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관리
왜 이 글을 쓰게 되었는가?
DMS를 운영하면서 많은 위기를 겪었고 조직 관리에 대한 여러 실험을 많이 시도해 보았다. 이를 바탕으로 DMS 미래의 리더와 교내 동아리 혹은 팀을 운영하는 데 있어 시행착오를 줄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내가 PM을 맡게 된 2학년 2학기부터 인수인계까지 약 1년 동안의 DMS 조직 운영에 대해 다룬다.)
— 목차 —
조직 관리 방식
OOOO-driven Organization, 교내 조직 관리 방식
하락하는 DMS
인수인계, 조직 구성과 목표 설정
도약을 준비하는 DMS
첫 번째 목표 도달, 겨울, 동아리(팀)는 기업이 아니다
위기
떠나가는 친구들, 아 맞다 1학년, 평생동아리 따윈 없다. 최고가 되어 떠나라!
완벽
인재 영입, 인수인계, 미래
회고
조직 관리 방식
OOOO-driven Organization
Organization(조직)이 운영되는 방식은 크게 위계 조직(Rank-drven Organization)과 역할 조직(Role-driven Organization) 2가지로 나뉜다.
위계 조직(Rank-driven Organization)은 가장 지위가 높은 사람이 모든 것을 결정하며 구성원이 결정된 사항을 따른다. 국내 반도체 대기업과 미국 전통 기업들은 이 방식을 따른다.
역할 조직(Role-driven Organization)은 각 역할에 따라 결정권을 분산한다. 실리콘밸리의 다수 IT 회사들은 이 방식을 따른다.
대부분의 사람은 두 용어에 관해 설명을 들은 뒤 역할 조직이 우수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아마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역할 조직 > 위계 조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조직은 다수의 시민이 아닌 일정 기준을 넘어선 훌륭한 팀원이다. 또한 조직은 동일한 목표를 가진 사람들이 모인 것이기 때문에 목표 달성을 위해 때때로 개인의 자유를 포기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다음 글을 참고하면 된다.
교내 조직 관리 방식
대표적인 두 가지 조직 관리 방식을 소개하였다. 이제 기업에서의 조직 관리 방식이 아닌 학교라는 폐쇄된 공간 속에서의 조직 관리 방식을 다룬다.
대부분의 동아리는 위계 조직(Rank-driven Organization)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는
- 학교에서는 학년별로 전공 실력과 경험의 차이가 크다. 당연히 고학년일수록 전공적 실력이 뛰어나고 저학년일수록 부족하다.
- 팀원이 모두 뛰어나고 열정이 있다면 역할 조직이 가장 잘 어울린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전교생이 240명보다 적기 때문에 팀원을 모두 훌륭하고 열정이 넘치는 사람들로만 구성하기는 매우 어렵다.
- 한 리더가 정한 방식이 아닌 학교라는 시스템을 기반으로 자연스럽게 녹아 들은 것이다.
외부적인 요인이 아닌 내부적인 요인으로 망하는 동아리는 아래 순서로 망하게 된다.
1단계: 동아리 창설 단계(팀원 모두 의욕과 열정이 넘침)
2단계: 1/3(팀원 중 1/3 이하만 열정이 있음)
3단계: 리더만 열정이 넘침
4단계: 리더도 열정이 없음
5단계: 망함
동아리의 수명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1단계에서 2단계로 넘어가는 것이다. 2단계까지 왔다면 2~3년 내에 망할 수 밖에 없고 3단계면 거의 조직이 와해되는 수준이다. 2단계로 넘어가는 이유는 2가지이다.
- 위계 조직일 경우 리더의 자질 문제.
- 팀원을 잘못 뽑음.
학교는 폐쇄되고 좁은 공간이다. 이를 이용하여 동아리 사이클을 분석한다면 동아리의 수명을 연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락하는 DMS
인수인계
내가 2학년 2학기 때 3기 선배로부터 PM 직을 인수인계 받았다. 명칭은 PM이지만 TM 역할 또한 포함되어 있었다. 이내 나는 바로 다음날 후회했다.
