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 Interview] 쉽고 친근한 로봇을 만드는 디자이너, Din

Yunjisoo
플로틱 팀 블로그
12 min readApr 25, 2023

안녕하세요, 플로틱 Communication 팀의 Sue입니다. 플로틱 팀원 한분 한분의 이야기를 전하는 휴먼 인터뷰(Human Interview)로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조금 무거운 질문 같습니다만, 여러분은 ‘인간’을 무엇이라고 정의하시나요? 인류는 항상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 정의내리곤 했습니다. 예를 들어, 인간은 ‘직립보행하는 지적 생명체’라고 정의하기도, 인간은 ‘자신들의 문화를 만들어내며 공동체를 이루는 존재’라고 정의하기도 했죠. 이렇듯 인간의 정의는 시대나 문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내려지고, 각기 다른 인간관을 반영합니다.

혹시… ‘미쳤습니까, 휴먼?’이라는 유명한 밈을 아시나요?

아마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텐데요, 위의 밈에서 ‘휴먼’은 로봇이 인간을 부르는 명칭입니다. 그래서 플로틱은 로봇과 인간의 관계 측면에서 휴먼을 떠올렸습니다. 로봇이란 전례없는 존재가 인류에게 나타났고, 이에 인간은 ‘휴먼’으로서 또 다른 정체성을 가지게 된 것이죠. 이것이 플로틱 팀원들이 ‘휴먼’이라는 명칭을 가지게 된 이유입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플로틱이 정의하는 ‘휴먼’은 로봇과 대척점에 있는 존재가 아닌 함께 하는 존재입니다. 그리고 플로틱은 그런 로봇을 만들어냅니다. 플로틱의 휴먼은 자연스레 ‘로봇과 함께하기 위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되었죠. 그리고 그런 휴먼들을 소개하는 휴먼 인터뷰! 플로틱의 팀원들이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어떻게 이러한 고민을 풀어나가고 있는지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The First Human, Din!

플로틱 휴먼 인터뷰의 첫 휴먼은 제품기획팀의 딘(Din)입니다. 딘은 지금의 플로틱이 만들어지기 이전부터 함께 해오신 멤버인데요. 플로틱의 여러 방면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럼 딘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안녕하세요, 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제품기획팀에서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권혁률입니다. 팀에서는 딘(Din)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재작년 봄에 합류하여 지금까지 플로틱에 함께하고 있는데요. 현재 플로틱의 솔루션 기획과 디자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직전에 다양한 디자인 영역을 공부하셨다고 들었는데, 플로틱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플로틱의 솔루션에서 인간은 로봇과 함께하며 로봇으로부터 어떤 방식이든 ‘경험’을 얻게 됩니다. 그게 낯설고 무서울 수도, 혹은 유쾌하고 즐거울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런 지점에서 로봇이 어떤 경험을 줄 수 있는지 고려하여 제품을 만드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다른 분들께서 비즈니스의 측면, 로보틱스의 측면에서 솔루션의 퀄리티를 높여주신다면, 저는 이런 경험적인 면을 우선하여 플로틱의 로봇을 기획하고 있어요.

플로틱에 오기 전에는 제품 디자인, 브랜드 디자인 영역을 공부하고 실제로 그 분야에서 일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오면서 단순히 제품을 직접 제작하는 것만을 넘어서, 기획부터 시작해 시각적으로 부각해내는 작업이 재밌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UI/UX 디자인을 시작으로 플로틱에 합류해서, 지금은 프로덕트와 브랜드 디자인을 맡게 되었죠.

딘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 철학이 궁금해요.

