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커뮤니티를 만드는 여정

뤽
이바닥늬우스
Published in
34 min readJul 16, 2017

지난 2월, 페이스북이 비전을 새로 다듬기 전에 CEO 마크 주커버그가 쓴 글. 단순히 IT서비스를 만드는 차원이라기보다는 다분히 철학적 혹은 종교적인 사명감과 힘이 느껴진다. 꽤 길지만 집중해서 한 호흡으로 읽어내려가는 것을 추천한다. 이바닥늬우스 공동운영진 ‘피맥가이'의 작품.

원문: https://www.facebook.com/notes/mark-zuckerberg/building-global-community/10154544292806634/

새로운 비전을 발표하는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커뮤니티의 여러분에게,

그 동안 페이스북이 해왔던 보다 연결된 세상을 위해 해왔던 노력을 말씀 드릴 땐, 보통 저희가 개발하고 있는 제품이나 개별 사업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 더 원대한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합니다.

“지금 우리는, 모두가 바라는 그 세상을 만들고 있는 것일까요?”

역사란, 인류가 부족 공동체에서 도시를 이루고 국가와 같은 크고 강한 공동체/커뮤니티로 발전해 온 과정과 그 과정 속에서 배운 것들에 대한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지금 우리는 지금까지의 역사 속 이야기보다 더 큰 한 발을 내딛는 그 지점에 있습니다. 더 큰 한 발이란, 바로 글로벌 커뮤니티입니다. 글로벌 커뮤니티는 평화와 관용을 기반으로 자유와 번영을 확대하고, 어려운 이들을 구하고, 기술을 진보시키는 것과 같은 원대한 가치를 이정표 삼아 나아갑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주어진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전 지구적인 노력은 필요합니다. 테러의 위협에 맞서는 것,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것 그리고 새로운 전염병의 확산을 막는 것과 같은 어려운 문제들에 대해 그렇죠. 진보를 위해, 이제 인류는 단순히 도시나 국가 차원의 결속을 넘어서야 합니다. 이제는 글로벌 차원에서 마음을 모으고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합니다.

글로벌 커뮤니티를 지향하는 것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우리를 서로 더욱 가까이 연결하는 한편 글로벌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게 합니다. 처음 페이스북이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 이런 미션은 명료한 편이었습니다. 매해 서비스는 성장했습니다. 세계는 더욱 가까워지는 듯 했고 많은 이들은 긍정적인 신호로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이 세상엔 글로벌 커뮤니티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 커뮤니티로부터의 단절을 시도하는 움직임이 보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만드는 것이 진정한 글로벌 커뮤니티인지에 대한 불신도 , 인류가 지향하는 바가 더 많은 연결인지 적정 수준에서 그치는 것인지에 대한 논쟁도 끊임 없이 일어납니다.

역설적으로, 이런 불신과 도전들은 우리가 어떻게 해야 글로벌 커뮤니티를 만들어 갈 수 있을지 말해주기도 합니다. 기술의 진보에 대한 말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 있습니다.

“인류는 2년 안에 이룩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항상 과대평가를, 10년 안에 이뤄낼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항상 과소평가한다”

당장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만들 수 없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그 시작은, 지금부터 할 수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페이스북이 기여할 수 있는 가장 큰 것은, 모두가 원하는 세상과 글로벌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는 힘 그리고 인프라를 여러분에게 제공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난 10년 간, 페이스북은 친구들과 가족들과 더 가까이 연결하는 것에 집중해 왔습니다. 그 목표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그리고 페이스북은 다음 과제로 글로벌 커뮤니티 구축을 위한 사회적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우리 모두의 지지 기반이 되고, 안전하며, 정보가 제공되고 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울 뿐 아니라, 그 속에 우리 모두를 공평하게 아우르는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인류 모두를 하나의 글로벌 커뮤니티로 모으는 것은, 그 동안 어떤 기관이나 회사에서 시도했던 것보다 담대한 프로젝트입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다음의 다섯 가지 중요한 질문에 스스로 답할 수 있다면, 이 담대한 프로젝트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전통적 커뮤니티의 역할과 그에 속한 구성원들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사회의 기반이 되는 연대가 어떻게 다시 형성될 수 있게 도울 것인가?

. 다양한 위협이 너무나도 쉽게 가해질 수 있는 환경에서, 어떻게 그 위험을 예방하고 위기 상황을 구제하며 그 이후의 재건까지 도울 수 있는 안전한 커뮤니티는 어떻게 만들 것인가?

. 모든 이들이 평등하게 각자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세상에서, 상호 이해를 기반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정보 교류의 장은 어떻게 만들 것인가?

. 선거 투표율이 50%을 믿도는 사회, 더 많은 시민들의 참여는 어떻게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인가?

. 지역사회와 글로벌에 이르기까지, 문화와 가치 그리고 정체성을 아우를 수 있는 단일 공동체는 지금껏 존재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서로 다른 수 많은 이들을 아우를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 것인가?

세상을 하나로 모으는 이 노력에 최대한 많은 분들이 오랜 기간 힘을 보태어 주셨으면 합니다. 페이스북 홀로 위의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기도 하고 무의미합니다. 우리 모두가 각자 그리고 함께 저마다의 역할을 해낼 때 이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여기서 페이스북의 역할은 여러분에게 최대한의 긍정적 힘을 주는 것과 동시에 기술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세계의 불화와 단절을 점차 줄여나가는 것입니다. 여전히 페이스북은 배우는 과정에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큰 책임감 역시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글로벌 커뮤니티를 만드는 여정에서 페이스북이 기여할 부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이야기 드리고자 합니다.

