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의 가치’ : 해시드 라운지, 코워킹 스페이스 이야기

Brian Choi
해시드 팀 블로그
10 min readDec 18, 2018

지난 6월, 해시드는 조금 특별한 사무실을 오픈했습니다. 이제는 ‘해시드 라운지’ 라는 이름으로 조금 더 잘 알려진 공간입니다. 오픈 이래 지금까지 6개월 간 약 20회 이상의 밋업 행사를 주최하고, 1,000여 명이 넘는 글로벌 블록체인 인사들이 방문한 ‘해시드 라운지’, 그리고 그 안에 있는 블록체인 공유 오피스인 ‘해시드 코워킹 스페이스’를 소개 드리려고 합니다.

건축가는 단순히 외관을 스케치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을 창조하는 것이다. — 헨드릭 베를라헤(Hendrik Berlage)

건축에 의해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이 조금씩 움직일 수 있다고 믿는다. — 안도 다다오 (Ando Tadao)

해시드 라운지

공간을 설계하고 건축하는 일은 단순히 외양을 예쁘게 꾸미고 장식하는 것 이상의 의의를 갖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한 회사의 오피스는, 그 회사가 지향하는 미션과 가치, 철학을 실질적으로 보여주는 거대한 조형물이라고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해시드 오피스 인테리어의 설계는 前 네이버 SPX(Space Experience) 팀 수석 디자이너로서 네이버 사옥 ‘그린팩토리’의 공간 디자인을 함께한 이재헌 디자이너가 총괄하였습니다. 설계 과정에서 해시드가 공간에 담고자 했던 가장 중요한 가치는 바로 ‘공유’와 ‘네트워킹’ 이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져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고, 영감을 얻고, 아이디어를 교환할 수 있는 공간적 개념을 구상했습니다. 그 결과로 대다수의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자리 잡고 있는 강남 테헤란로에 해시드의 이름을 딴 넓은 라운지 공간이 만들어졌습니다. 글로벌 블록체인 개발자와 벤처 캐피탈, 크립토 펀드, 액셀러레이터, 미디어가 활발하게 교류하는 일종의 ‘오프라인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 것입니다. 실제로 전체 250평 규모에 달하는 공간 중 해시드 팀원들이 전용으로 사용하는 사무 공간은 약 1/5 남짓에 불과할 정도로, 많은 부분을 공유 공간으로 할애하여 블록체인 생태계 확장에 기여하고자 하였습니다.

해시드 라운지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다양한 행사들이 개최되고 있습니다.

코워킹 스페이스 : 공간의 이야기

해시드가 표현하고자 한 공유와 네트워킹의 가치를 담아내는 또 다른 공간은 해시드의 ‘코워킹 스페이스’ 입니다. 해시드는 신규 블록체인 창업자들을 위해 특화된 형태의 공유 오피스를 제공합니다. 입주사는 내부 카페와 회의실 등 라운지 전체 공간을 해시드 팀원들과 동일한 조건으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해시드 라운지에서 열리는 행사에 언제든지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코워킹 스페이스 입주사가 누릴 수 있는 큰 혜택입니다.

해시드는 단순히 사무 공간을 무료로 빌려준다는 금전적 지원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고자 했습니다. 특히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초기 창업자들에게 꼭 필요한 ‘협업’의 가치를 더해주고자 합니다. 먼저, 모든 공간을 기본적으로 칸막이 없는 오픈 스페이스 형식으로 만들었습니다. 오며가며 눈이 마주치고, 인사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다른 일을 하고 있는 다른 회사이지만 초기 스타트업은 대개 비슷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이들이 주변의 창업자들과 터놓고 이야기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고민을 털어놓고 함께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한 것입니다.

코워킹 스페이스의 입주사는 회의실을 사용하기 위해 반드시 중앙 라운지를 거쳐야합니다. 때문에, 다른 업체와 미팅을 위해 라운지를 찾은 방문객들과 자연스럽게 마주칠 수 있습니다.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다양한 블록체인 업계의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를 나누는 것, 그 자체가 바로 살아있는 네트워킹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야말로 ‘함께’, ‘같이’ 있기에 생기는 소중한 가치들을 최대한으로 창출해보고자 하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지난 7월 초, 해시드 라운지 개장 후 처음으로 많은 분들을 모시고 ‘오피스 워밍 파티’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물론 이러한 상승작용은 단순히 입주사 사이에서만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해시드 입장에서도 입주사들과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배우기도 하고, 그들을 찾아온 손님들과 예상치 못했던 인연을 만들기도 합니다. 또한, ‘해시드 패밀리 데이’라는 이름으로 전체 입주사들이 함께 어우러져 서로를 소개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행사를 정기적으로 진행하면서 네트워킹 효과를 더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코워킹 스페이스에는 밤낮을 잊고 블록체인 연구와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열정적인 다섯 팀이 입주해 있습니다. 해시드 라운지의 첫 시작을 함께한 해시드 코워킹 스페이스의 ‘마수걸이 입주사’들을 소개합니다.

  • 토큰 이코노미(퍼블릭 블록체인 내의 경제 시스템) 설계를 전문적으로 자문하고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하는 디콘(Decon)
  • 스마트 컨트랙트 보안 감사 서비스와 Dapp을 쉽게 만들 수 있는 개발 솔루션을 제공하는 해치랩스(Haechi Labs)’
  • 학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논문 출판시장 문제를 해결하고 학자들에게 탈중앙화된 학술 커뮤니케이션을 제공하고자 하는 플루토(Pluto)
  • 전문 투자자들을 위한 암호화폐 거래 및 통합 관리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스트(Voost)
  • 스포츠 구단의 자산을 토큰화하여 팬들이 직접 참여하고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티멕스(TymX)

해시드의 코워킹 스페이스는 처음 프로젝트를 시작한 소규모의 팀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자리 잡을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인 6개월의 기간 동안 지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어느덧 6개월이 지나고 코워킹 스페이스의 첫 번째 배치가 마무리 되어 가고 있는 지금, 입주사 팀원 몇 분에게 직접 해시드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일한 소감을 여쭈어 보았습니다.

