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HDenver, BUIDLer 들의 축제

Jinwoo Park
해시드 팀 블로그
8 min readMar 2, 2020

여러분이 가장 가고 싶은 크립토 컨퍼런스는 무엇인가요?

이 질문에 혹자는 매년 뉴욕에서 열리는 컨센서스(Consensus), 다른 이는 명실상부 이더리움 진영의 가장 큰 축제인 데브콘(DevCon)이라고 이야기하겠지만 저는 단연 ETHDenver라고 말합니다. 올해 ETHDenver는 2월 14일부터 16일까지 미국 콜로라도 덴버에서 열렸습니다. 해시드에서는 김백겸 심사역이 샌프란시스코에서 넘어왔고, 저와 김경진 심사역도 한국에서 덴버까지 먼 길을 떠났습니다. 지난 12월 이스탄불 하드포크 이후에 치뤄지는 이더리움 진영의 가장 큰 이벤트라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올해 해시드의 포트폴리오를 포함하여 많은 프로젝트들의 메인넷 런칭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 프로젝트들의 SDK를 구경하고 개발 현황을 볼 수 있는 이정표로서의 가치가 있었습니다.

로키산맥 관광을 위한 전초기지로 유명한 콜로라도주 덴버

ETHDenver

로키산맥 동쪽에 위치한 ‘젊음의 도시’ 덴버에서 열리는 ETHDenver는 올해로 3회 째를 맞는 이벤트입니다. 네트워킹 위주로 상업화 되어가고 있는 여타의 이벤트들과는 달리 개발자, 크립토-경제학자 그리고 블록체인 위에서 무언가 만들기를 좋아하는 사람들 모두를 위한 이벤트로, 실제 구현을 뜻하는 #BUIDLing 에 집중하는 분위기입니다.

ETHDenver

#BUIDLthon

BUIDLthon의 열기

ETHDenver의 메인이벤트는 ‘비들톤’으로 불리는 해커톤입니다. 작년에도 그랬지만 이번 해에도 많은 개발자들이 참가하여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뽐냈습니다. 비들톤은 스폰서로 참가한 회사들이 자신들의 SDK를 공개하고 상금을 걸어두는 Bounty Track, 누구나 블록체인에 관련된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는 Open Track, 그리고 UN Sustainability 카테고리의 문제를 푸는 Impact Track이 있었습니다. 36개의 이상의 회사들이 바운티를 내걸었고, 흥미롭게도 미국의 콜로라도 주에서 Advance Colorado Track를 만들어 참여하였습니다. 개발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콜로라도 주지사가 직접 자리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해시드에서는 김백겸 선임심사역이 이벤트의 심사위원으로 참가하여 이더리움 커뮤니티의 발전에 기여하였습니다.

#BUIDLthon 심사중인 김백겸 선임심사역

Open Track 에서는 Dai의 가격 변동에 기반을 둔 차액계약(CFD) 프로젝트인 UpSideDai, 블록체인 위에 올라와 있는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 포맷을 탐색해줄 수 있게 해주는 The Ethsplainer 2.0, 유튜브나 트위치같은 컨텐츠 플랫폼을 온체인에 통합하려는 야망을 가진 Medici, 일반 유저들이 애플페이나 구글페이로 쉽게 Compound, Pool Together 같은 디파이 플랫폼에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e-커머스 플러그인 서비스 ShopiFi, 그리고 비트코인을 이용하여 디파이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Bitcoin Earn 과 같은 프로젝트들이 뽑혔습니다.

Impact Track 에서는 DAO Social Network를 표방하는 Coz, 홈리스들을 위한 Gig Economy 프로젝트인 WolfPack, 오픈소스 플랫폼을 더 개방적인 방법으로 관리할 수 있는 Flowerpots, 암호화폐에 접근성이 떨어지는 개발자들이 쉽게 이더리움 사용을 할 수 있게 해주는 Metacredits, 그리고 크립토 경제학의 지속적인 발전에 도움이 되려하는 Glopact/SNODEX 등이 파이널 리스트에 올랐습니다.