연대하는 커뮤니티

우리 모두를 위한 글로벌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것은, 우리가 개인적으로 감정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작고 구체적이며 친근한 커뮤니티들을 만들어가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교회, 스포츠팀, 노동조합 아니면 다양한 형태의 지역사회 커뮤니티일 수 있습니다. 이런 커뮤니티들은 더 큰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런 커뮤니티에 속함으로써 우리는 목표의식과 희망을 가지게 되고, 스스로가 어떤 중요한 구성원이라는 안정감을 가지며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뿐만 아니라 동료 구성원들과 교류하며 배우고 보호받으며 개성과 문화를 나누면서 새로운 이들을 만나고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우리는 커뮤니티에서 친구나 가족들과 개인적인 교류를 나누기도 하지만, 동시에 커뮤니티 속의 규칙을 따르며 정부나 공공기관과 관계를 맺기도 합니다. 건강한 사회란, 우리 각자와 정부 사이에서 서로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여러 커뮤니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사회적 관계망’이라 부르는 것이, 보통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고 우리의 핵심 가치를 강화시켜주는 여러 커뮤니티들을 통칭하듯 말이죠.

하지만 우리 사회를 지탱해왔던 지역 커뮤니티의 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지난 수십 년에 걸쳐 지역 커뮤니티는 크고 심대한 변화에 직면해 있습니다. 70년대 이후, 어떤 지역 커뮤니티는 구성원이 1/4 수준으로 줄어들기까지 했습니다.

커뮤니티가 붕괴하고 구성원이 줄어든다는 것은, 많은 이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고 있다는 조사결과와 맞물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중요한 질문이 여기서 시작됩니다. 우리가 현실에서 마주하는 많은 경제적 문제들만큼, 사회적인 문제들도 크고 작게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는 커뮤니티의 부재 그리고 커뮤니티에 속함으로써 얻을 수 있었던 가치들의 부재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한 목사님의 말씀이, 바로 이것과 일맥상통합니다.

“우리는 불안정합니다. 그동안 안정감을 주어왔던 과거의 많은 것들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온라인 커뮤니티가 점차 활성화되는 것은 매우 고무적입니다. 사람들이 여러 온/오프라인 커뮤니티에 참여하게 유도함으로써 기존 커뮤니티들의 역할을 재현할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이 친구들을 온라인에서 만나게 하며 그 관계를 한층 돈독하게 만들었듯이, 온라인에서 먼저 만난 친구가 실제 사회에서 가까운 관계가 되기도 하는 것처럼, 온라인은 새로운 오프라인 커뮤니티의 형성을 도울 수도 있습니다.

여기 한 여성의 이야기를 들려 드리고자 합니다. 희귀질환인 ‘수포성표피박리증’에 걸린 크리스티나의 이야기 입니다. 그녀는 같은 병을 앓고 있는 2,400명과 페이스북 그룹으로 소통하고 있습니다. 그룹 내에서 서로 정보를 주고받고, 격려하고 감정을 나눕니다. 이들은 더 이상 병마와 외로이 싸울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혼자 두 아들을 키우는 맷이라는 흑인 남성도, 비슷한 상황에 처한 이들의 페이스북 그룹에 가입하여 육아에 대한 정보와 격려를 서로 나눕니다. 샌디에이고에서는 4,000명 이상의 군인 가족들이 하나의 그룹에 모여서 친구가 되었습니다. 이런 커뮤니티들은 단순히 온라인 교류로만 그치지 않습니다. 실제로 만나고, 종종 저녁 식사를 함께하며 서로를 응원하고 격려합니다.

최근 우리는 페이스북에서 1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의미있는’ 그룹에 속해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사람들은 이런 ‘의미있는’ 그룹에 가입하자마자 매우 빠르게 친밀감과 소속감을 느끼게 되며, 그 그룹은 사람들의 일상에 매우 중요한 존재가 됩니다. 예를 들어, 갓 부모가 된 이들이 육아 그룹에 참여하며 그 그룹에 빠르게 동화되곤 하죠.

더 많은 사람들이 의미있는 그룹을 찾게 도와주며, 페이스북은 커다란 기회를 봅니다. 현재 페이스북의 그룹 기능을 쓰는 사용자는 10억 명이 넘습니다. 이들은 홀로 그룹에 참여하지는 않고 대부분 친구나 가족들의 추천 혹은 초대를 받아 그룹에 참여합니다. 이 10억 명이 넘는 활성 사용자들에게 더 다양한 방법으로 더 적절한 그룹을 추천할 수 있다면, 더 많은 이들이 의미있는 그룹을 찾게 될 것이고 우리 사회는 한층 튼튼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페이스북의 성과를 이야기할 때, 전체 그룹이 아니라 ‘의미있는 그룹’에 대해서만 이야기할까 합니다. 목표를 바꿈으로 인해, 페이스북은 더 많은 사람들이 의미있는 그룹에 참여하는 것 뿐 아니라 사회의 리더들이 그런 의미있는 그룹을 더 많이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것입니다.

