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는 알파벳의 A라지요 (A is for Alphabet)

뤽
이바닥늬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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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min readMay 23, 2017

구글의 창업자이자, 지주회사 알파벳을 이끌고 있는 래리 페이지의 2017년 첫 번째 주주서한. 알파벳이 지향하는 사업에 대해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게스트 번역가, ‘아내는 관세사' 님이 번역했다.

서한 전문참조 링크 — https://qz.com/970692/alphabet-ceo-larry-page-wrote-a-letter-to-investors-as-alphabets-goog-proud-dad/)

래리 페이지

A는 알파벳의 A라지요 (A is for Alphabet)

3개월만 있으면 지주회사 알파벳(Alphabet)이 출범한지 2주년이 됩니다.(주: 구글은 2년 전 ‘알파벳’을 지주회사로, 나머지 회사들을 그의 자회사로 만드는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구글’ 역시 알파벳의 자회사다) 그 사이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돌이켜보건대 알파벳 구조는 효과적으로, 그리고 의도했던 대로 잘 굴러가고 있다 확신합니다 (그 구조를 처음 발표했던 ‘G는 구글의 G라지요(G is for Google)’ 글을 보세요). 그 글에서 저는 다음과 같이 적었습니다 “알파벳 구조의 핵심은 ‘강력한 리더십과 독립성을 통한 비즈니스의 성공’이다”. 알파벳 구조는 각 기업의 대표들이 더 자율적이고 속도있게 회사를 설립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저는 세르게이(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와 함께 알파벳 지주회사 구조의 전체적인 방향을 만들고, 산하 기업들이 따를 수 있는 지침을 제공하고자 노력합니다. 순다 피차이는 구글의 CEO로서 더할나위 없이 잘 해주고 있습니다. 그가 구글의 CEO라는 점은 저와 세르게이에게는 매우 중요한 일인 동시에 큰 행운이기도 합니다. 순다도 (늘 그래왔듯) 그가 주주서한을 직접 쓸 예정이기 때문에, 이 서한에는 구글과 관련된 내용은 너무 많이 담지 않으려 합니다. 그래도 딱 한 가지만 얘기하자면, 구글을 이끄는 순다가 머신러닝과 AI에 집중하고 있는 것에 대해 기대가 큽니다. 구글은 구글 어시스턴트를 통해 머신러닝과 AI 분야에 커다란 진전을 이루어냈습니다. 그리고 구글 어시스턴트는 픽셀폰, 구글 홈과 같은 구글 하드웨어 패밀리에 탑재되고 있죠.

물론 새롭게 등장할 것들은 아직 많이 남아있습니다. 기대해주시길.

제가 지난 서한을 쓴 이후로, 알파벳에는 주목할 만한 일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몇몇 프로젝트들은 하나의 회사가 되었고, 더 많은 자율성과 독립적인 리더십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구글X(*역주 — 구글의 각종 실험적 프로젝트들이 모여있는 R&D회사)에서 진행되던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쇼퍼’가 있었습니다. 이 프로젝트가 웨이모(Waymo)로 새로 태어났죠. CEO로는 존 크라프칙이 임명되었고, 그가 가진 자동차업계의 경험을 잘 살려가고 있죠. 웨이모를 방문할 때면 정말 신이 납니다. 웨이모는 최근 피아트-크라이슬러 사와 함께 새로운 하이브리드 미니밴 ‘퍼시피카(Pacifica)’를 만들고 있습니다. 웨이모 사무실에 가면 수 많은 센서를 달고 돌아다니는 퍼시피카를 볼 수 있죠. 퍼시피카가 실제 도로를 달리는 모습을, 어서 보고 싶네요.

