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을 넘어 철학, 문화, 사상 측면에서 바라보는 ‘비즈니스 블록체인’

사실 스팀잇을 통해 블록체인에 대한 정보를 탐색하는 많은 사용자들 중 실제로 블록체인이 자신의 전문 분야라거나 이와 관련된 비즈니스를 준비하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바텀업의 방식의 인식 확산 과정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는데, 이것이 단순히 암호화 화폐에 대한 일시적 관심으로만 보이지는 않기에 장기적으로 지켜볼만하다는 판단입니다. 지금 소개하려고 하는 ‘비즈니스 블록체인’이라는 책을 읽고나면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의 범위가 한층 더 넓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자신이 몸 담고 있는 분야가 블록체인 기술과 당장에 연관이 없다고 생각했었다면 그로 인한 변화가 우리의 모든 일상에 걸쳐 엄청난 파급력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는 새롭게 인식하게 됩니다.

이 책의 저자인 윌리엄 무가야는 블록체인 기술을 비교적 빠르게 접하고 그것을 다양한 비즈니스의 영역으로 확산시키고 있는 이 분야의 잘 알려진 전문가입니다. 실제 웹 비즈니스 영역에서 P2P 모델을 깊이 경험한 덕분에 블록체인 기술로 자연스럽게 전문성을 연결할 수 있었던 것은 어떻게 보면 운이 좋았던 경우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이 책은 윌리엄 무가야가 이더리움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을 처음 만났을 때의 장면으로부터 시작됩니다. 토론토를 기반으로 하는 정기 모임의 일원 중 한 명이었던 부테린이 당시 이더리움에 대한 부테린의 구상이 담긴 ‘Ethereum White Paper’와 더불어 ‘On Silos’라는 제목의 포스팅을 공개하기까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현장감 있게 들려 주고 있죠. 이러한 친분 덕분인지 이 책의 머리말은 부테릭이 직접 작성한 길지 않은 분량의 글로 채워져 있습니다. 아래의 미리보기 내용을 보면 부테린의 머리말. 크립토 2.0 (Cryto 2.0)로 시작해 앞으로 다가올 크립토 3.0 시대를 제시하고 있죠.

블록체인을 안다는 것은 단순히 기술 만이 아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의 철학, 문화, 사상 측면에서의 이해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때문에 이 책을 읽는 독자가 가진 전문성과 이전까지의 경험에 따라 블록체인을 이해하기 위한 시작점을 달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의 구성은 그저 미래 기술들을 단편적으로 나열하는 여느 책들과 달리 보다 입체적인 관점에서 블록체인을 다루고 있다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책의 제목은 ‘비즈니스’라는 단어를 포함하고 있지만 실제 내용이 비즈니스에 국한되지는 않기도 하구요. 책의 전체 목차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1장 블록체인이란 무엇인가?
  • 2장 블록체인이 인증한 신뢰에 익숙해지는 사회
  • 3장 블록체인이 마주한 난관
  • 4장 금융 서비스 시장 속 블록체인
  • 5장 블록체인의 이정표 산업들. 그리고 새로운 중계자의 등장
  • 6장 블록체인 구현하기
  • 7장 탈중앙화: 성공의 열쇠

개인적으로는 ‘3장 블록체인이 마주한 난관’의 내용들이 가장 흥미롭게 읽혔는데요, 실체가 모호한 기술적, 비즈니스적 비전들이 난무하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 여기서 언급되는 항목들은 그것을 보다 현실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해주는 좋은 지표가 되어 줍니다.

  • 기술 : 미진한 생태계 인프라, 미숙한 앱, 개발자 부족, 미숙한 미들웨어와 툴, 확장성, 레거시 시스템, 데이터베이스를 쓰지 않는 대가, 프라이버시, 보안, 표준 부족
  • 사업/시장 : 블록체인으로의 자산 이동, 프로젝트 아이디어의 질적 수준, 크리티컬 매스 확보, 스타트업의 질적 수준, 벤처 자금 마련, 암호화폐의 가치 변동성, 사용자 유치, 전무한 포스터 앱 기업, 우수 인재 부족, 비용 문제, 혁신 기업의 딜레마
  • 행동/교육 : 잠재성 인식 부족, 제한된 경영진의 비전, 변화에 대한 대처/관리, 네트워크 신뢰 문제, 베스트 프랙티스 부족, 저조한 사용성
  • 법/규제 : 불명확한 규제, 정부 간섭, 컴플라이언스 요건, 과대광고, 세금 신고

4가지 분류 상의 세부 항목들 모두 우리가 충분히 고려해야할 문제들임에 분명합니다. 최근 과열되고 있는 ICO의 열풍 가운데 각각의 비즈니스들이 제시하는 비전이 이러한 장벽을 앞에 두고 얼마만큼 실효성 있는지 순차 대입해가며 검토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네요.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흥미롭게 다가왔던 내용 중 일부를 공유하며 글을 마무리 해봅니다.

‘2009년 나카모토 사토시가 처음 비트코인 블록체인을 위한 코드를 발표했을 때, 그는 단 두 대의 컴퓨터와 토큰 하나로 시작했다. 지금 생각하면 믿을 수 없다. 그러나 그가 만든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한 사람은 누구나 그와 같은 코드를 실행하는 또 하나의 노드로서 네트워크에 연결되었고 그 규모는 이후 엄청나게 커졌다. 스스로 규모를 성장시키는 네트워크 형태가 된 것이다. 이와 같은 형식으로 공개 블록체인이 성장한다. (112p)’

언젠가 IT의 역사 속에서 월드와이드웹을 창안한 팀 버너스 리의 이름처럼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이름 또한 널리 회자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사토시라는 이름이 가명이라는 점. 이건 그 자체로 엄청난 스토리텔링이 아닌가요. 앞으로 쓰여질 블록체인의 역사가 기대되는 한편, 내일은 또 어떤 새로운 소식들이 전해져올지 걱정과 부담이 공존하는 요즘입니다.

Like what you read? Give Kiheon Shin a round of applause.

From a quick cheer to a standing ovation, clap to show how much you enjoyed this story.