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HIndia 2022 후기: 웹3 인프라의 파워하우스가 되어가는 인도

2천명 이상이 참여했던 세계 최대의 블록체인 해커톤

Jongho Daniel Park
해시드 팀 블로그
31 min readJan 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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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해시드 리서치 애널리스트 Jongho Daniel Park과 해시드 이머전트 투자 애널리스트 Deep Gandhi가 공동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이 글은 법률, 세무, 투자, 금융 등 어느 측면에서도 책임 있는 조언이 될 수 없습니다. 즉 해시드는 이 글을 통해 어떤 종류의 금융 상품이나 디지털 자산의 거래를 권유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밝힙니다. 또한 본문에 언급된 수상 프로젝트들은 다뤄지는 분야에 따라 선택적으로 선별하였으며, 해당 프로젝트들에 대한 평가는 일체 제공하지 않음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ETHIndia 2022 개요

코로나가 지나간 인도에서 열린 인도 블록체인 위크(India Blockchain Week)의 규모는 굉장했습니다. 본 행사는 인도 스타트업의 중심지인 방갈로르에서 11월 말부터 열흘 정도 열렸습니다. 해시드와 해시드의 인도시장 투자조직 해시드 이머전트 멤버들은 이 기간 함께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또 경험하며 인도 암호화폐 시장의 열기를 몸소 느꼈습니다.

출처: Devfolio, ETHIndia 2022: A Recap of the World’s Largest Ethereum Hackathon

이번 블록체인 위크의 가장 중심에 있었던 행사는 단연 ETHIndia였습니다. 해당 해커톤은 지금까지 개최된 이더리움 해커톤 역사상 최대 행사로 기록을 남길 정도로 규모가 컸는데요, 300개 이상의 도시에서 온 2천 명 이상의 참석자들이 해당 행사를 위해 모였습니다. 이밖에도 인도 블록체인 위크에는 블록체인 분야의 젊은 인재 양성을 주요 목표로 한 다양한 이벤트, 해커톤, 워크숍, 컨퍼런스, 커뮤니티 밋업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습니다.

ETHIndia에는 총 2만 1천 명이 넘는 지원자 중에 선별된 2천 명 가량의 개발자들이 참여하였고, 450여개가 넘는 프로젝트가 제출되었습니다. 해당 해커톤을 통해 암호화폐 지갑 솔루션, 탈중앙화 결제 시스템, 영지식(Zero-Knowledge) 기반 솔루션, NFT 유틸리티 프로젝트, 소셜 애플리케이션 등 주요 분야 전방위에 걸친 다양한 프로젝트를 볼 수 있었습니다. 참여자 통계 중 재미있었던 점은, 해커톤 참여자 중 44%가 웹3에 처음 참여하였고, 젊은 층, 특히 대학생들 사이에서 블록체인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해시드에서는 심사역 Edward Tan (cpt n3mo)이 해커톤 심사를 통해 참가팀들과 소통하는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출처: Devfolio, ETHIndia 2022: A Recap of the World’s Largest Ethereum Hackathon

본 기고문에서는 ETHIndia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블록체인 해커톤 트렌드의 현주소를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물론 한 개의 해커톤으로 모든 트렌드를 판단하기에는 역부족이겠지만, ETHIndia는 분명 유의미한 규모의 이벤트였기 때문에 지금 블록체인 업계의 주 관심사들과 이에 대한 인사이트를 충분히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1. 지갑 트렌드

1.1. 계정 추상화(Account Abstraction), 지갑의 게임 체인저가 되다

지갑의 패권을 둘러싼 전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지갑에 대한 커지고 있는 관심은 이번 ETHIndia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해커톤에서 지갑은 가장 많은 개발자들의 선택지가 되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중에서도 많은 팀이 계정 추상화 기능을 활용해 비수탁형 지갑 영역에서의 독창적인 해결책을 들고 나왔습니다.

계정 추상화는 사실 이더리움 커뮤니티에서 2016년부터 지금까지 꽤 오랫동안 논의되어 온 기능이지만,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아직 도입되지 못했습니다. 계정 추상화는 간단히 말해 EOA(Externally Owned Accounts)와 CA(Contract Accounts) 계정을 통합하는 기능입니다. EOA는 본래 상태 변경을 위해 개인 키가 필요하지만, CA의 경우 코드로 실행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계정 추상화는 개인 키가 요구되던 EOA에도 스마트 컨트랙트와 같이 코드로 실행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줍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영역에서 창의적인 시도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계정 추상화의 주요 이점 중 하나는 키 관리 경험의 향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계정 추상화는 기존 계정에 대해 스마트 컨트랙트를 활용한 무한한 활용 사례를 열어주고, 다중 서명(Multi-sig) 및 소셜 복구(Social recovery) 기능 역시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여러 개의 개인 키를 사용하여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서드파티 가디언(Guardian) 등을 통한 키를 복구할 수 있게 된다는 뜻입니다.

