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로스쿨, 불신 자초하는 비밀주의

[2017/1학기] 4조 취재후기

내 주위에 언론정보학과를 다닌 학생들은 대개 비슷한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언론정보학과의 학제가 ‘실무’보다는 ‘이론과 연구’에 집중되어있다는 것이다. 많은 학생들이 컨텐츠 기획이나 제작, 기사쓰기 등을 기대했기에, 수업이 아니라 동아리나 대외 활동을 통해 그 니즈를 충족시키곤 했다. 물론 몇 년 전부터, 감사하게도 학과에서 이러한 학생들의 요구를 수용해주어 많은 실무 수업이 생겨났다. <언론현장연습>, <미디어현장연습> 등이 대표적인 실무 수업이다.

<미래뉴스실습>은 그러한 수업들 중에서도 가장 실무에 가까운 수업이다. 한국 탐사보도의 선두에 있는 ‘뉴스타파’와 산학연계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그렇고, 연습이 아니라 실제로 취재를 진행하고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러한 성격은 학생들이 다른 수업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긴장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우리가 하고있는 행동이 단순히 수업의 일환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사회에 ‘임팩트’를 가지고 올 수도 있겠다는 긴장감이었다. 이러한 경험은, 언뜻 보면 부담이 될 수도 있으나, 실무 수업이 학생들에게 줄 수 있는 최대의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만들어낸 결과물이 실제로 사회에 임팩트를 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이 수업에서 얻은 경험과 지식은 어떤 식으로든 우리의 역량으로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졸업 직전에 놓치지 않고 <미래뉴스실습>을 선택했다는 것에 안도한다.

김광준(언론정보11)


기자님은 “네 명이 한 조가 된 것은 네 명이 네 명 분을 하라 한 것이지, 합쳐서 한 명 몫을 해내라 한 것이 아니다”고 했습니다. 저는 늙고 지쳐 얹혀가는 학기를 바랐지만 인생이란 뜻대로 풀리지만은 않는 것 같습니다. 학창 생활 마지막을 불태웠습니다.

매 순간 고비였기 때문에 결과물은 완수했다는 사실만으로 참 만족스럽습니다. 건방진 주제를 골랐던 학기 초 나의 엉덩이를 팡팡 때리고 싶었습니다. 자료는 쉽게 나오지 않았고 취재원도 쉽게 구해지지 않았습니다. 주제가 산으로 가는 것 같아 다 엎어버리고 싶었지만 강직한 저널리스트의 태도가 아닌 것 같아 참았습니다. 가끔 취재 대상들의 태도가 너무 무례하거나, 이야기가 막히거나, 꼭 필요한 자료가 없거나 할 때는 우왕 하고 울음을 터뜨리고 싶었으나 다 큰 어른이라 참았습니다.

그래도 많은 것이 남았습니다. 역시 저널리즘의 본질은 무슨무슨 이론이나 개념이나 같은 것에 있지 않고 어떤 저널리스트의 정신이나 자세 같은 것에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언론학도라면 미숙할지언정 한번이라도 직접 부딪히고 해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글로 배운 저널리즘은 글로 배운 연애만큼 모자란 것이 아닐까 합니다.

마침내 학과에 번듯한 실습수업이 생겼습니다. 그렇지. 언론과라면 응당 이랬어야 하지. 이젠 어디 가서도 당당하게 언론을 전공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끌고 뒷받침해준 조원들, 실험적인 수업 열고 물심양면 도와주신 학과 및 교수님들, 뉴스타파 기자님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익히고 깨달은 것들을 바탕으로 가능하면 언론계에 몸담고 싶습니다만 언론계가 허락해줘야 하는 문제이므로 아쉬운 일입니다. 수업과 수강생들 모두 앞날 더 번창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오승렬(언론정보08)


