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로스쿨, 불신 자초하는 비밀주의

[2017/1학기] 4조 기말과제


올해 치러지는 마지막 사법시험과 함께 로스쿨 입학생 선발과정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이하 서울대 로스쿨)의 입시는 유난히 정보 공개 수준이 낮아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서울대 로스쿨에 대해 지원자들 사이에 공공연한 이야기처럼 도는 소문 중 하나는 ‘자교 우대’ 의혹. 실제 서울대학교에서 법학전문대학원이 신입생을 선발한 2009년부터 지난 2017년까지 매년 자교 출신 학생의 수는 100명, 비율로는 2/3에 수렴했다. 최대 오차는 3명. 법으로 규정된 타교 출신 입학생의 최소 비율은 1/3이다. 즉, 서울대 로스쿨은 지난 9년간 꾸준히 법적으로 허용된 쿼터의 전원을 자교생으로만 선발하고 있었다. 상식으로는 언뜻 납득이 가지 않는 수준.

자의적 평가의 가능성은 존재

성적순으로 줄을 세웠던 사법시험과 달리, 로스쿨 입시과정은 각 대학별로 지원자 평가의 자율성이 보장된다. 가령, 서울대 로스쿨의 경우에는 법학적성시험(LEET) 점수, 학점, 외국어 성적을 보는 1단계 ‘정량평가’단계와 모든 지원자 정보가 블라인드 처리된 채 시행되는 3단계 문제 풀이형 ‘면접’단계사이에 ‘정성평가’의 과정이 존재한다. 지원자의 전문성, 다양성, 수월성을 다각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지원서에 기재된 정보들을 고려하여 미세 조정을 거치는 과정. 하지만 그 구체적인 방식이나 기준은 오리무중이다.

출신학교에 따른 차별이 특정학교만의 문제라기보다 전국 로스쿨들에 있어 공공연한 관행이 아니겠냐는 의견도 존재한다. 실제로 2016년에는 한양대 로스쿨이 출신학교에 따라 차등적 점수를 부여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된 바가 있다. 등급별 점수 차는 법무사, 노무사, 변리사 등 전문자격증을 소지하고 있거나 법학적성시험(LEET)에서 고득점을 한 경우에도 극복할 수 없는 수준.

해당 사건을 취재한 한겨레 진명선 기자는 “당시 취재하면서 나왔던 이야기가, 문건으로 확인하기는 어렵겠지만 다른 대학교도 다들 (출신학교별 차별을)하지 않겠냐는 것”이라 말했다.

유난스러운 입학 정보 비공개

‘자교 우대’의혹의 진위 여부에 관하여는 여러 상반된 주장이 존재하였다. 서울대 로스쿨측 관계자들은 대체로 법학적성 시험 점수 등, 서울대생의 정량 성적이 더 높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는 결과라는 반응. 오히려 타교 쿼터 때문에 실력이 좋은 서울대생이 입학하지 못하는 역차별의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로스쿨 입시학원가에서는 반대의 자료를 근거로 자교 우대는 존재한다고 주장하였다.

관계자 A

“(LEET뿐만 아니라) 시험이라면 뭐든 다 그렇지 않겠어요? 물론, 대중적 흥미의 측면에서 보면 관심이 가는 결과일 수도 있겠지만, 사시처럼 시험으로 치면 오히려 서울대생 비중이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을걸? 오히려 제 합리적인 추론의 범위 내에서는 오히려 타교 1/3 쿼터 때문에 서울대생에게 역차별의 가능성이 클 것 같은데요”

관계자 B

“특별히 인위적인 조정을 거치지 않고 그런 결과가 나오는 것으로 압니다. 기본적으로 서울대생들이 LEET들을 잘 봅니다. 졸업 시 학점도 조금 높은 편이구요.”

vs

입시학원

“네, 자교 우대가 있냐고 물어보시면 기본적으로 자교 우대는 맞아요. LEET점수가 다른 학교 경우에는 130점 이상이 나와야 되구요, 서울대 학생들은 120점대 후반이 나오면 보통 들어가거든요.”

