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으로 Consensus 2022 읽기

GroundX
GroundX 공식 블로그
7 min readJul 25, 2022

어떻게, 그리고 왜 블록체인 컨퍼런스는 다를까?

안녕하세요,

그라운드X 사업팀 Soom입니다.

저는 이번에 6월 9일부터 12일까지 개최된 Consensus 2022(컨센서스 2022)에 다녀왔는데요. 드림플러스 블록체인 길드 프로그램을 통해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저마다의 역할을 하고 있는 다른 세 분과 함께 했습니다. 컨센서스 2022는 CoinDesk(코인데스크)에서 주최하는 세계에서 규모가 제일 큰 블록체인 컨퍼런스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이번에는 텍사스 오스틴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우선 현장은 여러모로 뜨거웠습니다. 텍사스는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를 자랑했는데요. 공항에 내리는 순간, 그 열기에 숨이 턱 막히더라구요. 딱 건식 사우나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 더위는 컨센서스 2022의 열기와 딱 맞닿아 있었습니다. 행사장 앞 도지코인의 도지로 랩핑한 스포츠카를 보면서 블록체인 축제에 온 것이 실감 났고, 내부에 등록을 하러 가자 몇 번이나 꺾이는 긴 줄을 마주했습니다. 크립토 씬의 기업뿐만 아니라, 기존 벤처캐피탈, IT기업, 패션 브랜드 등 다양한 곳에서 오신 분들이 블록체인과 그 산업에 대한 관심을 갖고 모인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코인데스크US에 따르면 현장 인원이 총 1만 7000여 명이었다고 합니다.)

행사장 앞 도지로 랩핑된 스포츠카와 부스 엑스포 사진

제가 컨센서스 2022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블록체인 산업의 분위기를 몸소 체감하기 위해서인데요. 블록체인 산업의 1년은 다른 산업의 10년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블록체인 업계의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컨센서스 2022는 단순 어떠한 정보를 전달하는 컨퍼런스라기 보다는 세션, 기업 부스, 그리고 네트워킹 행사 등이 어우러진 축제의 장이라고 보시면 될 듯하며, 블록체인 업계의 특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그리고 어떤 면에서 일반 컨퍼런스와 다른 블록체인스러운 행사라고 느꼈는지에 대해 후기와 함께 담아내고자 합니다.

[Looking Beyond the Terra Rubble: What’s Next for Crypto? | Winning Trust in Web3]

우선, 컨센서스 2022에는 블록체인 업계를 관통하고 있는 탈중앙화의 철학과 빠른 변화 속도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이는 기존의 컨퍼런스와 결이 다른 것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보통의 컨퍼런스들은 정보 교류가 우선시되지만, 크립토 씬에서의 정보는 이미 트위터를 통해 퍼날라진지 오래입니다. 이 업계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정보는 모두 SNS에 탈중앙화적으로 전파되기에, 컨퍼런스가 기존의 중앙적 전통매체 역할로서 기능할 수 없는 것입니다. 깜짝 발표를 컨센서스 행사에서 하지 않는 이상, 세션 속에 담긴 정보와 Web3의 인플루언서인 연사들의 의견은 이미 소비되어 있으며, 업계 특성상 깜짝 발표를 컨센서스에서 하는 게 크게 도움이 되지도 않는 듯합니다. 물론 바이낸스 CEO 자오창펑과 FTX CEO 샘 뱅크먼-프리드먼의 연사 라인업은 기대를 모았지만(결국 온라인으로 대체되었다.) 이는 정보 습득보다는 실물로 그들의 ‘영접’한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렇게 컨센서스는 정보 전달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오프라인 행사가 제일 잘해낼 수 있는 네트워킹 장으로서의 기능을 극대화하고자 합니다. 그 기능을 극대화하는 방법도 참 블록체인스러운데요, 이는 롱테일의 형태로 극대화됩니다.

Consensus 앱 메신저 기능과 바이낸스 애프터파티

이는 크게 컨센서스 자체 메신저 활용과 다양한 스폰서사들의 경쟁적인 네트워킹 세션 및 파티를 통해 보여집니다. 보통의 전통 컨퍼런스들은 연사 라인업을 중심적으로 홍보합니다. 그리고 참가자들의 네트워킹에 대해서는 주최사가 인정한 ‘공식 행사’ 네트워킹 파티 세션에서 사람들이 직접 부딪치면서 만나게끔 합니다. 이 방식의 문제는 사람들이 오직 공식 행사에서 사전 정보 없이 불특정 다수를 만나게 함으로써 네트워킹의 자유도와 효율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컨센서스는 참가자들이 자신들의 니즈에 맞게 네트워킹을 할 수 있도록 자체 메신저를 만들었으며, 참가자들의 정보를 참가자들이 직접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게끔 공개합니다. 참가자들은 국적, 소속 기관 등으로 분류되어 있어 서로를 확인, 이름을 검색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링크드인과 유사한 Suggested Connections, Who Viewed My Profile 기능을 통해 본인의 프로필을 어떤 사람들이 많이 검색하고 확인하는지 직접 참가자가 확인할 수 있게끔 합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행사 전후로 자신이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콜드 메일을 보낼 수 있고, 네트워킹 파티 또는 세션에서 약속을 잡고 용이하게 만날 수 있습니다. (어떤 참가자는 전체 참가자 목록을 크롤링하여 자신이 네트워킹하고 싶은 사람을 모두 확인하기도 한다고 했습니다.) 또한, 컨센서스 오프라인 행사장에서는 참가자의 정보가 담긴 QR코드 참가 목걸이를 제공함으로써, 사람들이 네트워킹에 있어 자신의 정보를 교환하는 시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스테이츠 다오 코리안 바베큐 파티와 니어 해커하우스 세션

더 나아가, 이러한 롱테일 방식은 네트워킹 파티에서도 보여집니다. 기존 업계 방식에서는 주최사의 공식 네트워킹 세션 파티에서 모든 것이 독점적으로 이뤄졌겠지만, 컨센서스에서는 공식 파티보다도 스폰서사들의 파티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며 이 부분이 경쟁적으로 개최됩니다. 스폰서사들이 ‘코리안 비비큐 파티’, ‘풀 파티’ 등 직접 컨셉을 담은 네트워킹 장을 만들게 함으로써 행사 전반적인 네트워킹 장에 대한 수준을 높게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참가자들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파티에 참석하고, 이에 대한 정보는 참가자들이 직접 만든 텔레그램 방(예: 한인 텔레그램 방: ‘오스틴 가즈아’)에서 바이럴되면서 직접 네트워킹을 만들어나갑니다.

요약하자면, 컨센서스는 Web3에 보다 친화적인 롱테일 방식으로 진행된 행사로, 참가자들이 직접 적극적으로 행사에 대한 만족도를 채워나갈 수 있게 합니다. 저 또한 본 행사가 끝난 후 제게 무엇이 남았는가? 라는 질문에 사람이 떠오릅니다. 블록체인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얻어갔으며, 서로 함께 이야기하면서 이전에 보지 못했던 관점으로 생각해보았으니깐요. 컨셉츄얼한 DAO가 아니라, 실제 DAO가 얼마나 현실가능성이 있는가, 디지털 CRM 툴로서의 NFT와 아이덴티티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편하게 서로의 생각을 교류하면서 세계를 넓혀나갔던 좋은 기억입니다.

이상 블록체인으로 Consensus 2022를 읽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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