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lend에 무슨일이 있었는가?

Ignight Capital KR
Dogok Re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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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min readJul 6, 2022

최근 솔라나에 관련한 한 뉴스가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솔라나 생태계에서 가장 큰 대출 플랫폼인 솔렌드(solend.fi)에서 대규모 청산이 일어나기 직전이라는 소식이었습니다. 약 570만개의 SOL이 $22.3에 도달하게 될 경우 강제 청산의 고정을 밟게 되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운영진 측의 대응에 수 많은 크립토 참여자들의 논쟁이 오고 갔습니다.

사건 개요

대규모 청산 위기

솔렌드 측에서 한 지갑에서 약 570만개의 SOL을 예치하고 이를 통해 약 $170M 가치의 USDT와 USDC를 대차해 간 것으로 밝혔습니다. 이는 전체 SOL 예치금의 약 95%에 해당하고 USDC 대차금의 약 88%에 해당합니다. 청산 예상 가격은 $22.3으로 당시 저점은 $25.86으로 크게 차이나지 않습니다.

Solend의 대처

약 570만개의 SOL이 청산이 진행될 경우 대부분의 물량이 솔라나 네트워크의 DEX에 쏟아지게 될 텐데 이 정도의 물량을 감당할 만한 유동성이 솔라나 네트워크 DEX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에 솔렌드 측은 이번 청산이 진행될 경우 프로토콜 자체 뿐만 아니라 솔라나 생태계 전체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빠르게 조치를 취했습니다.

조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트위터, 온체인 메시지 등을 통해 지갑 주인과 접선 시도
  •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마켓 메이커들과 접선
  • 청산 봇 사용자들과 접선을 통한 청산 시 마켓 임팩트 최소화 시도

그러나 결국 지갑의 주인과는 연락이 닿지 않았으며, 유동성 확보에도 큰 진전이 없었습니다. 결국 이들은 커뮤니티에 새로운 Proposal 1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Solend : Proposal 1

아래는 Proposal 1 주요 내용입니다.

  • 대차 물량의 20% 이상을 차지하게 되는 경우 고래로 지정. 더 낮은 마진율 적용
  • Solend Labs에 긴급 권한 부여. 만약 고래의 포지션이 청산될 경우 Solend Labs에서 OTC 매매로 진행.

많은 이들이 주목한 점은 2번 항목이었습니다. 결국 탈중앙화를 지향하는 디파이 생태계에서 개인의 포지션을 강제하는 꼴이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많은 이견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찬성표로 이 Proposal은 통과가 됩니다.

Proposal 1 투표 결과

Solend Proposal 2 & 3

그러나 각종 커뮤니티에서 비판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Discord 채널 내에서도 이러한 탈중앙화에 위배되는 항목이 포함되는 proposal에 대한 얘기는 계속해서 이어졌습니다. 결국 솔렌드측에서도 이 proposal 1을 취소하는(?) proposal 2를 내고 이 역시 통과가 됩니다. 결국 솔렌드측은 마지막 proposal 3을 작성했고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대차 물량을 $50M으로 제한. 이보다 높을 경우 증거금과 관련 없이 청산 가능
  2. $120M부터 시간당 $500K씩 대차 수량 제한을 낮춰 나갈 것.

생각해봐야 할 점

이번 사건을 통해서 우리가 생각해봐야할 부분은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Governance의 권한은 어디까지인가?

2. Governance의 중앙화

3. DAO 운영의 한계

Governance의 권한은 어디까지인가?