배칭 거래(Batch Transaction) 또한 계정 추상화의 강력한 이점입니다. 이는 한 번의 거래에서 복수의 트랜잭션을 실행할 권리를 부여는 특성을 뜻합니다. 이는 한 번에 여러 개의 NFT를 구입할 때와 같이 지금은 불가능한 상황을 구현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또한 블록체인 게임에서 사용자가 임의로 설정한 범위 안에서 두 개 이상의 트랜잭션을 한 번에 수행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용자 경험 향상에 기여합니다.

나아가 계정 추상화는 유저들이 자신들의 계정에 대한 개인화된 보안 정책을 강화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줍니다. 예를 들어, 유저는 특정 기기에서 전송할 수 있는 양에 제한을 설정하거나 심지어 대규모 트랜잭션에 대해서는 추가 디바이스를 통한 인증 방법 등을 요구할 수 있게 됩니다. 게다가 계정 추상화를 통해 Schnorr 또는 BLS와 같은 보다 효율적인 서명 알고리즘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LamportWinternitz 같은 포스트 퀀텀 알고리즘도 사용이 가능해집니다.

계정 추상화는 사실 이더리움 메인넷에 출시되기 전에 StarkNet과 zkSync와 같은 롤업에 먼저 혜택이 돌아갈 것입니다. 일례로 VISA는 최근 StarkNet에서 Argent 지갑으로 계정 추상화를 이용한 자동 결제 솔루션을 구축하면서 선례를 보여주었습니다. 해당 기능은 현재 이더리움에서 사용이 불가능하지만, 확실한 이점이 있고 커뮤니티에서도 계속적으로 논의되고 있기 때문에 추후 메인넷 도입을 기대해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계정 추상화에도 몇 가지 문제는 존재합니다. 먼저 EIP-4337 제안서에 대한 논의가 여전히 충분하지 못한 상태이고, 유저들을 EOA 기반 지갑에서 계정 추상화 기반 지갑으로 매끄럽게 이동시키는 것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인 도입은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큰 파급력을 가질 것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이번에 ETHIndia에 출품된 프로젝트들을 하나씩 살펴볼까요? 먼저 Banana Smart Wallet은 핫 월렛에 2단계 인증(2FA) 기능을 추가하기 위해 계정 추상화를 사용했습니다. 해당 프로덕트는 유저가 개인 키를 분실하더라도 자금을 분실하는 일이 없도록 도와줍니다. Firewallet은 계정 추상화를 활용하여 동일한 지갑에 구별된 역할을 가진 여러 계정을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입니다. 유저는 이를 통해 계정마다 이더의 전송 금액, 컨트랙트 화이트리스트 등과 같은 제한사항을 설정해둘 수 있습니다. Panda Wallet은 지갑 복구를 위한 가디언을 지정할 수 있는 UX를 선보였고, Web3One Wallet는 계정 추상화를 활용하여 크로스체인 다중 서명 지갑을 구축하였습니다.

일부 프로젝트는 계정 추상화를 위한 인프라를 개발하였습니다. Jiffy-scan은 계정 추상화 기능이 추가된 지갑을 위한 블록체인 탐색기를 발표했고, AASnap은 계정 추상화 탑재 프로그램을 실행하기 위해 계정 추상화 기능을 쉽게 도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덕트를 보여주었습니다.

1.2. 암호화폐 지갑 2.0: 스마트 컨트랙트 지갑과 MPC 지갑의 대중화

비록 이번 해커톤에서 계정 추상화를 활용한 프로젝트들이 상당히 많았지만, 그렇다고 지갑에 관한 다른 실험들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해당 프로젝트 예시들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 전에 지갑 분야 전체의 현주소를 명확히 짚어보겠습니다.

최근 수탁형 지갑은 다양한 이슈로 도마에 오르며 끊임없는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많은 개인과 기관은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비수탁형 지갑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비수탁형 지갑은 사용자가 개인 키를 더 쉽게 제어할 수 있도록 하여 궁극적으로는 단일 장애점(Single point of failure)을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출처: 1kxnetwork, Seedless Self-Custody: On MPC and Smart Contract Wallets

스마트 컨트랙트 지갑과 MPC(Multipart-Party Computation) 지갑이 이 범주에 속합니다. 스마트 컨트랙트 지갑은 사용자가 직접 자금을 관리감독하고, 탈중앙화의 방식으로 애플리케이션에 로그인하며 상호 작용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유저는 프로그래밍을 통해 지갑에 지출 한도 및 트랜잭션 자동화와 같은 다양한 기능을 삽입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다중 서명 지갑은 스마트 컨트랙트 지갑의 일종으로, 여러 명의 서명자가 거래를 실행하도록 의무화해 보안을 한 층 강화하고 부정 거래 방지에 도움을 줍니다.