PM: Project Manager, 프로젝트를 관리, 운영하는 포지션이다. 실무에서는 Developer와 Project Manager 일을 겸임하는 상황은 희귀하지만 교내에서는 대부분 두 역할을 겸임한다.
TM: Team Leader, 팀 구성원을 관리하고 까다로운 학교를 상대한다.
이 당시 DMS의 2학년은 의욕도 열정도 없었다. PM 직을 인수인계 받은 것을 매우 후회하였다. 개발은 오랫동안 해왔지만 개발자만으로 이루어진 팀을 이끈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다. 소프트웨어 개발론적인 지식이 매우 부족했고 내가 개발을 주도할 수 있는 Backend나 Front를 개발하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C#을 통해 개발하였다. 앞으로 DMS에 C#을 사용하지 않는다.)
조직 구성과 목표 설정
나는 다른 동아리처럼 위계 조직 방식을 채택하였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 DMS는 동아리 수명 단계 중 4단계로 넘어가고 있었다.
- 내 임기가 끝나기 전에 무언가를 빠르게 바꾸지 못한다면 망할 것 같았다.
- 나는 나를 믿었다. 믿을 수밖에 없었다.
위계 조직의 장단점은 모든 것이 리더의 자질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다음은 리더의 자질이 부족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 조직이 와해됨.
- 팀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함
“만약 자신이 리더이지만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위계 조직을 역할 조직으로 교체하거나 리더를 넘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는 앞으로 일어날 모든 결과는 나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임했다.
목표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찾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직접 관찰하며 비교, 연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EntryDSM을 목표로 설정하였다. 이때 EntryDSM은 체계적이며 교내에서 가장 성공적인 팀이었다.
스포츠에서 자신이 불리한 상황에서 나와 상대의 전력을 논리적으로 비교하고 분석하는 것은 매우 심적으로 힘든 일이다. 와해되고 있는 DMS와 EntryDSM을 비교하고 분석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다. EntryDSM은 복지, 학교의 지원, 자부심 등 거의 모든 면에서 DMS보다 뛰어났다.
EntryDSM의 복지는 목표로 두지 않았다. 가장 우선순위가 낮았고 뛰어넘을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내가 설정한 목표의 우선순위는 다음이었다.
- 학교의 지원
- 자부심
- 인재 영입
이 당시 학교의 지원은 DMS 웹 서비스를 위한 Domain, Play Store 등록을 위한 Google Play Console, App Store 등록을 위한 Apple Developer Program과 약간의 AWS 비용이었다.
학교의 지원을 받게 된 과정까지 설명하기는 너무 길고 Backend 개발자와 디자이너의 요구사항을 수용하여 학교로부터 AWS(40만원), 디자인 툴인 Zeplin(25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인프라 구축과 디자인 설계 효율성이 향상되었다.
도약을 준비하는 DMS
첫 번째 목표 도달
학교의 지원을 받은 후 팀원의 열정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스스로 DMS 기술이 뛰어나다고 말하기도 했다. 동아리 수명 단계도 3단계에서 2단계로 돌려 수명을 늘릴 수 있었다.
첫 번째 목표는 어렵지 않게 달성하였다. 두 번째 목표는 부족하지만, 어느 정도 도달하였다. 세 번째 목표까지 이룬다면, 두 번째 목표까지 모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겨울
11~12월이 되면서 2학년 팀원 대부분이 겨울 인턴 준비로 DMS ver.4를 개발할 수 없었다. 팀원들은 인턴 때 개발하겠다고 약속하며 개발 일정을 미뤘다. 인턴 생활 때문에 약속을 지키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DMS ver.4 보다 개인의 커리어가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속는 척 넘어갔다.
동아리(팀)는 기업이 아니다
인턴 때 DMS의 개발 효율이 매우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기업처럼 체계적인 개발을 하고 싶었다. 내가 인턴으로 간 회사에서는 Story Point System을 적용하고 있었다. 1시간을 1 Point로 두어 1주일 단위로 개발 일정을 조율하는 것이었다. 생산성에 초점을 둔 시스템이었으며 Agile 방법론에 기초하고 있었다.