Trends

비초과담보(Under-collateralization)

메이커(Maker), 컴파운드(Compound)와 같은 디파이 플랫폼을 직접 사용해보신 독자들은 초과담보 (Over-collateralization) 개념에 익숙하실 겁니다. “내가 돈을 빌리는데, 빌리는 돈보다 많은 돈을 넣어둬야 한다고?”로 시작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이번 이벤트에서는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 토큰)을 이용하거나 신용점수 등을 만들어서 신용대출과 같이 비초과담보(Under-collateralization)를 만들려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현실 세계에서 우리에게 익숙한 이 개념이 정부와 같은 중앙화된 질서유지자가 없는 상태에서는 어떻게 발전하게 될지 지켜보게 됩니다.

마진 거래(Margin Trading)

작년 한 해 예금(Lending)과 대출(Borrowing)을 중심으로 디파이가 폭발적인 성장을 이룬 뒤, 어찌보면 자연스럽게 마진 거래가 관심을 받게되었습니다. 크립토를 금융상품으로 보는 시선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레버리지, 양방향 거래가 가능한 마진 거래는 그 자체로 의의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업계에서 dYdX, NUO, Fulcrum 등이 TVL(Total Value Locked; 예치자산 총가치)를 많이 가져간 상황에서 어떤 프로젝트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게될지 기대됩니다.

합성토큰(Synthetics Assets)

작년 말부터 금, 주식시장 그리고 다른 크립토 인덱스를 추종하는 합성토큰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있었습니다. Augur가 예측시장으로부터 그 파이를 가져가려고 노력했다면, UMA와 같은 프로젝트는 합성토큰 그 자체를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ETHDenver에서도 다양한 합성토큰 프로젝트들이 있었고, 특히나 PoW의 Hash Rate를 합성토큰으로 만들어 사용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Lemonade 같은 프로젝트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합성토큰의 경우 믿을만한 오라클의 존재가 필수적이지만 여전히 Recursive Oracle Problem과 같은 존재에 대한 명확한 해답이 없는 상황에서 크립토 사회가 이를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지켜보려고 합니다.

탈중앙화 자율 조직(DAO)

DAO(Decentralized Autonomy Organization)는 중앙집권주체 없이 자율적으로 제안과 투표등의 의사 표현 과정을 통하여 운영되는 조직을 일컫습니다. 최근들어서 크립토 프로젝트들 사이에서도 탈중앙화된 거버넌스가 트렌드가 되어가는 와중에 ETHDenver에서는 DAO를 이용하여 프로젝트의 제출, 투표를 하는 등 많은 가능성을 보여주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몇몇 프로젝트들은 자신들의 펀드레이징을 AragonDAO 위에서 하려는 움직임도 보여주었습니다.

마치며

ETHDenver에 참가한 개발자들의 열기는 굉장히 뜨거웠습니다. 특히 작년보다 더 많은 참가자, 더 많은 프로젝트, 그리고 메인넷에 한 층 가까워진 프로젝트들의 SDK는 이더리움 생태계가 점차 성숙해져감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렇게 밝은 면만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벤트 동안 bZx팀의 서비스인 Fulcrum이 두 번이나 공격을 당하며 약 10억 원 가량의 ETH가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이 링크를 참조하세요) 이 소식을 들은 참가자들은 보안 감사(Security Audit)의 중요성, 디파이가 성숙해져가는 과정에 대해 활발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또한 Flash Loan이 정말로 필요한가에 대한 토론도 어느때보다 활기찼습니다. 우리가 꿈꾸는 블록체인 기술의 대중화, 즉 크립토 네이티브가 아닌 일반 대중들까지 이더리움 위에서 탈중앙화 금융 서비스를 제대로 사용하기까지는 아직도 많은 숙제들이 남아있습니다. 그렇지만 매년 성숙해지고 있는 이더리움 커뮤니티를 보면 그 미래가 그리 멀지는 않다는 생각도 듭니다.

마지막으로 Matt Levine 이 2018년 봄 Bloomberg에 기고한 글의 서두를 소개하며 마치겠습니다.

It is not original to me, but one thing that I think and write a lot is that cryptocurrency enthusiasts keep re-learning the lessons that regular finance learned decades ago, and that you can see a lot of financial history replaying itself, sped up, by observing cryptocurren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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