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신문, 학보의 길을 묻다

[2017/1학기] 3조 취재후기

미래뉴스실습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지난 겨울 방학 때 근로 장학생을 하면서였다. 당시에 홍종윤 선생님께서 과 사무실 조교님들과 미래뉴스실습 수업에 대해서 말씀을 나누셨는데, 옆에 있다가 실라버스를 받아서 보니 힘들지만 재미있을 것 같았다. 마침 작년에 탐사 보도 관련 수업을 들은 터라, 한 번쯤 탐사 보도를 해보고 싶기도 했다. 그렇게 나는 수강 신청 날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을 내렸다.

한 편의 뉴스를 제작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품이 많이 드는 일이었다. 처음에는 ‘어떻게든 파보면 뭔가 나오겠지’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막상 진행하면서 보니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무리 노력을 많이 해도 결코 취재를 할 수 없는 부분, 정보를 얻어낼 수 없는 부분은 분명히 존재했다. 다행인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부분은 ‘노오오오력’으로 커버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는 점이다. 우리 팀은 최문호 기자님의 지도 아래(기자님이 계시지 않았다면, 뉴스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다들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많은 교수님들과 학생들을 취재했고 여러 가지 데이터들을 얻어냈다. 열심히 연락을 한 결과 취재원들이 취재에 응해줄 때, 그리고 긴 시간 기다리던 자료를 얻어냈을 때의 기쁨은 다른 수업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것이었다. 맨땅에 헤딩하기와 같은 상태에서 점점 무언가 틀이 짜맞춰가는 과정은 매우 뿌듯했다. 우리 팀은 처음에 계획했던 것보다 더 심도 있게 주제에 파고들었고, 충분한 가치를 가진 뉴스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프로 나레이터 지현이, 프로 편집러 창우 형 그리고 프로 디자이너 지애 덕에 우리가 전달하고자 한 메시지가 뉴스 영상에 잘 담긴 것 같다. 한 학기 동안 고생한 결과는 결과는 만족스럽다.

그 외에도 베트남에서 겪었던 것, 세월호를 가서 보고 느꼈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당시에는 갑작스럽게 가기도 하고, 일정 때문에 다른 수업을 드랍해야 해서 마음 한편 고통스럽기도 했다. 지금은 좋은 추억과 경험으로 남아 있다. 그런 체험들 덕분에 팀원들 그리고 다른 미래뉴스실습 사람들과도 더욱 친해질 수 있어서 좋았다.

공현철(언론정보13)


3월 첫 주, 64동 강의실에 처음 발을 디딘 복수전공생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강의실에 적응하는 것이 가장 어려워 보였다. 시험도 없고, 4월에는 베트남도 가면서 주어진 과제라고는 한 가지 주제에 대한 취재와 그에 대한 보도물 만들기? 꿀 중에 꿀이지 싶었다.

뉴스를 만든다는 것, 그 중에서도 탐사보도를 한다는 것은 정말로 쉽지 않았다. 초반 몇 주간의 이론 강의를 통해 우리가 수행해야 할 과제가 드러나지 않은 사실을 고발하고, 그 내면에 얽힌 갈등을 밝혀내며 나아가 의미 있는 변화의 시발점을 만들어 내야 하는 작업임을 깨달았을 때, 6학점의 무게가 비로소 실감이 났다. 그것이 얼마나 깊은 고민과 노력들을 요하는 작업이었던지, 교내의 산적한 문제들 중 하나를 고르는 첫 작업부터도 어려웠지만, 무엇보다 어설픈 취재실력이 발목을 잡았다. ‘대학신문 백지발행사태’라는 뜨거운 감자를 주제로 삼으며 야심 차게 취재를 시작했지만, 취재를 진행하면 진행할수록 더 깊은 문제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두 차례에 걸쳐 취재 방향을 변경해야 헸다. 학기말, 밤을 새워 만든 영상은 뿌듯함을 주는 동시에 팀원들의 건강을 앗아가기도 했다.

지난 5개월동안의 치열했던 작업들은 어찌 보면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분명히 그 시행착오들은 충분히 의미 있는 시간이었음을 느낀다. 언론정보학을 공부하는 수강생들로 하여금 기자라는 직업을 한 발 더 가까이서 볼 수 있도록 만들어준 면도 있고, 뉴스를 접하는 수용자의 입장에서 조금 더 비판적으로 정보를 수용할 수 있도록 해주기도 했다. 그러나 가장 큰 변화는 사회의 숱한 문제를 보는 ‘눈’을 가지게 되었다는 점이 아닌가 싶다. 언제 어디에나 문제, 갈등은 있다. 하지만 내가 관심을 가질 때, 그 문제는 문제가 된다. 문제를 문제로 만드는 ‘탐사보도’라는 장르, 기자라는 직업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큰 깨달음을 얻으면서 한 학기를 마친다.

