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탈중앙화가 중요한가? — 크리스 딕슨

HASHED
해시드 팀 블로그
14 min readAug 17, 2018

해시드 한국어 블로그에서는 탈중앙화와 관련된 세계의 좋은 글들을 한국어로 번역하여 소개합니다.

이번 글은 미국의 대표적인 IT 벤처캐피탈인 앤드리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의 제너럴 파트너 크리스 딕슨(Chris Dixon)이 쓴 Why Decentralization Matters입니다. 크리스 딕슨은 이 글을 통해 탈중앙화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인터넷의 다음 시대에 왜 탈중앙화된 플랫폼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습니다.

인터넷의 첫 번째, 두 번째 시대

인터넷이 세상에 처음으로 등장했을 때, 대략 1980년대 부터 2000년 초반까지는 대부분의 서비스들이 주로 인터넷 커뮤니티들에 의해 정의된 오픈 프로토콜 위에서 운영되고 있었다. 그 때의 인터넷 세상에서는 업계의 판도가 하루 아침에 뒤바뀔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지금 업계의 거물이 된 야후(Yahoo), 구글(Google), 아마존(Amazon), 페이스북(Facebook), 링크드인(LinkedIn), 유투브(Youtube) 같은 기업들도 이 시기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그러한 과정에서 AOL(역자 주: 초창기 미국의 인터넷 대형 포털)과 같은 중앙화된 플랫폼의 입지는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중반이 되면서 인터넷 시대의 새로운 장이 열린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이하 ‘GAFA’)과 같은 거대한 테크 기업들이 나서서 기존의 오픈 프로토콜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빠른 속도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특히 스마트폰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모바일 앱 사용률이 엄청나게 증가하면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더 가속화되었다. 결국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오픈 서비스 대신 GAFA로 대표되는 더 세련되고 중앙화된 서비스로 이동했고, 심지어 오픈 프로토콜의 대표격인 ‘웹’에 접근할 때마저 이들 기업의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쓰게 되었다.

물론 수십억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훌륭한 서비스들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분명히 긍정적인 측면이다. 하지만 새롭게 무엇인가를 시작해 보려는 스타트업이나 콘텐츠 크리에이터들 입장에서는, 인터넷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몇몇에 의해 업계의 판도가 하루 아침에 뒤집혀버리고 고객들을 완전히 뺏겨버릴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떨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러한 불안은 자연스레 혁신적인 생각을 가로막고, 인터넷 세상을 덜 흥미롭고 덜 역동적인 공간으로 만들었다. 더 나아가 중앙화된 플랫폼의 득세는 가짜 뉴스의 남발, (심지어 정부가 후원하기도 하는) 인터넷 봇의 범람, 플랫폼 차원에서의 사용자 차단, EU 개인정보보호법, 알고리즘 차원의 차별 등 온갖 사회적 이슈들을 함께 불러 일으키고 있다. 아마 앞으로 이러한 이슈들에 대한 논쟁은 더 복잡해지고 격렬해질 것이다.

‘Web 3’ : 인터넷의 ‘세 번째 시대’가 열리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정부가 직접 나서서 대기업을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인터넷에 대해서 마치 전화기나 라디오, TV 같은 과거의 통신수단들과 비슷한 종류로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기반 네트워크인 인터넷은 하드웨어에 의존하는 과거의 통신수단들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하드웨어 네트워크는 한번 만들어진 이상 그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매우 어려운 반면, 소프트웨어 기반의 네트워크는 특정 기업이나 시장의 영향력을 통해 언제든 혁신적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비교적 단순한 코어 레이어에 무려 수십억개의 컴퓨터를 서로 연결되도록 한 인터넷 기술이야 말로 소프트웨어 기반 네트워크의 궁극이라고 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란 결국 인간의 상상력을 인코딩해낸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설계의 범위에 거의 한계가 없다. 또한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들은 사용자들이 원하는 소프트웨어를 대부분 실행시킬 수 있으며, 적절한 인센티브만 주어진다면 인터넷 공간에서 무엇이든 빠르게 퍼뜨릴 수도 있다. 인터넷의 구조야말로 기술적인 창의력과 인센티브 디자인의 교차로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인터넷은 아직도 진화 단계의 초창기에 있다. 현재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 핵심 인터넷 서비스들도 수십 년 안에는 거의 다 뒤바뀔 것이다. 아마도 그 작업은 비트코인에서 처음 시작되었고 이더리움을 통해 한 단계 더 발전한 ‘암호화폐 경제 네트워크’(crypto-economic network, 이하 크립토 네트워크)에 의해 이루어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크립토 네트워크는 위에서 구분했던 인터넷의 첫 번째, 두 번째 시대가 가졌던 장점들을 모두 지니고 있다. 커뮤니티들이 직접 거버넌스를 가지는 탈중앙화 네트워크이면서도, 현재의 중앙화된 대기업 플랫폼이 제공하는 것 이상의 강력한 서비스를 모두 제공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왜 탈중앙화인가?