당연히 기업과 달리 1주일 Point는 과감히 줄였고 Story Point System은 생산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기대하였다. 그러나 DMS 팀원은 스스로 개발론을 적용해 일정한 규칙을 준수하기 힘든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앞으로는 억압하고 개발론을 도입하여 생산성을 높이겠다고 생각하지 말아야겠다고 배웠다.
코로나로 등교가 연장되었을 때도 나는 DMS V4 개발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였다. 등교 후 미안했는지 팀원이 맡은 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해주었다. 꽤 생산성이 좋았고 이를 통해 2학년은 자유 = 생산성임을 알게 되었다.
내 안목이 부족했고 DMS에서 몇 안 되는 실수였다. 그러나 부끄러운 실수를 공개하는 것은 분명히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친구가 있으리라 생각하였다. 그 친구가 나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게 도움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위기
떠나가는 친구들
11, 12월에도 DMS의 자부심은 그리 높지 않았다. 몇 명의 친구들은 EntryDSM으로 가고 싶어 했고 이는 DMS에 큰 위기였다. 옮기고 싶어하는 친구들은 핵심 멤버였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친구들을 막고 싶었지만, 교내 동아리(팀)는 자유롭게 운영 되다 보니 강제로 막을 순 없었다.
아직 1학년 실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였고 DMS V4 개발만 마치고 EntryDSM으로 옮기라고 부탁하였다. 나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바로 옮겨도 욕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매너 있게 수용해 주었다.
몇 주 뒤 자부심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팀 이동을 하지 않겠다고 하였다. 이때 나는 어느 정도 DMS의 자부심이 회복된 것으로 이해하였다.
결론적으로 2학년 중 아무도 팀 이동을 하지 않았다.
아 맞다 1학년
11, 12월까지 DMS V4와 팀 운영에만 노력하고 있었다. 빠진 게 없는지 뒤돌아보니 1학년을 전혀 케어하지 못하고 있었다. 1학년의 실력은 많이 미숙하였고 프로젝트의 구조를 파악할 필요성이 있어 보였다. 그래서 겨울방학 끝나기 전까지 1학년들끼리 프로젝트를 시키고자 하였다.
어떤 새로운 서비스를 만드는 것보다 클론코딩이 설계 단계에서 진행이 빠르고 개발 경험을 최대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래서 2학년들끼리 카카오톡 클론 코딩을 하도록 했다.
평생동아리 따윈 없다. 최고가 되어 떠나라!
겨울방학 중 한 1학년 친구에게 페이스북 메시지가 왔다. 페이스북 메시지를 확인해보니 좋지 않은 소식이었고 DMS를 떠나 EntryDSM으로 이동한다는 것이었다. 솔직히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위계 조직에서는 모든 것이 리더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 팀에서 인재 유출이 되기까지 방치한 것과 미리 팀원의 니즈를 파악하지 못한 점이 원인이었다.
당시 DMS보다 좋았던 EntryDSM으로 이동한 것에 대해 나는 좋게 생각했고 실제로도 열심히 하라는 답을 해주었다.
(https://woowabros.github.io/interview/2016/04/28/interview_yongdae.html)
내가 배달의 민족에서 가장 좋아하는 문구는 ”평생직장 따윈 없다. 최고가 되어 떠나라!”이다. 이 짧은 문구에서 배달의 민족이 직원을 대하는 태도를 알 수 있다. 배달의 민족은 직원을 노예로 생각하지 않고 배달의 민족에서 성장하여 더 좋은 직장으로 이직하기를 바란다. 우리 DMS도 팀 이동이 자유로우며 DMS보다 더 좋은 팀이나 동아리로 이동할 시 격려해줄 준비가 되어있다.