그러나 스마트 컨트랙트 지갑에는 몇 가지 단점도 분명 존재합니다. 첫째로 스마트 컨트랙트 지갑은 말 그대로 블록체인 상의 스마트 컨트랙트이기 때문에 초기 비용이 수반됩니다. 또한 해당 지갑은 Non-EVM 체인과 호환이 불가능합니다. 게다가 스마트 컨트랙트 지갑에서 트랜잭션을 만들 때 가스비를 지불하기 위해 여전히 별도의 EOA 지갑을 필요로 하며, 이는 사용자들 입장에서 복잡성을 가중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반면, MPC 지갑은 ‘쉐어’로 알려진 개인 키를 여러 개로 나누는 방식을 가집니다. 나눠진 쉐어는 당사자들에 분배되는데, 트랜잭션이 서명되려면 개인 키를 재구성하기 위해 특정 수 이상의 쉐어가 요구됩니다. 이러한 장치는 공격자가 개인 키를 훔치는 것을 훨씬 더 어렵게 만들어 더 높은 수준의 보안을 제공합니다. 또한 MPC 지갑은 스마트 컨트랙트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진정한 크로스체인 프로덕트이기도 합니다.

한편 MPC 지갑 또한 태생적인 한계가 존재합니다. 사인 인증이 오프체인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중앙화의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MPC 지갑의 핵심 우려 사항입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기존 지갑들과의 호환성 문제를 가진다는 점 또한 본질적으로 지니는 한계입니다. Ledger나 Trezor와 같은 콜드월렛과 호환성 또한 좋지 않다는 점도 꼽을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1세대 지갑은 사용자에게 자산에 대한 더 높은 수준의 통제와 보안을 제공하지만, 유저 경험 등의 측면에서 극복할 수 없는 간극을 보이며 대중화의 걸림돌로 지적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추후 지갑의 발전에 따라 비수탁 영역에서 훨씬 편리한 사용자 경험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앞서 논의한 바와 같이, 계정 추상화가 내재된 스마트 컨트랙트 지갑은 여러 장점에도 불구 이더리움 메인넷에서 주류가 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입니다. 그렇기에 MPC 지갑은 훌륭한 단기 대응책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도 두 가지 방식은 각자의 장단 및 주요 사용처가 어느 정도 구분되어 있기 때문에 공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MPC와 유사한 기술을 활용한 ETHIndia 수상팀 사례를 차례로 살펴보며 이번 장을 마치겠습니다. 두 사례 모두 지갑 복구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젝트입니다. TrueResQ는 MPC를 사용하여 개인 키를 세 개의 쉐어로 나누고, Google 로그인, 탈중앙 네트워크 및 유저의 디바이스에 해당 쉐어들을 분산 보관 시킵니다. Superior Social WalletSSS(Shamir’s Secret Sharing) 기술을 활용해 지갑 복구가 가능하게 만들어줍니다. SSS도 지갑의 쉐어를 분산하여 저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기술로, MPC와 같이 더 높은 보안 수준에서 지갑을 관리할 수 있게끔 도와줍니다.

1.3. 업계 선두 메타마스크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치열한 지갑 전쟁 속 업계 선두주자의 움직임도 주목해보아야 할 포인트입니다. 지갑 분야 선두 메타마스크(MetaMask)도 연초 플라스크(MetaMask Flask)를 소개하며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플라스크는 메타마스크 포크 버전의 지갑으로, 커스터마이즈 기능을 부여합니다. ETHIndia에서는 해당 포크를 활용하는 팀을 상당수 찾을 수 있었습니다.

출처: MetaMask Flask

많은 팀들이 사용하였던 기능 스냅(MetaMask Snap)은 플라스크의 공개와 함께 출시된 기능으로, 누구나 메타마스크의 기본 지갑에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스냅은 다양한 블록체인 프로토콜을 지원하고, 메타마스크에 새로운 API를 추가하거나 내부 API를 사용하여 기존 기능을 수정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능은 출시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은 지켜보아야 하는 단계입니다. 또한 아직까지 Axios와 같은 인기 있는 자바스크립트 라이브러리를 지원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해커톤에 실제로 출품된 프로젝트들을 살펴봅시다. SSS: Secure Semantic SnapMetaguard는 트랜잭션을 유저가 이해 가능한 레벨로 풀어내 악의적인 트랜잭션을 방지합니다. SSS와 같은 경우 GPT-3를 사용하여 코드를 해독합니다. Polysnap은 메타마스크 지갑 안에서 WASM wrapper를 안전하게 호출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Push Snap의 브라우저 익스텐션은 기존 메타마스크에 푸시 알림 기능을 추가한 프로젝트입니다.