성공적이었던 오프라인 커뮤니티들은 다양한 리더들과 함께였습니다. 유사한 현상을 온라인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난민들에게 집과 일자리를 찾아주는 페이스북 그룹을 운영하는 베를린의 모니스 부카리 같은 사례가 그렇죠. 지금의 페이스북 그룹 관리자 권한은 단순합니다만, 앞으로는 모니스와 같은 리더들에게 더 많은 권한을 주어 그룹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마치 페이스북 페이지의 기능이 그 동안 점차적으로 강화되어 온 것과 마찬가지로요.

많은 커뮤니티들은 그것을 이루는 하위 커뮤니티들로 이루어집니다. 페이스북이 앞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영역 중 하나가 바로 여기입니다. 예를 들어, 학교라는 공간은 단일 커뮤니티로 이루어져 있지 않습니다. 학교 안에는 많은 학급, 기숙사 그리고 동아리 같은 하위 커뮤니티들이 존재하죠. 사회가 겹겹이 쌓인 관계망 위에 구성되어있듯, 하나의 커뮤니티는 그것을 이루는 수 많은 개인 단위의 연결들로 구성됩니다. 페이스북 그룹은 큰 그룹이 다양한 하위 커뮤니티들을 지원하고 강화하는 방향으로 확장되어 갈 것입니다.

커뮤니티를 이루는 과정에서 수반되는 다양한 활동들도 존재합니다.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팀의 경기를 보거나 드라마를 시청하는 것에서부터 좋아하는 미디어를 소비하거나 게임을 하는 것까지. 이 모든 활동들은 단순한 오락거리가 아니라 사람들을 한 데 모으는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험들이 단순한 시간 떼우기가 아니라 더 강한 사회적 연결로 이어지도록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페이스북의 목표는 기존 온/오프라인 커뮤니티의 유대감을 강화시키는 한편, 물리적 거리를 초월한 새로운 커뮤니티가 생겨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온라인에서 연결시키는 것을 넘어 오프라인의 관계까지 아우를 수 있다면, 실제 지역사회에서도 상부상조하는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여러 커뮤니티가 우리의 개인적, 감정적, 정신적 니즈를 충족시켜줄 때 비로소 사회는 건강해집니다. 그리고 실제 사회에서 물리적인 교감이 많이 줄어들어버린 지금, 페이스북은 오히려 우리 사회를 더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있으리라 믿습니다.

안전한 커뮤니티

글로벌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여정에서, ‘영상을 저장해서 친구들과 공유한다’와 같은 기능의 추가는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런 사소한 것보다는 ‘우리 커뮤니티를 어떻게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을까?’와 같은 질문을 고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어떻게 위험을 예방하고 그 위기 상황을 구제하며 그 이후의 재건을 도울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입니다.

오늘날 우리를 둘러싼 위협은 전 지구적입니다. 하지만 이를 막아줄 수 있는 인프라는 그렇지 않습니다. 테러, 자연재해, 질병, 난민 그리고 기후변화와 같은 문제들은 글로벌 관점의 문제들입니다. 어떤 국가라도 이러한 문제를 홀로 해결할 수는 없지요. 한 나라의 전염병은 인근으로 빠르게 확산되며 한 대륙에서 발상한 난민 문제는 주변의 다른 대륙에 영향을 미칩니다. 특정 국가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은 지구 전체의 이슈가 됩니다. 하지만 현재의 국제사회 구조에서는 이러한 문제들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많은 헌신적인 이들이 세계 각지의 비영리조직들에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데 힘을 보태고 있지만,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거나 인프라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그 동기를 쉬이 잊어버리곤 합니다. 많은 조직들과 스타트업들이 기술을 활용하여 건강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려 시도하는 것을 보며 개인적으로 기대해왔습니다만, 지금까지 이뤄진 발전이 이렇게 작다는 것을 보노라면 적잖이 놀라곤 합니다. 세상에는 안전한 글로벌 커뮤니티를 구축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이 여전히 너무나 많습니다. 저는 페이스북이 이 분야를 개척하는데 필요한 자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입니다.

전 지구적인 위험들에 대처하는 데 있어서 페이스북은 특별한 위치에 있습니다. 페이스북 플랫폼에서 매 순간 발생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양, 전 세계적인 응급상황에 대한 페이스북만의 빠른 반응성 그리고 위기 상황에서 발현되는 인류의 본질적인 선함이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페이스북의 앰버 경보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페이스북은 그 징후를 포착하는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이가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자해하려 할 때, 페이스북은 그의 친구들이 생명을 구해줄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도입했습니다. 아이를 잃어버렸을 때 활용할 수 있는 앰버경보도 도입해서 많은 어린이들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도록 했습니다. 세계 곳곳의 안전 기관과도 협력해서 인프라를 구축해 왔습니다. 이 밖에도 정신건강, 질병, 범죄 등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가 기여할 여지는 매우 큽니다.

위기 상황에서의 대처를 돕기 위해, 우리는 재해 혹은 테러 상황에서 내가 안전하다는 것을 친구들에게 알리거나 반대로 친구들이 당사자의 안전을 확인할 수 있는 세이프티 체크 기능을 도입했습니다. 세이프티 체크는 2년 동안 500회 이상 활성화되었고, 우리의 친구와 가족이 안전하다는 사실을 10억 회 이상 확인해주었죠. 종종 특정 지역에서 재해가 발생할 경우, 지역 당국이 페이스북에 연락을 해와서 자국에 세이프티 체크 기능이 활성화 되었는지를 확인할 정도입니다.