흔히들 탈중앙화의 개념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크립토 네트워크들이 탈중앙화를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정부의 간섭을 피하기 위해서, 혹은 자유주의적인 정치적 견해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가 핵심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먼저 중앙화된 플랫폼이 지니고 있는 문제점을 살펴보아야 한다. 이들은 대개 예측 가능한 주기를 가진다. 처음 시작할 때는 물론 고객들을 모으는데 전력을 다 하지만, 한편으로 개발자, 사업체, 미디어 등과 같이 자신에게 이익을 가져올 수 있는 서드파티(3rd party) 조직을 모으는데도 힘을 쏟는다. 플랫폼의 정의에서도 알 수 있듯, 전체 세력이 커질수록 다방면의 네트워크 효과에 의해 서비스의 가치가 급격히 올라가게 되기 때문이다. 플랫폼이 커지고 S-커브의 위쪽 위치로 이동할수록, 그들이 가지는 힘과 영향력은 네트워크 참여자들인 유저들이나 서드파티 조직들보다 훨씬 커지게 된다.

결국 플랫폼의 위치가 S-커브의 최상부에 다다르면, 플랫폼과 네트워크 참여자들 사이의 관계가 포지티브섬(positive sum)에서 제로섬(zero sum)으로 바뀐다. 이후 플랫폼이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택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전략은, 유저들에게서 데이터를 뽑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원래 고객과 수익 풀을 공유해왔던 비슷한 서비스들과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와 넷스케이프(Netscape), 구글과 옐프(Yelp), 페이스북과 징가(Zynga), 트위터와 나머지 서드파티 클라이언트들간의 경쟁이 대표적인 예시이다. iOS나 안드로이드와 같은 운영체제의 경우 그나마 합리적으로 행동하고 있지만 여전히 30%씩이나 되는 세금을 떼고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애플리케이션의 등록을 거부하기도 하며, 마음대로 서드파티 앱들의 기능을 흡수하기도 한다.

서드파티 진영의 입장에서는 처음에 협력 상태를 유지하다가 갑자기 경쟁 상대로 돌변해버리는 것을 마치 ‘낚시질’에 당한 것처럼 느끼게 된다. 이러한 일들이 수십년간 반복되면서 결국 우수한 창업자들과 개발자, 투자자들은 중앙화된 플랫폼 위에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을 점점 꺼리게 된다. 더군다나 사용자들은 본인의 데이터에 대한 권한을 잃어버렸고, 프라이버시를 심각하게 침해당하고 있다. 중앙화된 플랫폼이 가지는 이러한 본질적인 문제점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명확하게 드러날 것이다.

크립토 네트워크의 등장

크립토 네트워크는 인터넷 상에서 1) 네트워크 상태의 유지나 업데이트를 위해 블록체인과 같은 합의 메커니즘을 사용하고, 2) 참여자들(채굴자, 검증자)들에 대한 인센티브로 코인이나 토큰과 같은 암호화폐를 지급하는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이더리움과 같은 몇몇 크립토 네트워크는 어떤 목적으로든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일반화된 프로그래밍 플랫폼을 제공하고, 다른 크립토 네트워크들도 각각의 목적을 위한 플랫폼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은 주로 가치를 저장하는 것에 사용되고, 골렘(Golem)은 컴퓨팅 연산을, 파일코인(Filecoin)은 탈중앙화된 파일 저장 서비스를 제공한다.

초창기의 인터넷 프로토콜은 주로 특정 작업 그룹이나 비영리 조직에 의해 만들어진 기술 규격으로, 프로토콜이 제대로 채택되기 위해서는 인터넷 커뮤니티들간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야만 했다. 인터넷의 극초기에는 이런 방식이 가능했지만, 90년대에만 들어서도 이러한 방식으로 널리 채택되는 프로토콜은 거의 등장하지 않게 된다.

반면 크립토 네트워크는 개발자와 참여자들에게 토큰 형태의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이러한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했고, 기술적으로도 훨씬 더 탄탄하다. 예를 들어서 크립토 네트워크의 경우 어떤 한 상태값을 유지할 수 있고 때로는 그 상태값을 자유롭게 변형하는 것도 가능한데, 이전의 프로토콜에서는 결코 가능하지 않았던 일이다.

