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포용
모든 금융서비스는 은행계좌 개설에서 시작된다. 은행계좌가 있어야 대출, 송금, 온라인결제 같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은행계좌를 만들려면 자본과 신용, 주민등록번호나 여권처럼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인증서가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선진국에서 은행계좌는 보편화되어 있다. 반면 동남아시아와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지역의 개발도상국 시민들은 아직도 은행계좌를 쉽게 발급받기 어려운 상황 속에 놓여 있다.
은행은 가난한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자본과 신용이 없는 자들은 은행에게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알리페이나 카카오페이 같은 핀테크 기업들이 은행계좌 없이도 금융활동을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만들려고 해도 쉽지 않다. 금융당국 자금세탁을 이유로 제재를 가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은행계좌가 없는 개발도상국 시민들은 지역의 현금경제에 묶여있을 수밖에 없다.
나이지리아는 하루 평균 소득이 6달러다. 필리핀은 9달러, 한국은 약 88달러이다. 개인의 능력이 소득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거주하는 국가의 물가와 노동가치가 소득을 결정한다. 한국 사람들은 한국기업에서 9시부터 6시까지 일하며 원화로 급여를 받고, 세금을 내고, 우리나라 물가에 맞는 재화와 서비스를 구매하며 살아간다. 한국에서 태어나 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필리핀 국민의 10배 가까운 소득을 받는다.
웹 3와 스테이블코인은 지난 20년간 풀지 못한 금융포용을 해결하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이제 더 이상 나이지리아에 산다는 이유로 석탄공장에서 하루 6달러를 받으며 일할 필요가 없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글로벌 기준으로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새로운 대안
세계은행(World Bank)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 50억 명 중 약 17억 명(3분의 1)은 은행계좌가 없다. 소위 말하는 언뱅크드 피플(Unbanked people)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기기를 통해 인터넷에 접근할 수 는 있지만 계좌가 없어서 금융활동을 하지 못한다. 그런데 자본과 신용 없는 이 17억 명도 휴대폰 버튼 몇 번을 누르는 것만으로 암호화폐 지갑을 만들고 스테이블코인을 주고받을 수 있다.
현재 많은 블록체인 기업들이 얼굴 한번 보지 못한 직원들에게 스테이블코인으로 급여를 주고 있다. 급여 지급 소프트웨어 기업인 Request, 온체인 분석을 통해 세금계산을 해주는 Taxbit, 현금으로 바꿔주는 Wyre와 MoonPay 그리고 이들을 지원하는 암호화폐 거래소와 지갑 등 다양한 블록체인 기업들을 중심으로 거대한 온체인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다. 온전히 자신의 능력에 대한 가치만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적절한 대가를 인정받을 수 있는 국경 없는 경제가 바로 블록체인과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실현될 수 있다.
금융자유의 수출
웹3와 스테이블코인은 금융의 자유를 수출하는 역할을 한다. 기술의 본질적 존재가치는 모든 이들을 이롭게 하는 것이다. 전기, 자동차, 휴대폰, 비데 등 모든 이로운 기술의 결과는 초기 혜택을 받는 소수에서 전 세계 모든 이들에게 전파된다. 우리는 2008년 비트코인의 발명으로 그동안 변하지 않았던 금융시스템의 구조적인 진화를 지켜보고 있다. 자본의 소유와 이전, 거래의 자유가 모든 국가와 계층에게 비로소 전파된 새로운 경제가 탄생하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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