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에 대하여

Doohyeon Kim
Doohyeon.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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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min readAug 5, 2023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기술적인 글은 알기 쉬우면서도 정확하게 써야한다는 부담감에 쉽게 작성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또 자료를 만드는데 시간이 많이 필요하기도 하고요.

최근에 회사에서 새로운 롤을 받아서 일이 많아져 정신이 없었기도 했고요.

Flutter Lead Developer + Product Manager로 일하다가. Business Owner라는 사업부 총괄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엔지니어로서 기술적인 부분에 더 집중하고 싶어서, 내려놓고 풀스택 개발 + PM으로 돌아왔는데요. 17명 정도 되는 인원에 리더십을 발휘 했어야 했습니다. 이 정도로 많은 인원을 관리 해본적은 처음이라, 많이 성장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느낀 점을 공유해봅니다.

리더십은 필수가 아니다.

리더십 있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리더십은 주목받는 능력입니다. 하지만 리더십이 없는 사람이 평가절하 되거나, 모두가 리더십을 갖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경영인, 사업가, 혁신가, 연구자에게 필요한 것은 리더십이 아니라 다른 것일지도 몰라요.

혁신가에게는 신념과 의지가 더 중요할 것이고, 경영인은 올바른 사업방향을 제시하는 것과, 경영능력이 더 중요할겁니다. 연구성과가 뛰어난 사람은 리더십을 발휘하기 보다는 연구에 집중하는 게 더 좋을지도 몰라요.

리더십이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리더십은 정말로 리더에게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방법보다는 필요충족

처음 팀장을 했을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조직 내에서 제가 제일 어렸습니다. 그러다보니,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선 내가 항상 완벽한 모습을 보여야한다고 생각했는데요. 그런데 꼭 그럴 필요는 없더라고요.

그리고 이 리더십을 발휘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고, 여러가지 방법이 있기 때문에, 꼭 완벽한 모습을 통해서 발휘할 필요는 없어요. 리더십이 필요한 이유를 알고, 그 필요성을 충족하면 됩니다.

약점 활용

“강점은 타인에게 자신을 각인시키는 방법이고, 약점은 자신을 타인에게 사랑받게 하는 방법이다.”

드라마 대행사에 나오는 대사인데, 이 말이 되게 와 닿았어요.

저는 나이가 어리다는 약점이 있었지만, 이걸 리더십으로 승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예를들면, 리더분들이 가장 어려워 하는 것 중에 하나가, 구성원들의 진짜 속마음을 알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저는 나이가 어리다는 약점이 있었지만, 이것을 활용해서 멤버들과 진실한 소통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리더가 맡은 역할이 리더일 뿐이지, 상하관계라고 생각하진 않거든요. 그러다보니, 평소엔 업무적으로 관리를 하더라도, 중간중간 동생같은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면 사람들이 쉽게 마음을 여는 것 같았어요.

또 다른 사례는, 나이도 많고 경험 많은 리더가 열심히 하면, 사람들은 ‘리더가 당연히 저정도는 해야지~’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본인보다 어린 리더가 열심히하면, ‘나보다 어린 사람도 저렇게 열심히 하는데… 나도 도움이 되어야겠다…!’라고 생각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어리다고 챌린지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하지만, 그것도 얼마 못 갑니다. 리더로 인정해주는 분위기가 한 번 형성되면, 그 사람들도 함부로 대하지 못하더라고요.

어차피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내가 개선하기 어려운 약점이 있다면, 그 약점을 받아들이고 활용해서 리더십으로 승화시키는 것도 방법인 것 같아요.

리더의 힘은 어디서 오는가?

힘이란 곧 영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영향력은, 직급이나 직책이 주는 게 아니라 사람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이번 경험을 통해서 확실히 느낀 건, 힘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따르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따르기 때문에 힘이 생기는 것이더라고요.

아무리 직급이 높아도, 사람들이 따라주지 않으면 그 리더는 그냥 껍데기만 리더일 뿐입니다. 리더로서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일을 시켜도 구성원들은 만족스럽지 않은 퍼포먼스를 낼 거예요.