크립토 네트워크는 다양한 메커니즘을 활용해서 네트워크가 성장하더라도 중립성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고, 위의 중앙화된 플랫폼이 보여주었던 일종의 ‘낚시 행위’를 방지하도록 하고 있다. 첫 번째로는, 네트워크와 참여자간의 계약(contract, 컨트랙트)이 오픈된 소스코드에 의해 이루어져 있다는 점이 있다. 두 번째로는, 목소리를 내는 것(‘voice’)과 탈퇴하는 것(‘exit’)에 대한 메커니즘이 스스로를 감독하게 된다는 점이다. 참여자는 온체인에서든 오프체인에서든 커뮤니티 거버넌스에 대한 목소리를 언제든 낼 수 있고, 코인을 팔고 네트워크를 떠나버리거나 극단적인 경우 프로토콜을 포크(fork)하여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들어버릴 수도 있다.

요약하면, 크립토 네트워크는 네트워크의 성장과 토큰가치의 향상이라는 공통의 지향점을 통해 네트워크에 헌신할 자발적 참여자들을 모으게 된다. 이러한 점이 바로 수많은 회의론자들을 물리치면서 비트코인이 꾸준히 성장해온 이유이고, 한편으로는 이더리움과 같은 새로운 크립토 네트워크들이 꾸준히 성장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물론 오늘날의 크립토 네트워크에는 뚜렷한 한계점이 있고, 기존의 중앙화된 서비스들에 도전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대표적으로 성능(performance)과 확장성(scalability) 문제가 있을 것이다. 향후 몇 년간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제대로 된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일에 힘써야만 한다. 그 이후에는 크립토 네트워크 인프라 위에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올라오는 것에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탈중앙화가 성공할 수 있는 이유

탈중앙화 네트워크가 성공해야 한다는 바람을 이야기 하는 것과, 실제로 탈중앙화 네트워크가 성공할 것이라고 자신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이다. 탈중앙화의 실질적 성공에 대해 낙관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살펴보고자 한다.

소프트웨어와 웹 서비스들은 개발자들이 만드는 것이다. 이 세상에는 수 많은 훌륭한 개발자들이 있지만, 그 중 극히 일부만이 대기업에서 일하고 그 중에서도 또 일부만이 실제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결국 역사에 남을만한 주요 소프트웨어들의 등장은 대기업이 아닌 스타트업이나 개인 개발자들에 의해 이루어져 왔다.

“당신이 누구든지 간에, 대부분의 똑똑한 사람들은 남을 위해 일하고 있다.” — 빌 조이(Bill joy)

탈중앙화 네트워크가 인터넷의 세 번째 시대를 열어낼 수 있는 이유는, 첫 번째 시대에서 그들이 성공했던 이유와 일맥상통한다. 바로 그 시대의 창업자들과 개발자들의 마음을 빼앗는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이를 가장 잘 나타내주는 사례가 바로 위키피디아(Wikipedia)와 엔카르타(Encarta)와의 경쟁 이야기이다. 2000년대 초반 시점에서 둘을 비교하면, 분명 엔카르타가 더 높은 정확도와 넓은 범위를 바탕으로 훨씬 좋은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였다. 하지만 위키피디아의 커뮤니티가 직접 거버넌스를 가지도록 하는 탈중앙화 정신이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켰고, 위키피디아는 수 많은 사람들의 자발적 참여로 인해 폭발적인 속도로 성장하게 된다. 2005년이 되자 위키피디아는 인터넷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레퍼런스 사이트가 되었고, 결국 엔카르타는 2009년에 문을 닫게 되었다.

우리가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중앙화 시스템과 탈중앙화 시스템을 비교할때 그들을 고정된 하나의 제품으로만 보아서는 안 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동적 프로세스의 측면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대개 중앙화된 시스템은 거의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로 출시되고, 이후의 발전 속도는 그 회사의 직원들이 얼마나 일하는지에 달려있을 뿐이다. 하지만 탈중앙화 시스템은 상대적으로 더 엉성한 상태로 출시될 확률이 높지만, 적절한 조건만 갖추어지면 새로운 자발적 참여자들이 몰려들어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발전할 수 있다.