사실 인재 유출을 동아리 혹은 팀의 완성도 측면에서 지표로 사용할 수 있다. 분야가 바뀌거나 외부 사정으로 인한 이동이 아닌 단순 이동일 경우만 포함이 된다. 당연히 동아리나 팀이 완벽할수록 다른 팀으로 이동하기보다 퇴출당하지 않거나 외부에서 들어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때 나는 아직 DMS의 부족함을 인정하며 마지막 목표인 인재 영입에 몰두하기로 했다.
완벽
인재 영입
기술적으로 부족한 분야가 iOS라고 판단했고 정말 어렵게 좋은 인재를 데려올 수 있었다. DMS에서 EntryDSM으로 이동한 사례를 내가 경험하지 못했다면 니즈와 핵심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내가 경험했던 상황을 통해 후배들에게 말해주고 싶은 것은 경험을 통한 배움이다. 누구나 실수를 하지만 실수를 통해 배우는 사람은 몇 안 된다. 좋지 않은 상황을 겪게 되었을 때 화를 내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화는 판단력을 흐리게 만든다. 화는 좋지 않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다.
좋지 않은 상황을 겪게 되었을 때 논리적으로 상황을 분석하여 여러 시나리오를 구상한 후 가장 합리적이고 기댓값이 높은 판단을 하면 된다. 또한 상황이 종료된 후 자신 혹은 조직의 어떠한 문제로 인해 좋지 않은 상황을 겪게 되었는지를 파악해야만 한다. 상황을 분석하고 연구하는 것은 심적으로 매우 힘든 일이다. 모든 것이 자신의 책임으로 발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본 것은 몇 안된다.
정리하자면 순서는 다음과 같다.
- 좋지 않은 상황이 발생함
- 논리적으로 상황을 분석한다.
- 여러 시나리오를 구상한다.
- 가장 합리적이고 기댓값이 높은 판단을 한다.
- 상황이 종료된 후 문제점을 파악한다.
- 문제점을 해결한다.
인수인계
나도 PM 직을 넘겨 받은 지 1년이 다 되어 갔다. 다른 동아리도 2학년들에게 리더와 PM 직을 물려주기 시작했다. 1학기 말에서 2학기 초까지 모든 동아리는 인수인계를 시작한다. 인수인계 방식은 다양하다. 가장 흔히 보이는 것 중 하나는 말 그대로 던져주는 것이다. 무책임해 보이긴 하지만 2학년 리더는 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은 천천히 물려주는 것이다. 리더의 역할을 분리하여 2, 3학년 리더가 나눠서 일하다가 2학년이 준비되었을 때 완전히 물려주는 것이다.
두 가지 방식 중 어떤 방식으로 인수인계를 해야 하는지 고민할 수 있다. 두 가지 방식을 가르는 기준은 2학년 차기 리더의 성격이다.
- 냉정함, 무뚝뚝함, 직설적: 리더 역할을 던져줘서 시행착오를 통해 성장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다.
- 소심함, 두려움을 많이 느낌: 리더 역할을 천천히 물려줘서 학교를 상대하거나 조직을 운영하는 경험을 쌓아주는 것이 좋다.
DMS는 작년보다 완벽해지고 안정화 되었다. 인수인계하기 최적의 시점이었다. 우리는 천천히 물려주는 방식을 채택하였다. 그리고 리더와 PM 역할을 분리하여 두 후배에게 물려주었다.
미래
DMS는 최고의 팀이 되었다. 팀을 성장시키는 것보다 성장한 후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렵다. 우리는 내부적으로 부족한 데이터를 모으기로 했고 부분적으로 외부에 공개하여 학교에 기여하기로 하였다. 앞으로도 이러한 글이 많이 공개될 것이다. 또한 다른 동아리에 기술지원과 운영에 대해 도움을 주기로 하였다.
회고
DMS에서 PM으로 일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조직 운영, 리스크 관리, 프로젝트 관리 등 책에서 얻기 힘든 지식을 경험을 통해 배웠다. 그래서 이러한 것들을 공개하고자 이 글을 쓰게 된 것이다. 이 글이 후배들에게 많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