭐가 있을까요?

다크매터랩스는 매니저, 주니어, 시니어와 같은 직함이 없어요. 생각해보면 첫 입사한 사람은 그 집단 문화에 적응하기 위해서 모든 에너지를 다 열어 놓고 노력하잖아요. 저희는 이것도 아주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고, 조직의 일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누가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 일을 하는 경우는 없다는 것이 저희의 믿음입니다. 경험이 있는 사람은 처음 일을 시작한 디자이너, 연구자들에게 다양한 서포팅을 해주는 구조이고요. 이와 더불어 내부적으로 정보에 대한 경쟁을 하지 않는다는 기본 방침을 가지고 있어요.

다크매터랩스는 계속되는 변화 속에서 끊임없이 저희의 일하는 방식에 대해 질문하고 논의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안적인 실험을 만들고 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이 공동의 논의 과정 속에서 발전해나가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온보딩 패키지(On-boarding package)입니다. 이 패키지는 처음 합류하게 된 팀 멤버에게 우리 조직을 소개하는 동시에 조직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어요. 처음 입사하게 되면, 그 조직이 운영되는 다양한 방식을 알아가는 과정이 중요한데, 아무래도 디스커버리 기반의 문화와 구조를 기반으로 온라인 상에서 일을 하다보니 오프라인과는 다른 입사(온보딩)과정이 필요하더라고요. 이 패키지에는 어디서 어떤 정보를 찾을 수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어떤 도구를 이용하여 소통해왔는지, 자주 사용하는 언어의 의미와 사용의도는 무엇인지 등이 들어있어요. 다크매터랩스의 세계관이 들어있는 패키지라고 할 수 있죠. 새로운 멤버들에게 제공하고, 사용할 때마다 그 과정을 테스트하고 의견을 나누며 계속 바꿔 나가고 있어요.

9. 다크매터랩스 코리아는 언제부터 시작되었나요? 지금 함께하고 있는 멤버들도 소개해주세요.

다크매터랩스 코리아는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현재 퓨처 디저이너, 리서처, 전략 디자이너, 브랜드 라이터 등 5–6명의 멤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다른 로컬 오피스처럼 멤버들이 다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어요. 문화 연구, 시각 예술, 디자인, 시스템, 경제, 언론, 도시 계획 등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일하고 있어요.

또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마다 다양한 게스트 멤버들과 협업을 하기도 하며 각 프로젝트 마다의 새로운 합을 만들어가고 있어요. 작년(2020년)에는 사회혁신 경제 전문가와 도시 혁신 플랫폼을 함께 설계하기도 했고, 도시 설계자와 도시내의 자연 자산의 새로운 관리 모델에 대해 연구하기도 했어요. 이 과정을 통해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가며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이다음으로 가는 과정은 다크매터랩스다운 일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다크매터랩스 코리아 멤버들 일하는 시간의 반 이상은 유럽, 아시아, 그리고 미주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어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몸은 한국에 있지만 6–70%의 시간은 지구 반대편에 있는 프로젝트팀과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어요.

10. 다크매터랩스 코리아가 한국에서 어떤 프로젝트를 했는지 소개해주세요. 이 프로젝트에서 다크매터랩스가 한 역할은 어떤 것이었나요?

2020년 다크매터랩스는 청년허브의 AYARF, 미래 전환을 준비하는 서울혁신펠로우십과 함께 했어요. 이 프로젝트들의 미션, 비전, 원칙을 세우고, 프로그램의 구조를 만드는 일, 운영 관련 에코 시스템을 디자인하는 일을 했습니다. 기후와 청년의 문제는 한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동시대적 화두였어요. 유럽에는 그레타 툰베리의 활동과 멸종 운동이 프로젝트 제로제로가 있는 지역을 거점으로 이제 막 시작하고 있을 때였죠. 미래의 자원을 훔쳐(표현이 과격하지만, 이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오늘의 짧은 정치적 사이클을 운영하려는 시스템이나 현재 정치적 프레임이 가진 한계를 지적하고 이를 급진적으로 전환해보려는 시도는 이런 맥락에서 공감할 수 있는 주제여서 다크매터랩스의 입장에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주제였죠.