웨이모가 개발 중인 퍼시피카

2015년 12월 앤디 콘래드가 창업한 베릴리 생명과학(Verily Life Sciences) 역시 구글X의 프로젝트 였습니다. 생명과학 관련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베릴리는 싱가포르의 국부펀드 테마섹(Temasek)으로부터 8억 불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습니다. 테마섹은 베릴리의 이사회 멤버로서 앞으로의 아시아지역 공략에 많은 도움이 될 예정입니다. 특히 제가 좋아하는 베릴리의 프로젝트는 ‘디버그(Debug)’입니다. 디버그 프로젝트는 모기가 활개치지 못하도록 막는 것 입니다. 사실 디버그가 진행된 지는 조금 되었습니다. 최근 사람들의 큰 걱정이 되었던 지카바이러스의 사례를 보면, 디버그 프로젝트가 선견지명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스마트 온도조절계 네스트(Nest)의 CEO로 2016년 6월 마르완 파와즈가 임명되었습니다. 마르완은 회사의 계획대로 잘 해주고 있으며, 그와 함께 일한다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입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께, 네스트의 멋진 제품들을 다 구매해보시길 추천해드립니다. 실내 카메라, 야외용 카메라, 자가학습 온도조절장치, 화재경보기를 포함해서 말이죠.

그렉 맥크레이는 구글의 망 사업 프로젝트인 구글 파이버(Google Fiber)의 CEO입니다. 최근 임명된 그가 엄청난 속도로 일을 추진하는 것을 함께하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CEO가 된 후 그렉은 구글 파이버가 서비스 중인 지역들을 찾아갔는데, 모든 지역의 방문을 순식간에 마치고 본사가 있는 마운틴뷰로 왔을때는 숨차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저희는 광섬유 기반의 초고속 인터넷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에 대한 더 큰 기회가 계속해서 있을 것으로 보이네요.

이 외에도 알파벳에서는 정말 많은 것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제네테크 사의 CEO였던 아트 레빈슨은 칼리코(Calico)의 CEO가 되어 ‘노화’에 대한 연구에 대해 놀라운 발전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또 우리는 투자부분을 담당했던 구글 벤쳐스(Google Ventures)와 구글 캐피털(Google Capital)을 각각 지브이(GV)와 캐피털G(Capital G)로 새롭게 브랜딩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세르게이는 지금처럼 엑스 문샷 팩토리 (X moonshot factory)와 관련된 일을 하는데 계속 많은 시간을 쓸 예정입니다. 엑스 문샷 팩토리에도 다양한 재미있는 프로젝트들이 있는데요, 그 중 하나가 드론배달 프로젝트 윙(Wing)입니다. 개인적으로 윙의 런칭 역시 엄청 기다려집니다.

알파벳 구조를 도입하며 여러 변화들이 있었습니다. 각 회사들의 사업은 더욱 뚜렷해졌으며, 관리는 훨씬 용이해졌습니다. 검토 결과가 합당하다면 그리고 꾸준히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분야라면, 저희는 프로젝트들을 기민하고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듭니다. 또한, 이 과정을 반복하며 ‘성공의 구조’라는 것에 대해 많이 배워가고 있습니다. 최근 성공적으로 회사화되어 추진 중인 ‘웨이모’가 그 사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알파벳은 자본을 투자하는 데 보통 신중합니다. 그것이 특히 중요한 영향을 미칠 때는 그렇습니다. 위대한 기회가 아닌 곳에는 투자를 지양합니다.

그리고 다른 프로젝트들에 앞서, 핵심기술과 인프라에 해당하는 프로젝트에도 저희는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머신러닝에 대한 프로젝트인 구글 브레인(Google Brain)이나 알파고를 만든 딥마인드(DeepMind)와 같은 프로젝트가 그 예가 되겠죠.

구글 클라우드의 수장 다이앤 그린

다이앤 그린이 이끌고 있는 구글 클라우드(Google Cloud)는 저희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머신러닝을 쓰는 유저 한 명 한 명에게 다가갈 수 있는 훌륭한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저희는 머신러닝 분야에 다른 이들보다 빠르게 들어갈 수 있었고, 의미있는 성과를 이미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알파벳의 많은 회사들은 이런 구글 클라우드 기술들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그 활용은 대폭 확대될 계획입니다.

저와 세르게이는,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알파벳의 프로젝트들을 관리하고 그 규모를 키워나가는데 멋진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직 무궁무진한 가능성들이 더 많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일은, 정말 행복합니다.

래리 페이지. 알파벳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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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닥늬우스

안전가옥의 집사장. 뉴스를 많이 봅니다. 가끔 번역도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