유쾌하고 쉽게.
최대한 사용자의 관점에서 보려고 노력합니다. 크게 내부 브랜딩과 외부 브랜딩의 측면으로 나뉘는데요. 외부적으로 플로틱은 유연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와 젊은 분위기를 내세우고자 했어요. 물류와 로봇이라는 분야는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딱딱한 이미지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다시 본질에 집중해보면 ‘물류’란 결국 물건 간의 흐름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플로틱의 사명부터 그라데이션 그래픽, 색깔 등에 부드럽고 유연한 흐름을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또 로봇은 초고도화된 기술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와는 아직 먼 미래라고 느껴지는 것 같은데요. 실제로 들여다보면 결국 이러한 기술들이 우리 삶에 접목되어 계속 쓰이고 있어요. 로봇이 대중적으로 상용화되기엔 멀었다는 인식에서 벗어나는 그 시작점이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기술 회사지만 사용자 관점에서 보여지기에 어려워서는 안되는 거죠. 플로틱의 브랜딩이 ‘유쾌하고 쉽게’ 설계된 이유입니다.

내부 브랜딩의 경우, 미리 선제적으로 계획하기보다 구성원들에 의해 만들어진 이미지를 극대화하고 기존 이미지와 어우러지도록 돕고 있습니다. 처음 플로틱이 세워질 즈음에는 미리 내부적인 차원에서 설계한 것들이 있었어요. 그런데 점차 많은 분들이 들어오면서 실제로 구성원들이 느끼는 플로틱과 차이가 생기기 시작했죠. 그때 내부 브랜딩은 억지로 끌어가는 게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며 바뀌는 것임을 깨달았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가져가는 기조가 있다면 ‘실력을 기반으로 한 위트’라고 생각합니다. 유쾌한 순간에는 함께 즐겁고, 일할 때는 온전히 몰입하여 일하는 휴먼이 되자는 것이죠.

플로틱의 솔루션에는 그러한 철학이 어떻게 반영됐나요?

솔루션의 UX에서도 마찬가지로 사용자 경험을 가장 많이 고려합니다. 그래서 다음의 세 지점을 중점적으로 솔루션에 반영하려 하고 있어요.

안전하게, 쉽게, 친근감 있게.

플로틱 로봇의 사용자는 물류센터의 관리자와 작업자분들인데, 그분들의 니즈를 생각하고 도출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힙하고 멋있어보이는 것이 아니라, 함께 협업하기에 즐겁고 편한 서비스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물류에 대한 기존의 딱딱하고 어려운 이미지를 넘어서, 저희 솔루션이 추구하는 새로운 방식이 결국 더 나은 사용자 경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믿어요.

저뿐만 아니라 엔지니어 분들이 그런 지점을 정말 많이 고민하고 계세요. 직접 로봇을 만들면서 ‘사용자가 이런 부분에서 불편해하지 않을까?’하고 먼저 질문을 주세요. 전사 차원에서 플로틱의 브랜딩에 공감하고 함께 고민해나가고 있는거죠.

“처음에는 물류 시장에 진입하게 될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딘은 플로틱의 창업 초기부터 함께해온 멤버입니다. 그만큼 플로틱의 시작부터 많은 팀원들이 합류해서 지금의 모습으로 함께 성장해온 과정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죠. 입사 후 온보딩 시간에 딘이 물류에 대해 설명해주셨던 기억이 나는데요. 하지만 처음에는 물류나 로봇에 대해서 잘 모르셨던 때도 있다고 합니다.

플로틱에는 어떻게 처음 합류하게 되셨나요?

그 전에 하던 일에 매너리즘을 느끼던 때였어요. 일에 대한 동기부여가 잘 되지 않고 성취감이 떨어졌을 때, 찰리(이찬 대표)를 알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당시 아이템이었던 ‘짐을 끄는 로봇’에 대한 흥미를 느꼈어요. 저는 로보틱스 베이스는 아니었지만, 예전에 디자인 프로젝트를 하면서 로봇 자체가 굉장히 재밌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래서 함께 합류해서 기획부터 제 시선을 반영하며 함께 만들어가고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딘이 합류하신 후에 물류 로봇으로 방향성이 구체화되었다고 들었어요. 당시 물류에 대해 잘 알고 계셨었나요?