전세계를 강타했던 코로나와 같은 예측할수 없는 사회적 불확실성은 한 번 더 현 시스템의 문제를 부각시켰다고 봐요. 그러한 관점에서 다크매터랩스는 오늘날 도시/사회가 경험하고 있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청년/시민의 역량, 나아가 도시 자체가 가진 역량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이 생각은 1) 마스터플랜을 제시하기 보다는 가능한 실험을 통해 지속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2) 가시적이고 단기적인 성과에 집중한 투자에서 장기적인 투자로, 3) 누구나 혁신을 할수 있고 실패를 통해 함께 성장하고 발전해나갈수 있는 역량의 민주화에 대한 필요성으로 정리되었어요. 이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구상해보았습니다.

그 외에 저희가 또 다르게 진행했던 작업들은 아래 사이트를 링크를 통해서 더 자세히 볼수 있습니다.

UNDP Bhutan: Systems Approach to Youth Unemployment in Bhutan

A Next Generation Human Platform: The Role of Governments in Building Social Crowdsourcing Platforms, UNDP Bhutan: Systems Approach to Youth Unemployment in Bhutan, Sandbox Innovation for Civic Experimentation, Radical Imagination for Tomorrow: Seoul City’s Long-term Strategies for Future Transition Campus, Asia Young Activist Researcher Fellowship (AYARF): A Platform for Transition and Experimentation

11. 다크매터랩스 코리아가 2021년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어떤 분야인가요?

올해 다크매터랩스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은 기후 위기(붕괴)와 기술의 진보 사이에서 도시는 어떻게 전환되어야 할 것인가 입니다.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개인, 공동체, 도시의 역량과 프로세스는 무엇일까 하는 질문도 같이 하고 있어요. 이를 해결할 시민의 자산(Civic Asset)은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도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이 관심을 구체적으로 다루어 볼 수 있는 섹터를 좀 더 나눠서 질문으로 만들어 보면,

일과 인간의 성장 : 코로나 이후로 당장 도시의 경제적 지형도의 커다란 변화를 경험했어요. 이와 같은 경제 지형도의 변화 안에서 미래의 일은 어떤 모습일까요? 인간 성장 모델은 어떤 모습일까요?

자연 자산 :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어떻게 생태적 자산을 보존할 수 있을까요? 단기적 착취를 넘어 균형감 있는 성장을 이끌어 나갈 전략은 무엇일까요?

트랜스내셔널 랩 : 국가 경계를 넘어 일어나고 ‘기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와 국가 사이의 연대/글로벌 거버넌스 메커니즘은 어떤 모습일까요?

12.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함께 찾고 싶은, 또는 이 질문이 자신들의 고민인 조직이나 개인들이 있을 것 같아요. 다크매터랩스 코리아와 함께 일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되나요?

위의 질문들, 그러니까 ‘미래와 일’, ‘자연 자산’, ‘트랜스내셔널 거버넌스’ 등을 사회적 미션으로 함께 만들어 나가고 전략적 실험을 통해 경험적 지식을 축적하고 성장하고 싶은 조직이나 개인이면 좋을 것 같아요. 파트너로 찾고 있어요.

파트너와 함께 일할 때 중요한 지침은 세 가지예요. Curiosity, learning together, generosity to each other. 항상 호기심을 가지고 비슷한 도전이나 문제가 각기 다른 배경 안에서 어떻게 다르게 파악되고 있는지 함께 배워나갈 파트너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장기적 관점에서 클라이언트-컨설턴트 관계를 넘어 공동의 미션을 이뤄나갈 수 있는, 그 과정에서 친절과 관용을 주고 받을 수 있으면 좋겠고요. 성과위주의 일의 과정을 매일 경험하고 있는 사회에서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 쉽지 않은 길을 함께 걸어나갈 수 있는 기관이나 개인이면 충분할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저희의 질문에 호기심이 생기고 대화를 나눠보고 싶은 개인이나 조직이 있다면 연락주세요. 이야기 나누며 상호 배움을 시작해보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진행·정리 : 홍진아(hongiina@gmail.com)
브랜드 라이터이자 미디어 전략 컨설턴트로, ‘N잡러’라는 개념을 처음 만들었습니다. 일하는 밀레니얼 여성들을 위한 커뮤니티 <
빌라선샤인>을 설립한 바 있으며, 현재 카카오임팩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다크매터랩스가 궁금하시다면, 코멘트를 남겨주시거나 강은지(eunji@darkmatterlabs.org) 전략 디자이너에게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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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저변의 ‘암흑물질’에 주목해 지속 가능한 도시 전략을 디자인합니다. kr.darkmatterlabs.org @DarkMatter_La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