세이프티 체크

하지만 이 밖에도 더 많은 안전 시스템들은 필요합니다. 최근 페이스북은 응급 상황에서 대피소나 비상식량을 찾을 수 있는 기능을 도입했습니다. 앞으로 우리 커뮤니티는 일회성 이벤트로서가 아니라 전쟁과 같은 지속적인 위기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는 방법들도 찾아가야 할 것입니다.

위기 이후의 재건을 위해, 페이스북은 세계 최대의 단체 구호 인프라를 구축했습니다. 몇 년 전 네팔에서 발생한 큰 지진의 피해복구를 위해 페이스북 커뮤니티는 1,500만 달러를 모금했습니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의 크라우드 펀딩이었습니다. 올랜도의 펄스 나이트클럽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때에도, 많은 이들이 자발적으로 수혈에 참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사실 일면식도 없는 상황이었는데도 말이죠. 같은 맥락으로, 수 백만 명의 사람들이 자발적인 장기 기증을 할 수 있는 방법도 제공했고 지금까지 굉장히 많은 이들의 참여 의사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 발 나아가, 페이스북은 더욱 안전한 커뮤니티 구축을 위해 AI를 도입하여 커뮤니티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려 노력할 것입니다.

페이스북에는 매일 수 십억 건의 포스팅, 댓글, 메시지가 발생하지만 현재 기술로서는 이를 일일이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하기에, 페이스북은 신고가 접수된 내용들만 확인합니다. 그런데 신고가 더 빨랐더라면 막을 수 있었던 끔찍한 비극들이 많습니다. 최근 페이스북 라이브로 생중계 되어버린 자살 사건이 그렇습니다. 또한 신고를 받은 이후에라야 알 수 있는 집단 괴롭힘과 따돌림도 매일 어딘가에서는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슬픈 사례들은, 페이스북이 안전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부분이 아직 많이 남았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합니다.

AI를 통해 우리는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더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에 업로드된 사진과 영상을 AI를 통해 분석하여, 아직 신고가 되지는 않았지만 위험할지 모르는 포스팅을 직접 살펴볼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연구 중입니다. 개발 초기 단계지만, 현재 페이스북의 신고 접수팀이 살피는 콘텐츠의 약 1/3이 이런 방식을 통해 제보됩니다.

완벽한 수준의 기술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오래 걸릴 것입니다. 아직은 테러 관련한 공식뉴스 보도와 테러리스트를 모집하는 선전 문구를 구분하도록 AI를 학습시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기술이 완성된다면, 페이스북을 통해 테러리스트를 모집하는 포스팅은 자동으로 삭제하고 테러리스트를 색출해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물론 실제 글을 읽고 이해할 수 있을 수준으로 AI를 고도화시켜야 하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과제입니다만, 전 세계 테러 방지를 위해서는 반드시 이뤄내야 하는 연구이기도 합니다.

안전한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과정에 있어 페이스북은 우리 모두의 프라이버시 그리고 표현의 자유에 대한 중요성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이를 침해하지 않기 위해서도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의 메신저인 왓츠앱과 페이스북 메신저에 암호화 기술을 적용한 것이 그 사례입니다. 종단간 암호화를 적용함으로써 왓츠앱은 부적절한 스팸을 기존 대비 약 75% 줄였습니다. 안전한 커뮤니티를 구축하겠다고 해서 여러분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권한은 그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페이스북이 나아갈 방향은 전 세계의 다양한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글로벌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이는 페이스북의 중요한 사명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페이스북은 안전한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것을 성공의 중요한 지표로 삼아 더욱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정보 교류의 장이 되는 커뮤니티

개인이 혼자서는 할 수 없을 일들을 구성원 여럿이 합심하여 이루게 하는 것은 모든 커뮤니티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입니다. 커뮤니티가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각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새로운 생각을 나누고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협력할 수 있는 지원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모두에게 평등한 발언권을 주는 것은 역사적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더 자유롭게 생각을 나눌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1년 동안 벌어진 여러 사건들을 보노라면, 지나치게 다양한 혹은 편향된 생각과 발언들이 우리의 현실인식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다양한 생각들은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교류될 때 긍정적 효과들을 만들어냅니다. 페이스북은 다양성과 상호 이해를 극대화하는 한편, 부정적 영향은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지난 1년간 가장 논쟁적이었던 이슈 두 가지는, 페이스북에서 점점 더 편향된 글을 접하게 된다(필터버블)는 것과 정확하지 않은 정보가 유통된다(가짜뉴스)는 것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이 문제들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고 회사 차원에서도 이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집중적으로 하고 있지만, 필터버블과 가짜뉴스에서 보이는 선정성 그리고 양극화가 페이스북의 구성원 사이의 상호이해와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걱정입니다.

소셜미디어는 전통적 미디어가 제공하던 것보다 훨씬 다양한 관점들을 제공합니다. 설령 내 친구들이 전부 나와 비슷한 성향이더라도, 우리는 서로가 다른 관심사/ 신념 그리고 배경을 가졌기 때문에 다른 관점과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압니다. 두 세개의 TV 채널에서 뉴스가 제공되던 시절 혹은 전부 비슷비슷한 내용의 종이 신문을 읽던 시절과 달리, 오늘날의 소셜미디어에서는 훨씬 더 다양한 콘텐츠와 사고방식을 자연스레 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충분치 않습니다. 페이스북은 사람들이 더 다양한 종류의 콘텐츠를, 보다 큰 그림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물론 이 문제는 조심스럽게 다뤄져야 할 것입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어떤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완전히 반대 견해를 가진 글을 보여줄 경우, 오히려 완전히 무시해 버리기 때문에 극단성이 더 심해진다고 합니다. 이는 우리의 섣부른 통념이 틀릴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보다 나은 접근법은, 넓은 범주의 다양한 의견과 견해를 제시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의 생각 중 맞는 부분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도록 그리고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앞으로 페이스북은 포괄적이고 다양한 내용을 다루는 매체들을 선별하고, 이런 매체의 콘텐츠들이 페이스북 피드에서 자연스럽게 자주 노출될 수 있도록 신경쓸 것입니다.