크립토 네트워크의 경우 핵심 프로토콜의 개발자들과 그 주변 보완 네트워크를 만드는 개발자들, 서드파티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서비스 공급자들로 구성된 다층적인 피드백 순환 구조가 형성된다. 이러한 생태계는 토큰 인센티브로 인해 더욱 더 견고해지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커뮤니티의 성장을 엄청난 속도로 가속화 할 수 있게 된다. (때로는 그 과정에서 비트코인 채굴의 전력 낭비와 같은 부정적인 효과 또한 나타날 수 있다)

인터넷의 다음 시대를 어느 진영이 장악하게 될지, 그 치열한 쟁탈전의 결과는 결국 어떤 시스템이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을지에 달렸다. 이는 곧 어느 쪽이 실력있는 개발자들과 창업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지의 여부로 결정될 것이다. 기존의 GAFA는 막대한 현금보유량과 엄청난 유저 베이스, 잘 구축된 운영 인프라를 바탕으로 하는 강점을 가졌지만, 크립토 네트워크는 많은 개발자들과 창업자들을 매료시킬 수 있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만약 탈중앙화 시스템이 그들의 지지를 확실하게 얻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면 GAFA에 비해 훨씬 더 폭넓고 우수한 자원을 활용할 수 있게 되고, 실질적인 제품 개발에서도 앞서나갈 수 있을 것이다.

“만약 1989년으로 돌아가서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하냐고 물어볼 수 있었다 하더라도, 그들이 하이퍼텍스트로 링크되어 있는 정보 노드들의 탈중앙화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말했을 리는 없을 것이다” — Farmer & Farmer

중앙화된 플랫폼이 처음 출시될 때는, 주로 실생활에 유용한 응용프로그램 기능들이 함께 포함된다. 페이스북은 핵심적인 소셜 기능들을 가지고 있었고, 아이폰에는 수 많은 중요 애플리케이션들이 함께 있었다. 반면 탈중앙화된 플랫폼은 보통 제대로 준비되지 못한 상태로 명확한 용도를 찾지 못한 채 출시되는 경우가 많다. 결과적으로 탈중앙화 플랫폼은 시장에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두 단계를 거쳐야 한다. 첫 번째는 그 플랫폼 생태계를 실제로 만들어낼 개발자나 창업자와의 조율이고, 두번째는 그 플랫폼 생태계를 실제로 이용하게 될 사용자들과의 조율이다. 실력있는 기술 전문가들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이 두 단계가 가져오는 간극 때문에 탈중앙화 플랫폼의 가능성을 과소평가 하곤 한다.

인터넷의 다음 시대

탈중앙화 네트워크 또한 인터넷 상에 존재하는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하지만 기존의 중앙화된 시스템에 비해서는 확실히 나은 접근을 보여준다.

트위터의 스팸 문제를 이메일의 스팸 문제와 비교해보자. 트위터가 서드파티 애플리케이션을 규제하면서, 이제 트위터의 스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은 오직 트위터 자신밖에 없게 되었다. 하지만 이메일 스팸에 대해서는 수백 개의 회사가 수십억 달러를 조달하면서 함께 싸우고 있다. 물론 이메일 스팸 문제도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예전에 비해서는 훨씬 좋아지고 있다. 이메일 프로토콜이 어느 특정 회사에 중앙화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하루 아침에 없어지거나 완전히 뒤바뀔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할 필요가 없고, 수많은 서드파티 회사들이 그 위에서 사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거버넌스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는 사용자가 알 수도 없는 대형 플랫폼의 직원이 마음대로 정보의 순위를 매기고 필터링하고, 어떤 사용자에게 보상하고 어떤 사용자를 차단할지와 같은 중요한 결정을 내려왔다. 크립토 네트워크에서는 이러한 주요 결정권한이 커뮤니티에게 주어져 있고, 실제 실행은 공개되어 있는 투명한 메커니즘을 통해 이루어진다. 현실 세계에서도 배웠듯이 민주주의가 결코 완벽한 시스템은 아니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지금까지 확인된 다른 어떤 대안들보다도 좋은 제도이다.

중앙화된 플랫폼들이 너무 오랫동안 인터넷을 지배해왔던 나머지,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 서비스를 만드는 더 좋은 방법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 자체를 잊고 살았다. 크립토 네트워크는 커뮤니티가 함께 소유하는 네트워크를 만들어내고, 서드파티 개발자와 크리에이터, 사업자들에게 보다 공정한 경쟁의 장을 제공하는 강력한 수단이다. 우리는 이미 인터넷의 첫 번째 시대에서 탈중앙화 시스템이 가진 진정한 가치를 보았다. 이제 다가오는 인터넷의 다음 시대에서도, 다시 한번 그 가치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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