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다양한 컴퍼니빌더(Company Builder) 사례와 그 시사점

FAST TRACK 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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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min readFeb 2,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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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에서도 스타트업 생태계가 풍성해지면서 다양한 형태의 창업/투자 형태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패스트트랙아시아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표방한 ‘컴퍼니 빌더 (Company Builder)’, ‘스타트업 지주회사’, ‘스타트업 스튜디오’와 같은 형태도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다양한 해외 컴퍼니 빌더 사례들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

미국

  1. 아이디어랩(Idealab)

빌 그로스(Bill Gross)가 1996년에 시작한 사실상 컴퍼니 빌더의 원조와도 같은 회사입니다.

여러 아이디어들을 내부에서 직접 인큐베이팅해서 이를 스핀오프 시키는 형태의 회사를 만들었는데요, 아이디어랩(Idealab)이 만든 가장 대표적인 성공사례는 검색광고의 기틀을 닦은 오버추어(Overture)입니다. 1996년에 로컬 온라인 비즈니스를 시작했던 시티 서치(City Search)는 나스닥에 IPO한 뒤 IAC/InterActiveCorp에 매각이 되었고, 1997년에 시작한 eToys라는 전자상거래 비즈니스는 1999년에 IPO를 하고, 그 뒤에 KB Toys에 매각되었습니다.

Pay per Click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소개했던 GoTo.com은 이후 2001년에 사명을 Overture로 바꾼 뒤 Yahoo에 $1.6B에 매각되었고, 그 뒤에도 제휴 마케팅(Affiliate Marketing) 개념을 처음으로 만들어내고, 2000년에는 $10B 회사가치에 $1B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지속적으로 사세를 확장해나갑니다.

그 뒤에도 무수히 많은 성공 사례들을 만들었는데, dotTV (VeriSign에 2001년에 매각), Picasa (Google에 2004년에 매각), Carsdirect 설립 및 Internet Brands로 사명 변경 후 IPO, eSolar와 Duron Energy와 같은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사업 진출, UberMedia를 설립해 여러 Twitter Third Party 서비스들을 다수 M&A 하는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최근 2013년에도 Cooking.com이 Target에 매각되고 GoPollGo가 Yahoo에 매각되며, 2014년에는 Perfect Market이 Taboola에 M&A 되었습니다. 아이디어를 회사로 바꾸는 단순한 생각을 약 20년에 걸쳐 꾸준히 다양한 성공사례와 함께 만들어오고 있는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베타웍스(Betaworks)

2007년에 설립되어 Time Warner의 SVP 출신인 John Borthwick이 이끄는 Social / Real-time Web 분야의 컴퍼니 빌더입니다. Ron Conway, RRE Ventures, Intel Capital, DFJ, Softbank 등으로부터 약 30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유치한 바 있으며, 내부적으로 회사를 직접 만드는 ‘Build’ (Bit.ly, Chartbeat, SocialFlow 등), 자신들의 역량을 통해 회사를 턴어라운드 시킬 수 있다고 믿는 경우에 행하는 ‘Acquire’ (Digg.com), 그리고 네트워크를 활용해 다수의 투자를 집행하는 ‘Seed Stage Investing’을 모두 병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2007년 설립 후 5년이 경과한 2011년에는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의 2배에 달하는 배당을 이미 실행했고 (IRR 35–40% 수준), 그 후에는 엔젤 투자를 하고는 있지만 회사의 전체적인 방향성을 Next Generation Media Company로 포지셔닝하고 Contents Creation, Editing, Distribution, Analytics에 이르는 전 밸류 체인에 걸쳐 다양한 프로젝트를 스튜디오 형태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3. 아크레티브(Accretive)

1999년에 설립된 General Atlantic이라는 Later-stage 전문 투자회사의 파트너 출신인 J.Michael Cline이 만든 컴퍼니 빌더입니다. 매년 1개 정도의 회사만을 설립하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겠다는 마인드가 아니라 신중하게 만들고 실패하지 않겠다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대주주 지분을 보유하는 Majority Business만을 영위하며, 지난 15년간 총 $8B의 기업가치를 만들어냈습니다. Accretive 내부의 Deal Team이 회사 설립을 주도하며, 경험이 풍부한 CEO를 데려와 처음부터 규모 있는 투자자금을 가지고 회사를 만들고 사업을 추진합니다. 대표적인 회사로는 영화 예매 사이트 Fandango (Comcast에 매각), Exult (Hewitt에 매각), Accretive Commerce (GSI Commerce에 매각), Accretive Health (나스닥 IPO) 등이 있으며, 철저히 B2B Software 사업 기회에 집중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4. 사이언스(Science)