한편 SnapLoad는 스냅을 통해 IPFS에 파일을 업로드할 수 있게끔 도와줍니다. 또한 Cosmotic의 경우 코스모스 생태계에서 메타마스크를 사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스냅을 활용하는 데모를 구축했으며, 해당 서비스를 통해 메타마스크 유저는 코스모스 애플리케이션에 액세스 할 수 있습니다.

2. 인프라 트렌드

2.1. India Stack에서 찾을 수 있었던 인도의 지역적 특색

이번 해커톤에서 가장 지역적인 특색을 하나만 꼽자면 페이먼트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인도는 ‘India Stack’이라고 불리는 독특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데, 이 시스템은 지난 10년간 인도 경제 시스템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었습니다. India Stack은 아이덴티티, 데이터 및 결제의 기본 요소들을 민간에 개방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개방형 API 및 디지털 공공재입니다.

출처: iSPIRT

India Stack은 총 세 개의 레이어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번 해커톤에서 가장 많은 아이디어를 볼 수 있었던 레이어는 페이먼트 레이어(Payment Layer)였습니다. 이는 모두에게 신속하고 상호운용 가능한 결제 환경을 제공하며 인도 경제 시스템의 중추적인 역할을 합니다. 인도의 결제망은 페이먼트 레이어의 핵심인 통합 결제 인터페이스(UPI: Unified Payments Interface) 아키텍처가 등장한 이래 민간 업체들이 해당 인터페이스를 적극 도입하며 편리한 결제 경험을 선도하는 사례로 자리잡았습니다.

이번 해커톤에서는 ChainPe가 UPI ID에 가상화폐를 지불할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해 UPI와 가상화폐의 접목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외에도 암호화폐 결제를 위해 UPI의 장점을 차용하는 UPCIDPI와 같은 프로젝트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아이덴티티 레이어(Identity Layer)는 India Stack의 또다른 중요 요소입니다. 인도 정부 당국은 인도 시민들과 인도에서 일정 시간을 보낸 거주 외국인들에게 고유한 12자리 식별 번호인 AADHAAR를 발급합니다. 이는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큰 생체 인식 시스템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해커톤에서 해당 레이어를 활용한 팀들도 있었는데, 영지식 기술을 사용하여 AADHAAR 카드를 통해 신원 검증을 가능하게 만든 ZK KYC라는 프로젝트가 대표적입니다.

India Stack은 인도 고유의 디지털 인프라와 블록체인을 접목하기 위해 이해해야 할 중요한 요소이자, 이번 해커톤에서 가장 특색 있는 분야였습니다. 해커톤에 참여한 많은 참가자들이 이런 지역적 특성을 적절히 활용함으로써 블록체인이 더할 수 있는 가치를 명확히 보여주었습니다.

다만 모든 결제 관련 프로젝트가 India Stack에 국한되지는 않았습니다. 이외에도 주목할 만한 해결책들이 있었는데요, 먼저 Autopay는 반복 결제를 통해 투자 및 구독 애플리케이션을 한층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또한 DePay는 Polygon ID를 이용해 전화번호 결제를 가능하게 만들어주며, 탈중앙 소셜 그래프 렌즈 프로토콜 생태계의 결제 서비스 LensPay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2.2. 가장 많은 파이널리스트를 배출한 보안 관련 서비스

블록체인이 가치와 데이터의 주권을 사용자에게 돌려주기 위한 기술인 만큼 보안은 핵심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가치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다양한 사례에 걸쳐 보안의 결함을 수차례 목격하고 있습니다. 물론 해킹과 악의적인 공격은 많은 경우 전에 없던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선제적 대응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유저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보안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절대 무너질 것 같지 않은 부분에서 마저도 최근 사건사고가 이어지며 어떠한 사업 영역도 절대로 완전무결을 속단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사고들은 업계 전반에 걸쳐 불신과 회의를 빠르게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에, 보안 우선주의는 이제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원칙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ETHIndia에 현재 사안의 심각성을 반영하는 인프라단의 해결책이 유독 많이 나왔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데요, 최근 만연한 신뢰와 보안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구체화하는 프로젝트를 여럿 볼 수 있었습니다. 먼저 파이널리스트에도 오른 Proof of Trust는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거래소별 Proof-of-Reserve의 한계로 지적되는 부채까지 증명할 수 있는 프로덕트를 구현하였습니다.

