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텐베르크 특별전 in 출판도시 활판공방

동서양 인쇄술과 활자의 만남

Dong-gri
guleum
6 min readFeb 1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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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일, 시간을 짬내서 파주에 있는 활판 공방에 다녀왔습니다.
다름아닌, 구텐베르크의 인쇄기와 출판물들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인데요.

‘천재들의 시간, 르네상스’ 라는 교양과목을 들으면서 구텐베르크에 관한 발표와 언급이 있었고 마침 전시를 한다기에 찾아갔습니다. (수업은 재미있으면서 너무 난해해서 시험 말아먹었습니다. 눈물.)

차량으로 가는 것이 편한데, 저 처럼 차량이 없는 분들은 합정역 1번출구에서 2200번 버스 승차 후 은석교사거리에서 하차 하시면 됩니다. 저는 작년 10월달 말년휴가 중에 한글날 축제로 안그라픽스에 다녀온 적이 있었으므로 기억을 더듬으며 쉽게 갈 수 있었습니다.

은석교 사거리에서 하차 후, 하천이 있는 다리쪽으로 오신후 신호등을 건너 안으로 들어오시면 바로 나옵니다. 길찾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신호등이 없으므로 조심하셔야 할것 같습니다.

활판공방을 알리는 석판과 구텐베르크 특별전을 알리는 현수막

위의 사진들의 흔적을 찾아 활판공방에 들어선 후, 입장료를 냅니다.
저는 입장료와 더불어 인쇄술 체험을 하고 싶어서 총 1만원 결제 했구요, 신기하게 다음주 제가 다니는 학교에서 단체관람이 잡혀있었다고 팀장님이 그러시네요.

구텐베르크 전시 입장권

제가 방문한 날은, 단체관람이 없었기 때문에 따로 예약/문의를 하지 않아도 됬었는데요. 단체관람과 체험이 많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사전에 전화문의를 통해 방문 약속을 잡는것을 권장합니다.

구텐베르크의 인쇄는 어떻게 할까?

먼저 안료를 롤러에 뭍혀 줍니다.
안료가 뭍은 롤러를 인쇄할 활자틀에 발라 줍니다.
활자판과 장식 등의 레이아웃의 아귀를 맞춘 후 롤러로 압축해주면 끝!
예쁘게 잘 나왔습니다.
포도주 짜는 기계에서 아이디어를 따온 겁니다. 물론 실제 사용품은 구텐베르크 전시관에 있답니다.

대략적인 인쇄술의 역사와 목판 > 활판인쇄술 작업들을 만나보다.

오래된 전시물이라 안타깝게 촬영은 불가능 했습니다. 대략적인 전시내용을 설명해드리자면, 기존은 필사본으로만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책의 가격이 매우 비쌌고 소위 부유층들만이 책을 소유하며 지식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시대에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에서 도서관 설립등의 대안을 세웠지만, 그건 예외로 두겠습니다. 그 당시 어땠냐면, 책에 좌물쇠를 걸 수 있게끔 잠금장치가 필수적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만큼 비쌌으니까요.

구텐베르크는 포도주 압착기에서 아이디어를 따와 바로 위의 사진과 같이 인쇄기계를 만들게 됩니다. 이는 필사본에 비해 낮은 가격에 대량생산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게 되었고, 루터의 종교개혁에 구텐베르크의 활판 인쇄기를 사용하면서 일주일 만에 독일 전역에 반박문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초기 필사본들의 작품 순으로 시작하여 목판인쇄, 활판인쇄 순으로 전시구성이 되어있습니다.

화려한 그림인쇄는 모두 다 목판에서만 가능했고, 활판인쇄에서는 간단한 문양만 색을 넣어 인쇄가 가능했다고 합니다.
또 레이아웃 틀들을 규격화 시키고, 모듈화 하여 활자와 장식들을 레이아웃에 짜 맞춰 찍어내기만 하기 때문에, 역사 뿐만 아니라 편집디자인 부분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필사본에 비해 혁신이지만, 직접 프레스를 해본 결과로 너무 힘듭니다. 원래 힘이 약하지만 안돌아가고 얼마나 빽빽하던지; 결국 직원분이 바톤터치 해주셨습니다.

전시 과정 중 살펴볼 수 있는 한글 활자들

전시실이 2개로 나눠져 있는지라, 다른 방을 통해 이동해야 하는데 그 방이 바로 장인들이 주조를 짜고 활자인쇄를 하는 작업실 입니다.

작업실 풍경 & 한글자 한글자 모두 활자를 만들어 보관하고 잇다.

이미 기계화/자동화가 되었기에 나라에서의 지원은 없고 민간에서 지원받아 간간히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 활자들을 하나하나 다 파내어 합금으로 만들고, 조합해서 찍어내고… 할말을 잃었습니다.

그저 대단하고 놀라울 뿐입니다.

채색 체험

관람을 끝내고, 준비해주신 채색도구를 가지고 채색을 해봤는데 아직 다 마르지가 않아서 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사실 채색 체험의 의도보다는 하나 가져가서 보관하고 싶었기에…
저 글은 성경 내용이라고 들었는데, 어떤 내용인지는 까먹었습니다.

마무리

활판공방에서 구입한 실크스크린 + 활자로 만든 엽서

원래는 전시 도록을 사고 싶었으나, 전시 막바지여서 다 없어져 버려서 기념으로 실크스크린/활자로 인쇄된 편지지를 구매했습니다. 일반적인 프린트로 인쇄한 것과 달리, 아날로그적인 느낌이 진하게 풍겨옵니다. 이런거 전 좋아요. ♥

혼자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 많았다고, 이것저것 상세히 다 알려주시고 또 가는 길에는 파주 출판단지 지도까지 챙겨주셨습니다. 이번에는 전시때문에 왔지만 활자로 명함을 만들거나 출판물을 만드는 재미있는 체험들도 많아 기회가 된다면 언제 한번 다시 들리려고 합니다.

한달 정도 지나서 포스팅으로 정리하려니 이미 많은 부분이 기억에서 사라져 안타깝습니다.그래도 머리속에 어느정도는 남아있겠죠?

6월 12일까지라 전시는 이미 끝났지만, 어느정도 포스팅을 통해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hwalpan.co.kr

딱히 활판공방에서는 홍보는 잘 안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Facebook PATI 페이지와 안그라픽스 페이지를 통해 정보를 접했습니다.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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