중요한 또 하나는 정보의 정확성입니다. 거짓 정보, 악의적인 거짓말이 페이스북에서 유통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매우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스팸에 대처했듯 거짓 정보에 대처하고 있습니다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 역시 알고 있습니다. 악의성 거짓정보, 그리고 의견이나 풍자를 칼로 자르듯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면 역시 있습니다.

또한,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사회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틀렸다고 말할지언정 개인의 생각을 자유롭게 공유하는 것을 보장해야 합니다. 따라서, 페이스북이 접근하고자 하는 방향은 잘못된 정보라고 완전히 배제하는 것보다는 추가적인 정보와 관점을 더 자주 노출시키는 방향일 것이며, 이 과정에서 정보의 정확성을 판단하는 팩트체커들도 기여할 것입니다.

페이스북이 정보의 다양성과 잘못된 정보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은 자명합니다. 하지만 제가 더 주목하는 것은 우리가 어떻게 하면 서로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쌓을 수 있을까. 그리고 선정성과 양극화가 커뮤니티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비교적 짧은 글들이 오고가는 소셜미디어에서는 어떤 주제에 관한 메시지들이 종종 번개처럼 퍼집니다. 이 과정에서 메시지의 명료함이 부각되는 나머지 그 속에 담긴 미묘한 뉘앙스는 날아가버리곤 하죠. 어떤 경우에는 그 메시지의 본질이 효율적으로 전달되기도 하지만, 반대의 경우 정작 본질은 지나쳐버리곤 극단적인 날을 세워서 우리를 양 끝으로 밀어 붙이기도 합니다.

양극화는 소셜미디어 뿐 아니라 사회 어디에서나 존재합니다. 회사, 학교 그리고 심지어 법정의 배심원 사이에서도 극단성은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의외로 정치와 관련 없는 분야에서 더 많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IT 업계에서는 AI에 대한 인식이 지나치게 단순화되어 부정적인 쪽으로 퍼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선정적인 내용은 사람들의 극단성을 자극해서 균형을 잃게 하는 문제를 불러옵니다.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어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기를 포기한다면, 설령 페이스북이 모든 거짓 정보를 완전히 제거한다손 치더라도 사람들은 스스로가 서 있는 극단의 입맛만 충족하려 할 것입니다. 제가 선정성, 선동에 대해 크게 걱정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다행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은 분명한 편입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은 몇몇이 글을 다 읽지도 않은 채 자극적인 헤드라인만 보고 그 내용을 공유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보통 우리가 어떤 글을 읽었는데 그것에 반응하지 않았다면, 통상 그 헤드라인이 내용에 비해 선정적이라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내용이 별볼일 없었다는 뜻이니까요. 반대로 여러분이 어떤 글을 끝까지 읽고나서 공유했다면, 그 글이 좋았으리라 짐작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알고리즘을 뉴스피드에 적용함으로써 페이스북은 선정적인 글들이 노출되는 것을 줄이고, 나아가 그런 글들을 주로 쓰는 매체를 걸러낼 수 있을 것입니다. 페이스북은 이런 선정성을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더 균형잡힌 정보가 교류되는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더 노력할 것입니다.

다른 사람과 의견을 나눌 때 생길 수 있는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의견 뿐 아니라 상대방 자체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연구결과는 이야기합니다. 잘 모르던 상대방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 것은 아마 페이스북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일 것입니다. 좋아하는 스포츠팀, 드라마,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과 이야기 할 때 더 부드럽게 다른 부분들로 논의를 이어갈 수 있는 것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페이스북이 사람과 사람의 사이를 더 친밀하게 연결해줄 수 있다면, 우리는 전통 미디어가 갖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수십 억 명의 사람들이 자유롭게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전례에 없던 장을 열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건강한 뉴스 산업의 존재 또한 정보 교류의 장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최신 정보를 탐색하고 분석하는 사람들이 없다면, 단순히 더 많은 이들에게 발언권만 준다고 이러한 커뮤니티가 만들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뉴스 산업이 활기를 갖고 지속 가능해지기 위해 페이스북이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은 많습니다. 가령 지역 사회의 소규모 뉴스가 발전하도록 돕는다든지, 모바일에 알맞는 최적의 뉴스 포맷을 제공한다든지 혹은 뉴스 산업의 주체들과 상생 가능한 수익모델을 만드는 것 등이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 역시 정보 교류 커뮤니티를 구축하는데 반드시 필요합니다.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는 공유되는 정보의 퀄리티가 어떤가보다는 인터넷 자체를 쓰는 것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건강, 교육, 일자리와 같은 필수적인 정보를 얻는 것이 훨씬 시급하고 중요합니다.