이외에도 해킹된 지갑의 비상 자산 이동, 코드 감사, 그리고 컨트랙트 화이트리스트에 이르기까지 많은 인프라 프로젝트들이 암호화폐 생태계의 보안을 위한 프로덕트를 공개했습니다. Web3Rescue는 유저들이 해킹된 지갑으로부터 자금을 최대한 빠르게 회수하도록 도움을 줍니다. 또 ETHGuard는 실시간으로 VS코드를 모니터링하고 이에 대한 알림 서비스를 제공하며, SafeGuard의 경우 사용자가 암호화폐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다양한 도구를 제공합니다. Persona bot-wallet detection*는 탈중앙 애플리케이션이 사용자와 봇을 구별할 수 있도록 하는 인프라를 제공합니다.

이제는 블록체인 기술을 다루는 모든 사람에게 보안은 그 어느때보다 필수적인 사안이 되었습니다. ETHIndia의 수상작 트렌드를 통해 이제는 이러한 문제가 더는 미룰 수 없으며, 사용자들이 안심하고 생태계에서 더 활발히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안전한 기반 시설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보여주었습니다.

3. 영지식 증명 트렌드

3.1. 영지식 증명의 트렌드, 아이덴티티 주권이 이끌었다

영지식 증명(ZKP: Zero-Knowledge Proof)은 오랜 기간 많은 관심을 받아온 키워드이고, 그 관심은 요즘 들어 더 커지고 있습니다. ZKP가 요즘 블록체인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인 프라이버시와 확장성에 있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자명합니다. 다만 지금까지는 ZKP 상용화 관련 진전이 더딘 편이었으나 올해 들어 이더리움 레이어 2 스케일링 솔루션, 프라이버시 레이어 1 플랫폼 등을 통해 점차 구체화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번 해커톤에서는 영지식 증명을 사용하는 프로젝트들이 많았는데, 확장성보다는 프라이버시에 무게를 두는 프로젝트가 다수였습니다. ZKP는 개인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채 신원을 확인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따라서 때로는 익명성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한 탈중앙 커뮤니티의 거버넌스 체계와 궁합이 좋습니다. 블록체인의 핵심 가치를 실현하기에 적합한 기술이지만, 연산 과정이 매우 복잡하여 요구되는 하드웨어 스펙이 높다는 점 등이 항상 한계로 꼽혔습니다.

그럼에도 이제는 영지식 증명을 차용하는 프로젝트들은 꽤 많아졌습니다. ETHIndia에서는 기존에 많이 알려진 인프라 레벨보다는 미들웨어나 애플리케이션 레벨 프로덕트가 주를 이뤘습니다. Knowallet은 익명성을 우선시하는 ZK 기반 아이덴티티 레이어로, 개개인이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하면서도 개인 정보는 보호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hideme.lol은 개인정보에 대한 공개 여부를 유저가 설정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버티컬 영역에서 ZKP를 활용하려는 경우도 여럿 있었습니다. MeData는 민감한 의료 정보의 프라이버시와 보안을 보장하기 위해 ZKP를 활용하는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한편 Kleio는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 검색 분야를 공략했습니다. 개인의 검색 기록을 기반으로 사용자는 데이터 주권을 유지한 채 새로운 콘텐츠를 검색하고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많은 영지식 증명 기반 프로젝트들이 데이터 주권과 개인 정보 보호 분야에서 잠재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기술들은 인터넷 공간에서의 사용자 경험을 상당 부분 바꿔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아 마땅합니다. 영지식 증명를 활용하여 개인은 그 어떤 때보다 자신의 아이덴티티에 대한 통제권을 가진 채로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 및 커뮤니티를 안전하고 프라이빗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3.2. 영지식 증명을 통해 인터넷 기반 가상 조직의 미래를 상상하다

블록체인은 인터넷 기반 커뮤니티와 조직의 가능성을 지금껏 불가능했던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기술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이러한 이상을 완벽하게 구현하기에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ZKP의 상용화는 앞서 언급한 프라이버시와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며 본격적인 가상 조직의 시대를 열어가는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ZK 기술은 채용 과정부터 성과 측정, 그리고 급여 지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해커톤을 통해 해당 분야에 대한 혁신 의지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먼저 ZKJob은 웹3의 LinkedIn을 타겟팅한 프로젝트로, 구직자들은 익명성을 유지한 채 PR을 진행하고 고용주와 미팅을 가질 수 있습니다. ZK Lancers는 영지식 기술 기반의 탈중앙화 프리랜서 플랫폼으로, 평판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고객과 프리랜서를 연결해줍니다.