이지현(국악14)


처음에는 이렇게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대학신문은 백지발행을 하고 이미 교내 학생사회에서는 문제가 심도 있게 다뤄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학생기자들이 분명 피해자의 입장이라고 믿는 상황에서 취재를 시작했다. 하지만 누가 잘못했나 알아보다보면 끝이 없었다. 처음부터 편집권의 경계란 뚜렷하지 않았으며 단편적으로 보기에는 복잡한 관계속에 얽혀있었다. 그래서 일단 모든 사람들을 만나보려 노력해봤으며 이 과정에서 제작진끼리도 상당히 깊은 토론을 많이 겪어야 했다.

가장 문제가 되었던 시기의 대학신문에 몸을 담았던 주요 인물들은 인권센터에 당시 주간 교수에 의해 제소되어 있었다. 민감한 시기에 취재를 하기 시작한 취재진은 많은 질문들에 대한 답을 얻어내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어려움을 돌파해내기 위해서 그 단일 사건에 머무르지 않기로 했다. 더 나아가 큰 그림을 그려보기로 했다. 분명 학생기자들은 기자 작성, 편집에 있어서 학교와 주간의 영향력 하에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고 끊임 없는 취재, 예산내역서 분석, 지면분석을 통해 증명해보이기 불가능해 보였던 본부의 영향력을 조금이나마 설득력 있게 제시할 수 있었다.

상황이 여의치 않았음에도 취재를 계속할 수 있던 것은 아마 문제가 있음을 확신했기 때문이다. 대학신문이 비판적 기능을 상실하고 홍보의 수단으로 전락하는 양상은 취재를 할수록 뚜렷했기에 문제가 있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금방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문제가 있음을 알리는 것이 해결하기 위한 첫 걸음이라 생각으로 임했다. 결과가 창대하진 못하더라도 이를 위해 노력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이창우(언론정보12)


취재를 시작할 때는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 ‘탐사보도물’을 직접 제작한다는 점, 그리고 서울대학교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조명한다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왔을 뿐이었다. 그러나 취재를 시작하면서부터 난관에 부딪쳤다. 우리 조는 대학신문 백지발행 사태에 대해 취재를 했고, 취재하기 위해서는 사건 당사자들을 먼저 만나야 했다. 하지만, 교수님들뿐 아니라 학생 기자들조차도 인터뷰에 쉬이 응해주지 않았다. 몇 번의 부탁 끝에 학생 기자들은 취재할 수 있었지만, 주간단과 그 외 대학신문 백지발행 사건과 관련된 교수님들을 취재하는 것은 더욱 어려웠다. 메일을 보내고, 과사무실과 연구실에 연락을 돌렸지만 교수님들은 거절하거나 우리의 취재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러 노력 끝에, 전 주간 교수와 현 주간 교수를 취재하지는 못했지만, 백지발행 사건 당시에 관여했던 교수님, 그리고 이전 대학신문 주간이셨던 교수님을 취재할 수 있었다. 또한, 대학신문사의 예산내역서를 얻는 것도 힘들었다. 수업시간에 배운 정보공개청구 방법을 이용해 예산내역서 정보공개청구 신청을 했지만, 예산내역서를 받는 데 한 달 이상이 걸렸고, 대학신문사 업무국 직원들은 탐탁지 않아했다. 그러나 우리는 열심히 노력했고, 그 결과 5월 말에 예산내역서를 얻을 수 있었다.

고되고 힘들었던 취재였지만, 그 과정에서 얻은 값진 교훈 또한 얻을 수 있었다. 처음에 백지발행 사태에 접근할 때, 우리는 학생기자들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았다. 우리가 모두 학생이기도 했고, 초반에 백지발행 사건을 취재하면서 학생 기자들만 만났던 것도 한몫했을 것이다. 그러나 점차 취재가 진행될수록, 기존 우리가 취한 관점이 편향적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대학신문에 대한 논문, 현직 언론인, 그리고 학생 기자들과 대척점에 있는 교수들을 만나면서 점차 시각을 중립적으로, 그리고 다각도로 볼 수 있었다. 처음 우리는 학생 기자들의 편집권 침해에 초점을 맞췄지만, 마지막에는 대학신문의 모호한 정체성이 근본적인 문제임을 포착해냈다.

3월말 탐사보도 주제를 정하면서 영상 편집을 하는 지금 이 순간까지, 고되지 않은 것이 없었다. 지금 힘든 감정만 느껴지는 것은 아직 탐사보도물 제작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취재 과정에서 얻었던 여러 경험과 교훈들은 잊지 못할 것 같다.

정지애(서양사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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