그리고 하나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페이스북에서 발생하는 커뮤니케이션의 대부분이 다분히 개인적이고 친밀한 소셜 맥락이며, 이념적 대립이나 극단적인 갈등은 일부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페이스북은 여전히 대부분 친구와 장난을 치거나 멀리 떨어진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주로 쓰입니다. 새로 아이를 낳은 부모들이, 같은 아픔을 지닌 사람들이 한 그룹에 속해 동질감을 나누는 그것입니다. 종교나 스포츠와 같은 주제를 공유하는 이들이 기쁨을 공유하고, 난민들이 대피소를 찾는 생존의 과정이 그 대부분이죠.

우리가 어떤 상황이었든지, 커뮤니티에 속하게 되는 시점에 페이스북은 우리가 커뮤니티에서 자유롭게 다양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울 것입니다. 생각의 폭을 넓히고, 서로 이해하고 존중할 때. 우리 커뮤니티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하고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시민 참여형 커뮤니티

모두가 더 행복한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커뮤니티에 참여하여 각자가 추구하는 가치와 의견을 전달해야 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구축하기 위해서 크게 두 가지를 해결해야 합니다.

첫째, 현재의 정치 과정에 더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투표, 공개 석상에서의 의견 개진, 조직 결성, 국회의원과의 토론 등과 같은 과정에 대한 참여를 말하는 것입니다. 오직 더 많은 이들의 참여를 통해서만 정치에 우리의 가치를 반영할 수 있습니다.

둘째, 전 세계의 사람들이 함께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절차를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 더 연결되어 있으며, 국경을 넘나드는 다양한 글로벌 문제들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전 세계의 가장 큰 플랫폼으로서 어떻게 글로벌 커뮤니티가 복잡한 문제를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는지에 대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기존 정치 과정에 참여하는 시작점은, 더 많은 사람들의 투표를 격려하는 것입니다. 미국 대선에서 유권자의 50% 이하만이 투표권을 행사했다는 사실은 꽤나 충격적입니다. 미국의 투표율은 다른 나라들 보다도 낮은 편이지만, 미국 뿐 아니라 세계 전반적으로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유권자가 투표를 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커다란 기회가 됩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페이스북은 작년 미국 대선에서 200만 명이 넘는 유권자에게 투표자 등록 과정을 알리고 실제 투표 참여를 도왔습니다. 이는 역사상 가장 크고 성공적이었던 투표율 증대 시도였으며, 공화당과 민주당이 함께 노력하여 달성한 규모보다도 훨씬 큰 성과입니다. 페이스북은 투표율 증가를 독려하는 도구들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전 세계 곳곳의 민주주의 국가에서 투표를 하지 않는 수 억 명의 사람들이 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도록 지원할 것입니다.

작은 규모의 지역 사회 단위 참여를 증대시키는 것도 중요합니다. 오늘날, 대부분 사람들은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 혹은 리더가 누군지 잘 모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 생활에 영향을 주는 많은 정책들은 지역 사회 단위에서 발의됩니다. 즉 우리가 지역 사회에 참여하는 것이 실질적으로는 우리 생활에 가장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지요.

연구에 따르면 지역 신문이나 뉴스를 읽는 것이 지역 사회에 참여하는 정도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진다고 합니다. 이는 앞서 얘기드린 정보 교류 커뮤니티의 구축 및 지역 사회 커뮤니티를 새로 일으키는 것이 시민 참여형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것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몇 년에 한 번씩 선거에서 투표를 하도록 유도하는 것보다 근본적으로 더 중요한 것은, 사람들에게 사안들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또한 페이스북은 여러분과, 여러분이 직접 선출한 지도자 사이를 직접적으로 연결해줄 수 있습니다. 인도의 총리 모디는 국무회의가 끝날 때마다 장관들로 하여금 회의에서 다뤄진 중요사안을 페이스북에 게재하도록 했습니다. 이를 통해 인도 국민들이 직접적으로 현안에 대한 피드백을 줄 수 있도록 기대한 처사입니다. 케냐에서는 한 마을 전체가 왓츠앱 그룹 하나에서 마을 지도자들과 소통 하고 있기도 합니다.

최근 인도, 인도네시아, 유럽, 미국 각지에서 벌어진 선거에서 우리는 페이스북 팔로워가 가장 많은 후보가 승리하는 현상들을 목격하였습니다. TV가 1960년 대에 사회와 국민 정서를 반영하는 대표 미디어였듯이, 21세기에는 소셜미디어가 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례들은 페이스북이 다양한 직급의 지도자들과 사람들을 더 많이 연결할 유인을 제공합니다. 지난 몇 개월 간, 우리는 단 한 번의 클릭만으로 여러분이 사는 지역의 지도자들과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도입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페이스북 메시지와 댓글로 지도자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슬란드에서는 특정 사회 이슈들에 대한 온라인 토론장에서 정치인들을 태그하여 토론에 참여시키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으며, 이러한 주제들은 종종 국회에서까지 다뤄지고는 합니다.

우리가 믿는 가치를 표출하기 위해 우리는 종종 시위에 참여합니다. 이집트에서 시작된 아랍의 봄 운동과 보스턴 티 파티 사건이 대표적이지요. 페이스북의 이벤트와 그룹 기능은 이런 시위에 활용되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매일 페이스북을 통해 본인들이 믿는 신념을 표현하고자 노력하며, 그 신념들은 간혹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어 큰 움직임으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최근 한 할머니께서 친구들에게 제안한 것이 세계 각지에서 수 백만 명이 참여하는 여성들의 행진으로 발전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사람들이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은 페이스북이 설립 초기부터 추구해왔던 가치입니다. 그리고 글로벌 커뮤니티 구축의 여정을 시작한 지금, 페이스북은 더 많은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고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각자가 더 큰 목소리를 내는 것이 이처럼 중요한 때는 없었으니까요.