그리고 저런 유형의 리더는, 그럴수록 더욱 더 구성원들을 압박합니다. 힘으로 누르려고 해요. 자신이 만만하게 보여서, 또는 강하게 액션하지 않아서 사람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든요.

멤버들은 더 반발하게 되고, 그렇게 악순환이 생기게 됩니다. 그러면 멤버들은 서서히 나갈 준비를 합니다. 그리고 악감정이 많으면 많을수록… 나갈 때 얌전히 나가지 않습니다.

반면에 직급이나 직책이 없어도, 사람들이 따라주면 리더로서의 힘이 따라 오더라고요. 고압적인 자세로 업무 지시를 하지 않고, 저자세로 협조 요청을 해도, 사람들이 더 좋은 퍼포먼스로 보답해줍니다.

사람을 움직이는 힘

왜 그럴까요?

대기업은 스타트업에 비해서 근속년수가 길고 사람들이 승진 욕구가 있기 때문에, 직급이나 직책이 영향을 많이 미칠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스타트업은 그렇지 않거든요. 근속년수가 짧고 이직이 잦아요. 그래서 직급이나 직책은 거의 의미 없습니다. 연봉이나 커리어, 그리고 재미나 자아실현에 대한 니즈가 더 큽니다.

그러다보니, 승진보다는 인정에 대한 욕구가 더 커요. 고압적인 상사의 가식적인 인정에는 가치가 없거든요. 왜냐하면 “저 사람한테 인정 받아서 뭐해? 여기 평생 다닐 것도 아니고… 이직하면 그만인데…?”라는 생각을 할 수 있어요.

반면에 존경하는 리더나 마음 터놓고 일하는 동료의 진심어린 인정에 대한 가치는 큽니다. 퇴사를 하면 지인이나 친구가 되거든요. 그리고 스타트업은 채용할 때 공채보다는 지인추천이 많기 때문에, 이직하다 보면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기회를 줄 수 있거든요.

마음을 얻는 법

리더십을 발휘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핵심은 멤버들의 마음을 얻고 지지를 받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요?

제가 사용하는 유일하면서도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있습니다. 진심으로 상대방을 위하는 겁니다. 진심으로 멤버들이 잘되기를 바라고, 행복하길 바라는 거예요.

멤버들이 잘 되길 바라기 때문에, 커리어를 함께 고민해주고, 스터디를 만들거나 강의를 찾아봐줍니다. 그리고 행복하길 바라기 때문에, 더 좋은 환경과 분위기, 문화를 만들려고 노력하고요. 잘 한 부분에 대해서 아낌없이 인정해주고 칭찬해줍니다.

비효율적인 시스템을 개선해서 업무를 덜어주고요. 슬픈 일에는 위로를, 기쁜 일에는 함께 기뻐해줍니다.

직장인이 출근하기 싫은 오만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근하게 만드는 이유가 되려고 해요. 같이 있으면 부담스러운 사람이 아니라, 마음 편히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요.

부족함이 있으면 인정하고, 책임감 갖고 일해줌에 고마움을 표현합니다. 그렇게 미안함과 감사함을 가지려고 합니다.

정리

가벼운 마음으로 글을 쓰다보니, 글이 다소 정리가 안된 느낌인데요.

저도 처음부터 리더십이 있던 건 아닌 것 같아요. 처음 팀장을 했을 땐 어떻게든 일이 되게끔하는데만 집중 했었거든요.

그 과정에서 구성원 중 일부가 상처를 받는다면, 일을 위해서 그래도 된다고 생각했었어요. “회사에 일하고 월급 받으러 온거지, 동아리 활동하는 거 아니잖아?” 이런 생각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환경에서 리더를 해보니까, 리더십을 발휘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구성원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나머지는 따라오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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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ohyeon Kim
Doohyeon.kim

Developer, SW Engineer, Product Manager. Expert for startup compa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