성과 측정 및 급여 관련 프로젝트도 여럿 보였는데, 이는 조직에서 가장 민감한 이슈를 담은 부분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프라이버시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SigmaZK는 영지식 증명을 활용해 업무 기여분을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는 프로젝트입니다. 한편 zkPayroll은 급여 관리 및 지급 시스템에 프라이버시를 적용하여 고용주가 직원들의 급여와 복리후생을 보다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Tsunami는 영지식 증명을 사용하여 머니 스트리밍을 구현한 프로젝트로, 급여 지급을 포함한 보편적인 송금 및 결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4. NFT 트렌드

4.1. 지속되는 내러티브: 깔끔한 UX와 NFT의 유틸리티에 대한 다양한 실험

깔끔하고 심리스한 사용자 경험은 적어도 리테일 유저들이 주도하는 NFT의 세계에서는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유저 온보딩이 시장 성장의 열쇠가 됨에 따라 유저들에게 단순하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려는 시도가 부쩍 많아졌습니다. 특히 컨슈머 프로덕트를 겨냥한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이제 유저 온보딩 흐름은 기존 애플리케이션과 유사하거나 더 뛰어나게 설계하려는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크립토 프로덕트는 탈중앙화의 가치가 유지하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웹2 프로덕트와 같은 수준의 편의성을 제공하려 하더라도 고려할 사항이 많아집니다.

UX 개선은 앞서 살펴본 지갑의 트렌드와 매우 관련이 깊습니다. Web3Auth와 같은 프로덕트가 많은 관심을 끌 수 있었던 배경에는 소셜 로그인의 수요가 주요했고, SSO(Single Sign-On) 등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며 유저들이 새 계정을 만들지 않고 기존 계정으로 로그인할 수 있게끔 하는 애플리케이션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의 접근 허들이 점차 낮아지고 있습니다.

온램프와 오프램프 기능을 애플리케이션에서의 유저 경험에 매끄럽게 통합하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이를 통해 암호화폐에 익숙치 않은 유저들은 카드 등을 이용하여 기존의 법정화폐로 NFT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유저들이 별도의 웹3 계정을 만들고 관리하는 것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내러티브는 이제 단순한 내러티브가 아닌 기본 고려 사항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NFT를 수집가치 그 이상의 유틸리티를 자산으로 사용하는 데 초점을 맞춘 프로젝트도 여럿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자세한 예시는 Edward Tan의 글을 참고해주세요.)

예를 들어, UzumetaZaPP와 같은 NFT 대출 프로토콜은 유저가 자신의 유휴 NFT를 다른 유저에게 빌려줌으로써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게 해줍니다. 마찬가지로, MetaBorrow는 유저가 게임 내 NFT 자산을 스테이킹 메커니즘을 활용하여 대출할 수 있게 하면서 게임 길드의 발전된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NFT를 빌보드로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OwnAd와 같은 프로젝트도 있었습니다.

4.2. 이벤트 티켓, 로열티 프로그램… NFT의 사용처에 대한 재고

이전 파트에서는 기존 수집형 및 게이밍 NFT의 유틸리티를 개선하기 위한 사례를 살펴보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수집형과 게이밍 NFT를 벗어난 다른 분야에서도 NFT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나 이번 해커톤에서 가장 두드러졌던 방안은 NFT를 오프라인 이벤트 티켓이나 고객 충성도의 촉매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티켓은 이전부터 수차례 NFT의 주요 활용처로 언급되어 왔습니다. 게다가 이제는 IRL(In-real-life) 이벤트라고 불리는 물리적인 이벤트 자체가 크립토 커뮤니티의 가장 코어 문화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이벤트를 개최하거나 이벤트에 사전 등록을 하기 위해 여전히 결합성이 떨어지는 파편화된 기존 서비스에만 의존하고 있으며, 넘치는 이벤트에 운영 및 참가 양단에서 피로감이 축적되며 수차례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 NFT를 적극 활용하여 개선된 이벤트 관리 및 티켓팅 경험을 타겟하는 팀을 여럿 볼 수 있었습니다. EventXNftfy는 IRL 이벤트를 위한 슈퍼앱을 고안하였고, TickEth는 티켓의 악의적인 스켈핑 활동을 막기 위해 티켓을 토큰화하여 관리하는 솔루션을 공개했습니다.

NFT는 또한 브랜드가 고객 충성도를 보상하고 참여도를 높이는 데에 기여하는 매개체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스타벅스가 가장 잘 알려진 예시라 할 수 있는데요, 스타벅스는 현재 NFT를 이용한 보상 프로그램을 위한 베타 테스트 단계에 있습니다. 스타벅스의 로열티 프로그램인 Odysseys는 사용자에게 NFT를 통해 각종 할인과 배타적인 경험을 제공합니다. 현재 얼마나 많은 유저들이 베타 테스트에 참여하고 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스타벅스는 참가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보고한 바 있습니다.

출처: Polygon, ‘Starbucks® Odyssey’ Beta Is Now Live on Polygon

ETHIndia에서 볼 수 있었던 프로젝트 Beyond Club은 이러한 사례에 발맞춰 충성스러운 고객들에게 독점적인 보상, 이벤트 접근 및 기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NFT를 활용하는 노코드 로열티 프로그램을 공개했습니다.