탐사보도뿐만 아니라, ‘취재’를 하는 게 이번이 난생 처음이었다. 언론 정보학과 학생도 아니기 때문에 처음 수업을 들을 때는 커뮤니케이션 이론도 배우지 않은 상태였고, 당연히 기자의 기본 자질 조차도 알고 있지 못했다. 그래서 유독 이 취재 과제를 하는게 힘들기도 했고, 또 얻어가는 게 많기도 했다. 몇 번의 이론 수업보다 이렇게 한 번의 실습을 하는게 더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다. 취재를 하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다. 처음 주제를 정했을 때는 이렇게 어려운 주제일지 상상도 못하고 편한 마음으로 골랐었다. 기획안을 쓸 때까지도 아직 어리둥절한 상태였지만, 가장 난관에 부딪혔을 때는 우리 팀이 매우 열심히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했던 모든 정보 공개 요청이 거절되고, 많은 로스쿨 교수님들이 인터뷰에 응해주시지 않았을 때, 더 이상 어떻게 해야 하지? 라는 기분이 들었을 때였다. 그리고 도입 부분에 문제 제기를 위해서 우리의 의혹을 뒷받침해줄 제보자를 찾는게 매우 어려웠다. 결국 찾지 못하고 대학 커뮤니티의 관련 댓글들을 가지고 도입 부분을 시작했다. 그래도 다행히. 전부를 알지 않더라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보만으로도 충분히 서울대 로스쿨의 문제를 ‘제기’하는 정도까지는 할 수 있어서 이렇게 결과물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과제를 하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기사를 쓸 때, 가지고 있는 정보를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기사의 뉘앙스가 완전히 바뀐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기자가 어떻게 정보들을 배치하느냐에 따라서 단순히 사실 전달 뿐만 아니라 기자의 가치관이 취재 기사와 영상에 많이 반영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러모로 미래뉴스실습1 수업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워간 한 학기였다.

오승현(자유전공14)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의 영향으로 미디어와 방송에 관한 관심은 꾸준히 있어왔고 실제로도 진로를 그쪽으로 생각할 만큼 ‘언론’이란 단어는 저에게 매우 가까운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서울대학교에 진학하고 난 이후로 다른 전공 수업들을 듣고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과연 나에게 맞는 것이 진정 미디어 관련 직종인지, 이에 더 나아가 나에게 자질이 진짜 있는 것인지 등등 꾸준한 고민을 지속해왔습니다. 정보문화학과에 진입한 이후로 언론정보학과의 수업도 몇 번 들어봤지만 이론적인 수업이 대다수였고 현실적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교수님들의 훌륭한 가르침을 스스로 녹여 내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런데 때마침, <미래뉴스실습>이라는 흥미로운 수업을 발견하게 되었고 추가 모집의 가장 마지막 타자로 이 수업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서울대학교 최초 6학점 수업이라는 실험적인 과목 답게, 수업 내용과 방법 또한 어디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는 수업이 아니었습니다. 베트남에 가서 땅굴도 기어보고, 뉴스타파 기자님들의 특강도 매주에 걸쳐서 들어보고, 영상을 따기 위해 발로 열심히 뛰어도 보고, 조원들과 함께 밤을 새워 영상도 만들어보았습니다. 사실 이 영상 10분을 만들기 위해 이렇게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줄이야 상상도 하지 못했고, 새삼 기자님들이 대단하다고 느낀 한 학기였습니다. 취재 과정은 험난한 여정의 연속이었지만 우여곡절 끝에 영상을 마무리할 수 있었고,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미래뉴스실습의 종강이 어느새 코 앞에 다가왔습니다.

미래뉴스실습 수강 후기를 작성하기 위해 학기 초부터 지금까지의 일을 회상해보았는데 교수님들과 기자님들을 포함한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저희를 위해 함께 애써주셨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짧은 글로 나마 감사함을 표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한 학기동안 함께 애써준 4조 조원들에게도 고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미래뉴스실습은 실로 저널리즘의 진수를 맛 볼 수 있는 수업이었고 많은 것들을 배우고 간 것 같아 제 스스로도 뿌듯한 한 학기였던 것 같습니다. 모두 감사합니다!

최지선(자유전공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