Myspace, AOL 출신의 Mike Jones가 2011년에 설립한 LA 지역의 대표적인 컴퍼니 빌더입니다. LA 지역에 Business Develpment 팀과 인도 등의 지역에 Engineering 팀이 나뉘어져 있으며, 약 40여명이 넘는 직원들이 10여개가 조금 넘는 회사들을 운영하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미디어와 커머스 분야에 집중하고 있으며, Hearst Ventures, Rustic Canyon Partners, Silver Lake Waterman 등으로부터 총 $60M에 달하는 Equity + Debt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Majority 보다는 Significant Minority 지분을 보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표적인 성공사례로는 Dollar Share Club, Dog Vacay 등이 있습니다. Betaworks와 마찬가지로 유망 기업에 대한 엔젤 투자 (Wealthfront, Medium에 투자)와 전략적 Fit이 맞는 기업에 대한 인수 (Delicious, Playhaven)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5. HVF

Hard, Valuable, Fun의 약자이며, 2011년에 대표적인 페이팔 마피아(Paypal Mafia) 중 한 명인 Max Levchin이 설립한 Data-focused Company Builder 입니다. 이들은 데이터를 레버리지 할 수 있는 여러 산업군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대표적인 사례로는 금융 분야의 Affirm과 헬스케어 분야의 Glow가 있습니다. 이 두 회사는 모두 HVF에서 Spun-out 되었습니다.

6. 엑스파(Expa)

가장 최근인 2013년에 설립되었으며, Uber와 StumbleUpon의 공동창업자인 Garret Camp가 만든 컴퍼니 빌더입니다.

시작할 때부터 $50M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주요 투자자 : TPG의 David Bonderman, First Round Capital, Li Ka-shing, Meg Whitman, Richard Branson, SV Angel 등), ‘Design+Data’의 힘을 메인 테마로 표방하고 있습니다. 특히 내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직접 회사를 만든다고 이야기하는 컴퍼니 빌더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고, 현재 Operator (메시징 기반의 심부름 앱), Reserve (식당 예약 앱), Spot, Mix, Metabase, Kit 등의 10여개에 달하는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유럽

  1. 로켓인터넷(Rocket Internet)

컴퍼니 빌더의 조상이 Idealab이라면, 가장 성공적인 회사는 Rocket Internet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일에서 2007년에 Samwer Brothers 3형제가 시작한 이 회사는 처음에 미국의 성공적인 인터넷 비즈니스를 그대로 베껴서 유럽 및 이머징 마켓에 빠르게 런칭하는 것으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Ebay와 Groupon의 Copycat을 만들어 오리지널 회사에 매각하면서 Clone Factory라는 오명을 갖기도 했습니다만, 2011년 이후 이들의 사업 모델은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 Amazon, Alibaba에 대항할 수 있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만들어나가는 방향으로 사업의 방향성이 바뀌게 됩니다.

현재는 110여개 국가에서 약 30,000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Rocket Company에서 일하고 있으며, 2014년에는 독일 프랑크프루트 증시에 성공적으로 IPO를 하였습니다. 실제로 유럽 및 동남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의 전자상거래 비즈니스는 대부분 Rocket Internet이 장악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Delivery Hero 인수와 Hello Fresh의 공격적인 사업 전개 등을 통해 Food & Delivery 분야에서도 강력한 시장 입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IPO 전후로 스웨덴 재벌가문인 Kinnevik 등으로부터 $3B에 달하는 투자를 유치했으며, Rocket Company들 또한 자본 시장에서 수조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유치해 가장 빠르고 공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해나가고 있습니다.

Food & Delivery, E-commerce, Marketplace, Fintech, Travel의 다섯가지 사업 영역을 가지고 있으며, 모든 회사를 직접 내부에서 만들고 Super Majority 지분을 확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 팀 유럽(Team Europe)

2008년에 독일에서 시작된 작은 Rocket Internet 입니다. Rocket Internet의 방식을 대부분 차용해 시작한 Team Europe은 현재까지 약 10여개 회사를 만들고 투자했으나, 이들의 대표적인 성공사례인 Delivery Hero 이후에는 특별한 활동이 보이지는 않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Team Europe 인력들도 Delivery Hero로 이동해 해당 회사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3. 프로젝트 A 벤처스(Project A Ventures)

2012년에 Rocket Internet 출신들이 독립해서 만든 컴퍼니 빌더로 독일과 브라질에 오피스를 두고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Seed / Series A 레벨의 투자 (16개사)와 내부에서 아이디어를 가지고 직접 인큐베이션을 하는 영역 (12개사)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으며, 주로 Marketplace & E-commerce, Software as a Service, Digital Infrastructure Solutions 분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독일의 대표적인 미디어 기업 Axel Springer로부터 $40M, 리테일 기업 Otto Group으로부터 $70M 등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이 자금을 바탕으로 Rocket Internet에 이어 가장 공격적인 사업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

1. 패스트트랙아시아(Fast Track Asia)

컴퍼니 빌더라는 개념을 한국에 사실상 처음으로 소개한 회사입니다. 티켓몬스터의 창업자와 투자자들이 모여서 2012년에 설립한 뒤, 이후 이민주 회장을 비롯한 성공기업가 20여명, 그리고 작년에는 네오플/위메프 창업자인 허민 대표에 이르기까지 많은 성공기업가들이 투자자로 참여했습니다.