당시 저는 로봇에 대한 막연한 관심만 있었지 물류에 대해선 전혀 아는 바가 없었어요. 오히려 처음에는 물류 시장에 대한 제가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이나 이미지 때문에 제가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죠. 그런데도 점차 확신을 가지게 된 건 주변의 많은 분들로부터 물류에 대해 배우게 되면서였어요. 기본적인 개념부터 시장 안에서 돌아가는 흐름까지 하나 하나 배울 때마다 재밌는 세상을 만난 기분이었습니다. 보다 효율적으로 물류가 흐르기 위해서는 어때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고민이 이어졌어요. ‘짐을 끄는 로봇’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해서 마지막에는 ‘물류 로봇’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플로틱은 서로 알려주고 배우는 문화가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맞아요. 창업 초기 네 다섯 명 정도 있을 때, 저를 제외하고 모든 분들이 로봇을 전공하거나 잘 알고 계신 분들이셨어요. 그만큼 팀원들이 매니퓰레이터, HRI 등 로봇의 세계를 많이 들려주셨는데 그게 굉장히 재밌었어요. 특히 HRI(Human Robot Interaction) 분야에서 ‘인류는 동물 이후로 처음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것과 조우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정말 흥미로웠어요. 이후에 팀원들과 논문, 아티클도 읽고 학회에 가기도 했죠.

이렇게 제가 알아가는 즐거움을 느꼈던 것처럼 신규 입사자 온보딩도 그런 경험을 담으려 했던 것 같아요. 저도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랐기에 더 쉽게 파고들 수 있도록 만들고자 했습니다. 온보딩을 듣고 나서 물류가 재밌다고 해주시면 성공입니다.

초창기와 비교하면 지금은 많은 팀원들이 함께 해주고 계신데요. 플로틱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걸 보시면서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아요.

문득 문득 팀원들이 많아졌다는 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요. 새로운 분이 입사할 때보다도 갑자기 밥을 먹으러 갈 때 많은 인원이 한번에 나간다거나 할 때 확실히 회사가 커졌음이 체감됩니다. 사실 그럴수록 한편으로는 불안하기도 했는데요. 팀이 커지니까 다같이 으쌰으쌰하는 분위기가 사라지고 점차 멀어질까봐 걱정이 되기도 했어요. 회사에 애정이 있는 사람으로서 플로틱은 ‘오고 싶은 공간’이자 ‘사람으로 스트레스 받지 않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거든요. 플로틱이 앞으로 더 성장하면서 팀의 규모가 커지더라도, 분열과 갈등이 당연하게 여겨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그런 공간이 되기 위한 노력으로 어떤 게 있을까요?

팀원들을 위한 사내 이벤트를 다양하게 만들려고 하고 있어요. 특히 ‘플로틱의 밤’을 제안한 게 많이 기억에 남는데요. 연말에 시상식처럼 함께 모여 실제로 상도 주고,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서로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나누는 이벤트였습니다. 일만 하는 회사가 아닌 유쾌하고 따뜻한 분위기의 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안드렸는데, 기획해서 실행에 옮기고 성공적인 피드백을 받으면서 개인적으로는 가장 뿌듯한 프로젝트이기도 했습니다. 제 생각보다 훨씬 더 즐겨주셨고, 함께 더 끈끈해지는 시간이 되어 좋았던 기억입니다. 또 작년 10월에 진행했던 워크샵 기획에도 참여했는데요. 아이스 브레이킹 게임 등을 통해 팀원들이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그 외 소소하게 제안드린 건 사내 유니폼과 ‘월급미식회’가 생각나는데요. 여름과 겨울 시즌에 유니폼을 제작하고 있는데, 회사 유니폼이 소속감과 결속력, 더 나아가 자부심의 요소가 된다고 믿고 있어요. 좋은 디자인으로 평소에도 입을 수 있는 티셔츠나 집업을 만들고 있습니다. ‘월급미식회’ 같은 경우, 평소에는 팀원들끼리 저녁은 함께 먹더라도 회식 문화가 크게 없는데, 월급을 받는 날 희망하는 분들끼리 모여 평소보다 맛있는 식사를 하는 것입니다. 업무적으로는 대화할 일이 많지 않더라도, 모든 팀원 분들이 다 함께 친해지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밥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딘을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있다면 ‘생각하는 디자이너’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양한 디자인 요청을 받으면 단지 미적인 취향을 만족시키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질문을 통해 가장 최적의 방법을 찾아주시는데요. 시시각각 바뀌는 클라이언트의 마음에서 본질을 꿰뚫고 그 욕구를 충족시켜주신달까요. 그런 딘이 생각하는 플로틱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도 물어보았습니다.

