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함을 받아들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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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min readMar 2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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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노유경(Summer) / Head of UX

여러 직업 중 UX 디자이너가 부모님에게 어떤 일을 하는지 설명하기가 가장 어려운 직업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다양한 역할과 애매함을 정의해야 하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인 UX 디자이너에게 문제 해결을 위한 Uncertainty (불확실성/ 애매함)은 항상 존재합니다.

회사생활에서 위와 같은 불편한 상황들은 항상 존재하게 마련이죠.

저 역시 이런 상황들이 편했던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회사가 빨리 성장하면서, 방향성이 바뀌면서, 예측할 수 없는 시장상황이 생기면서, 다양한 팀원들이 조인하면서,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과 매일매일 마주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니어 시절에는 여러 가지 방향에서 명확한 디자인의 방향으로 좁혀가는 과정에서 항상 불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큰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신 분은 누구나 알겠지만, 특히 시작 단계에서는 항상 앞이 불투명한 느낌이 듭니다.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순간들이 답답하게도 느껴지고요. 내가 디자인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구나 라는 생각이 종종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점점 연차가 생기고 이런 순간들이 반복되는 것을 알게 되자 이 불편한 감정은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왜 애매함을 받아들이는 게 중요할까요?

아이디오 (IDEO)에서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첫 미팅에서 밑의 그림을 클라이언트에게 보여줍니다. 프로젝트 초반에는 대부분의 클라이언트들은 이런 생각을 합니다. ‘우리 회사의 미래를 바꿔줄 좋은 결과가 금방 나오겠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팀원들 역시 “이 프로젝트 재미있겠다. 멋진 결과물을 만들어야지” 하는 희망으로 시작을 하죠.

하지만 결과물을 위한 여러 리서치와 브레인스토밍을 진행하는 단계에서는 우리가 앞으로 잘 나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방향성에 불투명해지는 지점은 반드시 옵니다. 대부분 ‘이게 잘 되고 있는 거 맞아? 왜 이리 방향을 못 잡아?’ 이런 생각을 하게 되죠. 하지만 점점 인사이트를 다듬고 문제정의를 명확히 하며 결과물이 나오게 될 때는 빛이 보이기 시작하죠.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이런 감정적인 롤러코스터를 거치게 됩니다.

IDEO How the journey of a project feel

또 하나의 예시는 Creativity의 끝판왕인 픽사의 창업자 Ed Catmull 가 저서 Creativity, Inc. 에서 공유한 인사이트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Uncertainty 불확실성은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지만, Creativity 창의성은 알려지지 않은 길을 탐험하게 합니다. 창의적인 사람들은 알려진 것과 알려지지 않은 것 사이의 경계에서 원래성이 발생하는 ‘달콤한 지점’에 머무르는 법을 알고 있습니다 a sweet spot between the known and the unknown where originality happens. 중요한 것은 이 과정에서 겁먹지 않고 머무르는 것입니다 the key is to be able to linger there without panicking.

만약 당신이 협업이 필요한 프로젝트를 맡게 된다면, 협업은 반드시 복잡도 (complication)를 동반시킨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이를 준비하세요. 짜증내지 말고요.” — Creativity, Inc. — Ed Catmull

UX 디자이너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 애매할 때 적용해 볼 수 있는 5가지 방법

❶ 상황을 인지하고 무엇이든 변화할 수 있다는 마인드셋을 갖기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어떤 일이든지 마인드셋의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이든 바뀔수 있다는 열린 마음으로 시작하고, 지금이 어떤 상황인지를 객관적으로 인지를 해야 합니다.

해볼 수 있는 질문
“무엇이 지금 어떤 변화를 만들었을까?”
“이러한 변화로 어떤 기회를 가져올 수 있을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함께 시도해볼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은 무엇일까요?”

❷ 지속적인 검증을 통해 애매함을 명확함으로 만들어 나가기

픽사 창업자 Ed Catmull 이 이야기했듯이 “알려진 것과 알려지지 않은 것 사이의 경계에서 머무르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것을 아는 것으로 바꾸기 위한 방법은 실험을 통한 지속적인 검증이 필요합니다.

해볼 수 있는 질문
“나의 아이디어를 검증하기 위해 중요한 질문은 무엇일까?”
어떤 프로토타이핑 방법으로 검증을 해야 할까?”
“어떤 데이터가 모르는 영역에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을까?”

❸ 유저 저니를 시각화하며 새로운 기회를 발굴해내기

범위가 넓고 협업 관계자가 많은 프로젝트인 경우 특히 사용자의 end-to-end journey를 시각화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팀원들과 어느 지점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굴할 수 있는지,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를 좀 더 명확히 좁혀갈 수 있습니다.

해볼 수 있는 질문
“내가 디자인하는 경험과 이어지는 전, 후 사용자의 경험은 무엇인가?”
“현재 상황에서 우리가 모르는 사용자의 unmet needs는 무엇일까?”

❹ 디자인 옵션을 제안하며 여러 방향을 팀이 모색하도록 돕기

다양한 옵션은 결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결정을 돕는데 도움이 됩니다. 특히, 디자이너로서의 장점은 솔루션을 시각화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여러 디자인 시안을 명확히 사용자의 관점에서 시각화하고, 여러 각도에서 옵션마다 어떤 Pros & Cons 가 있는지 나열하며 팀이 같이 방향을 찾도록 할 수 있습니다.

해볼 수 있는 질문
“결정을 위해 어느 정도의 spectrum 안에서 옵션을 제안할 수 있을까?”
“팀원들이 생각해보지 않은 질문을 할 수 있게 어떤 새로운 시안을 시도해 볼 수 있을까?”
“다른 디자인 옵션을 만들기 위해 고려되어야 하는 사항들은 무엇이 있는가?”

❺ 의사결정에 필요한 참석자와 진행 방식 생각해보기

위와 같은 방법들이 시도가 된 후에는 누군가는 결정을 해야 애매함을 없애고 결정을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미팅을 주최하고 결정에 필요한 적합한 의사결정자들을 초대해야 합니다.

정말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의사결정자, 결정에 의견을 줄 수 있는 다양한 stakeholder 들은 누구인지를 팀원들과 상의해 보세요. 그리고 미팅의 참석자에 따라 어떤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결정을 내리도록 할지 충분히 고민해보아야 합니다. 사용자를 위해 디자인을 하는 것처럼 미팅에 참석하는 의사 결정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해볼 수 있는 질문
“최고 의사 결정자와 프로젝트의 stakeholder는 누구인가?”
“이들의 요구사항과 목표는 무엇인가?”
“미팅의 참석자는 이 프로젝트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는가?”

변화와 애매함은 우리가 맞닥뜨리는 도전이지만, 동시에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필수적인 부분입니다. 이 과정이 쉽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선상에서 시작을 하고 문제를 풀어나가는지에 따라 나와 디자인 결과물은 한층 성장할 수 있습니다. 애매함을 받아들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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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이소연(Jetty) UX Writer

*해당 글과 이미지를 인용 또는 재가공 시 출처를 꼭 밝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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