코워킹 스페이스 : 사람들의 이야기

해치랩스(Haechi Labs)사는 스마트 컨트랙트의 코드상에서 보안 취약점을 파악하고 코드 아키텍처를 최적화 하는 등의 보안감사를 진행하며, 각종 이슈들에 대한 개발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올해 초 ICO가 활성화되면서 여러 보안 사고들이 발생해 왔는데, 정작 국내에 이를 제대로 감사할 수 있는 업체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이러한 서비스를 개발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입주 당시만 해도 공동창업자 두 명이 직원의 전부였던 해치랩스는 이 곳에 들어오고 나서야 비로소 회사의 모습을 조금씩 갖추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해치랩스의 김종호 대표는 해시드의 프라이빗 행사에 참여하며 평소에 만나기 힘든 다양한 프로젝트를 소개받고 네트워킹 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혜택이었다고 합니다. 6개월이 순식간에 흐른것 같다며 떠나는 것을 연신 아쉬워하던 해치랩스 팀은 앞으로 입주하게 될 팀에게 ‘필요한 것을 적극적으로 요청하면 훨씬 더 좋을 것 같다’며, 소극적으로 가만히 있다가 놓칠 수도 있는 기회가 굉장히 많은 공간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디콘(Decon)사는 퍼블릭 블록체인 내의 암호화폐 경제 시스템을 일컫는 ‘토큰 이코노미’ 전문 회사입니다. 토큰 이코노미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며 신규 프로젝트의 토큰 이코노미 설계부터 문제점 해결까지 총체적인 자문을 하고 있습니다. 해시드 코워킹 스페이스에 입주할 당시 ‘자리가 부족해져서 나가게 되는 것을 목표로 했다’는 디콘의 임성은 대표는 ‘잘 갖추어진 업무 환경 덕에 좋은 인재를 데려오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그는 무엇보다 입주사간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더 많이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을텐데 놓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서 아쉽다’던 디콘 팀은 앞으로 입주할 프로젝트들에게 ‘여기에 있기 때문에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관계들을 꼭 놓치지 않도록 먼저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을 해 주었습니다.

플루토(Pluto)사는 학계의 논문 출판시장에 산재하고 있는 여러가지 문제를 해결하고, 학자들에게 탈중앙화된 학술 커뮤니케이션을 제공하여 쉽게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합니다. 해시드에 입주한 후 서비스의 월 사용자 수가 다섯배 가량 늘었다는 플루토의 유준선 대표는 ‘해시드는 숫자가 아닌 꿈을 팔아도 잘 믿어주었다’ 면서, ‘돈이 되든 안되든, 무엇인가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그 자체를 보고 서포트를 해주어 많은 고마움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들어올 프로젝트들에게는 ‘서로가 더 좋은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먼저 각자의 문제점을 터놓고 공유할 수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부스트(Voost)사는 크립토 전문 투자자들과 투자기관들이 편리하게 투자 할 수 있도록, 암호화폐 거래 및 자산관리를 통합적으로 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라운지에서 만나본 이동주 대표는 해시드 라운지를 사용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으로 자연스럽게 여러 사람을 만나 네트워킹 효과를 누리고,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여러 사람들에게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던 점을 꼽았습니다. 자연스럽게 다른 팀과 교류하면서 다른 팀들은 회사를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는지, 어떤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지 배울 수 있었다는 점도 빠질 수 없는 장점이었다고 합니다. 이와 함께 해시드가 사명감을 가지고 우리나라의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잘 이끌어줘서 지금의 추운 겨울을 함께 잘 이겨낼 수 있었으면 한다는 따뜻한 말을 덧붙였습니다.

부스트 팀은 홈페이지에 실린 팀원 소개 사진들도 사실 모두 해시드 라운지에서 촬영한 것이라며 보여주었습니다.

마무리

해시드에게 라운지 공간과 코워킹 스페이스의 운영은 나름의 새로운 도전이었습니다. 적지 않은 시행 착오가 있었지만, 이 곳을 오가는 많은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새롭게 배운 점도 많았습니다. 위에서 언급하였듯 해시드가 새로운 공간을 만들고 공유해온 것은 단지 처음 시작하는 프로젝트들에 대한 시혜적 의미보다도, 새로운 공간과 사람들을 기반으로 조성된 업계의 새로운 네트워크의 상승작용을 함께 누리고자 하는 마음이 더 컸기 때문입니다.

해시드의 김서준 대표는 처음 해시드 라운지를 오픈하면서 이러한 공간을 구상했던 철학에 대해 ‘우리와 교류하는 많은 글로벌 프로젝트와 투자자들이 서울에 방문했을 때, 블록체인 개발자들과 더욱 효율적으로 네트워킹 할 수 있는 ‘허브(hub)’ 공간이 필요했다’ 고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이전에 비하면 많은 부분에서 성숙하고 있지만, 블록체인 생태계는 긴 호흡으로 보면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협업하는 투자자로서 해시드는 누구보다 초기 생태계 선순환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여전히 커뮤니티와 네트워크 빌딩이 중요하고, 해시드가 이에 기여해야 한다는 사명감 또한 느끼고 있습니다.

이 작은 공간을 통해 서울이 글로벌 블록체인 산업 혁신의 중심이 되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했던 초심(初心)을 잊지 않고, 업계의 다양한 구성원들과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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