플로틱에서 일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기억은 무엇인가요?

볼드나인과 협업하면서 실제 물류 센터에서 로봇을 테스트하던 순간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로봇이 실제 현장에서 돌아다니는 것이 처음이던 때였죠. 그동안 다함께 몰두해서 만든 로봇이 서로를 피하며 성공적으로 주행을 마치는 것을 제 눈으로 처음 마주했어요. 굉장히 울컥한 순간이었습니다.

딘은 창업 초기부터 플로틱과 꽤 오랜 시간 함께하셨잖아요. 딘을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플로틱에서 계속 일하고 싶게 만드는 이유가 있나요?

저희 팀 환경 자체가 성장을 도모하고, 그로부터 얻은 성취감이 다시 또 성장을 만들어내는 선순환이 있어요. 플로틱의 모든 분들이 빠짐없이 다 대단하세요. 분야에 상관없이 항상 배울 점이 많고, 그런 분들과 함께 일하면서 성장에 대한 열망이 강해졌어요. 열심히, 또 묵묵히 하는 팀원들을 보면서 무엇이든 만들 수 있겠다는 자부심이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제너럴리스트로서 저 자신도 크게 성장할 수 있었는데요. 물류와 로봇에 디자인을 접목시키는 것은 저밖에 해본 사람이 없을 것 같아요. 제품을 만들 때부터 디자이너가 있으면 좋겠다고 찰리가 제안해주신 건 밸런스 때문이었어요. 물류와 로봇 측면뿐만 아니라 사용자 경험을 고려한 밸런스 있는 솔루션을 위해서였죠. 기술적인 논의에서도 저만의 관점으로 제동을 걸어 솔루션의 완성도에 기여한 경험 자체가 제겐 큰 성장이었습니다. 또 초창기부터 함께한 만큼, 사업이 커가는 걸 보면서 일만으로는 느낄 수 없는 성취감도 함께 얻을 수 있었구요.

앞으로의 플로틱은 어땠으면 좋겠나요?

무슨 사업이든 산업의 변혁을 일으키는 기업들이 있는데요.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게임 체인저는 애플이었고, 금융 시장에서의 게임 체인저는 토스였죠. 저희는 물류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 꾸준히 우수한 인재를 모셔오고, 완성도 있는 솔루션을 만들고자 노력하려 합니다.

딘이 생각하는 ‘물류’란, ‘로봇’이란 무엇인가요?

물류는 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흐름을 가장 잘 알고 흘러가게 하는 것이 플로틱이고,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믿어요. 그리고 로봇은 물류 산업에 변혁을 일으킬 도구입니다. 물류 산업은 수작업에서 기계로 왔고, 이제 로봇을 통해 변화를 이루려 하고 있죠. 특히 로봇은 ‘자동화’는 물론 ‘자율화’의 상태로 이행할 수 있게끔 하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자동화는 정해진 일을 계속 해내는 기계의 몫이라면 자율화는 생각하는 움직임을 만들어야 하는 로봇의 몫이거든요. 더 큰 효율을 얻기 위해, 더 잘 흐르기 위해 플로틱의 물류 로봇은 없어선 안될 존재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나는 플로틱의 어떤 휴먼일까요?”

😄 나는 플로틱의 [ 광대 ] 휴먼이다. 🤖

항상 플로틱 팀의 유쾌한 분위기를 만드는 광대같은 휴먼이 되고 싶다는 딘! 수가 보기에 딘은 이미 무드메이커 그 자체로 플로틱에 위트와 즐거움을 불어넣어주시는 것 같습니다. 브랜딩부터 솔루션 기획까지, 오늘도 플로틱이 잘 흘러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딘을 소개해드렸습니다.

플로틱은 전 직군 적극 채용중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아래 채용 페이지를 통해 확인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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