종합적으로, 이벤트 관리 및 참여, 로열티 프로그램 등을 위한 NFT의 사용은 블록체인의 매스 어답션이 단지 허상이 아님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4.3. Dynamic NFT, 다음 세대 NFT의 키워드가 될 수 있을까

NFT에는 아직 제약 사항이 꽤나 많습니다. 현실 세계에서의 자산은 때에 따라 그 특성이나 성질이 바뀌기도 하지만, NFT는 많은 경우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 명백한 한계점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dNFT(Dynamic NFT)는 NFT의 진화의 다음 키워드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Dynamic NFT는 출시 및 논의된지 얼마 되지 않은 새로운 기능이지만 점차 실례가 축적되고 있는데, 이번 해커톤을 통해 그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전통적인 NFT가 블록체인에 존재하는 고유하고 불변하는 디지털 객체인 반면, dNFT는 외부 이벤트와 데이터에 대응하여 적응하고 변화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집니다. 스마트 컨트랙트가 이러한 변경사항을 관리합니다.

dNFT는 현재 ERC-1155 토큰 표준을 사용하여 이더리움에 구축되어 있으며, 다른 블록체인에서도 유사한 토큰이 개발 중에 있습니다. dNFT의 메타데이터는 오라클 또는 온체인 이벤트를 통해 외부 데이터를 기반으로 업데이트 할 수 있으며, 시간 및 가격 또는 위치 기반 이벤트를 기반으로도 가능합니다. dNFT의 메타데이터에 대한 변경은 시간이 지나며 숨겨진 특성을 잠금 해제하거나 이미지 NFT의 경우 해당 NFT의 이미지를 바꿀 수도 있게 됩니다.

출처: Chainlink, 16 Ways to Create Dynamic Non-Fungible Tokens (NFT) Using Chainlink Oracles

dNFT는 실물자산 토큰화, 비디오 게임 등 다양한 활용 사례에 걸쳐 사용될 수 있습니다. ETHIndia 해커톤에서도 이미 다방면으로 dNFT를 활용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PredictNow는 스포츠 대회 중심의 프레딕션 마켓으로, dNFT를 활용한 사례입니다. 또한 dNFT를 활용한 크로스체인 게임 MultiMon도 있었습니다. Web3TV는 구독 멤버십 플랫폼을 선보였으며, 초기 가입자에게 보상하기 위한 수단으로 dNFT를 채택했습니다. 한편, Crown Collectibles는 앞서 언급한 로열티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초기 팬들에게 보상하기 위한 방안으로 dNFT 기능 탑재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dNFT의 도입은 NFT의 세계에 새로운 유틸리티를 부여하고 훨씬 많은 사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5. 소셜 트렌드

5.1. 주류로 굳건히 자리잡기 시작한 소셜 프로토콜

웹3 소셜 네트워크는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여 중앙 집중식 플랫폼의 대안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케이스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출시된 주요 블록체인 소셜 플랫폼들은 데이터 침해, 여론 조작, 허위 정보 유포 등 웹2 소셜 플랫폼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개방형 소셜 스택은 탈중앙 소셜 네트워크의 발전에 기여하는 프로토콜의 집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탈중앙 방식을 활용한 동적 데이터 저장, 개방형 소셜 그래프 및 디지털 아이덴티티 고도화 등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프로토콜을 구동하기에 적합한 인센티브 시스템도 아직 고도화 된 상황이 아니고, 아직은 조악한 사용자 경험으로 인해 탈중앙 소셜 프로토콜은 걸음마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중요한 것은 탈중앙 소셜 네트워크가 해커톤에서 최근 1년 동안 증가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 ETHIndia에서는 소셜 그래프와 크리덴셜 등 인프라 위에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려는 팀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그간 탈중앙화 금융, NFT 등의 해커톤 수상 프로젝트 증가 추세가 해당 분야의 마켓 성장보다 선행한 기록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추세는 분명 주목할 만합니다.

탈중앙 소셜 생태계는 데이터 인프라 플랫폼, 아이덴티티 레이어, 소셜 그래프, 크리덴셜 및 그 위에 지어지는 애플리케이션까지 다섯 가지 주요 구성 요소로 나눌 수 있습니다. 데이터 인프라는 분산형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위한 기본 인프라를 제공하는 한편 아이덴티티 레이어는 유저가 온라인에서 신원을 증명하는 데 쓰입니다. 렌즈 프로토콜(Lens Protocol)CyberConnect*로 대표되는 소셜 그래프는 유저들이 연결하고 관계를 형성하도록 장려하는 미들웨어이고, 크리덴셜 통해 유저는 자격 증명 또는 성과를 얻고 표시할 수 있습니다. LensterDegenscore와 같은 콘텐츠 애플리케이션은 그 위에서 유저가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제공합니다.