모두를 아우르는 커뮤니티

모든 사람을 아우를 수 있는 글로벌 커뮤니티를 만든다는 것은, 전 세계 각지의 구성원의 기준에 알맞는 커뮤니티 가이드라인 수립을 전제합니다. 저는 이렇게 커다란 규모의 커뮤니티 속에서 어떻게 세분화된 집단들의 기준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의사 결정을 할 수 있을지 몇 가지 사례 통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페이스북은 단순히 기술 혹은 미디어 회사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로 구성된 커뮤니티입니다. 이는 곧 많은 사람들의 가치를 반영하여 만들어진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뜻이지요.

작년에 저희가 마주했던 문제들의 복잡성은 당시까지 페이스북이 규정했던 가이드라인의 범위를 훨씬 넘어선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경찰의 차별적 폭력에 의해 촉발된 흑인 인권 운동과 베트남 전쟁 당시를 보여주는 역사적 사진들을 실수로 삭제했습니다. 분명 더 많은 사람들이 보아야하는 내용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베트남전의 참상을 알렸던 ‘네이팜탄 소녀' 사진

우리는 또한 정치적 발언에 대한 내용들을 잘못 분류하기도 하였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보아야하는 콘텐츠를 내리고, 오히려 끌어 내렸어야 하는 콘텐츠들을 남겨두었습니다. 이러한 이슈들이 점점 더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문제를 대처하는 방법에 대한 관심과 중요도 또한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위와 같은 사례들은 제게 가슴아픈 일입니다. 페이스북이 저지른 실수와 그에 마땅한 비판을 인정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러한 실수들은 페이스북이 절대 특정한 정치적 입장을 취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페이스북이 운영하는 커뮤니티의 규모와 복잡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페이스북의 가이드라인과 그 속에 담긴 철학들은 커뮤니티의 보편적인 기준과 규범을 반영합니다. 그리고 페이스북 스스로 규정을 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항상 더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반영하고자 노력합니다.

최근 발생하는 문제들은 문화가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각지의 문화에 적지않은 차이가 존재하고 사람들이 통상 그 차이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첫째, 페이스북은 친구와 가족을 연결시켜주는 최초의 역할에서 변화하여 뉴스와 담론을 접할 수 있는 거대한 채널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페이스북 플랫폼 속의 문화 또한 변화하고, 그에 따라 기존에는 검열되었던 컨텐츠들이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인정받아 게시가 허용되기도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어떤 경우 이 컨텐츠들은 불쾌감을 조성하기도 합니다.

가령, 예전에 어떤 사람이 죽어가는 동영상은 극도로 폭력적인 것으로 분류되어 삭제 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요즘엔 이러한 종류의 컨텐츠들이 뉴스에서 라이브 기능을 활용하여 생중계되기도 하고, 폭력에 반대하는 움직임을 확산시키고자 하는 선한 목적의 동영상들에 포함되기도 합니다.

비슷하게, 페이스북은 최근까지 의도와 내용을 막론하고 아동 누드 사진이 포함된 컨텐츠를 삭제해왔지만, 이제는 경우에 따라 사진 게시의 의도를 파악하여 그대로 남겨두기도 합니다. 전쟁의 역사와 위험성을 알리고자하는 포스팅에 아동 누드가 포함된 사진은 그대로 두는 경우들이 그렇습니다. 이러한 사례들은 우리 공동체의 규모와 역할이 커짐에 따라 가이드라인도 발전해야한다는 것을 얘기해줍니다.

둘째, 페이스북 커뮤니티는 굉장히 많은 국가와 문화를 포괄하지만, 각각의 지역에서 따르는 규범에 매우 큰 차이가 있습니다. 누드 사진을 검열하는 것에 중동이나 아시아 지역의 사람들보다 유럽 사람들이 더 크게 반발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기도 합니다. 20억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함께 활동하는 커뮤니티에서는 단일 기준만으로 전체를 아우르지 못하는 경우들이 어쩔 수 없이 발생하기 때문에, 우리는 지역 별로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셋째, 아무리 문화적으로 비슷하거나 같다 하더라도, 개개인은 페이스북에서 보고 싶고 수용 가능한 내용과 그렇지 않은 것들에 대해 서로 다른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정치적으로 편향된 연설은 받아들일 수 있어도 외설적인 내용은 보고 싶어 하지 않지만, 반대로 어떤 분들은 누드 사진이나 영상에 대해선 크게 문제가 된다 생각하지 않지만 정치적 선동은 보고 싶어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어떤 사람은 친구들이 보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한 채 격렬한 시위 현장이 담긴 영상을 공유하고 싶어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는, 개개인의 기준에 따라 불쾌감을 느낄 수 있는 컨텐츠를 보게 되는 것만큼이나 개개인의 기준에 따라 중요하다 생각할 수 있는 컨텐츠를 공유하지 못하는 상황이 불공평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페이스북이 구성원 개개인의 성향과 경험에 따라 보게되는 컨텐츠의 내용과 수위를 조절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함을 시사합니다.