취재진은 주장들의 근거를 확인하기 위해 로스쿨 측에 정보를 수차례 요청하였으나 번번이 거절당하였다. 개인을 특정할 수 없도록 가공한 상태의 지원자의 출신대학, 연령, 성별 등 기초 속성 정보도 비공개. 정량 성적 데이터나 석차 정보도 마찬가지였다. 학장단의 경우 대면, 서면, 통화 인터뷰 거부는 물론, 질의 내용 확인 자체를 거부하는 등 기본적인 반박이나 입장 확인조차 불가능하였다.

로스쿨측

“입시 내용은 매우 민감하고 파장이 큰 사안이기에 공개하기 어렵다.”

“입시 사무를 더 엄격하고 공정하게 하겠다는 우리 자체적인 규제.”

“정보를 신청한 사람들(사법시험 존치 단체 등)이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 자꾸 정보를 곡해하고 그래서…”

국내 대다수의 로스쿨들이 대체로 입학정보 공개를 꺼려하는 편이지만, 서울대는 그 중에서도 유독 투명성이 낮았다. 사법시험 준비생 모임(대표 권민식, 이하 사시생모임)이 지난 2016년 전국 로스쿨들에 대해 제기한 실제 채점 기준 공개 요구에서도 서울대 로스쿨만이 현재까지 거부 중에 있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서울대 로스쿨 측의 입장과 반대로 입학과정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어야 선발의 공정성을 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결한 바 있지만 서울대는 행정 소송을 통해 불복 절차를 밟고 있다. 강영기 고려대학교 로스쿨 연구 교수는 이에 “계량화되지 않은 기준을 사용하지 않으니 공개를 할래야 할 수가 없는 것”이라 의견을 밝히기도 하였다.

사후감사 기능은 부재

내부적인 사후감사 기능 또한 부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칙에 규정된 입학 관리 기관은 ‘공정입시관리위원회.’ 활동 내용은 이의신청 및 불복신청에 대한 심의 및 의결, 사후감사 기능이다. 이 중 사후감사 활동은 학칙상 매년 실시되어 보고서가 작성되어야 한다.

하지만 확인 결과, 로스쿨 설립 이후 현재까지 위원회의 활동이 이루어진 적은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진이 학칙 위반 여부를 질의하니, 로스쿨 측은 해당 조항이 개정되었다며 2015년 12월 버전을 홈페이지에 새로 게시하였다. 하지만 2015년 12월 이전의 활동 역시 없었으니 여전히 학칙 위반임은 물론, 공정한 입시 관리를 위한 별도의 기능이 존재하지 않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외부에서는 입시 과정을 확인할 수 없는데, 내부에서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감사를 실시한다니 변경된 조항 또한 실효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

상단이 2015년 4월 버전. 하단이 취재진의 감사보고서 요청 직후 홈페이지에 새로 게시된 2015년 12월 버전.

투명성 확보하고 소통 노력해야

로스쿨 입학이 법조인 자격 취득의 유일한 길인만큼 입시 과정의 공정성은 직업선택의 자유와도 맞물려 있다. 더욱이 법조인은 ‘공정’과 ‘신뢰’가 중요한 가치로 담보되어야 하는 직역인 만큼 로스쿨 입학과정에서부터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

한 로스쿨 측 관계자는 해당 논란에 대해 “사회적 신뢰의 문제”라 말하기도 했다. 입시 정보는 민감한 것이라 무작정 공개할 수도, 나아가 공개할 의무도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과도한 규제나 정량화의 압박이 평가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로스쿨 제도의 취지를 해한다는 의견도 존재했다. 다만 신뢰를 확보할 만한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입시를 개선하고 있다는 의견도 첨언하였다.

반면, 과도한 불투명성이 논란을 자초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존재했다. 한겨레 진명선 기자는 “적어도 어느 정도 정보가 공개되면 검증이 되겠지만,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영기 교수는 “로스쿨들이 지금 학원처럼 운영되고 있다. 입학생을 선발할 때 최우선 고려사항은 변호사 시험에 합격할 가능성. 나이나 출신학교 차별은 거기서 비롯되는 것”이라 의견을 밝히며, “계속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자꾸 나타난다면 불필요하게 사회적 갈등 요소가 되는 것”이라 지적했다.


김광준(언론정보11) 오승렬(언론정보08) 오승현(자유전공14) 최지선(자유전공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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