수상한 프로젝트를 언급하려면 렌즈 프로토콜에 대한 보다 소개가 필요합니다. 렌즈를 빼놓고 소셜 프로토콜 생태계를 정의하기 어려울 정도로 해당 생태계의 애플리케이션이 비교적 많은 주목을 받고 있고, 해커톤에서도 렌즈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들이 많은 상을 수상하고 있습니다. 렌즈의 소셜 그래프는 NFT를 사용하여 소셜 미디어의 기능을 강화하는 특징을 가집니다. 유저 프로필, 팔로워, 게시물, 댓글, 공유, 좋아요 등은 모두 플랫폼에서 NFT로 표현되며 유저가 소유하게 됩니다.

출처: Fundamental Labs, Web3 Social: A booming space with an identity crisis

렌즈 생태계에는 Lenster(렌즈 위에서 구동되는 트위터와 같은 앱), LensTube(렌즈 위에서 구동되는 유튜브와 같은 앱) 등 다양한 소셜 애플리케이션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숫자는 해커톤을 통해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입니다. 메사리가 출시한 레포트에 따르면, 렌즈 프로토콜의 사용은 해커톤 진행 시마다 단기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렌즈는 2022년 하반기 이더리움이 호스팅하는 해커톤의 최대 수혜자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유입니다.

이어서 ETHIndia에서 발견한 몇가지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소개하겠습니다. 렌즈 위에서 구동되는 틱톡 LensTok, 개인이 좋아하는 크리에이터에게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CreatorsLane과 같은 프로젝트이 수상을 했습니다. 또한 Lens Dashboard과 같이 렌즈의 소셜 그래프를 통해 저장된 유저 데이터를 보다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는 대시보드를 통해 생태계에 밸류애드 하려는 프로젝트 또한 찾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소셜 섹터 중에서는 렌즈 생태계 밖의 프로젝트도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분야는 언론의 자유를 타겟팅한 프로젝트들이었습니다. Liria, DaCRJ와 같이 영지식 증명을 통해 검열 저항성을 가진 저널리즘을 목표로 하는 팀들이 대표적이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ETHIndia 2022 그리고 해시드 이머전트 이니셔티브

지금까지 올해 12월 인도에서 찾을 수 있었던 가장 인기 있었던 분야를 차례로 살펴 보았습니다. 물론 해커톤 하나로 모든 것을 파악할 수는 없는 일이고, 트렌드를 단정지을 수는 없습니다. 또한 모든 프로젝트를 보지는 못했기 때문에, 저희가 발견한 흐름들이 전부는 아닙니다. (모든 프로젝트를 보려면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출처: Devfolio, ETHIndia 2022: A Recap of the World’s Largest Ethereum Hackathon

인도 블록체인 위크와 ETHIndia를 특별히 의미 있게 기억하고 싶은 이유가 몇가지 있습니다. 첫째, 인도의 크립토 마니아와 개발자들의 상상 이상으로 뜨거운 열기를 체감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특히 이번 행사는 개발자 우선 행사였던 만큼 앞으로 인도에서 더 활발하고 질 높은 블록체인 개발 활동이 이뤄질 것이라 믿습니다.

둘째, 인도 소프트웨어 산업의 잠재력을 바로알게 되었습니다. 인도는 지금까지 SI 비즈니스로 대표되는 아웃소싱에 강한 나라라는 인식이 강했으나, 이번 행사를 통해 인도가 다양한 아이디어를 통해 웹3 인프라 강국이 되는 미래를 그려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해시드 이머전트 설립을 통해 인도의 Web3 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시작한 이니셔티브에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인도의 젊은 인구는 블록체인 기술의 수요와 공급 모두에 확실한 우위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또한 이제 막 첨단 인프라를 도입하기 시작한 인도에서 블록체인은 중요한 기반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편, 인프라에 강점을 둔 인도의 Web3 산업이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등 컨텐츠와 IP 기반 애플리케이션에 강점을 가진 한국의 Web3 산업과 상호 보완적인 시너지가 크게 만들어질 수 있겠다는 상상도 하게 되었습니다.

해시드 이머전트란?

  • 해시드 이머전트는 해시드가 2021년말 설립한 인도 및 신흥시장 스타트업 투자 전담 조직으로 싱가포르, 방갈로르, 두바이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2022년 싱가포르에 초기 펀드를 결성하여 지금까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20여개 이상의 극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읽을 거리들

* 해시드 & 해시드 이머전트 포트폴리오사

이 글을 리뷰해주신 Simon Kim, Tak Lee, Edward Hong, Wooster Han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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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gho Daniel Park
해시드 팀 블로그

Facta non verba. Investment & Research at Hashed. All opinions are my own. t.me/jonghodaniel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