넷째, 페이스북은 그 자체로 너무 거대한 커뮤니티라서, 매우 작은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많은 분들께 불쾌감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매월 1억 개가 넘는 컨텐츠를 검수합니다. 검수팀이 99%의 확률로 검수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여전히 백만 개 이상의 오류가 발생합니다. 어떤 시스템일지라도 어느 정도의 오류는 발생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으리라 믿으며, 그렇게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지난 1년 간 우리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개선시키는 방법론에 대해 고민해 왔습니다. 그리고 캘리포니아의 사무실에서 전 세계의 문화와 규범에 맞는 보편적인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이러한 가이드라인은 페이스북 혼자서가 아닌, 전체 구성원과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비록 현재 단계에서 이를 가능케하는 방법은 완전히 준비되지 않았지만, 현재 제가 구상 중인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본적인 원칙은 우리 구성원들이 각각 가지는 다양성을 최대한 반영하는 것입니다.

즉 개인이 페이스북에서 접하게 되는 컨텐츠의 선정성에 대한 논란은 가능한 한 적어야할 뿐만 아니라, 각 개인이 자유롭게 컨텐츠를 공유할 수 있는 최대한의 권리 또한 보장 받아야 합니다. 가이드라인 제정을 위한 페이스북의 접근 방법은 대규모 민주적 합의 절차를 따르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AI를 기반으로 더 알맞게 다듬어 나가는 것입니다.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우리는 커뮤니티 구성원 스스로가 본인에게 맞는 콘텐츠 가이드라인을 정할 수 있도록하고자 합니다. 구성원 각각이 자신만의 누드, 폭력, 종교 등의 컨텐츠에 대해 수용 가능한 수위를 직접 정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페이스북이 정기적으로 이러한 질문을 자연스럽게 여러분께 드릴 것이기에, 여러분은 굳이 어디서 수위를 설정할 수 있는지 찾을 필요가 없습니다. 딱히 선호가 도드라지지 않거나 정하고 싶지 않은 분들께는 각각의 지역 및 문화권에서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수위가 기본값으로 적용됩니다. 기본값은 구성원의 합의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개인 설정을 수시로 조절할 수 있는 도구도 준비해드릴 것입니다.

콘텐츠 가이드라인이 개인화 됨에 따라, 페이스북에 유통되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 자체는 기존보다 덜 엄격하게 검수 됩니다. 대신 개인화된 기준에 따라 특정 콘텐츠를 보기 싫어하는 구성원에게 해당 콘텐츠 노출이 되지 않을 뿐입니다. 혹은 경고창을 보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당연히, 그리고 여전히 각 국가의 법과 문화적 금기의 선을 넘는 콘텐츠들에 대해서는 제제합니다. 페이스북은 개별적으로 그리고 다수 협의에 따라 설정된 공통 가이드라인을 통해 여러분이 더 자유롭게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콘텐츠 검수를 더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AI 또한 활용될 예정입니다. 현재의 AI 기술은 글, 사진, 영상에 담긴 내용을 분석하여 지나치게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경우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지금의 연구 속도로 보았을 때, 올해 내로 일부 경우에 대해서는 AI가 직접 검수를 할 수 있을 것이라 보입니다. 물론 전체를 전부 AI에 맡기려면 아직 몇 년은 더 걸리긴 하겠지만요.

커뮤니티의 규모가 복잡해지고 요구하는 것이 많아짐에 따라, 커뮤니티 관리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그에 맞게 발전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페이스북은 항상 더 잘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저희의 이러한 접근이 다른 커뮤니티들에게도 합리적으로 의사결정 방법을 찾아가는데 힌트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새로운 여정

바로 지금, 글로벌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시점입니다. 바람직한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많은 이들이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역사적으로, 오늘날과 유사한 때가 있었습니다. 부족사회에서 도시로 그리로 국가로 발전해왔던 사례를 보면 우리는 항상 커뮤니티, 미디어, 정부와 같은 사회 인프라를 구축하며 다음 단계로 발전해왔습니다. 각 단계에서 우리는 어떻게 서로 힘을 합쳐서 문제를 해결할 지 배워왔고, 혼자서는 할 수 없을 원대한 꿈들을 힘을 합치면서 이루어 왔습니다. 이전까지의 인류가 그래왔던 것처럼, 우리는 이제 국가를 초월한 글로벌 커뮤니티를 만드는 여정을 시작합니다.

링컨 대통령이 미국 남북전쟁 당시 했던 말을 떠올립니다.

“우리는 힘을 모으고 행동할 때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습니다.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을까?’를 상상만 하기보다 ‘지금보다 더 나아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해야 합니다. 과거에 통하던 것들은 지금과 같은 어려운 시기에는 무용합니다.

우리 길 앞에 풀어야 할 난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우리는 이를 정면으로 돌파해야 합니다. 새로운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새로운 사고방식, 새로운 행동양식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페이스북은 보다 개방된 세상을, 보다 연결된 세상을 만드는 길을 걸어왔습니다. 앞으로는 더 긴 관점에서 새로운 소셜 인프라를, 글로벌 커뮤니티를 구축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 다음 세대의 세상에게 떳떳하게 물려줄 세상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이 여정을 시작할 수 있음이 더할 나위 없는 영광입니다.

이 커뮤니티에 함께 해주심에, 그리고 한층 열린 그리고 연결된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는 그 모든 것들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마크.

--

--

뤽
이바닥늬우스

안전가옥의 집사장. 뉴스를 많이 봅니다. 가끔 번역도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