사실상 이번 사건에서 가장 큰 쟁점이 되는 주제이며 디파이, 그리고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어느 부분에 민감한지를 이해 할 수 있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암호화폐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가치는 탈중앙성입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가장 문제가 됐던 항목은 Solend Labs의 긴급 권한 부여입니다. 사실상 한명의 포지션을 겨냥해 Proposal이 작성이 되었고 그 내용 역시 한 명의 포지션을 Solend Labs가 좌지우지 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니 많은 크립토 유저들이 이에 대해 반발했던 상황입니다. 실제로 트위터와 디스코드에는 이를 조롱하는 스레드가 계속해서 올라왔고 이를 의식한 솔렌드 측에서도 이를 취소하는 Proposal을 바로 올렸으니 이 부분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 들였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실제로 이 Proposal은 압도적인 찬성표를 통해 통과된 내용입니다. 솔렌드의 Governance Token인 SLND 홀더들은 이 Proposal을 통해 위기를 극복 하리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투표 결과와 무관하게 프로젝트 방향성이 결정되었으니 투표 그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결국 솔렌드 측은 딜레마에 빠지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탈중앙성을 가장 중요시 여김에도 결국 본인들의 행보 자체는 여론에 휩쓸려 자신들이 발행한 토큰의 투표 권한을 무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물론 홀더들 역시 Proposal 1이 과격한 조치임을 알고 이를 반려하는데 찬성을 했습니다만 이러한 방식의 소통이 계속 된다면, SLND가 가지는 투표권의 가치가 떨어질 것 같습니다.

Governance의 중앙화

아래 그림은 Proposal 1에서의 투표 비율입니다.

위 그림에서도 나타나듯이 한 지갑의 압도적인 투표(약 87%)로 Proposal은 통과가 됩니다. 위 투표에서 개발자들과 운영진들은 투표를 진행되지 않았으니 사실상 저 한 사람의 투표로 모든 의결이 진행된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이 후 진행된 Proposal 2, 3에서도 70%가 넘는 비율을 보이며 사실상 저 지갑의 주인에 의해 모든 Proposal이 결정된다고 보여집니다.

실제로 Governance 토큰을 통해 과반 수를 넘기며 프로토콜을 장악하려는 시도는 꽤 있었습니다. 이전 Curve War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을 보이고 이를 포킹한 여러 프로젝트에서도 매력적인 프로젝트의 Governance 토큰을 매입해오곤 했습니다.

다만 우려되는 점도 있습니다. 실제로 위에서 과반수의 투표를 보인 유저의 SLND의 가치는 $1M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만약 저 유저가 SOL에 숏 포지션을 잡은 뒤 얻는 수익이 $1M 이상이라는 판단이 된다면 과연 저 투표에 찬성했을까요? 많은 프로토콜에서 Governance를 통해 프로토콜을 망가트린 경우도 있다보니 Governance 토큰의 중앙화 정도 역시 투자자들이 확인해봐야할 정보가 아닐까 싶습니다.

DAO 운영의 한계

이번 사건의 발단은 결국 지갑 주인과 DAO 운영진 측의 소통의 한계입니다. 솔렌드 측에서 저 포지션의 주인을 찾아내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시도했으나 실질적으로 유효한 수단은 없었습니다. 솔렌드 측에서 시도했던 소통 방식도 모두 일방향적인 모습이 보입니다. 만약 저 지갑의 주인과 연락이 닿아 해결 방법을 논의할 수 있었더라면 이렇게 사건이 커지지 않고 해프닝으로 넘어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다만 이러한 부분 역시 아직까지는 한계가 보입니다. 결국 소통이 되기 위해서 지갑 주소와 Real Life 사이의 접점이 필요하게 됩니다. 그러나 익명성 역시 암호화폐에서 중요시 여기는 사람이 많은 만큼 이를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이 부분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DAO를 운영하기 위해 많은 부분에서 외부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합니다. 자체 생태계의 지표를 보여주기 위해 Dune Analysis(https://dune.com/), 프로토콜 온체인 데이터 제공을 위해 TheGraph(https://thegraph.com/) , DAO 투표 시스템을 위해 Snapshot(https://snapshot.org/#/) 등 많은 편의적인 부분을 외부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많은 DAO들이 선택한 소통 채널은 twitter, Discord, Telegram, 세가지 만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세 가지 모두 DAO만을 위한 채널이 아니기에 필요한 기능이 많이 부족합니다. 분명 이러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아이디어를 만들어 낸다면 아마 순식간에 모든 DAO들이 사용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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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night Capital is a global investment firm specializing in Tactical/Strategic Allocation for Crypto Mark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