처음에는 Betaworks처럼 Build, Acquire, Invest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함께 영위하다가, 2014년을 기점으로 스타트업 지주회사로 명확히 포지셔닝하여 내부의 아이디어를 직접 회사로 만들어 Majority / Super Majority 비즈니스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시장의 온라인화 (“Software is eating the world”)라는 큰 흐름 아래 온오프라인을 결합시킨 서비스 브랜드 회사들을 교육 (패스트캠퍼스), 부동산 (패스트파이브), 배달 (푸드플라이), 식품 (헬로네이처), 남성 패션 (스트라입스) 분야에서 계속 만들어내고 있으며, 만든 회사들이 모두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하여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서울이라는 대도시가 가진 특성을 레버리지하여 아시아 시장의 주요 대도시를 하나의 메가시티 네트워크로 묶는 것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2. 앤드비욘드(&Beyond), 스켈터랩스(Skelter Labs)

앤드비욘드(&Beyond)는 베인앤컴퍼니 대표 출신인 박철준 대표가 2013년 설립한 컴퍼니 빌더입니다.

M&A와 사업기획 전문가들이 모여서 오프라인 비즈니스에서 기회를 주로 찾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첫번째로 2014년 청담동에 ‘더 채플’이라는 예식장을 운영하는 유모멘트 유한회사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Beyond 산하에는 테크 기반의 컴퍼니 빌더를 표방하는 스켈터랩스(Skelter Labs)가 있으며, 전 구글코리아 R&D 담당 대표인 조원규 대표가 이끌고 있습니다.

3. 퓨처플레이(Future Play)

올라웍스를 창업해 인텔에 성공적으로 매각한 경험이 있는 류중희 대표가 2013년에 설립한 기술 기반 스타트업에 집중한 컴퍼니 빌더입니다. 카이스트 박사 출신 3명이 핵심 파트너로 재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내부에서 직접 테크 스타트업을 만들기도 하며 (“Build”), 외부의 회사에 엔젤 투자를 하기도 합니다 (“Invest”). 현재 26개 회사에 투자를 진행했으며, 주로 Significant Minority 지분을 취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네이버, LG전자, SK플래닛 등으로부터 약 3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여, 대기업이 액셀러레이터 / 컴퍼니 빌더에 공동 투자하는 사례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시사점

컴퍼니 빌더는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가 다원화되면서 등장한 새로운 개념의 회사입니다.

마치 기존에는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탈 밖에 없었다가 와이컴비네이터(Y-Combinator)가 등장해 액셀러레이터라는 개념을 정착시킨 것처럼, 투자 관점에서는 생태계가 진화함에 따라 다양한 색깔을 갖는 회사들이 등장하고 있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컴퍼니 빌더들의 공통점은

1) 모든 영역을 커버하는 Spray & Pray가 아닌 각자의 전문성이 있는 영역에 집중한다는 점 (일종의 Vertical Accelerator 라고도 볼 수 있을 정도),

2) 해당 영역에서는 외부 아이디어에 대한 투자 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 생각해낸 아이디어를 직접 회사로 만든다는 점 — 입니다.

반면 회사별로 직접 회사를 만드는 Build에만 집중하는 경우 (ex. Rocket Internet, Accretive, Expa, Fast Track Asia) vs. 외부에 대한 투자도 활발히 병행하는 경우 (ex. Betaworks, Project A, Future Play)로 구분이 되고,

또 Majority / Super Majority를 취득하는 경우 (ex. Rocket Internet, Accretive, Fast Track Asia) vs. Significant Minority를 취득하는 경우 (Science, Project A, Future Play) 등으로 구분이 되기도 합니다.

또한 연속 창업자들이 다양한 분야의 엔지니어링 인재들을 데려와 기업화, 조직화된 EIR (Entrepreneur-in-residence) 구조를 갖는 스타트업 스튜디오 형태로 운영이 되는 곳이 있고(ex. Expa, HVF), 명확히 지주회사 구조를 가지고 지주회사의 IPO를 목표로 하기도 하며(ex. Rocket Internet, Fast Track Asia), 좀 더 적극적으로 Value-added Service를 제공하는 일종의 Active VC / Accelerator와 같이 움직이는 곳도 있습니다. (ex. Future Play)

미국 시장에서 태어난 컴퍼니 빌더들은 방대한 시장 규모에 걸맞는 생태계의 다양성 측면에서 해석할 수 있고, 유럽과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컴퍼니 빌더들은 시장 규모의 제약으로 인해 창업자들의 첫 창업 리스크를 줄이고 투자자들의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해 등장한 기존 벤처캐피탈의 대안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2005년에 설립되어 액셀러레이터라는 업종을 정의한 와이컴비네이터(Y-combinator) 또한 최근 대규모 Later-stage Fund를 조성하는 등 시장의 변화에 맞게 유연히 대응하고 진화해나가는 것처럼, 2007년에 처음 등장한 로켓인터넷(Rocket Internet)을 위시한 다양한 형태의 컴퍼니 빌더 또한 향후 그 진화 방향과 미래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스타트업 생태계 관점에서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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